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리뷰 [깃털 도둑]
- 우리는 어쩌면 모두 깃털 도둑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추리소설 형식을 띈 듯하지만, 현실의 사건(실화)을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보고서이다. 소설보다 오히려 더 탄탄한 구성 방식으로 역사 자료와 과학계의 발견, 인류사에 숨어 있는 진실들을 간결한 문체로 설명해 준다.
2011년 저자는 플라이 낚시를 하던 중, 2009년 6월에 일어난 하나의 사건을 듣고 그 사건의 진실과 배경을 알아 내기 위해서 5년간의 시간을 쏟는다. 그 결과, 이 책은 자연에 집착하는 인간들의 기이하고 충격적인 욕망에 대해서 고발하는 범죄 수사물처럼 전개된다.
처음에 저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사건의 전말을 페헤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둑 맞은 새들을 찾는 일이 인류에게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 깨닫게 되면서 오로지 자발적인 의지로 사라진 깃털을 되찾기 위해 5년의 세월을 바친다. 그 일은 (2011년) 이제 막 아내가 되려는 사람의 전적인 지지와 믿음으로 시작되었고. 결혼한 이후에도 불안과 고난을 이겨내는데 전폭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 주었다. 또한 박물관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도 함께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박물관에 놓인 수많은 표본의 가치와 생물학자, 자연학자, 큐레이터들의 숨은 노력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또한 지식과 깨달음을 동시에 얻게 되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플라이 타이어와 플라이 낚시, 그리고 조류 사냥에 대해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기분이 들게 된다. 또한 인간의 탐욕과 속임수, 자연 파괴에 대한 잔혹사를 엿보는 것 같다.
"그건 약과에요. 혹시 에드윈 리스트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어요? 아마 그가 플라이 타이어들 중에 최고일 겁니다. 플라이에 붙일 깃털을 구하기 위해 영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새들을 훔쳤을 정도니까요" (22쪽)
플라이 낚시 가이드가 전한 이 단순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저자. 이후 저자의 필사적인 5년의 시간과 그 시간 속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과 경험에서 얻은 자료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의 내용에는,
"플라이 중독자, 깃털 장수, 마약 중독자, 맹수 사냥꾼, 전직 형사, 수상쩍은 치과의사 같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그들의 은밀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가득 차 있다.
한편, 저자는 "속임수와 위협, 루머가 난무하는 세상을 직면해야 했으며" 아무리 값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도 마주해야 했다.
그렇다 보니 결말에 도달하면 할수록,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더더욱 무거운 마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에드윈 리스트와의 인터뷰 장면(284-297쪽)을 읽다 보면. 어떤 순간에는 비웃듯이 박물관을 조롱하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 그의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속아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도 같다.
과학의 발견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자연사 박물관은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것인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과 그런 인물을 양산하는 법망의 그늘은, 결국 누구의 죄인지. 말도 안 되는 억측을 하게 된다.
정말 절대로 유쾌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특히,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말레이제도, 이루제도 등지에서 잡혀 온 수없이 많은 아름답고 희귀한 조류들에게 미안해진다. 노란왕관오색조, 스팽글드코팅거, 큰극락조, 붉은가슴과일까마귀, 케찰 등등. 자연을 날아다니는 모든 새들에게 미안해진다.
찬란하게 아름다운 새들의 깃털을 이용해서 자신의 끝없는 욕망을 추구했던, 가장 뛰어난 플라이 타이어 중 한 명이었다고 할 수 있는 에드윈 리스트의 범죄가 어찌 용서받을 수 있을까. 돈과 욕망을 탐하기 위해 저지른 범죄인데. 자연과학에 종사하는 이들이 목숨을 걸고 수집한 자연의 생물들인데. 그것들을 그렇게 쉽게 탐하다니.
총 3부로 나눠진 이야기 중에 1부의 내용이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탐험가이자 생물학자였던(그러나 정말 모르고 있었던)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라는 과학자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자연사 박물관의 시작인 트링박물관의 설립 과정과 그 집안의 역사적 배경이 퍽 재미있었다. 그리고 플라이 타잉이 시작된 유래. 결국 이 깃털에 대한 열병에 대한 얘기는 실감이 났다. 그리고 이런 역사적 과정과 배경이 오늘날의 에드윈 리스트 같은 괴물을 양산하고 말았다는 생각에 머물게 했다.
