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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작가는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 이후 처음인 거 같다. 범위를 넓혀 스페인어계 작가는 ‘백년 동안의 고독’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있었으나, 그는 남미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라 같은 어권이라도 출신 민족이 다르니 뭔가 분위기가 다르지 않겠나 싶다. 유독 스페인 출신작가와는 인연이 없었던 것이고, 그나마 폭넓은 독서량도 많지 않으니. 바람의 그림자에서는 ‘잊힌 책들의 묘지’라는 은밀한 장소를 통하여 숨겨진 사건의 발단이 생겨나고, 그 사건의 단서를 쫓는 것은 작품의 화자이자 주인공 다니엘 셈페레이다. 그는 동명의 소설인 바람의 그림자를 쓴 훌리안 카락스라는 작가의 매력에 빠져 그의 삶을 쫓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의 삶과 주변인물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에 실제로 휩쓸리게 된다. 사건의 단서를 찾고, 그 단서를 통하여 추적해 가는 과정은 다소 탐정적, 스릴러적 요소, 그리고 미스테리한 요소까지 섞여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쉽게 독서를 끊지 못하게 하는 매력으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작품의 초반 뭔가 독자를 한방에 끌어 당기는 매력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금새 그런 우려는 사라지고, 사건과 등장인물 그리고 주인공이 밝혀내는 사실들을 기억하려 노력하며, 결말을 유추해 보는 책읽는 재미와 작가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작가가 작품을 이끌어 가는 능력과 나름의 필체적 매력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게 어쩌면 스페인어권의 서술방식일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했다. 마르케스의 작품은 단 한작품 뿐이었지만, 그와 사폰의 사건이나 상황 등을 묘사하는 문장 스타일이 약간 비슷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저자의 지적 탐구의 결과나 인문적 성찰의 결과인지 모르겠으나, 도처에 등장하는 기억했으면 좋은, 그리고 남들에게 전달했으면 좋은 글귀들이다. 은유와 상징 그리고 교훈 또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통찰과 지적 성숙에 감탄하게 하며, 또 앞으로도 계속 기억하고 싶게 만드는 문장들이다. 스토리의 전개에 너무 집중해 결말만 바라보며 책을 읽는 나 같은 피상적 독자에게는 어려운 부분인데, 이 책은 찬찬히 삶과 인간에 대한 저자의 지혜에 대하여 감탄보며 일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종종 누군가 우리를 기억하는 한 우리는 존재한다고 말했거든요.”
“일하는 동안에는 인생을 똑바로 보지 않아도 되거든요.”
“인생에서 진정한 사랑은 단 한번 뿐이다. 비록 그걸 깨닫지 못한다 해도 밀이야.”
“우연은 운명의 상처”
뭐 이런 내용이다. 짧지만 명확하고 가슴에 닿는 좋은 글귀라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수 많은 성찰적 내용이 곳곳에 은연 중에 녹아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들이 사건의 상황, 등장인물의 대화 등에 적절히 배합되어 있어 감동과 교훈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확인된 바는 아니고 순전히 나만의 느낌이지만, 난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를 만들기 전 이 작품을 경험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핵심 내용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사건의 핵심 소재로 작용하는 사건들이 올드보이와 겹치는 것이 아닌지 추측했기 때문이다. 올드보이가 다루는 소재가 워낙 특이하고 어찌보면 자극적일 수 있는 것으로 보여 몇가지 겹치는 소재들이 도드라져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혀 틀린 것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여 그 사건의 핵심을 쫓아 추격하는 것은 흔한 스토리 전개일 수 있겠지만, 그 사건의 다루는 핵심소재가 어떤 것이냐는 흔하게 겹쳐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바람의 그림자는 2001년 발표되었고, 올드보이는 2003년 개봉했다고 하니 공교로운 시점이긴 하나,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있으니 성립하기 어려운 가정일 수는 있겠다.
