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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스러운 작품으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을 읽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을 수록한 다양한 단편집 중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더 레이븐』을 선택한 이유는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포를 사랑하는 여러 추리 작가들의 에세이 20편이 담겼기 때문이다.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이 에드거 앨런 포를 기리며 자신이 생각하는 포의 작품 혹은 그와 관련 있는 사연을 소개한 글은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에세이를 작성한 작가들이, 마치 한 천재를 바라보는 팬들의 모습으로 다가와 색다를 정도다. 포는 장편 소설 대신 단편 소설과 시를 주로 창작했는데, 단편 소설만으로도 확고한 작품 세계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로 공포감을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당시에는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았던 사이코패스의 범죄를 상세하게 풀어낸 것이 신선하다. 포의 글에서는 특정할 수 없는 살인이나 인간의 성향이 강렬하게 두드러진다. 덕분에 단순히 ‘공포’라는 단어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는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의 소설이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작성했지만, 공통된 작품의 분위기는 어두움이다. 몇몇 대표적인 작품은 현시대에서도 충분히 자극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사실 잔혹한 묘사가 없는 작품에서도 느껴지는 음울한 분위기는 책장을 덮고 난 후 더 강하게 느껴지는데, 이를 통해 포의 작품이 활자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닌 그 이후의 감정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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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처음으로 읽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특유의 난해한 문체, 대화는 별로 없고 묘사와 서술이 많은 특징 때문인지 당시에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그의 작품들 중 <모르그 가의 살인> <어셔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이 세 편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모르그 가의 살인>은 최초의 추리소설이라는 점과 범인의 의외성 때문에, <어셔 가의 몰락>은 작품 전체의 기괴한 분위기와 마지막에 등장하는 피투성이 유령 때문에 기억하고 있다.
<검은 고양이>는 작품을 읽으면서 벽을 뚫고 나오는 음산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당장이라도 들릴 것 같은 공포를 느꼈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나는 오히려 포의 삶 그 자체에 더욱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다. 빼어난 단편과 시를 남겼지만 그걸로 경제적인 이익은 거의 얻지 못했고, 알코올중독에 시달리다가 젊은 나이에 거리에서 객사한 작가. 그는 작품 속에서 자신이 창조한 그 어떤 인물보다도 극적인 삶을 살았던 것이다.
포를 위한 생일파티
'해리보슈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미스터리 작가 마이클 코넬리가 엮은 책 <더 레이븐>은 바로 에드거 앨런 포를 위한 선집이다. 2009년 포 탄생 200주년을 맞아서 영미권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작가들이 포를 위한 생일파티를 열기로 마음을 모았다. 생일파티의 형식은 단순하면서도 독특하다.
미스터리 작가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포에 대한 기억과 애정을 담은 에세이를 한 편씩 써서 책을 엮어내는 것이다. 작가들의 이름도 쟁쟁하다. 마이클 코넬리를 비롯해서 '링컨 라임 시리즈'의 제프리 디버, '여형사 제인 리졸리 시리즈'의 테스 게리첸,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까지 포함되어 있다.
편집을 담당한 마이클 코넬리는 포의 대표작들을 책에 싣고, 각 작품 한 편마다 그 뒤에 현대 작가들의 에세이가 붙는 형식을 택했다. 이렇게 탄생한 선집이 바로 <더 레이븐>이다. 선집 안에는 포의 작품 16편과 포를 기리는 에세이 20편이 담겨 있다.
에세이를 쓴 작가들은 글 속에서 포의 작품을 분석하거나 그가 후대에 미친 영향등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비평가의 몫이다. 이 에세이들은 직간접적으로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길고도 짧은 상념이다.
마이클 코넬리는 포의 단편을 읽으면서 미국 전역을 누비는 연쇄살인범의 이야기 <시인>을 구상했다. 로라 리프먼은 포를 위한 행사에 참가하며 '누구나 포의 일부를 원한다'라고 자신의 수첩에 긁적거린다. 넬슨 드밀은 11살 때 포의 영화를 보고난 밤에 혼자서 미친듯이 공동묘지를 가로질러 달려서 집에 도착한다.
작가들에게 드리운 포의 그림자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어둠이 있다. 어둠의 결과도 있다. 밝은 대낮에 타인과 어울릴 때는 어둠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어둠은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 그때는 그 결과들이 우리의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
포의 이야기는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죽음의 대가이자 공포의 제조자이며 너무도 섬세한 작가였던 포. 그는 그 어떤 괴물도 우리 내부의 악마에 비하면 두려움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진작에 깨달은 인물이다.
포의 작품 속에서는 어릿광대의 모자와 축제의 종소리마저도 악몽의 재료가 된다.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을 내딛으며 어둡고 축축한 지하로 내려가는 것과 같다.
포는 살아 생전에 얼마나 많은 생일파티를 열어보았을지 궁금하다. 그가 죽은 이후에 그에 대한 온전한 평가가 이루어진 것처럼, 태어난지 200년이 지나서야 가장 기억에 남을 생일파티가 열린 것이다. 포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생일파티를 본다면 분명 흐뭇해하지 않을까. <더 레이븐>은 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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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 그리 수많은 작가들이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드높여 찬양했는지, 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그의 작품을 소재로 한 소설, 그리고 영화들이 나왔는지 알 것 같아요. 그 동안 포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나마 읽은 것이라고는 검은 고양이!) 그와 그의 작품을 매개로 한 다른 작품들을 읽어도 깊게 공감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나도 포의 작품을 읽어봤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그의 탄생일만 되면 무덤에 장미꽃과 코냑을 바치던 이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포는 미스터리계의 황제니까요.