유명 인사의 모자 깃털, 플라이 낚시 등에 쓰인 새의 깃털. 그것을 공수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양으로 수집된 죽은 새들의 모습. 그리고 이런 저런 전차로 세상에 스며들었던 깃털들. 번득 꿈속에 등장할까 두렵다. 새의 깃털이 이렇게 영롱하고 신비하고 아름다웠는지. 책을 읽다 보면 계속 그런 생각에 머물게 된다.
"에드윈은 탐욕 때문이 아니라 플라이 타잉이라는 예술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그런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터널 버전'이라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 것이다"(199쪽)
라며, 박물관 침입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논리였다고 진단을 내린 의사나 새로운 깃털을 강요했던 커뮤니티 다수의추종자들. 그들 또한 엄연한 깃털 도둑이다. 공범자들이다.
이런 인류사를 밟고 지나서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이유로, 과연 용서 받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우리 또한 깃털 도둑이 아닌가, 최소한의 묵인 속에 공범을 저질렀 것은 아닌가 하는 죄의식마저 든다.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한, 기이한 보고서이다.
[책의 겉표지; 매우 자극적이다. 새의 깃털을 만지는 느낌이 든다]
[케찰 ; 화려한 깃털 덕분에 인가가 높다.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도, 이베이에서 일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트링박물관 ; 로스차일드 박물관으로 영국 자연사박물관으로 기증됨.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류 컬렉션을 소장한 박물관 중 하나다. 2009년 6월 늦은 밤, 미국에서 유학 온 플루트 연주자이자 플라이 타이어인 에드윈으로부터 많은 표본을 도둑 맞았다. ]
[연어 플라이 ; 플라이 모양이 점차 발달하여 만든 사람드르이 이름이 붙여지고 있다.]
[p.s.]
이 책을 올해의 나의 책으로 뽑은 이유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두 권의 후보가 남아 있지만;;;)
1. 유익하다 ; 새로운 정보들이 쉽게 읽힌다. 2. 저자의 집념과 노력에 존경심이 생긴다. 3. 제목을 듣고, 책표지를 보고 나면, 쉽게 잊혀지지가 않는다. 4. 소설인지 다큐인지, 책장을 덮을 때까지 혼란에 빠지게 한다. 5. 세계사 공부, 자연사 공부에 다양한 자극을 준다.
[사족] 이 책을 이번에 정년 퇴임을 하시는 63세 노교사에게 선물할까 한다. 한 권은 이미 절친에게 가 있고. 이번 것은 내가 소장하려고 했는데. 그분이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실 때, 이 책이 어떤 도움을 줄 것만 같은 기막힌 예감이 들어서이다. 탐사, 탐방, 탐문, 필사적인 진실 찾기 등에 주력하시면서 몇 년의 세월을 매우 역동적인 시간으로 보내실 수 있도록, 어떤 인생 가이드 같은 책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번 그림책 <너에게 보여 주고 싶어 이 놀라운 세상을 > 드리면서, 매일 일상의 심심하고 고요한 변화를 의미있고 감탄할 만한 것으로 만드는 마법 같은 그림과 문장을 만나게 하고 싶었다면. 이 책은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역동적인 시간의 설계를 도와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처럼 어떤 사명감과 정의감에서가 아니라, 직장을 다니는 동안 놓아 버렸던 다른 삶(활동)에 대한 집요한 탐방을 시작하면 어떨까 싶어서이다.
