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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 테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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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의 전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이라면 17년 만에 나온 작품집인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일 년 혹은 이 년에 한 편 정도씩 쓴 중, 단편을 모아서 펴낸 이 책엔 모두 아홉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전작에서 너무나 특이한 내용에 마음을 뺏겼다면 이번 작품집에서는 어떤 형식을 빌었던 결국 동시대 사람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라는 걸 느끼면서 읽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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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의 전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이라면 17년 만에 나온 작품집인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일 년 혹은 이 년에 한 편 정도씩 쓴 중, 단편을 모아서 펴낸 이 책엔 모두 아홉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전작에서 너무나 특이한 내용에 마음을 뺏겼다면 이번 작품집에서는 어떤 형식을 빌었던 결국 동시대 사람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라는 걸 느끼면서 읽었다.

 

소설의 시간은 미래거나 과거이며 장소 또한 지구라는 행성에 머물지 않고 우주로 확장된다. 하지만 작품에서 배경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는 종이 현재까지 살아온 경이로움은 오로지 인간의 선택이었음을 말하는 것으로 읽었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에서 부유한 상인 압바스를 통해 인간이 자유의지로 과거의 문을 통과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보여준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후회와 불안을 안고 산다. 만약 다시 같은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르게 살 수 있을까? 이 작품에서는 이미 한 선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 회개와 속죄, 용서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인간이 자신의 과거를 위해 시간의 문을 지나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지나온 과거 중에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 회개의 시간을 갖고 진심을 다해 속죄한다면 용서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었다.

 

 

 

표제작인 <숨(Exhalation)>은 우리의 사소한 일상이  사실은 어마어마한 기적임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자신의 뇌를 스스로 들춰보며 삶의 비밀을 찾아가는 과학자를 등장시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얼마나 많은 기적이 찾아온 것인가를 설득한다. 지금 그대로인 자신의 존재를 경이롭게 여기고 기뻐하라는 메시지는 무기력해지려는 여름 하루를 갑자기 활기차게 만들어 주었다.

 

 

 

가상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디지털 유기체인 디지언트에 대해 이들의 생명을 어디까지 인정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반려동물의 권리에 대한 논란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반려인이 있어야만 보호를 받는 반려동물들의 생활은 전적으로 반려인에게 달려있다. 디지언트도 이와 비슷해서 자신의 오너에 의해 그 활동이 정지 되거나 이어진다. 수 년 동안 자신의 디지언트에게 시간과 돈, 애정을 쏟은 오너들은 디지언트를 좀 더 쓸모 있게 만들려는 사람들과 충돌하면서 이들은 각자 선택의 기로에 선다.

 

 

 

우리가 디지언트를 키우는 이유에 관해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게 있어. 우리 디지언트들이 실용적인 스킬을 배울 수 있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설령 그러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로 간주할 필요는 없어. 잭스가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잭스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냐. 잭스는 드레이터나 잡초깎기 로봇과는 달라. 잭스가 어떤 퍼즐을 풀든, 어떤 일을 하든 , 그건 내가 잭스를 키우는 이유가 아냐. (168)

 

 

 

며칠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읽은 책의 마지막은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다. 여기에도 선택 앞에 선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야기 방식에 과학적 상상력이 가득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를 프리즘을 통과한 다른 세상에 둘 수 있다. 자신의 다른 자아가 다른 세상에서 활동하는 것을 기대와 호기심으로 보기도 하고, 아예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현실의 내가 별 볼일 없는 사람에 불과한데 프리즘을 통과한 나의 자아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질투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여러 자아를 만들어 다른 상황을 겪게 해도 결국 고유한 자신의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작가는 이런 구성을 통해 선함이 어떻게 유지되고 이어지는지를 말하고 있다.

 

 

 

우리 누구도 성인군자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선한 일을 할 때마다, 당신은 다음 번에도 선한 일을 할 가능성이 많은 인물로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건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477)

 

굳이 고민하지 않고 쉽게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 사람들이 쉽게 그럴 수 있는 것은 선하게 행동하려는 작은 선택을 예전에도 여러 번 했기 때문일 거예요. 내 경우는 다른 사람들에게 선하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건 예전에도 이기적으로 행동하려는 작은 선택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이겠죠. 결국 내가 선하게 행동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나 자신이었던 거예요. (488)

 

