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전 염병으로 죽었다던 할머니가 67년 만에 나타났다? 그것도 무려 60억 원이란 엄청난 액수의 돈을 가지고?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는 이렇게 시작된다. 주인공인 '나'(최동석)는 입사시험에 88연패라는 대기록을 가지고 있는 나이 꽉찬 청년 백수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집에서 할 일없이 잠을 자고 있는데, 누가 자꾸 초인종을 쉴 새 없이 눌러댄다. 강제로 잠에서 깨어나서 누가 이렇게 초인종을 누르나 하고 현관을 열어보는 순간 어느 키작은 할매가 벙거지 모자에 깃털을 꼽고 나타나서 '내가 네 할매다'란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야. 우리 할매는 광복 직전에 염병에 걸려 죽었다고 했는데...알고 보니 진짜 친 할머니가 맞다! 이름은 '정끝순' 여사.
처음에 할매가 돌아왔다는 말에 가족들은 별로 반가워 하지 않는다.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이자 최씨문중의 장손인 할아버지는 할매를 보자마자 쌍욕을 한다. 그 점잖던 할아버지가 왜그러는 걸까? 할매가 일본순사와 눈이 맞아서 도망갔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 할아버지에겐 할머니는 민족의 배신자, 가족을 버린 나쁜 여자이다. 아버지와 고모는 쌍둥이인데 젖을 떼기도 전에 집을 나가버린 할머니를 별로 내키지 아니한다. 엄마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슨 시어머니냐는 둥 가족모두가 할머니의 출현을 반기지 않는다. 하지만 할머니가 60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할아버지를 제외한 모두의 눈빛이 바뀐다. 이 때 부터 60억을 받기위한 가족들의 노력이 시작되는데...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그 유쾌함 뒤에 할머니의 가슴아픈 과거와 할아버지의 오해 등이 숨어있다. 할머니의 과거를 보다보면 왠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다. 마츠코는 정말 비운의 여성이지만 말이다. '나' (동석)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마치 천명관 작가의 '고령화 가족' 에서 인모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분위기도 '고령화 가족'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분위기가 든다. 어딘지 하나같이 뭔가 모자라는 듯 부족해보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고령화 가족 같은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할머니를 좋게 대하지만 나중에는 정말 진심으로 가족애를 가지고 할머니를 대하게된다. 유쾌하면서도 훈훈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소설이다.
분량은 300페이지도 안되고, 내용도 속도감이 있어서 부담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할매~ 60억이 진짜 사실이요?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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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기 전 사전 설명만 읽었을 때 할머니가 죽었다 환생했나 하는 착각을 했더랬다. 아 그런 정말 나의 대단한 착각 여름철 딱 좋은 귀신이야기는 아니 다는 그래도 이 책을 읽고 건진 건 역시 가족에 대한 사랑은 아무리 숨겨도 어려울 때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 정도 그런데 나는 할머니가 진 작에 돌아오던지 아니면 돈만 던져 주던지 아 그건 또 아닌가 할머니는 풀어야할 평생의 숙제가 있었으니 다만 좀더 멋지게 돌아오던지 드럽게 왜 가래를 뱉어 뱉길 미국까지 가서 살았다며, 하나도 변한게 없는 전형적인 할머니 요즘 우리나라 할머니들 엄청 세련 되게 변하셨는데 그래도 역시 가족은 소중한 것 이여를 외칠 수밖에 없다는 결말 백수로 지내는 나는 오늘도 여전히 그렇게 방구석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무자비하게 울리는 초인종 소리 결국 문을 여는데 죽었다고 들었던 할머니란다. 이게 무슨 시츄웨이션 이게다 할아버지의 복수 할머니는 독립운동을 하신 할아버지를 버리고 일본순사를 따라 줄 행낭을 쳤다는 것 그런데 진실은 또 다르다는 것 가족들은 할머니의 방문을 거부하지만 할머니는 때는 이때다 하고 자신의 재산을 가족들 앞에 투척하시니 다들 아닌 척 해도 돈 앞에 자존심은 한낱 물거품 같은 것 그렇게 할머니를 구박하던 할아버지마저 어물 정 하게 묵인한다. 그런데 이 가족 속을 들여 다 보니 온통 문제투성이다.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한 적도 없었다. 아버지는 정치라는 늪에 빠져 살고 어머니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여동생은 이혼하고 또 다른 탈출구를 모색 중 나는 애인을 친구에게 빼앗기고도 애인의 소식이 궁금해 친구에게 술을 얻어먹고 사는 그런 남자다. 