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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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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어왔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책은 젊은작가상 1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출간해 온 제1회부터 제9회까지의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편이 수록된 특별판이다.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으니 기억이 나지 않은건지 읽지 않은건지 생소한 작품들도 보였다.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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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히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어왔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책은 젊은작가상 1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출간해 온 제1회부터 제9회까지의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편이 수록된 특별판이다.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으니 기억이 나지 않은건지 읽지 않은건지 생소한 작품들도 보였다. 


수록된 작품은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 손보미의 「폭우」,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이다.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으며 생각한 건 역시나 그때도 백 퍼센트 이해하지 못했던 소설은 지금도 백 퍼센트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설을 재독하는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다시 읽고 감동을 받고 싶기때문이다. 이번에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을 다시 읽으면서 느낀 건 그때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꼈다. 장기간의 장마는 모든 것을 물 속에 가둔다. 언제나 불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물 또한 더 무서운 존재라는 걸 알았다. 쉬지 않고 내리는 물 속에 잠긴 아파트를 상상해 보았다.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이나 자기가 살고 있는 층 아래까지 물이 차올라 죽은 엄마를 꽁꽁 싸매어 문으로 만든 배 위에 올려 물 위를 움직이는 느낌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모든 것이 물에 잠기고 살아있는 생명체라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가 느꼈을 두려움과 허망함에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에 특별하게 읽은 작품은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와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다. 우리는 소멸된 어떤 것들을 향하여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를 바라보는 건축과 혁명에 대한 생각들의 경계를. 그리고 호수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두려움을. 그러고보면 「호수-다른 사람」 또한 상실된 것을 향한 물의 두려움과 사람에 대한 두려움인가.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사람처럼 많은 영향력을 주는 것도 없으니.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에서는 십 년도 전에 연락을 끊었던 친구에게서 온 전화. 장례식장에 화환을 가지고 출발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말했다. 누군가의 생명이 오늘내일 할 거라고 장례식에 쓸 화환을 준비해달라는 사람은 어떤 이 일까. 그걸 지켜보기 싫어 장례식장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과거의 어떤 기억을 떠올렸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떠났으나 어쩐 일인지 긿을 잃어 계속 헤매고 돌아다녔던 일을. 그리고 돌아가신 다음에야 길을 찾아 장례식장으로 향했었던 일을. 누군가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과 타인들이 어이없어 헤어지겠다고 생각했던 여자한테 전화를 거는 김. 죽음이 주는 황망함에 구애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은 폭력 피해자가 폭력 가해자와 호수에서 마주선 감정들을 말하고 있다. 폭력에 대하여는 문학작품 속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 친구가 사고를 당했던 날 저녁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추궁을 하는 친구의 연인과 길을 걸으며 역시나 데이트 폭력을 일삼았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예의바르고 분위기를 이끄는 남자였지만 그 예의바름에서 나오는 불편함을 느꼈었다. 그 남자와의 동행은 역시 불편했다. 마지막 결말이 무엇인가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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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0.04.13.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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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작가상’ 7편을 만나보자!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작가상’ 7편을 만나보자!" 내용보기
<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특별판> 편혜영, 김애란, 손보미, 이장욱, 황정은, 정지돈, 강화길 공저 문학동네/ 2019년 4월 25일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작가상’ 7편의 문학의 향기를 느껴보자!"   1. 들어가며   젊은 작가상이 2019년에 10주년을 맞이하였다. 2010년에 처음 시작된 젊은 작가상이 2019에 이르러 10년이 된 것이다. 매년마다 출간되는 젊은작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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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특별판

편혜영, 김애란, 손보미, 이장욱, 황정은, 정지돈, 강화길 공저

문학동네/ 2019년 4월 25일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작가상’ 7편의 문학의 향기를 느껴보자!"


 



1. 들어가며

 