내가 나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질문이다. 앞으로 세상은 현재의 내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나갈 수도 있다. 지금은 개그프로그램의 한 소재에 불과한 상상이라 할 지라도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다. 두 개의 문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하는 일이 계속 꿈 일 수만은 없다. 세상의 변화 속에 내가 나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고 하는 작가의 말에 나는 귀를 기울인다. 내가 하는 많은 선택들이 나를 말해줄 것이다. 어제까지 잘못된 선택의 연속이었다면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조금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F소설로 분류되고 있는 이 책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메시지를 받았다. 현재를 만든  기적이 나를 비롯한 모든 인간의 숨결로 이어진다는 내용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t******e 2019.06.06. 신고 공감 13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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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그토록 사소한 것 하지만 목숨을 걸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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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다른 리뷰나 블로그를 통해 말한 적이 있지만 테드창의 작품들은, 작은 단편 속에 무수히 넓고 깊은 세계가 단단한 밀도로 압축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유사한 소재를 완전히 낯설게 바꾸어 참신하고 신선하게 직조한 멋진 스토리가 기본이고, 스토리속 에서 유영하는 인물들의 생각이 전해주는 통찰은 두고두고 같은 작품을 여러번 읽게 한다. 이 책의 첫번째 작품 [상인과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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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다른 리뷰나 블로그를 통해 말한 적이 있지만 테드창의 작품들은, 작은 단편 속에 무수히 넓고 깊은 세계가 단단한 밀도로 압축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유사한 소재를 완전히 낯설게 바꾸어 참신하고 신선하게 직조한 멋진 스토리가 기본이고, 스토리속 에서 유영하는 인물들의 생각이 전해주는 통찰은 두고두고 같은 작품을 여러번 읽게 한다. 이 책의 첫번째 작품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은 판타지와 SF를 천일야화와 아라비아 나이트의 이국적 분위에 흠뻑 적신 멋지고 재미있고, 신기하고 환상적이고도 기이한 시간여행 소설이다. 


우선 전체 구조는 천일야화적처럼 재귀적이다.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고 그 이야기가 다시 또 이야기를 부르고, 그렇게 서로 이야기가 이야기와 대화하는 사이에, 각자의 이야기들이 갖는 위치를 종종 잊게 되는데, 빠져나와 보면 어느새 새로운 이야기가 먼저 이야기와 연결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도대체 왜 테드 창은 10년에 한 번 꼴로 밖에는 책을 내지 않는 건지, 그리고 왜 노벨상이나 이런 순수문학쪽에서는 후보로 거론조차 안되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화자 바슈라가 칼리프 앞에서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화자가 왜 칼리프 앞에서 이런 신기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마지막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하고 난 뒤에야 밝혀진다. 천일야화의 화자는 죽음을 유예하기 위해 매일 밤 칼리프에게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에서 칼리프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매일 화자의 목숨을 연장시켜준다. 이 이야기의 화자 역시 자신의 죽음을 유예하기 위해 이토록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일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고 있는 것일까? 


액자의 맨 바깥쪽 이야기가 칼리프 앞에 선 화자라면 그 안쪽에는 화자가 한 연금술사에게서 들은 세 개의 이야기가 있다.  바슈라는 해외 곳곳에서 값비싼 물건들을 거래하는 상인이며, 진귀한 물건을 귀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새로 생긴 상점에서  한 연금술사를 만나는 장면을 칼리프에게 묘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가의 가장 핵심 상권에 새로 자리 잡은 상점에 들어가서 만난 연금술사는 바슈라에게 새로운 물건들을 보여주는데, 연금술사가 만든 진귀한 물건들과 그의 말에 매료된 화자는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그가 만든 시간을 여는 문을 알게 된다. 이 문은 말하자면 시간을 가로지르는 웜홀이다. 왼쪽으로 들어가면 과거 20년 전으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미래 20년 후로 가게 된다. 연금술사는 이 시간 여행 문을 카이로에 있는 상점에 설치했는데, 카이로에 있는 그 시간의 웜홀을 통과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화자 바슈라에게 들려준다. 