이 책은 제가 애정해 마지않는 마이클 코넬리님이 주축이 되어 포의 작품을 엮은 것으로 총 16편의 단편과 에드거 상과 인연이 있다 여겨지는 20명의 헌정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20명의 에세이에 관해서는 나중에 언급하도록 하고 제가 왜 포에게 미스터리계의 황제라는 거창한 칭호를 붙이게 되었는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이 책에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200년 전의 사람이 썼다고 여겨지지 않는, 현재 우리가 한 번씩은 보았고 읽었던 이야기의 모티브라 생각되는 작품들이었어요. 읽는 내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글은 절대 쓸 수 없어!-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는데, 과연. 그는 광인이었군요. 그의 마음 속에는 얼마만큼의 어둠이 어느 정도의 깊이로 자리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몬틸라도의 술통>과 <검은 고양이>에서는 여지없이 광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윌리엄 윌슨>에서는 이중인격, 혹은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고 있는 듯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독자들을 미지의 세계, 공포스럽지만 읽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어셔 가의 몰락>과 죽음과 최면술의 관계를 다룬 <M. 발데마 사건의 진실>은 오싹하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 하죠. <리지아>에서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엿보이고, 종교 재판소의 감옥에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과 마주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함정과 진자>에서는 영화 <큐브>가 보이기도 합니다. <붉은 죽음의 가면>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모르그 가의 살인>과 <황금벌레>는 홈즈를 연상시키면서 뛰어난 분석력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가 지었으므로 <까마귀>와 <종소리>도 사랑하겠습니다. 그리고 단연 <고발하는 심장>은 최고였어요. 그 묘사, 분위기.
자. 어떤 누구의 이끎도 없이 혼자서 이 모든 소재들을 섭렵하고 경계없는 작품활동을 보여주었으며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그가 황제가 아니면 누가 황제겠습니까. 어쩌면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을 읽기 전의 저도 분명 그랬지만, 한 번 빠져들면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세상을 구축한 작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저도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침대에 누워서 -어디 한 번 보자!-하는 상태였다가, 꾸물꾸물 일어나 집중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정자세로 앉아 글자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정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재 뿐만 아니라 섬세한 묘사와 화려한 수식이 돋보이는 문체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온 포의 단편집이 두 권입니다. 영화 개봉을 맞이해 여기저기서 포의 작품을 출간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독자인 저로서는 기쁩니다. 여기에 없는 작품을 저기에서 발견하고 아껴 읽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더 레이븐]에는 작가 20명의 포와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어 뭐랄까, 더 친근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누군가도 좋아하고 있다는 기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할까요. 작가들이 마치 어린 아이들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들에게 포가 의미있는 추억이 되었듯이 저에게도 포는 살아있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해요, 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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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 단편전집 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헌정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는 것에 혹해서 구입.
그런데 모양새가 제법 그럴싸하다.
외관부터, 책 페이지의 가장자리를 검은 색으로 처리해서, 겉으로만 봐도 온통 회색빛, 음울한 분위기에, 표지는 선명한 빨간색. 아아...너무 "포"스럽다.
내부도 마찬가지. 어디서 본듯한, 괴기스러운 그림들..(책을 펼치면, 책을 덮었을 때 회색으로 보이던 가장자리가 시커먼 색으로 되는 것을 볼 수 있음) 해리 클라크의 작품이란다. 해리 클라크가 1919년 에드거 앨런 포 선집 발간 당시 그렸던 삽화. 하드웨어 적인 면에서 최강의 "포"스러움을 발산하고 있다(아아...난 예쁜 책 애호가..너무 만족^^~)
"포"스러운 단편16개만 추려서 묶었고, 번역은 19세기 미국의 고전스러운 맛은 없으나 깔끔은 한 듯(아, 책을 받자 마자 포 단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고발하는 심장"을 읽었는데, 뭔가 세련된 번역에 조금 놀라기는 했다....보통 제목을 "고자질하는 심장"으로 번역하는데 고자질한다는게 좀 더 포스러워서, 현대적인 번역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하하 나도 19세기 영어 원문을 술술 읽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리고 이 책의 포인트, 유명 작가들의 에세이. 짧게는 2페이지 정도에서 길게는 10페이지 정도의 에세이. 가볍게 쓴 것이라 심각하지 않으면서 재미있음. 포에 대해서 유명 작가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만족.
2009년 포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선집.
포 단편집을 따로 가지고 있는 사람도, 다시 구입해서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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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했던 역사상의 유명 인사들이 픽션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색다른 히어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나 영화들이 최근들어 유행처럼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탐정으로 활동하는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부>와 어린 소년 시절의 에드거 앨런 포가 살인 사건의 비밀을 쥔 존재로 등장하는 앤드루 테일러의 <아메리칸 보이>를 비롯하여 곧 개봉할 <에이브라함 링컨 – 뱀파이어 헌터>는 대통령이 되기 전 젊은 시절에 링컨이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활동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창작까지도 헐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로 제작되었을 정도이니까요.