젊은 작가상이 2019년에 10주년을 맞이하였다. 2010년에 처음 시작된 젊은 작가상이 2019에 이르러 10년이 된 것이다. 매년마다 출간되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보면서 '올해는 어떤 젊은작가들이 새롭게 배출되었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수상작품집을 펼치게 된다. 젊은작가상은 한국문학과 독자를 잇는 단단한 가교 역할을 하며 지금의 한국문학장을 생기롭게 만드는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등단 십 년 이내의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독자들에게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얼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신예 작가들에게는 격려와 도약의 계기로 자리잡았다. 아직 첫 책이 출간되지 않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많은 독자들에게 알리기 어려운 현실에서, 젊은작가상을 통해 신예 작가들의 작품이 한 발짝 앞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 후 출간되는 작가들의 단행본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독자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수상한 작가들 또한 수상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데 기폭제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출판사 문학동네는 10주년을 맞이하는 젊은작가상의 이같은 성취와 취지를 널리 알리고 그동안의 수상작을 새로이 조명하기 위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을 선보인다. 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부터 10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까지 총 43명의 역대 수상 작가에게 1회부터 9회까지 수상작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 3편'을 추천받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7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젏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확실한 취향과 안목을 가진 작가들에게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작품은 편혜영 「저녁의 구애」, 김애란 「물속 골리앗」, 손보미 「폭우」, 이장욱 「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정지돈 「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이다.

독보적인 스타일로 ‘믿고 읽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편혜영, 김애란, 이장욱, 황정은 작가부터 한국문학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문학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손보미, 정지돈, 강화길 작가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강렬하고 자극적인 문학적 향기를 가진 작품들이 선정이 되었다. 이 멋진 7편의 작품들을 이 책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에 모두 담았다.젊은작가상 10년의 풍성한 결실로 독자들에게 소설 읽기의 각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 유행한 작가들로 등극한 이 작가들의 초기 작품들이 전해주는 강렬하고 신선한 문학적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2. 책 속으로

 

편혜영 「저녁의 구애」

처음에 이 작품의 제목을 보았을 때, 저녁에 연인에게 구애하는 이야기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상당히 우울하기도 비참하기도 한 인간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 남자이다. '김'이라고 하는 남자인데 그는 연인에게 줄 꽃다발에서부터, 장례식장에서 쓸 화환까지 취급한다. 

어느 날, 십년 전 연락이 끊긴 친구가 전화를 한다. 어떻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안부 인사도 없이  병상에 누워 계신 한 어른이 있는데, 그 분을 위한 화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화환을 미리 준비해두어도 되는 것일까. 그 화환이 제 역할을 하려면 그 어른이 죽어야 할텐데, 만약 그렇지 않고 계속 살아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감정과 생각에 대해 작가는 김의 생각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김은 난생처음으로 누군가 죽기만을 기다린 사십여 분에 대해 생각했다. 사십여 분간 생이 더 이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고 죽음이 지연될수록 희박해지는 슬픔에 대해서도 생각했지만 대부분은 그저 멍하니 식당의 유리문 밖을 보았다. (p.27)

김은 화환을 들고 장례식장에 도착하지만, 아직 그  화환의 주인공이 죽지 않았기에, '마치 죽기를 기다리는 것 처럼' 장례식장 밖을 서성인다. 누구에게는 죽음이 슬픈 일이지만, 누구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라는 사실이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대로 어른의 삶이 계속된다면 오늘밤 약속은 아예 지킬 수 없을 거였다. 김에게 어른이ㅡ 죽음은 비통하고 엄숙한 세계를 떠나 정체되고 지연되는 시간의 문제로 남았다. (p.33)

 

그리고 '김'에게는 사귀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 '김'은 매번 그 여자와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여자의 말에 항상 퉁명스럽고 무뚝뚝하게 대답을 한다. 여자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듣고 대답한다. 김은 자신이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헤어지자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 텅빈 도시, 허허벌판에 장례식장의 허연 불빛과 국도에서 사고가 나 불길로 휩싸인 트럭의 모습을 보고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여자라도 없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과 외로움에 아마도 사랑 고백을 한 것이리라. 

그러나 진심과 상관없이, 여자의 마음과 상관없이, 그는 두려움이 점지해 준 고백 때문에 곧 부끄러워질 것이며 어떤 말도 돌이킬 수 없어 화가 날 것이고 그 말이 불러온 상황과 감정을 얼버무리려고 애를 쓸 것이며 그럼에도 당시 마음에  인 감정의 윤곽이 무엇인지 헤어릴 것이었다. (p.47)

 

트럭은 여전히 맹령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김은 땅에 박힌 듯 멈춰 서서 조등처럼 환히 빛나는 그 불빛을 바라보았다. (p.48)

 

 

편해영 작가는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홀』 『죽은 자로 하여금』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 제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애란「물속 골리앗」

 

