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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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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말은 끝나고 뜻은 미처 끝나지 않는다-  고전은 그저 아주 오래된  과거에  씌여진 옛 선인들의 글뿐이라고만 여기고 있던 나였다.  뜻을 알수없는 어려운 한자와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는 고전이라서 접할 기회도 없었을 뿐더러 딱히 찾아 읽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책의 저자 정민 교수의 책인  <체수유병집>을 통해 고전에서 발견할수 있는 수많은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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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


-말은 끝나고 뜻은 미처 끝나지 않는다-  


고전은 그저 아주 오래된  과거에  씌여진 옛 선인들의 글뿐이라고만 여기고 있던 나였다.  뜻을 알수없는 어려운 한자와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는 고전이라서 접할 기회도 없었을 뿐더러 딱히 찾아 읽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이책의 저자 정민 교수의 책인  <체수유병집>을 통해 고전에서 발견할수 있는 수많은 지혜와 선인들의 가르침을 만날수 있었고 그 책을 통해 느낄수 있었던 감동과 깨우침은 꽤 오랜시간이 흐른 지금도 내 가슴속에 선명히 남아있었다. 그래서 이책은 두말할 나위없이 구입했다.  이책또한 고전과 나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줄것같은 기대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미 떠나실 때 손을 잡고 위로하며 보내드릴 수가 없었고, 게다가 즉시 인편에 편지를 보내 객점의 안부도 여쭙지 못했습니다. 지난날의 노님을 돌이켜보면 별처럼 씁쓸하기만 합니다. 제가 백탑 아래로 갈때마다 꼭 아드님이 독서하는 것을 살펴보고 돌아오곤 하지만, 집이 멀어 자주 할수는 없습니다.  저는 근래 다만 빨리 달리는 말 한 마리를 잡아타고서 육신의 산천을 가서보고, 그대와 서로 만나보고 돌아오고픈 생각뿐입니다.  하지만 망상일 뿐 소용이 없군요. 티끌세상과 떨어져 있어 그리로 가는 사람이 드물다 보니 편지도 부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바람 이슬 가운데서 스스로를 아껴 돌보시길 바랍니다. 짧은 종이라 다 적지 못합니다. <박제가가 귀양 간 벗에게 보낸 편지중....>


인편을 구해서야만 보낼수 있었던 편지. 전화와 SNS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과도 쉽게 소통할수 요즘같은 시대에는 상상도 못했을 애처로움이다. 박제가의 문집에 위 편지에 바로 잇대어 한통의 편지가 더 있다고 하는데 위 편지를 진작에 써놓고 인편을 구하지 못하다가 겨우 구해 부치려고 보니 시일 차가 너무 나서 새편지 한통을 얹은 것이라고 한다. 서로 친하다가도 시련에 빠지거나 역경에 처하면 매정하게 버리는일이 다반사인데  귀양떠난 벗을 위해 그의 아들의 안부도 전하면서 걱정하는 심정과 만날수없는 안타까움이 담겨있어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때 진심으로 날 걱정해주고 위해줄 친구가 과연 나에겐 있을까? 아니면 반대로 나의 친구가  힘든일을 겪는다면 나는 그친구를 위해 진심을 다할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족과 벗을 떠나 멀리  귀양을 떠나긴 했어도 그를 걱정해주는 듬직한 친구가 있는 그는 얼마나 마으이 든든할까 싶어 마음따뜻해진다. 


