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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 우리는 다름을 배격한다
"[22-03] 우리는 다름을 배격한다" 내용보기
카뮈와 [이방인]   프랑스령 알제리 출신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이하 ‘카뮈’)는 <이방인>과 같은 삶의 부조리에 대한 의식을 투영한 작품으로 ‘부조리 문학’의 대표 작가로, <시지프 신화>나 <반항하는 인간> 같은 철학적 에세이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지칭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의 문학세계는 어떤 것일까? 번역자인 김화영에 의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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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와 [이방인]

 

프랑스령 알제리 출신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이하 ‘카뮈’)는 <이방인>과 같은 삶의 부조리에 대한 의식을 투영한 작품으로 ‘부조리 문학’의 대표 작가로, <시지프 신화>나 <반항하는 인간> 같은 철학적 에세이로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로 지칭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의 문학세계는 어떤 것일까? 번역자인 김화영에 의하면 카뮈는 부정(부조리), 긍정(반항), 사랑 등의 발전 단계를 전제로, 작품 세계의 체계적 청사진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층위인 부조리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이 책 <이방인>이다. 카뮈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한, <이방인>은 주인공 뫼르소의 별 의미 없는 일상생활을 묘사하는 1부와 그 생활과 행동의 의미가 해석되는 법정을 그린 2부로 나뉘어진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1부는 프랑스령 알제리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인 ‘뫼르소’라는 남자가 양로원에 살던 어머니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謹弔).’ 그것만으로써는 아무런 뜻이 없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p. 21]

 

이렇게 시작된 어머니 장례식 다음 날, 뫼르소는 전혀 슬픈 기색 없이 해수욕장에 놀러 갔다. 그곳에서 같은 사무실에 근무했던 마리 카르도나(이하 ‘마리’)를 만나, 같이 페르낭텔이 주연한 코미디 영화를 보며 집에 가서 성관계를 가졌다. 그 다음 날 같은 층에 사는 이웃인 레몽 상테스(이하 ‘레몽’)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리고 자칭 ‘창고 감독’이라는 레몽의 부탁으로 그의 정부(情婦)인 무어인 여자를 징계하기 위한 편지를 써준다. 이후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싸우게 되고 그 와중에 레몽이 팔에 칼을 맞았다. 그 후 뫼르소가 레몽을 찌른 아랍인을 만나 대치하다가 총을 쏴서 죽인다. 이처럼 1부는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일상을 살아가던 중 살인 사건을 저지르게 되기까지의 상황을 평범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2부에 들어서면서 이야기의 흐름은 바뀐다. 뫼르소의 아랍인 살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었지만, 검사가 논의의 초점을 살인 행위에서 뫼르소로 바꿨기 때문이다. 즉 뫼르소가 저지른 살인에 대해 논하지 않고, 그가 어머니의 장례식 때 슬퍼하지 않았다는 것, 장례식 다음날 연인과 성관계를 했다는 것 등을 내세워 뫼르소를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하며, 그가 아랍인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몰아세운다.

검사는 엄마가 죽은 뒤의 여러 가지 사실을 요약했다. 내가 냉담했었다는 것, 엄마의 나이를 몰랐다는 것, 이튿날 여자와 해수욕을 하러 갔었다는 것, 영화 구경, 페르낭텔, 그리고 끝으로 마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지적했다. [p. 130]

 

우발적 살인에 대한 간단한 재판이 이렇게 바뀌면서, 법정은 죄(罪)가 아닌 ‘뫼르소’라는 인간을 심판하는 곳이 되었다. 이렇게 2부는 아랍인을 살해한 주인공을 재판하는 과정과 사형을 기다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재판 과정에서 느끼는 부조리함과 사형 선고를 받고 변화하는 주인공의 의식을 통해 묘사하고 있다.

 

여기서 변호사는 그저 검사의 논리를 따라가서 뫼르소가 선하다는 주장만 한다.

그는 빠른 어조로 상대방이 도발했음을 주장하고 나서, 그도 역시 나의 영혼에 대해 이야기했다.

~ 중략 ~

나도 역시 그 영혼을 들여다보았습니다만, 탁월하신 검사 각하의 의견과는 반대로 나는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펼친 책을 읽듯 그 영혼을 환히 볼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성실한 인물이요 규칙적이고 근면하고, 일하는 회사에 충실했으며, 모든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다른 사람의 불평을 동정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거기서 읽었다는 것이었다.