이달 초에 개봉한 존 쿠삭 주연의 영화 <더 레이븐>도 애드가 앨런 포가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탐정으로 활약한다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다빈치 코드> 이후 붐을 이뤘던 <단테 클럽> 류의 히스토리 팩션인 이 영화는 팩션 붐이 지나간 지도 한참이 된 지금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신선함이나 기발함도 부족하고 영화적인 완성도나 재미도 그저그런 범작 수준이지만, 애드거 앨런 포가 쓴 소설 속의 사건들을 고스란히 모방한 범죄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그 범인이 포의 열렬한 팬이라는 착상은 다분히 흥미로왔습니다. 영화 속에는 포의 추리 소설 4편이 고스란히 살인의 원형으로 등장하고, 포의 대표작인 <까마귀(레이븐)> 등 2편의 시가 중요하게 낭송됩니다.
애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작품 선집인 <애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 더 레이븐 In the Shadow of the Master>는 다분히 영화 <더 레이븐>의 개봉에 맞춰 기획, 출간된 느낌이 짙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포의 대표적인 단편과 중편 소설 15편과 장편 <낸터킷의 아서 고든 핌 이야기>의 발췌까지 총 16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국내에는 기존에 포의 유일한 전집이 <우울과 몽상>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어 있지만, 이 책은 국내 번역 도서들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번역이 문제가 많아 포의 팬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았는데, 새로 출간된 책을 <우울과 몽상>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니 두 책의 문장이 구조와 내용이 너무 다른 경우가 많아 원어와 일일이 대조해 보지 않고는 제대로 된 판별이 어려울 정도이지만, 이번 책의 번역 쪽이 좀 더 쉽게 읽히는 느낌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포의 대표작들을 모아놓았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의 회원들이 이 책의 구성과 편집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는 1945년에 뉴욕에서 조작되었는데, 추리 소설계의 대표적인 상인 에드거상을 1954년부터 선정해 수여하고 있을 만큼 미국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는 협회입니다. 이번 책은 2003년과 2004년에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의 회장을 맡았던 마이클 코넬리가 에드거 앨런 포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추리와 미스테리 작가 20명에게 포에 관한 글을 부탁해, 포의 수록된 작품들마다에 포의 작품이 자신의 사람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자신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진솔하게 밝힌 헌사들을 각 작품들의 뒤에 수록한 점이 가장 돋보이고 주목됩니다. 포의 작품들에 헌서를 쓴 작가들은 마이클 코넬리를 비롯하여 스티븐 킹, 제프리 디버, 넬슨 드밀, 테스 게리첸 등 명실상부하게 현대 미국의 추리와 미스터리 소설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거장들인데, 이들이 말하는 포와 자신의 인상과 작품과의 이야기는 솔직히 포의 본편보다도 더 이 책을 구입하고 읽을 목적과 이유가 될 정도입니다. 책 앞에 실려있는 에드거 앨런 포와 삽화가, 에드거상 수상 미스터리 작가들에 대한 소개와 마이클 코넬리의 인사말도 눈길을 끌고요.
책 자체도 매우 공들여 만들어졌는데, 붉은색 하드커버도 고급스럽지만, 검은숲사의 엘러리 퀸 콜렉션처럼 각 페이지의 위와 아래, 옆을 모두 검회색으로 칠해서, 옆에서 보면 책의 위와 아래, 옆면이 모두 검회색으로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점이 특히 돋보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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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셰익스피어로 불릴 만큼 위대한 천재소설가. 코난 도일, 도스토예프스키, 보들레르 등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향을 준 최초의 추리소설가. 죽기 전 며칠 동안 묘연한 행방으로,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그의 죽음. 솔직히 그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전무하고 생전 그의 작품들을 접해 본 적 없는 내게 <더 레이븐>은 포를 만날 수 없는 최초이자 마지막 부스가 되리란 마음가짐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가 단편을 사랑하는 이유는 누누이 밝혔듯이 뷔페음식에 비유하면 되겠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일반식 메뉴는 호기심에 금전적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단점이 있지만 뷔페는 입맛대로 골라먹으면 된다. 물론 모든 뷔페 메뉴가 입맛에 맞진 않지만 그래도 기본 이상은 하기에 선호하는 것이고 이 책 또한 성찬이긴 하지만 몇몇 단편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을 한다는 게 괜찮다.
그럼 어떠한 단편들이 내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였을까? <검은 고양이>, <M 발데마 사건의 진실>, <고발하는 심장>, <함정과 진자>이 좋았다. 포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물줄기는 예외 없이 공포, 우울, 광기, 죽음, 고통 등 어둠의 요소들이 빼곡히 들어차 낮에 읽었을 때랑 심야에 읽었을 때 두려움이 확연히 배가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지금 언급한 단편들을 제외하고는 쉽게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난해함은 끝내 극복하기 힘들었다.