크레인 위에서 체불 임금을 요구하다 실족사한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마저 당뇨 쇼크로 잃고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홍수로 뒤덮인 흙탕물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한 달 동안 지속된 장마 속에서, 모두가 떠나고 소년네 집만 남은 철거 예정중인 집에서 한 소년이 살아가고 있다. 전기가 한 달 째 끊겨 전등도 켤 수 없어서 양초로 집 안을 밝히고, 수도가 끊겨 빗물을 받아 연명하고 있다. 그나마 함께 계시던 어머니도 당뇨 쇼크로 죽게 되고, 소년 혼자 말 그대로 '서버이벌 게임'을 하고 있다. 그저 버티는 것, 살아남는 것만이 소년이 가진 유일한 목적이다.  마치 생존 영화,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소년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도대체 소년은 어떻게 될까 그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도, 넘겨도 희망은 보이지 읺는다. 바깥에 나가면, 누군가가 소년을 발견하고 구해줄거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온통 홍수로 인해 흙탕물 속에 잠겨 있을 뿐이다. 

결국 그 소년에겐 희망이 없는 것일까. 소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결국 죽음이란 말인가.

세상에 혼자 남겨지느니 죽는 편이 나을지 몰랐다. 방법은 간단했다. 그냥 손에서 힘을 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나는 철골을 꽉 쥐고 있었다. 새벽이 되자 양팔의 힘이 풀리더니 급기야 쥐가 났다. 나는 크레인 기둥에 고개를 처박으며 흐느꼈다. 왜 나를 남겨두신 거냐고. 왜 나만 살려두신 거냐고. 이건 방주가 아니라 형틀이라고. 제발 멈추시라고……
 

나무는 대낮에도 검은 실루엣을 드리우며 서 있었다. 이국의 신처럼 여러 개의 팔을 뻗은 채, 두 눈을 감고 ─ 그것은 동쪽으로 누웠다 서쪽으로 휘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포식자를 피하는 물고기 떼처럼 쏴아아 움직였다. 천 개의 잎사귀는 천 개의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천 개의 방향은 한 개의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살아남는 것. 나무답게 번식하고 나무답게 죽는 것. 어떻게 죽는 것이 나무다운 삶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게 종(種) 내부에 오랫동안 새겨져왔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고목은 장마 내 몸을 틀었다. 끌려가는 건지 버티려는 건지 모를 몸짓이었다. 뿌리가 있는 것은 의당 그래야 한다는 듯, 순응과 저항 사이의 미묘한 춤을 췄다. (p.85~86)

 

김애란 작가는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다.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문학상, 김유정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제2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강화길「호수-다른 사람」

이 작품은 여성의 일상을 잠식한 위협을 범죄 스릴러의 문법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 여성소설이다. 그러한 불안하고 두려운 삶 속에서 한껏 예민해진 여성들의 불안감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심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여성들의  섬세한 감정을 잘 반영한 심리묘사로 인해 읽는 즐거움과 묵직한 생각거리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멍청한 여자들에 대해 들어왔다. 마음을 함부로 주는 여자들, 쉽게 승낙하는 여자들,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여자들. 그녀는 위험한 남자들보다 멍청한 여자들에 대한 경고를 더 많이 들어왔다. 쉽게 보이면 안 돼. 그건 네 값을 떨어뜨리는 일이야. 이제 십삼층이었다. 그녀는 남자에게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강화길 작가는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장편소설 『다른 사람』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제8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3. 나가며

 

이 책을 통해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젊은작가들을 만나보았다. 그 젊은작가들에게는 이 기회를 통해 그들의 작품들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작품활동을 더욱 열심히 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며 신선한 작품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통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표출해준 편해영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인간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약한 존재인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김애란 작가의 이여기를 통해 살 곳을 잃고, 부모를 잃은 오직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생각해보게 그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했는지, 어떻게 그 비참하고 처절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도 이렇게 우리의 모습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반영한 진솔하고 깨달음을 주는 많은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또한 앞으로도 10주년을 넘어 20주년, 30주년 등 끊임없이 우리 문학계를 짊어지고 갈 신선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젊은작가들이 젊은작가상을 통해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서 독자로서 또 이런 멋진 작품들을 읽고 즐기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4 2021.05.16.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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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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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회를 맞아『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이 나왔다. 젊은작가상 10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 작가들이 추천한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작가상’ 7편이다. 43명의 수상 작가, 63편의 수상작 중 편혜영의「저녁의 구애」, 김애란의「물속 골리앗」, 손보미의「폭우」, 이장욱의「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의「상류엔 맹금류」, 정지돈의「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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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회를 맞아『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이 나왔다. 젊은작가상 10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 작가들이 추천한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작가상’ 7편이다. 43명의 수상 작가, 63편의 수상작 중 편혜영의「저녁의 구애」, 김애란의「물속 골리앗」, 손보미의「폭우」, 이장욱의「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의「상류엔 맹금류」, 정지돈의「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의「호수―다른 사람」이 실렸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작품도 작품이지만, 심사평과 작품 해설이 인상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특별판에는 빠져 있다. 물론 작가노트도. 작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과연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인상적인 구절도 메모를 해서 남았다.