~ 중략 ~

내 변호사가 끝으로 배심원들은 일시적으로 잘못 생각하여 길을 잃은 성실한 일꾼을 사형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외치고, 내가 이미 가장 확실한 벌로써 영원한 뉘우침의 짐을 끌고 가고 있는 터인 범죄에 대한 정상 참작을 요구한다고 말하는 것도 나의 귀에는 거의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pp. 135~136]

 

내가 만일 뮈르소의 변호사였다면 다르게 얘기했을 것이다. 총을 쏜 것에 대해서는 아랍인이 칼을 들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위협사격을 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살인의도가 없었지만, 원래 자신의 총이 아니다 보니 아랍인이 총에 맞았다고 할 것이다. 첫 발과 둘째 발 사이의 간격은 사람이 총에 맞은 것을 보고 당황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가 좋은 사람이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우울로 인해 벌어진 실수이니 이에 대해 정상 참작을 해달라고 주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뫼르소의 변호사는 검사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상대방의 도발을 강조하는 대신 그저 그가 성실한 사람임을 주장하고 나서 정상 참작을 요구했을 뿐이다.

 

게다가 변호사의 장담과 달리 뫼르소에게 선고된 것은 사형이었다.

내 변호사가 따라와서 매우 수다스럽게, 여느 때보다도 더욱 자신 있고 다정스러운 태도로 말했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며, 몇 년 동안의 금고(禁錮)나 혹은 징역만 살면 그만일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만약에 판결이 불리할 경우에는 파기할 수도 있느냐고 나는 물었다. 그럴 수는 없다고 그는 대답했다. 배심원 측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주장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 그의 전술이었다는 것이다.

~ 중략 ~

어쨌든 상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유리하게 나오리라고 확신합니다.”하고 내 변호사는 말했다. [pp. 137~138]

 

 

[이방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

 

미국판 서문에서 저자는

그 어떤 영웅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으면서도 진실을 위해서는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한 인간을 <이방인> 속에서 읽는다면 크게 틀린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p. 10]

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나는 <이방인>에서 뫼르소가 진실을 위해서 죽음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 보여지지 않았다. 그저 거짓말하는 것이 귀찮았을 뿐인 평범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다만, 이러한 사람을 1940년대 프랑스의 사법 체계, 아니 사법 체계로 상징되는 사회적 관습이 용납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방인>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태양 그리고 햇빛을 다르게 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사회적 시선 같은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뜨거운 햇볕에 뺨이 타는 듯했고 땀방울이 눈썹 위에 고이는 것을 나는 느꼈다. 그것은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다. 특히 그날과 똑같이 머리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대가 한꺼번에 다 피부 밑에서 지끈거렸다. 그 햇볕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여 나는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나는 그것이 어리석은 짓이며, 한 걸음 몸을 옮겨본댔자 태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한걸음, 다만 한걸음 앞으로 나섰던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랍인이, 몸을 일으키지는 않은 채 단도를 뽑아서 태양 빛에 비추며 나에게로 겨누었다. 빛이 강철 위에서 반사하자, 길쭉한 칼날이 되어 번쩍하면서 나의 이마를 쑤시는 것 같았다. [p. 85]

 

그렇다면 태양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뫼르소의 말이 수많은 사회적 시선에 짓눌려 끝내 살인에 이르게 되었다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이방인>의 1부는 2부를 위한 빌드업이고, 2부는 개인과 사회적 관습 내지는 체제와의 충돌과 개인이 옥쇄(玉碎)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w******f 2022.01.12. 신고 공감 1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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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많은 이방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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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작품이기에 예전부터 읽고싶었고 우연히 기회가 생겨 읽게되었다. 처음엔 주인공인 뫼르소의 이상한 행동과 생각들을 보며 왜 이게 베스트셀러야..? 이런 생각이들만큼 의문 투성이었다. 그러나 다 읽고 난 이후에는 독자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한번쯤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을 것이다.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이방
"세상의 수많은 이방인들에게" 내용보기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에 예전부터 읽고싶었고 우연히 기회가 생겨 읽게되었다. 처음엔 주인공인 뫼르소의 이상한 행동과 생각들을 보며 왜 이게 베스트셀러야..? 이런 생각이들만큼 의문 투성이었다. 그러나 다 읽고 난 이후에는 독자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한번쯤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을 것이다.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이방인들, 그들의 존재 의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k******9 2024.01.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