<검은 고양이>는 바로 스티븐 킹의 <지옥에서 온 고양이>가 즉각적으로 연상될 정도로 두 작품은 닮아있다. 혹시 킹이 포에 대한 오마쥬로 만든 작품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고양이를 복수의 화신이라는 이미지와 야만적인 공포를 한데 섞어 끔찍한 고양이 미스터리로 만들었다는 점이 그렇다. 물론 플루토에 비해 킹의 고양이가 더 능동적으로 업보를 집행한다는 사실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M 발데마 사건의 진실>의 경우에는 죽음에 최면을 걸고자 한 실험이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저열하고 광적인 지적 호기심으로 변질되어 썩어 문드러진 발데마의 껍데기로 화하면서 가장 기괴하고 초현실적인 허망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안락사도 인간으로서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권리라는 깨달음이다. 편하고 싶다. 편하다.
<고발하는 심장>에서는 이웃집 노인을 살해하는 것에 명확한 동기가 없다.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거리낌 없이 살해하는데 사이코패스라고 해야 할지, 소시오패스라고 해야 할지 구분 짓기 힘드나 정작 살인 이후 봉인되었던 양심이 봉인해제 되어 광기를 반성하게 한다는 결말은 상상력의 널뛰기로 장악된 섬뜩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다. 끝내 주는 이야기! <함정과 진자>는 시각적인 공포의 총합으로 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서스펜스의 극치를 시전하다 역사적 근거에 의한 뜻밖의 결말로 마무리 짓는데 이 역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예상 밖의 독창적 아이디어는 대단히 훌륭하다.
맘에 든 몇 편은 제외한 나머지 단편들은 별로였고(모르그가의 살인, 황금벌레는 고문수준이다.) 다른 분들처럼 현존 추리작가들의 헌정 에세이가 오히려 더 쏠쏠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 메뉴보다 디저트가 맛있는 실례란 이런 경우일 것이다. <시인>을 집필하는 여정을 언급한 마이클 코넬리의 에세이가 단연 갑이었고, 에세이 기고를 의뢰받고 처음엔 포의 작품들에 몰이해의 반응을 보였던 수 그래프턴은 일방적 찬사 일색의 에세이들 중에서도 발군의 웃음을 주면서 혼자 낄낄대며 읽어 내려갔다. 과감한 솔직함이 돋보였고 공포, 추리문학의 효시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에서 에드거 상이 유래되었다는 사실 또한 첨 알게 되면서 나의 무지함에 언뜻 낯부끄럽기도 했으며, 첨 읽었다는 그의 단편들이 낯설지 않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도 들면서 포를 위한 세계 유일무의 컬렉션은 그렇게 끝났다.
공감과 비 공감, 이해와 몰 이해의 경계점을 수시로 넘나들며 현대 추리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공로와 족적들은 이 장르가 뿌리내릴 수 있었던 자양분의 역할을 충실히 자임했었기에 오늘날 많은 독자층으로부터 사랑받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고전은 언제나 어렵지만 고리타분하다며 외면할 수 없는 미래의 거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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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 없었다면 우리 시대의 문학은 존재하지도 않거나 아니면 적어도 지금의 문학과는 아주 다른 문학이 되었을 것이다._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난 4월 보르헤스가 직접 선정한 29개의 단편집 [바벨의 도서관]이 완간되어 무려 컬렉션의 첫번째에 자리를 잡은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추리소설'의 창시자이자 공포와 환상을 넘나드는 단편을 남겼던 에드거 앨런 포. 그만큼이나 비참하고 힘든 생애와 그의 마지막을 둘러싸고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으니, 늘 그렇듯 비운의 천재들이 밟았던 삶을 따라간 듯해 그러한 선구자들에게는 누군가의 손길이 미치고 있었음이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 내가 읽어본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은 어린 시절 나에게 어마어마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던 「검은 고양이」 그리고 어린 나를 위해 적당히 각색되어 심리의 빈틈을 잘 파고든,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는 단편 「사라진 편지」에 불과했다. 이미 나는 '셜록 홈스'와 '에르퀼 푸와로'를 알고 그들의 빈틈없는 추리를 맛본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이야기 속에서 경찰들이 아무리 온 집안을 다 뒤집어엎어도 발견하지 못한 '편지'를 슬쩍 찾아내 버리는 뒤팽의 통찰력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괜히 주변을 슬쩍 둘러본 것은 덤. 그리하여 「도둑맞은 편지」로 셜록 홈스의 장광설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새삼 알 수 있었고, 포가 얼마나 대단한 통찰력과 선구안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단편들에는 환상의 세계와 최면, 그리고 폐쇄된 공간에서부터 넓게 탁 트인 인파가 오가는 곳에서의 공포가 녹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정식으로 번역된 포의 작품들은 감탄사의 남발, 어려운 어휘의 선택 등─그리고 아마 바다출판사에서는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번역을 했으리라 생각한다─으로 천천히 문장을 곱씹으면서 읽어야 했다. 그래서 '어흥 무섭지' 하고 내내 무섭거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어느 순간 심장을 옥죄여오는 그의 이야기는 순간 헉 하고 나도 모르게 참고 있던 숨을 다시 내뱉으며 안도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어휴 쫄깃해. 그리고 또 하나의 컬렉션이 출간되어 이번에 또 에드거 앨런 포를 만났다. 보르헤스 할아버지 덕분에 읽었던 네 편의 단편 이외에도─겹치는 단편도 있었다─총 16편의 포의 작품을 만날 기회를 잡았다. 