|
|
우선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사실 그 죽은 새와 깃털을 다 찾아낸다고 한들 에드윈의 처벌 수위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박물관에서 다시 연구 목적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 범죄가 어떻게 꾸며졌는지 그 새들이 어디로 갔는지를 끝까지 파헤쳐보려고 한 작가의 의지와 노력에 감탄했다. 현실이 더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내가 모르는 세계는 여전히 무궁무진했다. 플라잉의 역사가 흥미진진했고, 예로부터 사람들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 모자에도 깃털을 달고, 그 깃털도 희귀종의 새 깃털로 달고, 참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낚시에 관심이 없으니 플라잉을 잘 모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지만, 낚시가 아닌 "예술작품"으로써 플라이의 세계는 더더욱 무궁무진했다. 박물관의 새들이 너무 쉽게 도난당한 것도 황당하지만 갑자기 에디윈에에게 없던 정신적인 질환 아스퍼거 증후군이 생겨 집행유예 12월이라니 형량은 더더욱 황당했다. 무엇보다도 월리스의 노력이, 다윈과 같은 세대에 태어나 세계에 대해 목숨을 걸고 연구하고 수집한 자료들이 스무살도 안된 멍청한 젊은이 때문에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화가 났다. 인터뷰한 내용들을 보면 정말 궤변에 가까운 답변들을 내놓는데- 박물관에 그렇게 새들이 많이 보관되어있지 않았다면 밖에 있는 살아있는 새 50마리는 살았을 거라는 둥(박물관에 새가 보관되어 있어서 살아있는 새를 죽여 플라잉을 만들었다는건가),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될거면 이미 되지 않았겠냐, 연구 가치가 있느냐 이딴식의 대답을 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 정말 화가 나는 답변은, 저는 도둑이 아니에요. 라는 말이었다. 그럼 대체 누가 도둑이라는 말인가. 무슨 자기가 대의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대단한 일이라도 했단 말인가. 현실이라 그런가 책을 다 읽었는데 월리스의 인생을 바쳐 만든 결과물이 한순간 날아가 버린 것도, 에드윈이 그런 처분을 받고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것도, 플라잉을 한다는 사람들이 한다는 대답도 참 답답했다.
|
|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큐형식으로 쓴 다큐소설이라 명명하는것이 좋을 것 같다. '책읽어 주는 나의 서재' 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그 프로그램에 나왔던 책이기도 하고, 뻔하고 무료하던 일상을 영위하던 중, 제목의 독특한 끌림이 좋아서 구매하여 읽게 된 책이다. 추리소설을 능가하는 작가의 필력과 실화라는 모티브는 읽는 이로 하여금 읽는 내내 몰입을 야기시켰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과 그것을 영위하기 위한 자연의 파괴,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의 기묘한 술수 등 시종일관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었다. 물론 책 서두에서 나오는 플라잉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지루함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새의 깃털장식을 계급의 상징인냥 모자에 부착하고, 그것을 위해 닥치는 대로 마구 포획하며 몇몇 종들은 멸종위기까지 내몰았던 20세기초 인간의 잔인성은 몸 서리 쳐질만큼 충격적이였다. 또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단지 아름다움과 경제적 풍족함만을 꿈꾸며 자연사 박물관을 털었던 젊은이의 이야기는 도저히 21세기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분노케 했으며,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그의 이야기도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아직도 아프리카나 남미의 어느나라에서는 불법포획이 금지된 많은 야생동물들을 포획하거나, 박제시키기 위한 인간들의 잔악무도한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 하지만, 동물들과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사는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기심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행동들은 우리 모두가 결연히 선을 금지시켜야 할 행동양식이리라.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진 이 사건을 위해 몇년간 추적하며 범죄를 파헤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여정을 중단치 않았던 작가 커크 월리스 존슨의 끈질길 추적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잘못된 일의 원인은 무엇이였으며, 왜 동조하면 안되는지,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 작가의 끈질긴 사명감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묻혀 버렸을 것이다. 로맹가리의 소설 '하늘의 뿌리'에서도 주인공이 아프리카의 코끼리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이 소설과 어느정도 괘를 같이 하는 이야기라 생각되어 감히 추천해 본다. |
|
역시 추천이 많은 이유가 있었군요 사전 스포 없이 제목이 주는 느낌대로 동화나 소설 장르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묘사가 너무 사실적이라 실환가? 생각이 들어 책 뒷페이지를 보니 관련 사진들이 첨부되어 있었어요 이 책은 2009년에 영국의 어느 박물관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범죄 다큐 형식이네요 에드윈이라는 플룻 연주자가 새 가죽과 깃털을 훔치면서 출발하는 이 책에서는 깃털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이 나오는데 무척 흥미롭네요 사실만 쭉 나열하는 형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비교적 쉽게 읽어나갈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당시 여성들의 화려한 깃털모자에 대한 욕망이라든가 플라이 타이어들의 과시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희귀새들의 희생이 있었을지.. 무튼 저자의 노력으로 종결된 사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또한 많은 변화가 생겨나서 무척 다행입니다. |