 

잠시 옅은 잠이 든 모양이었다. 어둠이 깊다는 느낌이 들었다. 깊은 물속에 잠겨 있는 기분이었다. 새벽 두세시는 된 듯했다. 나는 술을 마시던 그대로 침대 위에 누운 채였다.

어둠 속에서 하루오와 그녀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물속에서 들려오는 대화 같았다.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조금 들어올렸다. 하루오와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창밖에서 스며든 희미한 불빛이 하루오와 그녀에게 부드러운 실루엣을 만들어 주었다. 그들은 나란히 앉아 가만히 손을 잡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주 오랜 연인들처럼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것은 밤과, 어둠과, 희미하고 연약하게 심장이 뛰는 물속의 풍경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들의 모습이 너무 아늑하고 고요해 보여서, 나는 내가 깨어 있다는 기척조차 낼 수 없었다.

나는 물고기처럼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p. 120~ 121  이장욱|절반 이상의 하루오)

 

물속, 물고기로 이어지는 글이 신선하면서 재밌다. 이장욱의「절반 이상의 하루오」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그녀와 나는 계단에 앉아 점점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강과 강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무언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저 물위를 떠가는 재들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아니면 재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p. 122  이장욱|절반 이상의 하루오)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있는 이장욱 작가의 시선이 좋다. 나는 지금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지만, 컴퓨터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교적 술술 읽었는데, 정지돈의「건축이냐 혁명이냐」에서 출퇴근길 교통 체증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주인공 이구부터 시작해 모르는 사람이 많이 나와 독서보다는 검색하느라 바빴다고 할까. 모르는 건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피곤한 습성 때문이었다. 아주 잠깐 여기서 포기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다음 구절이 힘을 주었다.

 

줄리아는 1963년 미국을 떠난 이후 사십 년을 한국에서 살았고 지금은 하와이의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구가 설계한 하와이대학의 이스트웨스트 센터가 그녀의 집에서 십오 분 거리에 있다. 그녀는 가끔 신혼여행 생각을 한다며 미국을 떠난 것은 명백한 실수였지만 당시에는 그런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하와이에서 일 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그때 우리는 행복했고 행복할 땐 행복한 줄 모른다는 사실을 행복하지 않은 뒤에야 알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이후 영원히 행복하지 않을 줄은 몰랐습니다.     (p. 174  정지돈|건축이냐 혁명이냐)

 

어쩌면 피곤하기보다 행복한데, 행복한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강화길의「호수―다른 사람」은 잘 읽히는데, 소재가 가지고 있는 무거움에 선뜻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해야 할, 그래야 할 것 같은 일을 하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 읽고 나서도 소설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 듯하다.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주인공과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e******i 2019.12.07. 신고 공감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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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스럽다고 생각해요?”신기하게도 이 세상엔 유난스러운 여자들이 참 많아. 눈길 한번 내렸을뿐인데 제 다리를 보느냐고 앙칼지게 따지고, 휴대폰을 조금만 높게 들어도 갤러리를 확인하고, 말 한번 걸었을 뿐인데 있지도 않은 연인을 만들어내어 거절하고 말이야. 여자들은 어쩌다 그렇게 예민하고, 까탈스럽고, 겁이 많고, 생각이 많은 존재가 되었을까.어쩌다가, 여자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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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스럽다고 생각해요?”


신기하게도 이 세상엔 유난스러운 여자들이 참 많아. 눈길 한번 내렸을뿐인데 제 다리를 보느냐고 앙칼지게 따지고, 휴대폰을 조금만 높게 들어도 갤러리를 확인하고, 말 한번 걸었을 뿐인데 있지도 않은 연인을 만들어내어 거절하고 말이야. 여자들은 어쩌다 그렇게 예민하고, 까탈스럽고, 겁이 많고, 생각이 많은 존재가 되었을까.

어쩌다가, 여자의 감각만 그토록 예민하고 민감하게 발달된 것일까.