행운의 하산 이야기

카이로에서 시간 여행의 문을 통과한 세 명의 주인공들은 미래의 자신과 만난다. 첫번째 밧줄 직공 하산은 20년 후 큰 성공을 거둔 (늙은) 자기 자신과 조우한다. 20년 더 나이먹은 (늙은) 하산은 과거의 자기 젊은 자신이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다. 늙은 하산은 젊은 하산에게 미래의 자신이 성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깨알같이 일러준다. 자주 늙은 하산을 방문하여 인생 성공의 충고를 듣는 덕분에, 자잘한 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작게 시작한 장사도 번성해간다. 어느 날 소매치기 아이에게 지갑을 도둑맞았다가 잡은 사건이 있게 되고, 왜 그 이야기를 미리 해주지 않았는지 늙은 자신에게 묻는다. 늙은 하산과 시간 여행자 젊은 하산은  대화 끝에, 자신에게 일어날 모든 일들을 미리 아는 것만큼 무엇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 또한 멋지다는 걸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하산은 젊은 하산에게 도시의 서쪽으로 가서 어느 나무 밑을 캐라고 알려준다. 현재로 돌아온 하산은 미래의 하산이 시키는 대로 나무 밑을 캤더니 보물이 가득한 금괴가 있다. 하산은 그 돈으로 씨앗삼아 크게 사업을 벌이고, 대부호가 된다. 이렇게 시간여행을 하고 미래와 과거의 자기 자신과 조우하지만 운명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반복된다. 


이제 보물상자를 살펴보자. 20년간의 자잘한 충고가 일상의 작은 성공들을 일구기는 했지만, 도시에서 가장 갑부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나무 밑에서 발견된 보물상자였다. 늙은 하산 역시 그 보물 덕에 대부호가 되었고, 그 사실을 젊은 하산에게 알려주었던 것이고, 이제 시간 여행을 한 젊은 하산은 20년 후 똑같이 자신을 찾아올 젊은 하산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애초 그것이 거기에 있었는지 늙은 하산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것이 궁금한 젊은 하산은 20년 후의 자신에게 가서 물어본다. 지금의 너처럼 나 역시 늙은 하산에게서 알게 되었지. '알라의 뜻이라고 밖에 다른 설명이 어디에 있겠느냐' 이렇게 행복한 하산의 이야기가 첫번째 이야기이다. 


시간여행의 가장 묘미는 타임 패러독스이다. 과거로 가건 미래로 가건, 시간 여행을 통해 무엇을 바꾸면 현재건 미래건 그것이  존재한 시간 자체가 사라지는 거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판타지를 가장 매료시키는 장치가 얼마나 더 말이 안되게 꼬아놓는가 하는 것이다. 밧줄공 하산은 20년 후의 자신 역시 자신의 성공은 20년후의 자신에게서 행운의 보물 상자를 알게 되었고, 그 20년 후의 하산은 다시 20년 후의 자신에게서 행운의 보물 상자를 알게 되었던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20년 후의 나이가 되면 젊은 자신과 조우하여 자신이 다른 시간의 자신에게서 들었던 똑같은 말을 과거의 자신에게 하고 있을 것을 알고 있는 삶을 타임 루프속에서 영원히 살게 된다. 타임루프는 대개 다 기이하고 매혹적이지만 이보다 더 매력적인 타임루프가 있을까.


불운의 아집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는 더욱 기이하다. 양탄자 방직공인 아집은 하산의 이야기를 들은 후, 20년 후 자신의 모습을 만나러 같은 문을 통과하여 간다. 하산의 이야기처럼 20년 후 부자가 되어 있으리라 기대한 아집은 20년 후에도 현재 아집이 사는 똑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크게 실망한다. 20년 후에도 전혀 부자가 되지 않았단 말인가. 그의 20년 늙은 자신은 젊은 자신에게 부자가 될 만한 아무런 충고도 도움도 되어 주지 못했단 말인가. 조용히 집 앞에서 미래의 자신을 기다래고 있던 아집은 낡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서는 실패한 자신을 목격하지만, 앞에 나서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하다가, 그들이 사는 집에 들어가서는 20년간 더욱 더 낡아빠진 초라한 살림살이들을 보고 더욱 실망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돈을 모아두는 나무 상자가 여전히 자신의 열쇠로 열리는 것을 발견하고 열어보고는 놀란다. 그가 조금씩 저축해두던 그 나무궤에는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있었던 것이다.  부를 가졌으면서도 전혀 쓸 줄 모르는 인색하고 째째한 노인이 된, 삶의 기쁨을 모르는 노인에게서 죽으면 가져가지도 못할 금은 보화를 젊은 자신이 훔쳐가서 평생을 즐겁게 먹고 쓴다면 더욱 행복한 자신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어르면서 젊은 아집은 20년 동안 자신이 모아둘(모아둔)  자신의 20년 후의 금은 보화를 모두 훔쳐가버린다. 