마지막으로 책명 ‘바람의 그림자’에 대한 단상이다. 바람의 그림자는 책의 이름이자, 작품 내용속에 훌리안 카락스가 썼던 소설의 동명제목이다. 몇 개 더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작품 속 훌리안 카락스가 썼던 소설 제목이 사폰의 동명 작품제목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 책 ‘바람의 그림자’와 사폰의 첫 작품 ‘안개의 왕자’이다. 훌리안 카락스가 쓴 바람의 그림자가 어떤 내용인지는 자세히 소개되어 있지 않아 모르겠으나 훌리안 카락스를 사폰 자신으로 현신시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무튼 바람의 그림자는 뭔가 은유하는 상징적 제목임에 분명할 것인데, 바람은 무엇이고, 그림자는 무엇일지를 생각한다. 창작 작품의 재미는 그 상징과 은유를 나름의 논리로 체득하여 해석하는 것일 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바람은 시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그림자는 어떤 실체의 광원 반대편에 발생하는 필연적 시각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다. 시각적으로도 바람은 원인과 결과가 불분명한 대상이며, 그림자는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대상이다. 따라서 ‘바람의 그림자’는 형용모순이다. 그래서 난 바람은 작품 속의 훌리안 카락스, 그림자는 훌리안 카락스의 흔적을 쫓는 주인공 다니엘 셈페레가 아닐까 추측해 봤다. 다니엘은 불분명한 대상의 영향으로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인간적 성취를 하였고, 결국 자신의 아들 이름을 훌리안으로 이름 지었기 때문이다.(물론 성은 다니엘의 성 셈페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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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만에 밤새워 책읽는 즐거움을 일깨워준 책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찾기가 어려웠어요. 넘 짧거나, 그다지 열심히 읽고 싶지 않거나, 암튼 밤새워서까지 읽을 책은 찾기가 힘들었는데, 드디어 찾았습니다. 바로 <바람의 그림자>입니다.
전세계적 메가히트를 친 소설인데, 사실 이게 나랑은 별 상관이 없을 때가 많잖아요. 제가 특이해서인지는 몰라도, 저는 영화 <아바타>를 보지 않았거든요. 특히나 책은 더하죠. 거기다 작가는 내가 별로 접해보지 않은 스페인 작가. 흠 어떨까 싶어 읽기 시작했다가, 정말로 밤을 새워 다 읽었습니다.
엄마를 잃고 아빠와 둘이 남은 다니엘 셈페레. 슬픔에 싸인 어린 아들을 아버지는 바르셀로나의 극비 중의 극비인 잃어버린 책들의 묘지에 데려갑니다. 여기서 발견한 책이 다니엘의 인생을 바꿔놓죠. 다니엘 주위 사람들의 인생도요. 순수한 열망은 이렇게 우리를 송두리째 바꿔놓습니다.
작가는 공전의 히트를 한 이 책 이후로 이 책을 중심으로 한 바르셀로나 쿼르텟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세 권은 이제 나왔고, 마무리를 지을 네 번째를 남겨놓고 있는데, <바람의 그림자>가 2001년에 출간됐으니 이제 17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이제 좀 책을 내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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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2020년 08월에 출간 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작가의 바람의 그림자 2권을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격변의 시기를 배경으로 삼은 글인만큼 가볍지 않지만 정말 흡입력이 어마어마한 책입니다. 기대했던 만큼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한장 한장 아껴 읽는 중입니다. 후속 시리즈도 다 읽어볼 생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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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문학을 좋아하는데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추천을 많이 받게 되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인기 좋은 책은 다 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흡입력이 강하며 묘사가 섬세해 제가 바로 소설 속에서 살아 있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잠 못자고 읽을만한 책을 만난 듯 하여 즐겁습니다. 4부작으로 마감이 되었다는데 얼른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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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읽고 빨리 읽고 싶어서 이북으로 샀더랬습니다- 속시원하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들었는데 그리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어요. 문장도 길고 뭔소리인지 몰라 다시 읽는 경우도 자주 있었습니다. 번역문장만 봐도 원문이 엄청 까다로웠을 것 같아요. 이런 경우에 번역자가 쉽게 문장을 끊어버리기도 하는데 바람의 그림자의 번역자의 고뇌와 번뇌가 느껴져서 가끔은 키득거리기도 했어요. 각종 군상과 스페인 내전의 잔상을 훑고 지나가는 서사는 죽여줍니다. 왜 이런 말을 하잖아요. "광고 그대로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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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하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들었는데 그리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어요. 문장도 길고 뭔소리인지 몰라 다시 읽는 경우도 자주 있었습니다. 번역문장만 봐도 원문이 엄청 까다로웠을 것 같아요. 이런 경우에 번역자가 쉽게 문장을 끊어버리기도 하는데 바람의 그림자의 번역자의 고뇌와 번뇌가 느껴져서 가끔은 키득거리기도 했어요. 각종 군상과 스페인 내전의 잔상을 훑고 지나가는 서사는 죽여줍니다. 왜 이런 말을 하잖아요. "광고 그대로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