에드거 상을 제정하고 또 수여하고 있는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에서 엄선하고 또 협회에 속해있는 작가들이 포에 얽힌 자신들의 추억을 꺼내둔 에세이와 함께 엮인 작품집이다. 포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 그들의 작품 세계에 드리워져있는 거장의 그림자가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포의 탄생을 축하한 것이다. 그런데 으엉? 이 책을 읽은 이야기를 조금 풀어보자고 하니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읽어보면 안다. 새삼 모르고 있던 포의 작품들을 만나보면 도대체 그가 가져다 쓰지 않은 소재가 어디 있으며 또 그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나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노라 뿌듯함에 가득차 있는 작가는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게다가 무려 '작가'라는 사람들이 포의 단편과 단편 사이에 그 작품에 얽힌 자신들의 추억이나, 이 작품이 대단한 이유나, 이 작품에서 또 다른 새로운 소설의 탄생의 비화를 알려주는데 오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인 것 말고는 내가 한 일이 없으니까. 마냥 재밌고 하고 싶은 말도 다 해 주니 뭐, 결론은 '직접 읽어보면 안다'라는 말밖에. 단편 줄거리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니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가 지금의 문학에 얼마나 넓고도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서점에 간다. 2. 책을 찾는다. 3. 아무데나 펼친다. 4. 펼친 페이지의 그 단편을 읽는다. 5. 그 뒤에 작가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6. 한 편 읽어봤으니 이제 그 책을 집으로 데려와서 전부 다 읽으면 됩니다. 어때요, 참 쉽죠? 아, 덧붙여서 포의 대표작이자 미국인 중 이 시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까마귀」를 제목으로 가져와 붉은 색의 표지에는 검디 검은 까마귀가 박혀 있다. 그리고 책의 모든 페이지는 가운데를 제외하고 검은 띠로 둘려저 아주 고급스러운 장정을 자랑한다. 오 뽀대나. 나는 이제 미스터리 소설을 좀 읽고 싶긴 한데 바깥에서 뭔가 있는 척을 해야겠다 싶을 때는 언제나 이 책을 끼고 읽고 있으렵니다. 심장 쫄깃해지는 재미도 있고, '포'라고 하는 거장의 이름이 떡하니 있으니 뭔가 있어보이기도 하고, 그 있어보이기만 하는 걸 작가들의 에세이가 보완해주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그러니 앞으로 이 책을 들고 앉아있는 아리따운 여인이 어딘가에 있음을 발견하시면 그게 바로 접니다. 근데 아마 부피가 커서 들고 다니기 꽤 힘이 들겠지. 칫. 그럼 보라색의 얄팍한 책 한 권을 들고 있을테니 아는 척 해 주시라. 물론 제가 없는 딴 동네에서 그러시면 낯선 이에게 혼나요. 그래도 역시 내가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조금 덧붙여야겠다. 그냥 이렇게 넘어가려니 내가 너무 아쉬워서, 몇몇 포의 작품 혹은 에세이의 구절을 인용해 본다. 포는 마법사처럼 정확하게 우리의 공포를 소환해 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아몬틸라도의 술통>을 읽어 보라. 그 후에는 불을 켜고 방문을 열어 두어야 간신히 잠자리에 들 수 있으리라._p.61, 잰 버크, 「포르투나토, 몬트레소와 함께 지하 무덤에 갇혀 보기」 포는 실제로 고양이를 좋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에 펜을 대면서 그는 거리낌없이 고양이를 죽였다. 위험을 두려워 않는 작가를 어찌 존경하지 않겠는가._p.88, P. J. 패리시, 「플루토의 유산」 지금까지 내 소설 《시인》 얘기였다. …에드거 앨런 포가 거의 200년을 거슬러 올라와, 내 완벽한 문학적 절도를 단죄한 음산한 밤을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인가._p.177, 마이클 코넬리, 「옛날 옛적 어느 음산한 밤에」 이때쯤, 나도 E.A.P. 영감이 조금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자리에 앉아 귀족 가문과 그들의 소름끼치는 영지 저택에 대한 책을 써 보지만, 기껏 포가 <어셔 가의 몰락>에서 똑같은 종류의 무대를 마련했다는 사실만 확인한다. 그래서? 망할, 그게 어때서? 인간은 누구나 도둑이다. 난들 어쩌겠는가?_p.195, 로리 R. 킹, 「절도」 결국 그렇게 중독성의 운율과 이미지들로 사랑, 비극, 죽음을 포괄할 뿐 아니라, 백 년이나 지난 후에까지 콘서트장과 녹음 스튜디오를 정복하는 시를 쓰는 통속 작가가 또 어디 있겠는가. 그래, 맞다. 딱 한 사람이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_p.424, 제프리 디버, 「G 마이너의 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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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감정이랄까, 느낌은 이 책에 에세이를 쓴 여러 작가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라는 것의 창시자라고까지 할 만큼 대단한 영향을 미친 '포'라는 작가에 대해서 말이다. 중학교 시절에 보았던 단편집 안에는 포의 단편이 여러 편 실려 있었다. 그 가운에 <검은 고양이>라는 작품을 읽고 나는 그만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그 섬세하고도 미묘한 공포. 손에 잡힐 듯 가슴이 두근거리던 기억. 원래도 무척이나 겁이 많았던 나는 그 때의 공포가 그 단편집의 책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선명해져서 그 책 앞을 지나치기조차 두려웠다. 혹시라도 그 책을 다시 펼쳤을 때 <검은 고양이>의 어떤 한 부분이라도 나오는 것이 두려워 책에서 그 부분만 반으로 접어 두었다. 그러나 그 접어둔 부분이 불룩하게 책에 그림자를 만들었고 그마저도 공포의 대상이 되어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숨겨져 있던 그 단편집은 아마도 이사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고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그처럼 포라는 작가도 나에게는 '공포'라는 트라우마를 남긴 '무서운 작가'라는 느낌으로만 기억 저 편에 남아 있게 되었다.