|
2009년 촉망받는 플루트 연주자이자 플라이 타잉(연어 낚시용 미끼) 커뮤니티의 유명인이었던 에드윈 리스트가 자연사박물관에서 조류 표본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저자는 다소 황당한 조류 표본 도난 사건에 흥미를 느끼고 조사를 착수하며 이 책은 그가 남긴 조사 기록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할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다.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조류 발견이 갖는 의미,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조류 깃털 열병과 조류 보호 운동의 역사, 연어 낚시용 플라이 재료로서 희귀 깃털이 가지는 엄청난 가치 그리고 도난 사건의 주인공인 에드윈이 플라이 타잉에 매료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2부는 에드윈의 박물관 침입 경로와 그의 검거 및 재판 과정을 소개한다. 박물관은 도난이 발생한지 무려 한 달이 지나서야 도난을 인지한다. 경찰은 범인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사건 발생 1년 후 우연히 접수한 제보를 통해 에드윈을 체포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에드윈은 아스퍼거 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고 유유히 풀려난다. 박물관은 사라진 조류 표본 일부를 되찾지만, 60여점의 행방은 찾지 못한다.
3부는 저자가 행방이 묘연한 60여점의 조류 표본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사건을 추적하던 저자는 에드윈 및 그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롱 응우옌과 인터뷰를 하는데 성공하고, 롱 응우옌으로부터 남은 표본 일부의 행방을 알아내는데 성공한다. 저자는 또 한명의 주요 인물인 쿠튀리에의 행방도 쫒지만, 그는 이미 모든 컬렉션을 처분하고 사라진 상태였다. 저자는 에드윈의 도난품들이 아직도 그들의 은밀한 커뮤니티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심증을 가슴에 품은 채 조사를 마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희귀 깃털에 붙은 엄청난 액수의 가격표에 놀랐고, 연어 낚시를 하지도 않으면서 플라이를 만드는데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놀랐고, 깃털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찬양하는 그들이 정작 그 깃털을 가진 새의 보호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에 놀랐다. 특히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 사건 당사자 에드윈의 태도와 사법 제도의 허점은 나의 분노를 일으켰다. 지식을 얻기 위해 표본을 지켜온 과학자들 신념이 이기심으로 가득 찬 이들의 탐욕 앞에 무릎 꿇는 이러한 사건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
|
추천사가 흥미로워 구매한 책인데 아주 흡족하게 읽었다. 자연과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논픽션이다. 영국이 세계대전에 휘말리면서 대영박물관이 수차례 폭격을 당하자 박물관의 큐레이터들은 영국 교외로 보관물을 옮겼다. 새가죽이 옮겨진 박물관은 월터 로스차일드가의 사설 박물관이었다. 월터 로스 차일드는 실제로 가장 많은 새를 수집한 인물이었고 이후 전 재산을 쏟아부어 새를 수집했던 자연사박물관은 유례 없는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2009년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에서 299점의 새가죽이 도난당했다. 도둑은 열아홉 살의 천재 플루트 연주자 에드윈 리스트였다. 에드윈 리스트는 런던 왕립음악원에 입학할 정도로 재능있는 사람이었다. 윌리스 존슨은 깃털 도둑의 사건을 풀기 위해 플라이 중독자, 깃털 장수, 마약 중독자, 맹수 사냥꾼, 형사, 의사 등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5년간의 취재에 돌입했다. 새와 관련한 인류사를 통해 미를 소유하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잔인하고 터무니없는 것인지를 배우게 한 책이다. 이 책의 분류가 왜 애매모호하다고 하는지 이해가 간다. 영화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되는 책이다. |
|
에드윈 리스트라는 깃털 도둑으로 인해 인간의 새 수집을 역추적하며 우리의 오랜 민낯을 목도한다. 지적 탐구, 탐미, 유행 등 각종 연유를 대며 자연의 정복자였던 인간의 모습 속에 이 박물관 침입자가 최초도 최후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과학의 목적성에 우호적 입장이지만 선의의 목적으로 내세우는 지식과 아름다움을 앞세울 때조차 그 이면엔 탐욕과 욕망이 더 강한 게 아닐까 싶고 인간 중심적 역사에서 참 고질적 문제이기도 하다. 명망 있던 찰스 다윈에 가려 잘 알려지지 못했지만 같은 시기 ‘자연 선택설’을 제시한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를 나는 인류 발전의 공로자로만 생각할 수 없다. 월리스는 내게 플롯 연주자로 전도 유망한 영재였고 취미였던 빅토리아 시대 플라잉 타잉(수공으로 만드는 가짜 낚시 미끼 찌 공예)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에드윈 리스트와 묘하게 겹쳐 보인다. 월리스의 탐사는 직업으로서의 필요와 그 분야에 대한 열정, 경쟁과 공명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월리스는 몇 달 동안 런던의 과학 협회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지만, 사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다음 원정지를 선택하는 문제였다. 다시 아마존으로 가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계속 아마존에 머물고 있던 베이츠가 이미 어마어마한 양의 표본을 수집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를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 분명했다. 다윈이 탐사했던 곳에 가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중미 산악 지역과 쿠바, 콜롬비아 일대는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가 이미 조사와 발표를 마친 상태였다.
