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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이 마무리 된지 고작 10년 뒤만을 보여주다니, 이 책이 '기란'의 일생을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로맨스 소설과 같이 결말을 맺는 것은 역시 양기란답지 않은 일이다. 양기란, 그녀는 황제의 후궁이지만 양기란으로 살고자 했다. 황제보다 자신을 더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여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황제가 있음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유령'이라는 드라마에서 박기영이 하는 말을 따라해보자면 "소설을 한 번 써 보자면 황제 윤이 오랫동안 살아 왕권을 강화시켜 놓았을 때만이 기란의 행복도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윤이 일찍 죽는다면 기란의 삶 또한 자불태후나 효열태후와 다르지 않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윤이 오래오래 살고 후계 문제가 확실히 매듭지어진 다음에야 기란은 멀고 먼 서촉에서 살았던 때처럼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나. 고작 10년 뒤에 기란과 황제 윤, 이친왕까지 행복해 보인다고 모든 것이 다 잘되었으니 안심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직 양기란은 살아있고 자신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그러니 여기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이것 하나 뿐이다. 지금 그녀는 행복하고 앞으로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꽤 오랜시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끝나지 않은 기란의 삶을 상상하며 소설을 써 보자면 하는 말인데 그녀는 황제가 있든 없든, 죽을때까지 양기란으로써 살아가고자 노력할 것이다"
자불태후와 효열태후는 황제의 사랑을 받았던 그 시절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다른 여인의 품 속에 있는 황제를 보는 것이 괴롭고, 자신이 점점 늙어가는 것이 원망스럽다. 모든 것은 자신들이 선택한 삶의 결과이지만 도통 인정할줄 모르는 그녀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만을 외쳐댄다. "이가의 남자들이란......" 그녀들도 이가의 남자를 사랑했으면서 더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삶을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즐거움으로 자신의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타인의 생살을 뜯어 먹으며 살아간다. 이런 그녀들에게 황제 윤의 사랑을 받는 양기란은 죽여야 마땅할 여인일 뿐이다. 자신만을 바라본 황제 윤이 여색만을 탐하는 것은 황제로써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자불태후는 기필코 양기란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야 말 것이며 호열태후는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구중궁궐 안에서 후궁들간에 암투가 벌어진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권력자에 의해 모든 사건이 오랜세월 짜임새 있게 사건이 만들어져 가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섬뜩해서 지켜볼 수가 없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아는 사람은 있을까. 촘촘하게 펼쳐진 그물을 피해갈 수 있는 이가 있을까. 그물을 만든 이조차도 이 그물이 무엇을 만들어 놓았는지 몰라 온몸이 감겨 죽어버릴 정도로 치명적인 독까지 품고 있다. 이 속에서 양기란이 살아남을 확율이란 거의 없을 것이다. 기란이 야맥처럼 정치적인 술수를 부리는 사람이 되는 것은 싫지만 너무나 순수하게 사랑만을 원하는 그녀는 너무나 바보같아서 답답하다. 냉궁에 내쳐진 후 윤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그녀가 선택한 것이 자유로운 삶이라고? 과연 그럴까. 사랑을 미끼로 자신의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소소가 함께 떠나자고 했을 때 선뜻 따라나서지 못한 그녀다. 황제가 정말 그녀의 바람대로 놓아줬다면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과거의 사랑을 추억하며 행복하게 살아갔을까.
단지 기란이 선택한 것이라면, 효열태후 앞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황제 윤의 사랑이 자신을 떠나갔을 때 자신은 그의 곁을 떠날 것이란 말이었다. 사랑을 잃고 권력만을 손 안에 움켜쥔 채 늙어가며 타인에게 고통만 주는 효열태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말이지만 자불태후, 효열태후, 황후, 야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목숨을 지켜야 하는 기란이 한 일은 결국 황제의 사랑에 기댄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제의 사랑이 떠나가면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삶을 기란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비연의 '기란'은 아주 잘 만들어진 로맨스 소설이다.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 남자가 아닌 황제가 되어야 하는 윤의 마음을 잘 표현해내고 있으며 황제의 사랑만을 바라고 그 안에서 설레임을 느끼는 기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기란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황제가 지켜주지 않으면 자신의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후궁의 삶을 보여줄 뿐이다. 권력의 다툼에서 물러나 행복만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허나 이는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야맥은 아주 치졸하고 끔찍한 방법을 썼지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삶을 살아갔고 자신이 선택한 삶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함께 자란 야맥에게조차 배신당한 기란이 권력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보여준 적이 있었던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의문조차 가지지 못했다. 적어도 자식을 지켜내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부모의 모습이라도 볼 수 있다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강한 어머니의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왕권이 안정되었으니 강한 어머니의 모습조차 보여줄 필요가 없다. 황제와 사랑을 나누는 기란의 모습이 잦은 것이 답답할 정도로 여기에는 황제의 후궁 양귀인만 있을 뿐 진정으로 그녀가 원했던,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던 양기란의 삶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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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작가님의 '암향' 이라는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더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기란'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암향 이 조금 더 좋았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자매처럼 자란 소소대신 황제의 후궁으로 들어오게 된 기란과 완벽한 황제, 성군이 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윤의 이야기 서로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서로만을 바라보는게 너무 좋았지만 그래도 꼭 기란을 후궁으로 남겨 뒀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ㅠㅠㅠㅠㅠ 물론 황자를 낳은데다 있으나마나한 황비인지라 실질적인 황후는 기란이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죽어서 묻힐때나 기타등등 여러모로 좀 아쉬웠다. 그치만 그 점을 제외 하고는 다 너무나도 취향! 그리고 여주남주 뿐 아니라 조연으로 나오는 두 태후들이 참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자불 보다는 효열에게 더 마음이 갔는데 번외 식으로 두 태후의 이야기도 그려주셨으면 좋겠다 시대물을 좋아한다면, 서로가 서로만을 바라보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 잔잔한 스토리 구성으로 읽기가 수월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힐링타임으로 읽기 딱 좋아요 주인공 기란의 성격이 당돌하고 말솜씨가 뛰어나 황제의 관심을 끌고 결국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께 강추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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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황제로 만들어 주는 사람은 많아도 황제를 황제가 아닌 남자이고 싶게 만들어 주는 사람은 많지않다. 한 나자로서 여인을 사랑하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못할것이 없는 것이 사랑에 빠진 남자의 당연한 심리이거늘 세상은 황제에게 그것을 원치않는다. 언제든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쉽게 취할수있는 환경이 그렇고 또 누군가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원치않는 다른 사람들이 그러했다. 그럼에도 한 여인을 사랑해서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내어준 황제는 종종 존재했고 그 황제의 관심의 대상이 된 여인을 사관은 요부요 악녀라 칭하였다. 왜 남자가 권력을 탐하면 괜찮고 여자가 권력을 탐하면 그것이 사악한 일이 되버리는지. 성별만 다를뿐 그들 모두 사람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는 존재가 아니던가.