그런 그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정말 추리 스릴러계에서는 난다 긴다하는 작가들을 대동하고 나타나셨다. 이래도 날 기억 저편에 버려둘 것인가~! 라고 외치면서 당당히 레드 카펫 위를 걷는 멋쟁이가 되어서 말이다. 더더군다나 이 책을 무시할 수 없었던 건 그토록 애정해마지 않는 마이클 코넬리님이 엮으셨기 때문이다.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 소속의 작가 20명(무려!!!!!)의 에세이와 함께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 16편이 실려 있는 이 작품집은 가히 독보적이다. 추리를 사랑하는 작가라면 꼭 가지고 싶어할만한 책이라고 단언한다. 에드거 앨런 포라는 걸출한 천재작가의 단편은 차치하고라도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의 에세이를 모두 모아 놓는다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이던가 말이다. 게다가 소설에서처럼 무겁고 어두운 범죄의 세계를 헤매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가벼운 맥주 한 잔과 마른 안주를 놓고 잡담을 나누는 듯한 '작가소개'에는 피식피식 웃음마저 나오고 만다.
"로리 킹은 에드거 앨랜 포의 이름을 딴 상을 받았으며, 또 보관까지 하고 있음을 마지못해 인정한다. 1993년의 빌어먹을 데뷔작 때문이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서평임에도 불구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를 무한정 붙이고 싶은 심정을 이해하실런지. 게다가 링컨라임 시리즈의 제프리 디버님은 자신의 소개글을 '시'로 표현하고 있으니 이런 행운은 이 책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기쁨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현존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들이 범죄소설의 창시자라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편집 출간한 이 작품집은 포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다. 중학교 시절 이후 포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기억에서조차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만큼 충격을 받았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에드거 상 수상작들을 읽고 있으며 가장 사랑하는 장르도 추리, 스릴러, 범죄소설 분야이다. 어쩌면 그 때 느꼈던 그 공포와 충격은 '흥분'의 다른 이름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에는 거의 모든 작품에 공포, 악몽, 흥분, 악의, 고통, 어둠, 음산, 암울, 두려움, 광기, 피와 죽음등이 표현된다. 내가 단편집을 읽지 않는 이유는 긴 호흡의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보다 상세하고 자세한 묘사와 사건전개, 그리고 그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그 발걸음들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단편들에서는 그런 가슴조이는 발걸음들이 느껴지지 않아서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의 단편집은 다르다 아니 달랐다.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그 선명한 공포는 아마도 포의 탁월한 글솜씨 덕분이었을 것이다.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꽃이 피는 과정을 오랜 시간에 걸쳐 촬영한 후 봉오리에서 만개하고 꽃이 지기까지의 과정을 짧은 시간 동안 한 번에 보여주는 것과도 비슷하다고나 할까? 공포에 떨고 있는 한 인간의 정신상태를 단 한 단락만으로도 그토록 섬세하게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은 아마도 그의 작품으로 인해 영향 받은 수많은 추리작가들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라는 작가 자신의 삶이 너무나도 불행하고 불안정했기에 그 손에 잡힐 듯한 공포는 작가 자신이 보았음직한 공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 음주, 섬망, 정신착란, 가난과 불행을 짧은 생애 동안 모두 겪은 작가이기에 그 자신의 삶을 자양분으로 자신의 천재성에 더하지 않았나 싶다. 스릴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소장하고 읽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런 작품집을 만든 미국 미스터리작가 협회에도, 국내출간을 해둔 RHK에도 깊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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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르소설류 그중에서도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을 탐독하게 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어린시절 홈즈걸작선을 접한 후 학교란 곳에 들어가면서 교과서 위주의 독서를 즐겨했기에(?) 그동안 딱히 대중소설을 가까이 하지는 않았구요.. 대학시절에도 인간관계의 융통적 사교성을 배우기 위해 주야로 "주"식과 함께 했던 상황인지라 국가에 이 한목숨 바칠 각오로 영장을 받고 부름에 응한 후에 삽질과 미싱하우스의 전문적 노동시스템을 통달한 후에 찾아온 허함을 약간의 독서로 보상받고자 했던 시기에 새로운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찾아보게 되었던거지요.. 군대에도 도서관이 있습니다.. 정훈과에 비치되어 있었는데 수많은 반공홍보용 책자들 사이에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 "에드가 알랜 포의 단편선"이었는데 그땐 이 할아버지가 누군지 정확하게 인지를 못했죠.. 바로 이 책 옆에 멋진 표지와 이미지로 절 유혹한 작품이 "레드 드래건"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을 검색해보시구요.. 