급하게 화장실을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벽에 난 구멍을 메우기. 이중 삼중 잠금장치를 달고도 모잘라서 또다른 안전 용품을 찾는 것으로 자취를 시작하고. 너무 많이 웃지도 않아야하며 너무 무뚝둑해도 안되는 외줄타기의 균형잡기를 하는 삶.


참 이상하지.

왜 여자만 그렇게 유난스러워졌을까.

B****6 2020.09.26.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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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의 하루오-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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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나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이장욱의 소설 「절반 이상의 하루오」를 읽고 나서 든 의문이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나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고 걷는 것에 취미를 붙인다.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치에서 조금씩 옮겨보면서 나의 다른 면을 찾으려고 한다. 익숙한 지금에서 벗어나 낯선 내일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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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나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이장욱의 소설 「절반 이상의 하루오」를 읽고 나서 든 의문이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나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여행을 다니고 걷는 것에 취미를 붙인다.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치에서 조금씩 옮겨보면서 나의 다른 면을 찾으려고 한다. 익숙한 지금에서 벗어나 낯선 내일을 향해 달려간다. 「절반 이상의 하루오」는 이곳의 나와 그곳의 나가 만나기를 원하는 인물들이 나온다.

비행사의 꿈에 좌절한 '나'와 원하던 공무원이 아닌 스튜어디스가 된 '그녀', 여행 중 만난 '하루오'의 시간은 겹쳐졌다가 풀어지기도 한다. 어느 한 시절에 만난 인연의 회환을 담담하게 「절반 이상의 하루오」는 서술한다. 나를 알아가려는 노력 중에 하나는 타인을 만나며 우리들을 형성하는 것이다. 일본인이면서 일본인이 아닌 것 같은 하루오를 만난 나는 그의 세계를 관조한다. 나와 그녀는 한 번씩 꿈에 좌절한 사람들이다. 희망에 무릎을 꿇고 절망에 익숙해지면서 그들의 관계는 조금씩 삐거덕 거린다.

인도 여행은 어쩌면 관계를 회복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다정하고 이 세계에서 한발 물러나 살고 있는 느낌의 하루오를 만나 각자의 위치를 설정하고자 한다. 전 세계를 내 집처럼 돌아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나라 일본에서는 죽은 듯 사는 하루오. 정해진 규칙과 보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난 하루오의 자유로움을 동경하는 나는 여행이 끝나고서도 그가 연재하는 여행기를 읽는다. 포기된 꿈을 가지고 일상에 얽매여 살아가야 하는 나와 그녀의 미래는 과거에 묶여 있다. 현재의 위치 설정은 불안정하고 궤도를 이탈해 있다.

타인의 세계를 통해 나를 안다는 것의 가능성을 「절반 이상의 하루오」는 보여준다. 가능성이다. 만남과 관계 맺기를 통해서도 나의 정체성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가 알고 있는 나와 내가 모르고 있는 나. 우리는 절반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늘 경계에 서서 한 발은 이곳에 다른 발은 그곳에 놓아둔 채 불안을 마주한다. 당신을 이해한다는 말은 어리석은 생각에서 나온다. 내게 보여준 하루오의 절반의 모습과 미처 보여주기를 거부한 하루오의 절반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 소설은 절대로 만날 수 없는 하루오의 절반과 나의 절반이 모여 세계가 형성됨을 이야기한다.

각자의 절반이 모여 하나가 된다. 그렇게 만난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된다. 부족한 절반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고독을 그린 「절반 이상의 하루오」에서 나다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은 헛된 희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당신은 혹시 나를 압니까라고 물어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절반 이상의 당신이라면, 아마도. 만남은 나의 절반을 찾기 위해 이루어진다는 걸 매 순간 명심하며 살아갈 것이다. 사소한 만남에도 의미가 되어 절반의 나를 지켜가며 그렇게. 



s*****m 2019.04.18.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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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우는 깊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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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전까지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죽음과 죽음 이후에 관여할 이유도 없었다. 삶은 나의 의지와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대책 없는 낙관으로 나는 죽음을 똑바로 직시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치거나 당당한 삶의 태도를 가진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편혜영의 단편 「저녁의 구애」를 처음으로 읽을 무렵에는 소설의 분위기에 빠져 인물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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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전까지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죽음과 죽음 이후에 관여할 이유도 없었다. 삶은 나의 의지와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대책 없는 낙관으로 나는 죽음을 똑바로 직시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치거나 당당한 삶의 태도를 가진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편혜영의 단편 「저녁의 구애」를 처음으로 읽을 무렵에는 소설의 분위기에 빠져 인물이 느끼는 불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십 년 전에 알고 지낸 어른이 임종 직전이라는 친구의 전화를 받는 김에 대해 연민을 느끼지 못했다. 김은 대체 친구가 어떻게 자신의 꽃집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근조 화환을 청할 생각을 했는지만이 궁금하다. 다가온 죽음이 황망한 것보다 전화를 걸어온 이를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만이 가득한 주인공이었다.