나는 할머니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할매가 돌아왔다는 그 속에는 못난 남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실패를 못나게도 약한 존재인 자신의 여자들에 푸는 그런 못난이들 특히 폭력으로 자신의 치부를 감춘다고 그게 감춰질까 문제는 현실 속에도 많은 남녀 관계가 비슷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의 못난이 근성이 언제쯤이면 바뀔까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기 보다는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우리가 앞으로 어른이 될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중요한 교육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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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여부조차 알 수 없었던 할머니가 67년만에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면 어떤 기분일까?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여섯번이나 바뀐 강산에 할머니를 알아보는 가족이 있기나 할까? 그래도 혈연이라면 남들은 알지 못하는 가족만의 끈끈한 느낌이 있을거다. 예전에 이산가족 찾기 프로를 보면 몇십년이 지났음에도 만나자마자 부둥켜 안고 엉엉 우는 모습을 보면 내 가족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드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동석은 10년 넘게 사귄 사랑하는 여인을 친구에게 빼앗기고 상실감에 5년을 넘게 뒹굴뒹굴 구들장과 놀고 있는 백수 청년이다.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던 동석에게 상상을 초월한 일이 일어났다. 67년전 남편과 어린 아이들을 버리고 왜놈을 따라 일본으로 도망간 할머니가 갑자기 가족들 앞에 나타났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없이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주로 남자들이 바람 피우다 늙어서 조강지처한테 돌아오는 소재는 많이 봤는데 할머니가 바람난 주인공이라니..무대보로 집 안에 들어선 할머니는 처음 만나는 손자 동석에게 내가 네 할머니다라고 통보한 뒤 베짱좋게 그 집에 눌러 앉는다. 할머니의 뻔뻔함에 가족들은 할 말을 잃는다.
독립운동하는 아버지를 왜놈에게 신고하고 자식까지 버린채 왜놈과 함께 도망간 어머니를 어떻게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인데도 가족들은 할머니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 이유는 할머니의 60억 유산 발언때문이다. 시의원에 출마해 매번 낙방하며 집안 가산을 탕진하고 있는 아버지, 백수로 놀고 있는 아들 동석, 슈퍼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는 엄마,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 온 딸,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딸을 키우면서 이제야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난 고모에게 할머니의 60억은 과거도 용서할 수 있는 호재였다.
67년동안 할머니에 대한 애증을 가슴에 품고 있던 가족들이 실체도 없는 60억이란 한마디에 할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모습은 역시 인간에게 돈은 그 어떤것도 모두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에 씁쓸했다. 가족들에게 할머니의 60억은 그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실체없는 돈 때문에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견제로 분열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할머니때문에 다시 든든한 가족의 사랑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돈으로 가족의 환심을 사려했던 할머니..할머니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고 난 후 가족들은 할머니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다. 60억은 거짓이 아니라는 할머니의 말을 정말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저자는 증명하지는 않았다. 60억에 대한 믿음은 오로지 독자 마음이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가족이었는데 각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니 다들 곪기 직전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었다. 가족임에도 속시원히 속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하던 가족들이 67년만에 나타난 할머니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훈훈하게 그려졌다. 동석이 가족이 각자의 행복을 찾아 떠나면서 60억의 존재는 중요하지 않았다. 돈 보다 더 소중한 가족의 단결과 사랑을 되찾게 되었으니까..코믹하면서도 코 끝이 찡해오는 감동을 전달하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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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책의 표지와 책 소개를 뒤덮은 단어가 있다.
두번째는 67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세번째는 60억의 유산이다.