다윈에게 핀치 새가 있었다면, 월리스에겐 (왕)극락조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탐구엔 편집증적인 집착이 있었다. 교배하고 가두고 박제하는 등 생물에게 가한 그들의 잔인한 행동은 ‘발견’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에드윈은 인류 발전에 중대한 ‘훼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에드윈은 인간의 탐욕이 보여주는 이기적 집착의 상징이기도 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손이 한가하면 나쁜 짓을 한다’ 같은 속담이 유행하면서 자연 채집 활동이 여가 생활로 권장됐다. 따라서 기차역 가판대 주변에는 수집에 관한 잡지와 서적이 가득했다.
로스차일드가 고용한 수집가들이 홍역이었다면, 괴저 같은 사냥꾼도 있었다. 트링박물관을 채우기 위해 아무리 많은 새를 잡았다고 해도 전 세계 곳곳의 정글과 늪지 그리고 강가에서 벌어진 살육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1869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문명인’들이 몰고 올 파괴적인 잠재력이 두렵다고는 했지만 역사가들이 말하는 “멸종의 시대”가 이렇게 빨리 실현될 줄은 몰랐다. 그 ‘멸종의 시대’에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은 동물이 인간의 손에 처참히 죽어갔다. 19세기 마지막 30년 동안 수억 마리의 새들이 인간에게 살해됐다. 박물관 때문이 아닌,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목적, 바로 여성들의 패션 때문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다이아몬드 깃털을 자랑하던 1798년 프랑스에는 깃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술자가 25명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1862년에 이르면 120명까지 증가하고, 1870년경에는 280명까지 급증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깃털을 뽑고 가공하는 분야에 종사하다 보니, ‘미가공 깃털 상인 조합Union of Raw Feather Merchants’, ‘깃털 염색업자 조합Union of Feather Dyers’, ‘깃털 산업 어린이 노동자 보호 협회Society for Assistance to Children Employed in the Feather Industries’ 같은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1890년대 프랑스에는 거의 4만 5000톤에 달하는 깃털이 수입됐다. 런던 민싱가에 있는 경매장에서는 4년간 극락조 15만 5000마리가 거래됐다. 같은 기간, 현재 가치로 약 28억 달러에 달하고 무게로는 총 1만 8000톤에 달하는 극락조가 거래되었다. 한 영국인 딜러는 1년간 새 가죽 200만 장을 팔았다. 미국의 깃털 산업도 상황은 비슷했다. 1900년대까지 8만 3000명의 뉴요커가 모자 관련 업계에 종사하며, 북미 지역에서만 매년 약 2억 마리의 새들이 죽어갔다. 야생 조류의 수가 줄어들자, 깃털 가격은 두 배, 세 배, 심지어 네 배까지 껑충 뛰었다. 짝짓기 철에만 자란다는 쇠백로의 최상품 깃털은 1900년대까지만 해도 1온스(약 28그램)에 32달러 정도였다. 당시 금 1온스의 가격은 20달러였다. 쇠백로 깃털 1킬로그램은 요즘 가치로 따져서 1만 2000달러가 넘었다. 깃털 사냥꾼이 숲에 달려가서 새들을 싹쓸이 해오기에 충분한 금액이었을 것이다. 왜가리와 타조 같은 새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때부터 전 세계 곳곳에 기업형 농장이 들어섰다. 하지만 왜가리 같은 새는 새장에서 기르기 힘든 종이기에 가느다란 면실로 위아래 눈꺼풀을 꿰매어 앞을 보지 못하게 하고 길들이기도 했다. 새들은 이렇게 부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갔다.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당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배에서 가장 값나가고 보험료가 높았던 물건도 바로 깃털 상자 40개였다.