「저녁의 구애」는 한 통의 전화로 시작한다. 꽃집을 운영하는 김은 다양한 일로 꽃의 주문을 받는다. 그중에 마음이 불편해지는 배달은 근조 화한을 보내야 할 때이다. 친밀하지도 않았고 나중에는 자신을 비방하는 서신을 보내온 사람에게서 걸려온 전화. 회사를 옮길 때 도움을 준 어른이 곧 돌아가실 것 같으니 미리 화한을 보내달라고 한다. 김이 사는 곳에서 남쪽으로 삼백 킬로미터를 가야 하는 곳이었다. 김은 오랜만의 전화에서 안부를 묻거나 자신의 꽃집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지만 모든 말들이 침묵으로 돌아 나온다. 화한을 싣고 도시로 들어가자 보이는 장례식장에서 한 번 더 전화가 걸려온다.

어른이 아직이니 장례식장이 아닌 병원으로 와달라는 것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다리며 김은 도시를 돌아다닌다. 유예의 시간을 견디며 지진이 일어난 도시에서 선물 받은 어묵 통조림을 찾기도 하고 상조 회사에서 나온 이와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내내 김의 마음속 불안을 건드리는 것은 여자의 존재였다.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잘 웃지도 않고 농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여자. 번번이 여자와 만남이 뒤로 미뤄지고 있었다. 친구의 전화가 아니면 지금쯤 여자와 만나서 닿지 않을 말을 주고받거나 어색한 웃음을 나눌 것이었다. 어른이 임종을 맞으면 화한을 건네주고 돌아올 수 있지만 어른의 시간은 아직 이곳에 머물러 있다.

트럭이 불타고 멀리 장례식장이 보이는 국도변에 서서 김은 불현듯 여자에게 전화를 건다. 방금 전 이별을 고한 자신이었다. 도처에 죽음이 널려 있는 걸 목격한 뒤 삶이 다른 곳으로 흔들리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지진이 잦은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재난에 대비하는 사람들이 있고 곧 죽음의 땅으로 건너가야 할 누군가가 누워 있는 곳. 김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여자에게 구애의 말을 전하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랑만이 가능하다고 믿는 자의 몸짓으로 말이다. 여자가 자신에게 보이는 관심을 무시하면서 때론 귀찮아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듯 달려오는 마라토너의 몸짓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애도하는 듯 빛나는 트럭의 불타오르는 모습이 조등弔燈으로 보이는 환영을 보면서 김은 처음으로 삶의 기민한 의욕을 느낀다.

김이 그 저녁 여자에게 보이는 관심은 삶을 향한 구애의 신호이다. 살아 있으니 산 인생이었다. 의미와 긍지를 찾을 여유는 없었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죽음처럼 삶의 열의도 난데없이 발화한다. 「저녁의 구애」를 두 번째 읽은 시점에서 나는 죽음으로 가는 길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음은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재난의 현장처럼 멀고 낯선 것이었다. 내게까지 도착할 명분이 없는 것이었다. 이제 조금은 느낄 수 있다. 김이 국도에 서서 여자에게 길고 긴 낯선 구애의 말을 하기까지의 암담함과 불안의 이유를. 마라토너의 포기하지 않는 완주와 트럭에서 솟구치는 불길은 희망은 동시에 절망이기도 하다는 것을 편혜영은 물기 없는 건조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소설가라 하더라도 인물의 절망 앞에서 그 어떠한 감정도 내보이지 않겠다는 듯이.