이 책이 김범이라는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조선새대의 마지막 선비라는 최씨 문중의 한가족을 등장시킨다.
처음에는 할머니와 할머니 등장으로 시작된 가족들 간의 60억 유산 쟁취전이 흥미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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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먼저 떠오른 것은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였다. 비슷한 문장의 제목형식이니 김영하의 소설이 떠오른 것도 당연할 것이다. 물론 안에 담긴 콘텐츠 많이 달랐다. 아니, 읽는 내내 <오빠가 돌아왔다>는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고,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만 궁금했다. 그만큼 이 작품, <할매가 돌아왔다>는 흡입력이 좋은 작품이다. 다음 장면이 궁금한 첫 번째 이야기는 무엇보다 ‘할매’의 정체에 관한 것이다. 60여년 만에 나타난 그녀가 품고 있는 사연은 대체 어떤 것일지, 왜 그녀는 핏덩이 같은 자식과 남편을 두고 먼 이국땅으로 떠나야했는지 그 전모가 궁금했다. 물론, 주인공 할아버지의 이야기처럼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는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오해의 수레바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 만큼 그녀의 캐릭터는 독특했고, 또 그만큼 그녀의 역사에 대해 궁금하게 된 것이다. 다음 장면이 궁금한 두 번째 이야기 역시 할매의 등장과 맞물린다. 그녀가 가지고 있다는 60억의 정체에 대해서 작품은 좀체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진짜 60억이 있는지, 혹은 그 이상의 금액인지, 혹은 그녀의 말이 정말 진실이라면 어떻게 그 돈을 모을 수 있었는지...모든 것은 의문 투성이었지만, 할매는 자신의 손자에게는 물론, 독자인 나에게도 결코 명확하게 가르쳐 주지 않으며 요리조리 빠져나간 것이다. 또 하나의 다음 장면이 궁금한 이야기는 화자인 주인공과 그녀의 오래전 연인 ‘현애’와의 관계였다. 주인공의 친구와 결혼한 주인공의 옛 여인, 그리고 그 여인을 여전히 잊지 못한 채 그 여인과 결혼한 친구와 오늘도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주인공...뭔가 아슬아슬하면서도 위험성을 내포한 이 관계의 끝이 어떻게 될 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 자체의 스토리 역시 그 미래에 대해 궁금했다. 애인과의 파국 이후 10년 동안 백수로 지내고 있는 이 남자의 가능성(?!)은 어디에서 발현될 것이며, 혼란한 시국(?!) 속에서 어떤 걸음을 보여줄지 쉬이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작품의 주요한 포인트는 분명 ‘60억’의 정체에 있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그릇의 크기는 그것을 훨씬 커 보인다. 거시적 사건을 발판으로 전개되는 미시적인 이야기들은 매우 쫄깃했고, 책을 덮은 다음에도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잘 살고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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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경쾌한 타이포그라피에 뭔가 아주 오래전 시대에서 날아온 듯한 묘하고 괴상한 분위기의 할머니. (이우일 쌤이 디자인한 표지란다. 평소 이우일 쌤의 팬인 나에게는 플러스 요소!) 그리고 '감히 오쿠다 히데오와 맞장뜨는 소설'이라는 도발적인 띠지 카피! 재미있게 읽을 만한 이야깃거리를 찾던 나는 웃기고 뻔뻔하고 가슴 뛴다는 카피에 한번 속아보기로 하고 이 책을 카트에 넣는다.
이 책의 주인공 동석의 집에 어느 날 갑자기 '광복을 코앞에 두고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깃털 달린 기괴한 밤색 벙거지 모자를 쓰고 동전만 한 은빛 반짝이가 잔뜩 달린 요상한 원피스 정장을 입'고 돌아온다. 표지의 저 할머니처럼 기괴한 모습으로. 재산 60억을 들고.