과학적 목적이든 미적 목적이든 인간이 다른 생물종에 가하는 행위는 전혀 정당하지 않다. 때론 자연 선택 이론ㅡ“이렇게 발전하고 도태하는 자연의 자정 작용은 필연적으로 다음 세대를 진보하게 할 것이다. 한 세대가 지날 때마다 열등한 종은 빨리 죽을 것이고, 우월한 종은 더 오래 남을 것이다. 즉 가장 적응을 잘한 종이 가장 오래 살아남는 것이다.”ㅡ이 사실보다 인간의 많은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될 때가 많다. 진화론을 불신하고 깃털이 박물관에서 썩어가기보다 깃털 수집가들에게 이용되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병적인 깃털 집착자의 발상이 억지적인 자기 합리화이듯이 말이다. 실제 플라이들은 낚시에 이용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관상용인데 박물관을 통한 공공의 이용보다 더 못한 쓰임이다.
에드윈은 쿠튀리에처럼 실험적인 플라이를 만들고 싶었다. 에드윈에게 플라이 타잉은 단지 낚싯바늘에 칠면조 깃털을 묶는 작업이 아닌, 더 심오한 무언가를 찾는 과정이었다.
스무 살의 에드윈에게 박물관의 새를 훔쳐야겠다는 생각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점점 더 정당화됐다. 그 새들만 있으면, 플루티스트로서 야망도 실현하고, 타잉계에서 그동안 누리고 싶었던 지위도 누리고, 가족도 도울 수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새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므로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자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보험이 될 것 같았다.
내가 타고 온 비행기가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롱이 했던 말과 월터 파머라는 사람에 대해 가게 주인이 들려준 말을 되짚어 생각해보니 옳지 않은 행위도 정당화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터 파머는 나라에서 보호하는 사자를 사냥감으로 꾀어온 가이드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에드윈은 자기가 물건을 훔쳐 나온 곳은 개인이 아니라 기관이고, 그 기관은 이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 아니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에드윈은 아스퍼거증후군 진단, 같은 병명으로 감옥행을 면한 브리스틀 무덤 사건 판례 덕분에 아주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 그의 깃털 절도는 수십만 달러 가치의 과학 표본 훼손이라는 결과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사건 종결로 인해 더 파헤쳐 지지 못한 진실을 저자 커크 월리스 존슨은 5년간이나 추적해나갔다.
20세기 중반, 과학자들은 박물관에 있는 오래된 알 표본들을 서로 비교해 DDT 살충제가 쓰인 이후부터 알껍데기가 얇아지고 알의 부화율도 줄었음을 밝혀냈다. 덕분에 이 살충제의 사용이 완전히 금지될 수 있었다. 좀 더 최근에는 150년 된 바닷새의 표본에서 뽑아낸 깃털 샘플을 사용해서 바닷물의 수은량이 증가했음을 알아냈다. 그것 때문에 다른 동물들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수은에 중독된 물고기를 먹는 인간에게도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과학자들은 깃털을 “바다의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프럼 박사는 빅토리아식을 고집하는 플라이 타이어들이 이미 사라진 과거에 매달리며 현대 사회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는 “역사적인 페티시스트”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나에게도 어느 정도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낚시를 하러 다니는 강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곳곳에 댐이 놓여 있었고, 철광회사와 농장에서 내보내는 공장 폐수와 농업 폐수로 몸살을 앓았다. 심지어 우리가 쫓아다니는 브라운 송어도 ‘자연산’이 아닌, 1883년에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블랙포레스트 지역9에서 수입해 방류한 것이었다. 송어 낚시용 플라이를 강에 캐스팅하려면 수렵관리국에서 허가증을 사야 했다(수렵관리국이 새끼 송어를 부화장에서 키워 강으로 방류한다). 우리는 물살을 거슬러 상류로 걸어 올라갔다. 하늘에서 매 한 마리가 원을 돌며 따라왔다. 매는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새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침착하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제 그는 플라이 타이어들보다 육식이 환경에는 더 나쁜 것이 아닌지 의아해했다. 플라이 타이어들은 자기들이 가진 가죽이나 깃털이 박물관 것이 아닌지 걱정하면서도 큐레이터들이 주장하는 사라진 가죽의 개수는 허수에 불과하다며 양심의 가책을 덜었다. 나는 누군가는 책임을 느끼고 자신들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시인해주기를 바랐다.