20년후의 자신에게서 20년동안 모은 돈을 훔치는 젊은 아집은 생각한다. 이러한 부는 이 부를 누릴 수 있는 사람에게 부여되어야 해. 늙은 자신에게서 훔치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돈을 빼앗기는 사람은 20년후의 늙은 자신이지만, 그 돈의 수혜를 보는 사람 역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금괴를 가지고 카이로에 있는 연금술사의 문을 통과해 20년 전의 젊은 자신으로 돌아온다. 늙은 자신이 애써 모은 돈을 훔쳐 온 아집은 그 돈으로 큰 집을 사고 흥청망청 물쓰듯 돈을 쓰고 다니다가, 평소 사모하던 타히라에게 청혼하여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지만 2주째가 되어 그녀가 납치당하고, 납치범들은 그에게 큰 돈을 요구해 모든 재산을 그녀를 구하기 위해 써버리고 빈털털이가 되어 버린다. 납치에서 풀려나고 남편의 모든 돈이 훔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타히라는 서로 노력하여 그 돈을 마지막 동전 한잎까지 갚자고 맹세한다. 그리하여 둘은 죽어라고 인색하고 째째한, 한푼이라도 생기면 20년후 자신에게 훔친 돈을 갚기 위해 모두 상자에 저축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하여 20년째가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그 돈을 훔치러 오는 자신을 기다리게 된다.


젊은 아집은 금궤를 훔친 후, 한 번도 카이로의 연금술사의 상점에 들르지 않았고, 미래의 자신을 방문하지도 않았다. 길고 긴 20년간의 저축 끝에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보물상자가 없어진 것을 보고서 그제야 자신이 빚을 갚았다는 것을 알고는 연금술사에게 와서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하산의 아내와 그녀를 사랑한 사람의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는 다시 첫번째 하산의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하산의 20년 후의 아내 라니아가 젊은 하산을 만나는 로맨틱한 이야기에 그가 이룩한 부에 관련한 엄청난 비밀과 판타지가 숨겨져 있다.  20년 늙은 하산의 아내 라니아는 어느날 부터 자신의 집에 들락거리며 밥을 먹는 한 젊은이를 눈여겨 본다. 그녀는 한 눈에 남편과 밥을 먹는 바로 그 사내가 자신이 20년전 사랑한 젊은 하산이라는 사실을 알아본다. 아 이 얼마나 로맨틱한 설정인가. 일상에 퇴색해 희미한 기억조차도 멀리 사라녔을 젊은 첫사랑의  모습을 생생하게 만난다니.  자신들의 첫사랑을 스포할 생각이 없는 두 사람은 하산에게 둘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하산의 아내 라니아 역시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오랫동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던 젊은 하산의 아름답고 충만한 모습을 엿듣고 훔쳐본다. 젊은 하산에 대한 욕망을 키워가던 라니아는 어느날 남편(늙은 하산)이 젊은 하산과 작별한 후 다마스쿠스로 출장을 떠나자, 그녀는 카이로로 가서 남편이 말한 시간의 문을 찾아가고, 젊은 날 사랑했던 하산을 찾는다.


그녀가 젊은 하산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하산을 본 라니아는 젋은 시절 함께 했던 사랑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 늙은 하산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강한 애정과 욕망을 느낀다. 라니아는 평생 충직하고 충실한 아내였지만, 젊은 하산에 대한 욕망은 떨칠 수 없는 강렬한 것이다. 이것은 배신일까? 시간이 흘렀지만 같은 대상을 지금은 덜 사랑하고, 시간이 흘러 과거가 되어 버린 옛 사랑을 더 사랑한다면, 이것은 무엇일까. 라니아는 하산을 유혹하기 위해 집을 구해 살림을 차리고, 그를 스토킹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를 유혹하기도 전에 사건이 발생한다. 하산은 한 보석상에게 다가가 하산이 결혼 당시 자신에게 선물한 목걸이들을 얼마에 팔 수 있는지 물어본다. 보석상은 그것이 매우 진귀한 보석상이라 큰 돈을 지불할 것을 약속하고 다음 날 다시오라고 얘기한다. 자신에게 준 목걸이를 팔려고 했던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라니아는 우연히 그들 옆에 선 두 남자가 하는 얘기를 엿듣는다. 이 남자들은 사실 하산이 나무 밑에서 파낸 금괴의 주인인 도적떼의 일원이었던 거다. 그들은 하산이 팔려고 하는 목걸이를 알아보고, 하산이 이를 훔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적들의 이야기를 엿들은 라니아는 내일 하산이 목걸이를 보석상에게 팔면 도적들이 그에게서 돈을 빼앗고 때려눕히자는 계획을 알게 된다. 