불은 모든 것을 태운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지상의 모든 것을 재로 소멸시켜 버린다. 무로 변해버린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인간만을 남긴다. 살아야 하는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라고 말하기까지 죽음의 고통 앞에서 오래도록 버틸 수밖에 없다. 예민한 눈으로 죽음과 삶의 공동을 그린 「저녁의 구애」를 읽으며 이제는 삶을 버틴다는 것보다 죽음으로 서서히 건너간다는 기분으로 살아가야지 생각하는 것이다. 삶의 태도를 당당히 가지지 못하는 자는 죽음 앞에서도 비겁해지는 것을 깨닫는다. 삶에 아부하는 것과 죽음에게 구애의 말을 펼치는 것. 고양이가 우는 깊은 밤 친밀해진 죽음의 곁을 쓰다듬는다. 



s*****m 2019.04.13.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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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메뉴가 너무 심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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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와 한국 단편 문학에 대한 동향을 알기 위해 한번 구입해서 읽어본 책. 결과만 먼저 말하면 상당히 실망한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 자체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수록된 작품들에 대한 실망이다. 매년 젊은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문학상에 역대 최고 수상작 7편이 실려 있는데 독자들과 평단에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만 실려 있지만 내가 책을 보는 수준이 낮았거나, 요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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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와 한국 단편 문학에 대한 동향을 알기 위해 한번 구입해서 읽어본 책. 결과만 먼저 말하면 상당히 실망한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 자체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수록된 작품들에 대한 실망이다.

 

매년 젊은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문학상에 역대 최고 수상작 7편이 실려 있는데 독자들과 평단에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만 실려 있지만 내가 책을 보는 수준이 낮았거나, 요즘 한국 문학에 흥미를 못 느껴서일 것이다.(검색하다가 어느 분이 올린 글을 봤는데 수상 기준을 모르겠다며 문학계의 편파성을 제기한 글을 보았다)

 


수록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현실 반영적이고, 심오하다. 하나하나 감상평을 말해보겠다.

 

편혜영, 저녁의 구애

별다른 느낌은 받지 못했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현실적인 한 남자의 의식의 흐름을 잘 묘사했다.

 

김애란, 물속 골리앗

은유적 상징기법이 많이 사용된 단편인데 내가 혹평한 이 책에 대해 그나마 괜찮게 봤던 작품. 현실 고발적이고 제법 내 마음의 동요를 일으킨 작품이다. 사회 부조리 속의 내 집 마련의 설움은 대한민국 사람의 평생 과제일 것이다.

 


손보미, 폭우

이 작품도 상당히 괜찮았던 작품이다. 긴장감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이었다. 작품의 의도(메시지)도 너무 좋았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작품일 것이다. 안분지족의 삶을 살자.

 


이장욱, 절반 이상의 하루오

작가의 수필처럼 느껴진 단편작 이었다. 현대인이 가지는 고독과 방향의 상실감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녀는 현실에 타협하는 삶을 살았고 주인공도 현실의 거대한 벽을 느끼고 하루오처럼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살게 된 것은 아닐까?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나름대로 이 작품도 괜찮게 읽었다. 신념이 있었던 부모 세대, 그리고 그것을 다소 융통성이 없는 것으로 본 젊은 세대의 회한이 담겨 있었다. 주인공은 자신이 느끼지 못했던 가족의 따뜻함 즉, 전 남친 제희의 가족을 부러워하면서도 너무나 이질적인 자신은 동화되지 못한 것이 제희 부모님의 탓이라 생각하고 있다. 안타깝다.

 

정지돈, 건축이냐 혁명이냐

읽으면서 제일 흥미가 없었고, 깊게 생각해야 나오는 주제 문학. 이 작품과 바로 다음에 언급될 수상 작품 때문에 요즘 한국 문학을 내가 경시하는 이유를 만들게 되었다.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

이 수상작 역시 은유법이 많이 들어가 있는 작품으로 젠더 권력과 성폭력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도 이때 출간되었다.

진영은 민영의 절친이다. 그러나 이중적으로 행동하는 민영의 남친의 데이트 폭력과 성폭력의 흔적을 눈치 챈다. 여기서 호수는 성폭력을 실행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은폐하는 모순적인 공간을 상징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장소, 호수는 많은 여성들이 남성에게 성범죄를 당하거나 가정폭력을 당하는 은밀한 공간이자 피해자인 여성에게 책임을 지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결국 민영의 남친이 찾고자 했던 것은 민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고 정당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 딱딱한 물건은 남성을 상징하는 성기라고 보는 게 맞다. 결국 진영도 다른 여자들처럼 똑같이 희생된다.

 

 

하나 같이 현실 반영적인 작품들만 수상작으로 뽑혔고 너무 심오하고 난해하다. 톨스토이나 조지 오웬 등 유명한 세계 작가의 작품들도 쉽게 읽어온 내가 이렇게 수준이 낮은 것인가 싶었다. 하물며 읽기 쉽지 않다던 아자 가트, 재래드 다이아몬드 작가들의 인문교양 서적들도 쉽게 읽었고 존 키건의 책도 쉽게 읽었는데 말이다.