역사 속에서 그보다 더 많은 새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박물관에서 탈취된 새들 중 회수되지 못한 64마리의 새들이 플라이 타이어들의 지하 세계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걸로 추정되는데 제재를 취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미적인 진정성을 내세우며 값싸고 평범한 깃털로 만든 플라이를 하찮게 여기는 문화도 뿌리 뽑기 어렵다.
나는 박물관에서 일어나는 절도 소식을 전해 들을수록, 박물관을 둘러싼 이 이야기 속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는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나 리처드 프럼 박사, 스펜서, 아일랜드인 형사, 독일 체펠린 비행선의 폭격으로부터 새들을 지키고자 했던 큐레이터들, 새 가죽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키워주고자 노력했던 과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수 세기에 걸쳐 새들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에게 새들은 마땅히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공통된 신념이 있었다. 그 새들이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신념과 과학은 계속 발전할 것이므로 같은 새라도 그 새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계속 제공될 거라는 신념 말이다. 또 다른 쪽에는 에드윈 리스트가 속하는, 깃털을 둘러싼 지하 세상이 있었다. 거기에서는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는 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혀 더 많은 부와 더 높은 지위를 탐하며, 몇 세기 동안 하늘과 숲을 약탈해온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지식이냐 탐욕이냐. 이들 사이의 전투에서 탐욕이 승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라크 난민 구호 활동가로 노력하다 부상까지 당해 외상 스트레스 장애로 오래 고생했던 커크의 이력부터 에드윈 리스트의 범죄를 집요하게 좇은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며 세상의 많은 불의에 맞서는 것은 매 순간의 노력이며 모두의 노력이어야 한다는 것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커크는 이 추적 속에서 “속임수와 거짓말, 위협과 루머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가도 좌절하기를 수없이 반복한 뒤에야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물론, 아무리 값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이해하게 됐다"라고 말했는데, 현재 한국의 시국을 보면 우주를 이해하는 것만큼 어려운 과정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
|
일단, 가독성이 좋아요. 소재가 신선했어요. 재미도 있고 빠져드는 게, 금방 읽을 수 있구요.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간접경험도 하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내용이 정말 신기하다? 싶었어요. 더군다나 이것이 실화라니!! 충격적이었다. 한편의 기막힌 추리 소설을 읽은 기분이다. 결말에 다가올수록 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인간의 이기성과 탐욕에 진저리쳐진다. |
|
소설가 김중혁에 의하면 이 책은 '미시사 논픽션이며..탐정소설이기도 하고...기가 막힌 범죄스릴러...덕후들의 세계를 다룬 메뉴얼북인가하면 과학자들이 등장하는 인류학책'이다. 가장 적확하게 요약해낸 것 같다. 솔직히 조류에 대한 관심이 없고 책을 구입해놓고 왜 이 책을 구입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서 처음엔 잘 읽히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페이지가 넘어가자 가독성이 붙으면서 흥미로운 기분으로 읽었다. |
| 소설가 김중혁에 의하면 이 책은 '미시사 논픽션이며..탐정소설이기도 하고...기가 막힌 범죄스릴러...덕후들의 세계를 다룬 메뉴얼북인가하면 과학자들이 등장하는 인류학책'이다. 가장 적확하게 요약해낸 것 같다. 솔직히 조류에 대한 관심이 없고 책을 구입해놓고 왜 이 책을 구입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서 처음엔 잘 읽히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페이지가 넘어가자 가독성이 붙으면서 흥미로운 기분으로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