라니아는 자신이 이미 20년간 그 목걸이를 계속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빼앗기지도 않고, 하산의 목숨도 온전하리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녀가 이 상황을 목격한 것 역시 알라의 계시이기 때문에, 그녀는 적극적으로 하산과 그의 행운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할 것인가?  라니아는 다시 20년 후의 현재로 돌아와 목걸이를 가지고 시간의 문으로 간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가 향한 곳은 과거가 아닌 미래의 방향이다. 그곳에는 지금보다도 더 늙은 20년 후의 라니아가 40년 전 남편에게서 받은 문제의 그 목걸이를 챙겨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둘은 하산을 돕기 위해 정교한 시나리오를 모의하고, 함께 시간의 문을 빠져나가 20년 전(그러니까 그 당시부터는 40년 전), 하산이 목걸이를 팔려고 하는 곳에 도착한다. 두 미래의 라니아에 의해 목걸이와 하산은 도둑떼로부터 무사히 구출되고, 어린 라니아는 결혼 전이며 이 목걸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아직 하산의 스토리에 등장하기도 전이다. 


똑같은 목걸이를 팔려 하는 여러 여인의 등장으로 모든 게 오해였다고 잘못 알게 된 도적떼는 돌아가고, 어린 하산을 구한 성숙한(?) 라니아는 본격적으로 젊은 하산을 유혹하기 위해 집으로 데려가 음식을 먹이고 포도주를 대접하여 침대로 꾀어들인다. 방을 모두 어둡게 하고서야 베일을 벗은 라니아는 드디어 젊고 아름다운 하산과의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녀가 생생히 기억하는 하산의 자신만만하고 능숙한 기교와는 달리, 하산의 행동이 어설프고 어색하다는 걸 알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여기서 기억의 오류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하산이 어린 신부에게 그토록 자신만만하고 능숙하게 행동하게 한 배경에는 성숙한 부인의 가르침이 있었다는 타임루프의 패러독스가 있었던 것이다. 둘은 매일 그녀의 집에서 만나 아트오브 러브를 전수받는다. 


결국, 20년후의 라니아는 20년전의 매력적인 하산을 만나러 가서, 매력적인 하산을 만들고 온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베푸는 애정 행위가 다시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 올(온) 것임을 안다. 사랑의 기술을 모두 전수한 라니아는 하산과 이별할 시간이 되자, 과거의 시간에 구입한 가구와 집을 정리하고, 둘이 다시는 볼 수 없다고 말하고 떠난다. 20년 후의 현실로 돌아온 라니아는 이제 다마스쿠스에서 돌아올 남편을 흡족하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젊은 하산과의 뜨거운 사랑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토록 사소한 것, 하지만 목숨을 걸 만한 것

이제 연금술사가 이야기한 시간의 문을 통과한 세 사람의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이 이야기를 들은 화자 바슈라는 자신이 과거 20년 전에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고 싶어 시간의 문을 통과해 2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현재 화자가 연금술사를 만난 곳은 바그다드이고, 앞서 말했듯이 이 상점은 이제 겨우 일주일 되었다. 그러니까 이 문을 열고 과거로 들어가는 왼쪽 방향으로 들어가면 그 곳 20년 전에는 이 문이 만들어지기 전이므로, 도착 지점이 없고, 설령 간다고 해도 돌아올 수 있는 문이 없기에 다시 현재로 되돌아올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카이로로 가기로 한다. 카이로에 원래 있던 시간의 문은 이제 그의 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사막을 끼고 있는 이 공간 배경은 탈것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사막 여기저기에 도둑들이 출몰하는 곳이다.  카이로와 바그다드 까지의 거리는 멀고도 험하다. 카이로에 있는 시간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현재 시간으로 카이로까지 이동하고, 거기서 시간의 문을 통해 20년 전으로 간다. 그리고 그 과거에 다시 바그다드로 와서 일을 바로 잡은 후,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문을 가기 위해 카이로로 돌아가서 현재로 돌아온 다음 다시 바그다드로 오는 것이다. 왕복 세 번의 여행이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왜 그는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걸까. 이미 결정된 현재는 과거의 미래이며 과거에 가서 무슨 행동을 해도 바뀔 수가 없다. 그가 팀을 꾸려 카이로와 바그가드로 동분서주하는 동안 고초를 겪고, 칼리프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포함해 많은 천일야화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모두 이 과거를 오가는 시간과 공간 여행에 있다. 