"여보게!  저 아이가 이 책을 만냥짜리 책으로 읽으면 책값이 만냥이 될 터이고, 한냥짜리 책으로 읽으면 그 값밖에 안 될 것일세. 책을 보겠다고 10리 길을 사람을 데려왔는데 책값을 깎겠는가?" <만냥짜리 (논어)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1990년대 초 교수 초년병시절에 주말마다 김도련 선생님댁으로 가서 글공부를 했었는데 그 시절 그 선생님께 들은 과거의 이야기였다.  서당에 다니며 글공부하던 시절 쉬운글만 배우다가 시작한 논어를 따라가기 어렵던 도중 서당 앞에서 판매중이던 책중 한글로 풀이된 <논어>를  발견하고 그책을 사고자 판매하는 사람을 데리고 10여리를걸어 집까지 와서 아버지에게  책을 사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책값을 물었다. 그리고 곁에 있던 친구분이 책값에 펄쩍 뛰며 전주시내서점에  가면 훨씬 싼데 왜 그 비싼값을 주느냐 하니 그때 대답한 선생 아버님의 말씀이 윗문장이다.  이 말씀을 하시고 어머니더러 쌀을 내주라고 하셨고 어린마음에 신이 나서 책을 와락 빼앗아 품에 안고 어루만졌다고 한다.  책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처지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행복한 시절을 살고있는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기도 전에 이미 모든것을 소유하고 있는 환경에 살고 있는 탓에 그것들을 소중히 다루고 아껴야 되겠다는 마음은 사라진지 오래되지 않았나 싶어 안타까운 요즘이다. 


절망을 감내하는 태도에서 우리는 그 사람의 그릇을 본다. 천연두로 자식 여럿을 죽인 정약용이 <마과회통>을 지어 치료법을 책으로 정리했듯이, 그들은 어떤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자기의 꽃을 피워낸다. 뽑아도 돋아나는 야생초같이. 

"엄밀한 의미에서 잡초는 없습니다. 밑밭에 벼가 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것이죠. 오호라!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된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이냐. 사람도 한가지다.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다리 뻗고 뭉개면 잡초가 된다.  뽑혀서 버려진다. 달고 고마운 말씀이다. 이번엔 그가 말한다.  잡초는 없다고.  우리가 아직 그 가치를 모를뿐이라고. 정작 뽑아 내던져야 할 것은 야생초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그 잘나빠진, 기실은 누추한  삶이라고. 읽는 내내 부끄러움이 가슴을 쳤다.  <유배지의 시선, 절망을 넘어서는 방법 중에서...>


흑산도로 유배간 정약전이 절망감에 무너지고 있을 때, 보이는것은 바다뿐이었는데 그때  물고기를 관찰하며 기록한 <현산어보>,국가 기관의 조작극으로  학원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혹독한 고문 끝에 간 감옥에  야생초를 만나 쓴 <야생초 편지>,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등을 예로 들고 있다.  그들은 절망적인 순간에도 좌절하거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그 시간을 이용해 대단한 업적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존경심을 자아냈다.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사람마다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방식이나 마음가짐을 모두 제각각일것이다.  난 조촐하고 작은 일들에 대해서는 쉽게 좌절하고 마음쓰는 반면 심각성이 크고 어려운 상황에 맞딱들이게 되면 꽤 침착한편이다. 꽤나 대인배기질을 타고 났으나 타인의 말한마디 행동하나하나에 상처받는걸 보면 옹졸하기 짝이 없으니 당췌 나란 어떤 사람인가 알다가도 모르겠다. 


<체수유병집>은 고전에 국한되지만 <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는 고전뿐만  아니라 현존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의 지인들과의 경험에서 나온 삶의 지혜들,  그가 읽은 수많은 도서들까지 이책의 저자 정민 교수와  한걸음더  가까워질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권의 책안에 담긴 수십권의 책에 대한 내용들로  인해 마음의 풍요를  만끽할수 있었고 고전에서 벗어나 현존하는 저자의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교훈을 얻을수 있었다. 저자처럼 내삶을 바른길로 인도해주고 동행할 스승과 벗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내심 부럽기도 했다. 한 사람의 인생길에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사람의 삶은 큰 영향을 미친다는걸 다시한번 깨달았다. 앞으로의 내삶에 있어서 만나게 될 수많은 인간관계안에서 그리고 접하게 될 수많은 책들을 통해서 화려하거나 멋진삶보다는 그누구보다도 더 인간답게  더 지성인 답게 참된 인간의 삶을 살아가며 누군가의 교훈이 될수있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다짐을 해본다. 



YES마니아 : 로얄 t*****d 2019.08.16. 신고 공감 6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