"할아버지 악다구니 속에서 나머지 식구들은 침묵했다. 각자 계산이 바쁜 모양이었다. 어머니는 고개를 숙였다. 뭔가 남에게 들키지 말아야 할 표정이 나올 때 모습이었다. 고모는 '주여' 소리를 다섯 번 냈다. 고모 역시 갈등 중인 듯했다. 그걸 읽었는지, 처음부터 예상했는지 할머니는 한껏 편안해진 표정으로 창밖 어둠을 감상했다." -본문 34쪽 중에서
입사 시험과 세무사, 법무사 등 각종 자격시험 통틀어 88연속 고배를 마시고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살아가는 동석에게도 할머니의 60억은 희망이다. 아버지, 어머니, 이혼녀 여동생 동주, 고모, 그리고 동석이 60억이 정말 있는지, 있다면 자기에게 얼마나 떨어질지 계산해 가며 할머니 주위를 맴도는 이야기가 작가의 재기 발랄한 입담을 통해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60억 유산은 정말 있는 걸까?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다.ㅎㅎ)
"기분이 어떠세요?" "서럽다. 내 여행도 이제 막을 내리는구나. 나와 함께 내 일기를 썼던 모든 이가 다 죽었구나. 나 하나 남았어." "그래도 억울한 누명을 풀었으니 기분은 후련하시죠?" 할머니가 피식 웃었다. 이런 웃음은 처음이었다. "한 잔 더 하세요." 할머니는 한 잔을 더 들이켜곤 낮은 목소리로 금발의 제니를 불렀다. 그런 생각을 했다. 세월이 한 100년 흐른다면, 나도 죽고 나면 이 할머니의 모진 인생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텐데 진실이란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본문 272쪽 중에서
때로는 동석이, 때로는 동주, 때로는 그 누가 되어 '할머니의 진실은 대체 뭐지' 집착하며 이야기에 몰입했던 나는 이 대목에서 멍 때릴 수밖에 없었다. 소설을 읽을 때마저 '진실'에 목매는 나에게 작가가 이렇게 묻는 것 같았다. '진실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난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도발적이고 뻔뻔한 카피에 속는 셈 치고 사서 읽길 잘했다. 웃기고 뻔뻔하고 가슴 뛰는 이야기를 읽으며 충분히 즐거웠으니까. 더운 여름, 휴가지에 가져가거나 아니면 선풍기 틀어놓고 집 안에서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재미있는 데다 가슴을 찡하게 하는 감동도 있고! 오쿠다 히데오와 맞장뜰 만하다.^^ 주저없이 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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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세상에서 가장 웃긴 할매는 바로 이 할매가 아닌가 싶다. 67년만에, 그것도 갓난 아기때 버리고 나갔던 아버지가 할배가 되어가는 마당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는 집안을 발칵 뒤집는 할매라니....!!!이제껏 할매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사망했다고 알고 자란 서른 중반의 백수 손자가 집을 홀로 지키고 있을 때 찾아와 어제 집나갔다 온 할매처럼 욕실을 지저분하게 사용하고, 이것해라 저것해라 가족들에게 요청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처음 보는 며느리에게 대뜸 절부터 해내라고 하다니.....정끝순! 그녀! 정말 물건은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대 할매 캐릭터 중 최고가 아닌가 싶다. 보통의 할머니 캐릭터는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속에서 힘없는 노인의 모습이거나 병든 모습이거나 치매에 걸렸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다면 정끝순 할매는 뻔뻔함 과 당당함을 동시에 갖추었으면서도 맘 속으로는 풀지 못한 응어리를 거짓말과 밀당으로 승화시켜 67년만에 만난 가족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그녀의 과거는 FBI도 알 수 없는 가운데 동전만 한 은빛 반짝이가 잔뜩 달린 요상한 원피스 정장을 입은 할매는 가족들을 향해 폭탄을 투하했다. 60억의 유산을....!!!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는 세상 속에서 최씨 문중의 자손이지만 매번 선거에서 쫄딱 미끌어지고 있는 아버지도, 슈퍼를 운영하며 생계전선에 나선 어머니도, 가족 중 가장 부유하지만 이혼 후 가족의 생계를 어머니와 함께 도맡아 지고 있는 여동생도 돈이 궁했다. 거기에 서른 다섯이 되도록 취직 한 번 못해 본 채 방구석을 지키고 있는 밥벌레인 "나"는 오죽하겠는가. 10년을 사귀었지만 가장 친한 친구 상우에게 빼앗긴 첫사랑을 여전히 잊지 못하면서도 가난은 그로 하여금 상우에게 맨날 술을 얻어먹게 만들고 그런 날은 어김없이 상우가 와이프를 매타작 하는 날로 이어졌다.