 

요즘 한국인들이 높게 평가하는 영화는 막판을 뒤집는 반전 요소만을 두고 재밌고 좋은 영화라고 평가하듯이 문학은 현실 반영적인 문학을 좋아하나보다. 내 입맛에는 안 맞다. 손이 안 간다.

한국 사람들이 유독 책을 안 읽는 이유가 갑자기 떠오른다

YES마니아 : 골드 c*******i 2020.04.0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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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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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수상작품집들 처음에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이만큼이나 살 줄은 몰랐는데 처음 뵙는 작가님 작품들부터 신선한 소재들까지 매번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있어서 가끔 기차를 오래 탈일이 있으면 이 책을 미리 준비하곤 합니다. 10주년 특별판도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려고 산 책인데 정말 기차 속에서 짧게 짧게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끔 사서 보기 좋아요 특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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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수상작품집들 처음에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이만큼이나 살 줄은 몰랐는데 처음 뵙는 작가님 작품들부터 신선한 소재들까지 매번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있어서 가끔 기차를 오래 탈일이 있으면 이 책을 미리 준비하곤 합니다. 10주년 특별판도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려고 산 책인데 정말 기차 속에서 짧게 짧게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끔 사서 보기 좋아요 특히 여행중에 보기 좋았어요 

YES마니아 : 로얄 t*****o 2020.04.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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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6 리뷰]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편해영 외 공저, 문학동네, 201904,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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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은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들 중 젊은 작가상 10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 작가들이 추천한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 작가상' 7편"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벌써 10년이 흘러 63편의 수상작과 43명의 수상 작가를 만나보았다 한다. 1회의 편혜영 작가와 6회의 정지돈 작가가 눈에 들어온다. 책은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8회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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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은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들 중 젊은 작가상 10주년을 기념해 "역대 수상 작가들이 추천한 '우리가 사랑하는 젊은 작가상' 7편"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벌써 10년이 흘러 63편의 수상작과 43명의 수상 작가를 만나보았다 한다. 1회의 편혜영 작가와 6회의 정지돈 작가가 눈에 들어온다. 책은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8회 수상작가들이다. 7회가 빈다. 수상 작가들이 뽑았다니 나름 이유가 있겠거니 한다. 작가로는 1회 편혜영, 2회 김애란, 3회 손보미, 4회 이장옥, 5회 황정은, 6회 정지돈, 8회 강화길 순이다. 참고로 매회에 대상을 수상했다고 이 특별전에 뽑힌 건 아니라는 거다. 


작품으론 편해영의 '저녁의 구애', 김애란의 '물 속 골리앗', 손보미의 '폭우', 이장욱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 강화길의 '호수-다른 사람' 순이었다. 베스트 중 베스트로 뽑힌 이 7편의 단편은 확실이 감각적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묘하게 다들 닮았다. 아마 문학동네 스타일인가보다 했다.  


10주년이 지나고 이들 작가들 몇몇은 이미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작가들이 되었고 모두들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론 편혜영의 작품을 가장 다수의 작품을 읽어보았고, 그 다음 이장욱을, 가장 인상적인 정지돈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강화길 스타일이다. 백수린의 작품이 빠진 것은 아쉽다. 그리고 이들 작품들은 이미 익숙하리라 생각한다. 


단편들이기에 읽기 수월하다. 그 이상의 글에서 느끼는 부피감이나 무게감, 지루함, 느림은 느끼기 힘들다. 오히려 여운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빠르게 읽고 즐기길 원한다면 추천할만하다. 많은 젊은 새로운 작가들을 기대하며 풍성해지길 기대해본다.

  



 






c*********e 2020.06.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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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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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으로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역대 젊은 작가상 그 중에서도 베스트만 모아놓은 책이라서 그런지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다 좋았습니다. 특히 정지돈 작가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는 처음 읽었을 땐 이게 소설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렸지만 두번째로 읽었을 때는 정말이지 재미있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를 그대로 가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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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으로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역대 젊은 작가상 그 중에서도 베스트만 모아놓은 책이라서 그런지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다 좋았습니다. 특히 정지돈 작가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는 처음 읽었을 땐 이게 소설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렸지만 두번째로 읽었을 때는 정말이지 재미있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를 그대로 가져온 제목! 책 군데군데 르 코르뷔지에가 있었습니다. 이구보다 프루이트 아이고에 대한 내용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k*****1 2021.05.0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