"나가라! 이곳은 만천하의 주인이신 황제가 머무시는 곳, 나가거라!' (p.17) 황제의 후궁이 되기 위해 입궁한 양기란이 처음 황궁을 대면했을때 받은 느낌이다. 황궁에 황제의 여인이 되기위해 들어오는 여인들, 그녀들의 목적은 황제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지 권력을 나누어 가지고자 함을 아닐게다. 아니 어려서부터 그렇게 교육받지는 않았다. 여자란 자고로 남자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쇄뇌되어져왔고 길러졌을테니까. 황제를 황제가 아닌 한 남자로서 사랑한것이 기란에게 있어 불행의 시작이었다면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 황제 윤의 불행의 시작이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황제의 힘이 한군데로 쏠리는 현상은 있을 수 없기에. 세상은 그들의 사랑을 부정했고 반대했다.
"후궁들은 모두 귀인으로 통일하고, 황후를 맞이할 때까지는 쳐다보지도 마라?" (p.61)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황제인 줄 알았더니 그도 아니었나 보다. 효열 태후와 자불 태후 등 두 태후의 권위가 황제의 권위보다 높았고 종친들의 권위 또한 그에 못지 않았다. 아직 황후가 없으나 그 자리에 예비된 황후가 있어 그 누구도 그 자리를 넘볼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걸 그냥 두고 보기에는 황제 또한 자존심이 대단했다. 황권을 뒤찾기 위한 윤의 노력은 서서히 그 결실을 찾아가지만 윤과 기란의 사이엔 오해도 생겨나고 그로인해 사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황제는 사랑을 해서는 안되는 존재일까? 오직 여인들을 사이에 두고 그들의 다툼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오라버니의 정혼자인 양소소를 대신하여 후궁으로 입궁하게 된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복마전 속으로 빠져들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황제가 아닌 한 남자로서의 사랑을 바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황제의 소생을 낳는 길만이 권력을 영원히 유지하는 것인데 불행히도 기란은 믿었던 친구(야맥)의 배신으로 이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불임의 몸이 되버린다. 황후로 예비된 유친왕의 딸 현인 또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술수를 부리는 대가기도 하다. 가장 큰 관문인 황제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그 화가 그녀에게 되돌아오게 되기는 하지만 유친왕과 그의 양녀인 현인 사이에도 누구도 알아서는 안되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번에 세번째로 읽게 된 소설이다. 매번 읽을 때마다 다른 재미를 실어주기도 한다.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 좋았고 그래서 더욱 열심히 읽어가게 된다. 만약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19금이 될 것 같지만 정은궐 작가의 <해를 품은 달>이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 버금가는 재미난 드라마로 거듭날 것 같기는 하다. 황제를 황제가 아닌 한 남자로 만들어 버린 여자 기란과 오로지 그 한 여자만을 사랑한 남자 윤, 그들이 사랑에 황궁은 다시금 거친 폭풍 속으로 휩쌓이게 된다. 황제의 사랑을 차지하고도 꿈을 이루지 못한 여인을 한은 또 얼마나 깊을까? 아니 그전에 사랑을 받지 못한 여인들의 한으로 궁안은 언제나 차디찬 냉기가 흘러 넘친다. 기란과 윤의 사랑에 관심이 가는 것이 아니라 후궁이란 이름으로 갇혀 살아야 하는 다른 여인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
|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남자고 남자를 낳은 사람은 여자라는 말이 실감되는 글이었네요..구중궁궐에서 황제를 둘러싼 태후.황후.후궁들의 권력을 위한 음모와 계략들이 난무합니다...휘와 기란의 비중보다 효열의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 느낌입니다...사랑에 버림받은 복수심에의해 시작된 암투가 이야기의 대부분을 이끌어 가니까요...개인적으로 휘도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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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마라. 네 것이 될 수 없다.” 여주가 말만 번지르 무능력이라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