가난에 발목잡힌 그들에게 할매의 과거는 과거일뿐! 다만 그녀의 60억이 실존하는지가 관건이라 고모네는 고모네대로~ 가족들은 가족들대로~ 할매의 과거 역추적에 나섰는데,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그녀의 60억은 쉽게 밝혀지지 않는다. 그 가운데 여러 사건들을 할매와 겪으면서 가족들은 역사와 화해하고 과거와 화해하면서 웃음 외의 감동을 함께 건네주고 있다.
눈물겨운 사연이 웃음이 되고, 웃다가도 가슴이 짠한 과거 이야기가 되풀이되면서 할매 못지 않은 밀당으로 독자를 이리저리 굴려대는 작가 덕분에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까지 다 읽어버렸는데 책장을 덮고나니 아쉬움이 배가 된다. 너무 재미있어서 드라마가 되면 어떨까? 할매는 누가 캐스팅 되면 좋을까? 등등의 엉뚱한 상상을 해대며 2탄이 나와도 참 재미있겠다 싶어졌다.
진짜일지...뻥일지....끝까지 궁금하게 만든 그 놈의 60억~!! 할매, 진짜 있긴 한거야?
함께 달려가 묻고 싶어진다. 이 할매, 어디가면 만날 수 있을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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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할머니의 슬픈 운명. 조선시대 여인들의 운명.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인데 그 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이리저리 평생을 떠돌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할머니. 책에도 나온다. 병자호란때 끌려갔다 다시 돌아온 여인을들 화냥년이라고 욕했던 우리의 역사. 위안부 할머니들을 안아주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바로 제니할머니이다. 할먼의 60억 꼭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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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했다. 세월이 한 100년 흐른다면, 나도 죽고나면 이 할머니의 모진 인생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텐데 진실이란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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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일본인과 바람이 나 남편과 자식을 모두 버리고 도일해버린 파렴치한 끝순이할머니.. 그런 그녀가 어느날, 너무도 뻔뻔하게 동석의 집을 찾아온다!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를 자처하는 할아버지가 쌍욕을 하고~ 진보정당후보로 시의원선거에 나와 연거푸 낙선한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길 거부하고~ 동네수퍼를 운영하며 집안생계를 책임지는 엄마가 당신이 시어머니인 증거를 보이라고 큰소리치고~ 일찍 남편을 여의고 갖은 고생끝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고모가 당장 돌아가라며 펄펄 뛰는 와중에~ 할머니는 폭탄선언을 한다~ "너희에게 물려줄 재산 60억이 있다!" 라고~~!! 각자 자신만의 이유로 인해 돈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 나타난 과거가 의심스러운 할머니.. 유산을 떠올리며 과거를 모른체해야할지? 과거청산을 실현한후 유산을 포기해야할지? 모두가 마음속으로 계산하는 가운데 한 사람의 가치가 돈으로 결정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된다.. 진짜 돈이 있는걸까? 라는 의심이 증폭되면서 할머니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수시로 바뀌고.. 67년만에 돌아온 할머니의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운 가운데.. 할머니처럼 천대받는 입장인 동석만이 할머니를 돈덩어리, 웬수덩어리가 아닌 '할머니'로 보아준다는 점은 '동병상련'을 떠올리게한다. 친지들의 모임에도 참석할수없는 민족과 가족의 배신자로 낙인찍힌 할머니.. 그녀에게 67년전 그 당시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아무도 궁금해하지않는 가운데 동석만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나면, 통곡하는 할머니를 따라 나도 울고싶어진다.. 예전엔 우리네 굴곡진 역사의 아픔이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등으로 볼수있었다. 누구도 바라지않았던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아왔던 그들.. 한동안 잊고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소설로 만나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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