지나버린 사랑, 과거에 무심히 뱉어버린 말 한마디가 다시는 주어 담을 수도 취소할 수도 없는 상흔을 남기며 인생에 회환만을 불러올 때, 우리는 과거에 가서 무언가라도 하고 싶어한다. 그는 온갖 고초 끝에 과거에 도달하지만 결국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고 애닯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과거는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온 현재가 과거인데 이를 어떻게 바꾸나. 그러나 한 가지 그 위험한 여행을 감행한 대가를 돌려주는 계기가 생기는데, 바로 다양한 층위의 기이하고도 신기한 이야기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이 소설의 절정은 바로 그토록 사소한 것, 하지만 목숨을 걸을 가치가 있을 중요한 어떤 것을 알려준다.




g******1 2019.12.20. 신고 공감 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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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서 읽는 소설 그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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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작가의 신작 발표 기간이 긴 까닭에 일부러 천천히 읽거나 반복하여 다시 읽게 된다. 말하자면 야금야금 아껴가며 읽거나 읽었던 책을 꾸역꾸역 되새김질하면서 오직 작가의 다음 작품이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식이다. 세상에 작가라고는 해당 도서의 저자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목을 길게 늘이고 오매불망 기다리다 보면 이따금 잊기도 하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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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작가의 신작 발표 기간이 긴 까닭에 일부러 천천히 읽거나 반복하여 다시 읽게 된다. 말하자면 야금야금 아껴가며 읽거나 읽었던 책을 꾸역꾸역 되새김질하면서 오직 작가의 다음 작품이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식이다. 세상에 작가라고는 해당 도서의 저자 한 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목을 길게 늘이고 오매불망 기다리다 보면 이따금 잊기도 하고, 다른 작가의 작품에 빠져 외면을 하게도 되지만 막상 신간이 나오는 순간 또다시 오랜 기다림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에게 테드 창은 그런 작가 중 한 명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컨택트>의 원작이었던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던 게 벌써 17년 전 일이다. SF소설로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팬층을 거느리게 된 작가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여러 상을 휩쓸곤 하지만 정작 그가 세상에 내놓는 작품의 수는 상당히 제한적인 까닭에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늘 기다림의 연속인 것이다. 작가의 수상 경력을 보더라도 최연소 네뷸러상을 포함해 네뷸러상 4번, 휴고상 4번, 로커스상 4번을 받았다. 다른 작가들은 한 번도 받지 못한 상을 수 차례 받았다는 사실도,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기술 저술가로 일한다는 사실도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 사이에서는 그닥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때로는 그의 작품이 난해하다는 평도, 읽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평도, 그리고 '역시 테드 창'이라는 평도 다 그의 몫이자 독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테드 창의 신작 소설집 <숨>에는 9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8편의 단편이 실렸던 걸 감안하면 적은 숫자도 아니지만 왠지 아쉬운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이번 작품 역시 나는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는 있지만 줄어드는 쪽수를 보면서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책을 읽는 속도를 일부러 천천히 늦춰보기도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 하여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책에 실린 단편소설을 한 편씩 리뷰를 쓰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른 것이다.

 

소설집 <숨>의 첫 번째 단편소설은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이다. <천일야화>와 같은 액자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바그다드 출신의 상인 후와드 이븐 압바스가 자신의 거래처 사람들에게 선물할 은쟁반을 사기 위해 세공사들의 거리에 있는 어느 가게에 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목이 좋은 자리에 새로 들어선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바샤라트. 그가 보여주는 신기한 물건들 중 하나가 원형 고리 모양의 타임머신이었다.

 

"바샤라트는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현실의 피막에는 나무에 난 벌레구멍 같은 미세한 구멍들이 뚫려 있다고 했습니다. 일단 그 구멍을 찾아내면, 유리 직공이 녹은 유리 덩어리를 잡아끌어 목이 긴 파이프로 바꾸듯이, 그 구멍을 넓혀 길게 끌어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한쪽 부리의 시간을 마치 물처럼 흐르게 하고, 반대쪽 부리에서는 그것을 시럽처럼 걸쭉하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바샤라트의 얘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말이 진실임을 증명할 수도 엇습니다. 저는 그저 이렇게 답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로 경이로운 것을 만들어내셨군요."" (p.17~p.18)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바샤라트는 압바스에게 '세월의 문'을 보여주고 문의 양쪽이 이십 년의 세월로 분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믿지 못하는 압바스에게 세월의 문을 통과하여 미래의 자신과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밧줄 직공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하산이 이십 년 후 유명한 거상이 된 자신을 만났던 이야기와 아지브라는 젊은 직조공이 이십 년 후 자신이 많은 금화를 모았음에도 쓰지는 않고 옹색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금화가 든 궤를 훔쳐 현실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와 하산과 결혼하여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했던 라니야가 젊은 시절의 하산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야기를 들은 후 압바스는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를 후회하며 젊은 시절의 자신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한다. 바샤라트는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카이로의 가게에 과거로 갈 수 있는 '세월의 문'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에게 압바스를 소개하는 편지를 써준다. 압바스는 과연 어떤 경이로운 여정을 걷게 될까?