그래서 두 권을 들고 먼저 포의 단편선을 읽으려 들었는데 어렵더군요.. 뭐랄까요, 포 할아버지의 작품은 무척이나 관념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군대에서는 뭔가 직접적인 감성의 타격을 받는것을 조아라했지 싶기도 합니다만.. 살짝 덮고 레드 드래건을 펼쳐보니 시작부터 환상적이더군요.. 어느덧 포 할배는 그렇게 잊혀져 버린거지요..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뒤늦게 또다시 미스터리스릴러소설을 탐독한지 이제 갓 4년 정도 되는 동안 우리의 "뽀" 할아버지는 인지만 하고 유명하다는 소문만 듣고 살째기 소장만 하고 여전히 읽어보지 않고서 여태껏 지내왔던거지요.. 장르소설을 좋아라하고 열심히 읽는다고 하면서 말이죠.. 공포와 환상과 추리와 스릴러와 서스펜스와 모든 장르적 암울하고 몽상적 감성에 중심이 되고 시발점이 되는 에드가 알랜 포라는 분의 작품을 단 한 편도 읽어보질 못했다는 겁니다.. 워낙 유명하니 안 읽어봐도 읽은 듯 싶었던걸까요, 영화속에서 어셔가의 암울하고 음침한 저택의 공포스러운 이미지와 검은 고양이가 공구리 보로꾸 속에서 숨진 여인의 머리위에서 가로로 째진 눈동자를 부라리며 냐아옹거리는 이미지가 마치 "난 에드가 알랜 포의 작품을 아주 잘 알고 있어"라는 최면으로 변해버린걸까요, 그렇습니다.. 전 여태껏 에드가 알렌 포 할아버지작가님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워낙 유명하시고 이백년도 넘은 과거에 태어나셔서 암울하고 힘겹게 그 시대를 짧게 사시다 미스터리하게 돌아가신 이 머리가 대빵 크신 천재문학작가님의 작품을 이제야 비로서 읽어본 것입니다.. 쉽게 말해 에드가 알렌 포의 단편 컬렉션을 이제서야 제대로 펼쳐본거지요.. 뭐 이것만 딸랑 수록되었다면 더 저만치 던져놓았을수도 있을겁니다.. 기 소장중인 우울과 몽상의 먼지두께가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는거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마이클 코넬리를 비롯해서 유명한 에드가상 수상자 분들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신 영미미스터리스릴러 작가님들이 많이 참여해주셨더군요.. 장르소설을 많이 읽어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명한 작가님들이시라 만족하시리라 생각하구요.. 총 16편의 에드가 알렌 포의 대표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작품은 거의 대부분 들어 있다는 이야기지요.. 거기다가 유명한 현시대의 영미작가님의 에세이가 20명에 마이클 코넬리까지 들어있는거죠.. 역시 좋습니다.. 일단은 "뽀"할아버지의 단편들부터 이야기해보죠.. 각각의 작품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안그래도 길게 주절거리니 하나하나 읊다보면 한도 끝도 없을 듯 하니까 말이죠.. 모든 단편을 읽고나서 든 하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내가 읽은 이 세상 모든 단편들 중에서 가장 재미나고 감각적이고 우울한 작품이다"라고 말이죠.. 엄청나게 천재적 감성과 소설적 즐거움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체 읽었다면 이런 즐거움을 가지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동안 나름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나름 즐겨왔던터라 드디어 포의 단편의 맛을 즐기게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너무 즐겁더군요.. 수많은 환상적 공포와 상황적 서스펜스가 난무하고 잔인하면서 괴이한 묘사와 모든 작품들의 회고적이고 일인칭시점의 방법들이 공감적 감성을 이끌어내는 즐거움을 보여주어서 무척이나 읽는 재미가 많았구요, 무엇보다 150년이 넘은 세월이지만 현재의 이 작품들은 여전히 단어라는 형식속에서 불멸의 숨소리를 내뱉고 있는 듯 했습니다.. 원어적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들 하시더라구요.. 상당히 난해한 관념적 언어로 표현한 묘사들과 의미들을 번역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라는 이야기는 진작에 들은바가 있지만 뭐 그런건 번역가의 어려움이겠고 전 무척이나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모든 단어와 언어적 조합은 천재작가 "포"가 분명 그 의도를 표현한 바가 있었겠지만 저까지 그런 전문적 영역에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이 작품속에서 보여지는 소설적 서사의 재미는 충분히 독자의 가독성을 끌어들이는데 한 몫을 했다고 싶습니다.. 너무 대중적이니, "포"의 문장답지가 않니라는 뭐 그런 이야기는 저하고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이 작품속에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포의 자화상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사적 운율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허구와 환상과 공포와 음울과 암울과 우울로 표현한 그런 감각적 느낌들 있지 않습니까, 모든 작품이 쉽게 쓰여진 듯 보이지만 철저한 계산과 의도에 의해 작성되어진 듯한 그런 느낌 역시 천재적 감성의 무한한 팽창을 맛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전 천재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모르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지닌 감성적 한계를 극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천재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에드가 알렌 포의 작품은 그런 감성의 극한을 일반독자들의 공감속에서 이끌어내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가 크신 이유가 있었군요... 근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포의 작품만 수록되었다면 중간에 조금 지칠수도 있었는데 마침 이 작품을 편집하고 엮은 이가 바로 마이클 코넬리라는 제가 대단히 사랑하는 작가님이시라 오히려 이쪽으로 눈이 더 가더군요 "처음엔(!)".. 