 

"이제 저에겐 카이로에 있는 '세월의 문'으로 되돌아갈 노자조차 없지만, 저는 저 자신이 상상 못할 행운을 맛보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고, 알라가 어떤 방식의 구제를 허락하시는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대교주님이 묻기로 결정하신다면, 저는 미래에 관해 제가 아는 모든 것을 기꺼이 말씀드릴 것입니다. 그러나 생각건대, 제가 가진 가장 값진 지식은 이것입니다. 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p.58)

 

SF작가로서의 테드 창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의 이야기 스타일에 무한히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의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판타지의 세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과학적 사고에 기반한 우리 삶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단편소설 하나하나가 마치 각각의 철학적 주제를 품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도 다 그런 까닭에서 연유한다. 과거를 지울 수는 없지만 회개와 속죄와 용서가 있을 뿐이라는,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압바스의 고백이 선명하게 각인되는 소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이달의 사락 s*****l 2019.07.12.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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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매니아 층에서 유명한 sf 영화 '컨택트'의 원작자인 테드 창의 [숨]은 단편들이다.전에 봤던 책들하고는 좀 다른 클래스긴했다. 대체로  미래과학적이긴 하지만 뭔가 아날로그지향적인 부분도 있고 쉽고 기발한 것도 있는데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좀 지루한 것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이끌어나는 장악력이 예사롭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상인과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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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매니아 층에서 유명한 sf 영화 '컨택트'의 원작자인 테드 창의 [숨]은 단편들이다.

전에 봤던 책들하고는 좀 다른 클래스긴했다. 대체로  미래과학적이긴 하지만 뭔가 아날로그지향적인 부분도 있고 쉽고 기발한 것도 있는데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좀 지루한 것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이끌어나는 장악력이 예사롭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숨], [사실적 진실,감정적 진실]이 좋았다.

[숨]은 특히 기발하다.

허파를 공유하고 허파 충전소에서 공기를 채우고 , 그곳이 만남의 장이 되고 살아가는 동력이 된다.

"나는 공기를 충전한 허파 열두 개를 가져와 매니폴드를 이용해 모두 연결했다."

충전한 허파를 가지고 다니면서 생활하는 미래인들은 기름이 없으면 차가 서는 것처럼 허파에 공기를 채우면서 공기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늘상 마시던 공기가 미세먼지로 인해서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처럼 말이다.

 

과학적이면서도 촌철살인의 철학이 담긴 문장들이 많다.

"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이며 , 이 거짓말을 믿는 것이야말로 깨어 있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충전식 허파, 타임슬립이 가능한 문, 리멤이라고 인간의 삶을 눈으로 영상을 저장후 검색하능한 장치, 양자역학을 이용한 프리즘을 이용한 평행자아 만나기 등 SF의 최고봉이라고 불릴 만 하다.

 

기억의 망각 현상또는 조작의 현상은 이제 리멤이라는 기계이후 존재 할 수 없게된다.

"지금 흐르는 노래는?"처럼 "그때 일본과 한국 중 누가 마지막 골을 넣었나로 너랑 싸우던 때?"라고 검색을 넣으면 그 장면의 동영상이 망막앞에 펼쳐지는 진지한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온갖 인간관계가 용서하고, 잊는 행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

가끔은 분쟁 당시의 일을 잊어야 용서도 가능할 텐데 재탕삼탕 방영된다면 용서가 이루어질 수있을까?

하지만 우리가 잊었던 그 사건을 누군가는 다른 식으로 조작해서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 있다면?

문명의 이기에는 단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잘 이용하는 수밖에 장점쪽을 부각시키면서 말이다.