중간중간 현시대의 작가님들의 필력을 알려주는 코멘트의 유머스러움도 상당한 볼거리구요.. "뽀" 할배에 대한 경험을 에세이로 보여주시는 이야기들도 상당히 공감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대단한 작가님들도 "뽀"라는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딱히 저와 다르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말이죠.. 물론 그 뒤에 알게된 영향의 댓가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모든 장르작가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의 삶속에서 현재까지 공존하고 숨쉬는 작가는 에드가 알렌 포 이외에는 아무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그가의 살인"에서 등장한 뒤팽이 훗날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탄생시키고 "어셔가의 몰락"과 "검은 고양이"의 감각적 공포가 스티븐 킹의 대중적 즐거움을 알게해주고 "황금벌레"속의 암호의 전문적 해독의 천재적 해석등 수많은 단편들의 스릴러적 감성과 장르적 즐거움이 모든 대중과 후대작가들의 감성에 자극적 행복함을 전달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돌아가신 "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까요, 아마도 분명히 작품을 집필할 당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영향력을 충분히 감안하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구보다 문학적 자신감이 대단한 분이셨을테니까요, 하지만 힘든 삶과 어리석은 죽음이었던 생이어서 조금은 안타까울 뿐이죠.. 아마도 신께서 자신의 불쌍한 영혼을 돌보아서 후대의 이토록 영광스러운 추대를 받기를 미리 아셨는지도 모를일이지요.. 아님 말고, 아이고, 정리합시다.. 일단은 소장용으로 이것만한 작품이 없을 듯 합니다.. 무척이나 뽀대나는 양장과 이미지와 제본이지 않나 싶구요.. 읽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느끼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단순한 포의 단편을 선집한 성의없는 작품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구요.. 현대의 최고 영미미스터리스릴러작가님들도 함께해욤~하시면서 애정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전 장르소설을 편독하는 독자이니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대중장르소설을 읽는다는 이유로 격이 낮다고 보는 사람들에게 "에드가 알렌 포"는 나의 격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무엇보다 보들레르라는 당대 최고의 시인과 수많은 19세기 중반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후대의 수없이 많은 작가들이 에드가 알렌 포를 찬양하고 칭송한 부분이 뭔지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는거니까요.. 그러니 당당하게 너거들이 "뽀" 맛을 알아?!~ 라고 해줍시다.. "뽀"도 제대로 모르는 것들이 말이야.. 주글라고!..땡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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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떠오르는 스릴러 호러의 대가 에드거 앨런 포가 올 여름 우리 곁으로 왔다. 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포의 작품을 찬양하는 지 또한 그의 작품이 최고라고 말하는지 눈으로 확인 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대가의 작품은 달랐다. 요즘 나오는 스릴러 같이 잔혹하거나 끔찍함은 없다. 그래서 더 무섭다. 우리 곁에 조용히 다가와 스멀스멀 사악함을 풀어내고 조용히 소리 없이 사라진 뒤에나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그런 무서움이 날 사로잡는다. 아몬틸라도의 술통 자신에게 무수히 많은 무례는 용서했지만, 모욕은 참을 없다는 이유가 복수를 불러온다. 우리는 많은 실수들을 한다. 그런 실수 중 하나를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모른다. 우리가 모르고 한 일이 죽음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요즘같이 감정기복이 심한 현대사회에 묻지 마 살인과 어느 면에서 일맥상통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가장 무섭게 본 글은 역시 검은 고양이다. 역시 난 고양이가 싫다 정말 싫다 그렇지 않아도 고양이의 레이저 눈이 무섭고 어른들이 말하는 고양이는 자신에게 해를 끼친 것에는 꼭 복수를 한다는 말을 들어 그 존재만으로도 공포감이 충분했는데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고양이역시 꼭 보복은 하고 야 만다라는 공식에 부합한다. 물론 이건 내 편견이다. 검은 고양이는 충분이 그럴 수 있다. 미친 주인 때문에 억울하게 고통 받았으니 동물이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야 하는 건 당연한데 나는 그래도 야옹이가 무섭다 . 앨런 포는 인간의 숨겨진 공포심을 검은 고양이에서 잘 드러내 놓았고 생각한다. 포의 작품마다 에드거 상 수상자들의 글에 대한 자신들의 감상 포인트가 있어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특히 아몬틸라도의 술통에 대한 단상은 잰 버크와 로렌스 블록 두 작가의 글을 통해 내가 느낀 것과 작가가 느끼는 것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글이다. 아몬틸라도의 술통은 두 번 읽고 서야 제대로 그 느낌을 알 수 있었던 작품이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역시 느끼지 못했던 아니면 간과 했던 부분을 되짚을 수 있어 더 좋았던 그런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