 

그런 기술들이 이제 새롭지 않을 때를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

너무 당연하게 여기면 꿀인지 독인지 모를테니 말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7 2020.02.01.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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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Exha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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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의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삶과 인생, 시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해 보게 해주는 소설입니다.문체도 굉장히 쉽워서 잘 읽힙니다. 재밌습니다. 올해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평소 SF소설과 철학적인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소설은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9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있어서 금방금방 읽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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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의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삶과 인생, 시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해 보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문체도 굉장히 쉽워서 잘 읽힙니다. 재밌습니다. 올해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평소 SF소설과 철학적인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소설은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9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있어서 금방금방 읽어내려 갈 수 있고, 틈이 날 때 짧게 짧게 읽으시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j*****3 2019.06.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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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 :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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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재밌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어떤 아름다움이 부족하다.*다른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 반한걸까.내가 멍청해서 잘 모르는걸까. *숨과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가 그나마 기억에 남는다.*이 이야기는 우주의 다른 종과 문명을 향해 어느 해부학자가 남긴 서한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계는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단단한 크롬 내부의 아르곤 공기실로, 이곳에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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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재밌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어떤 아름다움이 부족하다.


*

다른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 반한걸까.

내가 멍청해서 잘 모르는걸까. 


*

숨과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가 그나마 기억에 남는다.


*

이 이야기는 우주의 다른 종과 문명을 향해 어느 해부학자가 남긴 서한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계는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단단한 크롬 내부의 아르곤 공기실로, 이곳에는 공기압으로 구동하는 기계인간들이 문명을 이루어 살고 있다. 화자인 과학자는 시계에 비해 자신들의 뇌가 느리게 작동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자신의 두뇌를 여는 자기 해부를 시행한다. 그리고 공기는 단순히 그들의 사고를 발생시키는 엔진에 동력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실상 그들의 사고가 각인되는 매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생명의 원천은 공기가 아니라 기압 차이임을 깨닫는다. 이 기압이 평형 상태에 도달할 때, 우주는 그 모든 작동을 멈출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종과 문명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한다. 과학자는 평형 상태가 모든 우주의 운명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으며, 다른 우주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미래의 다른 문명을 향해 메시지를 남긴다.





YES마니아 : 로얄 t****j 2020.03.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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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로 돌린 듯한..
"번역기로 돌린 듯한.." 내용보기
엄청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집중할수 없고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부터 느꼈던 의문이였다.나름 원작에 충실하다보니..라고 이해했다.하지만 숨에서...하.....차가 밀려서....다른분이 번역한 테드창 작품이라면 꼭 다시한번 구매해서 읽어보겠습니다
"번역기로 돌린 듯한.." 내용보기
엄청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집중할수 없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부터 느꼈던 의문이였다.
나름 원작에 충실하다보니..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숨에서...하.....
차가 밀려서....
다른분이 번역한 테드창 작품이라면 꼭 다시한번 구매해서 읽어보겠습니다
w****u 2025.08.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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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 [숨]은 역시나 기대한대로의 작품성으로 꽉 차있었다.[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고 그의 또 다른 작품은 언제 나오나 기다렸는데 수록된 9편을 아껴 읽을정도로 정독하며 애지중지 했던것 같다.그의 작품은 과학이론으로 범벅이 되어있지만 딱딱하지 않고, 탁월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배어있지만 허황되지 않는다. 스토리는 밀도가 있지만, 지루하지 않고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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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의 두 번째 작품집 [숨]은 역시나 기대한대로의 작품성으로 꽉 차있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고 그의 또 다른 작품은 언제 나오나 기다렸는데 수록된 9편을 아껴 읽을정도로 정독하며 애지중지 했던것 같다.

그의 작품은 과학이론으로 범벅이 되어있지만 딱딱하지 않고, 탁월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배어있지만 허황되지 않는다. 스토리는 밀도가 있지만, 지루하지 않고 서정성까지 갖추고 있다.

정말 하나의 작품으로서 완전하다라는 느낌까지 준다.

이 정도의 작품을 쓰니 그 수가 부족하겠지만, 보다 많은 작품을 접해보고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s*****i 2020.07.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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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 테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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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미래도 과거도 바꿀 수 없다. 단지 더 잘 알게 될 뿐. 그리고 과거에 대해선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을 뿐이다.<숨> 마치 날숨 한 번처럼 우주가 생기자마자 소멸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확장해온 것은, 그 안에서 생명이 생겨나고 이토록 번창한 것은 기적이다. 인류가 발전하여 건물을 세우고, 미술과 음악과 시를, 우리의 삶을 일궈낸 것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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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미래도 과거도 바꿀 수 없다. 단지 더 잘 알게 될 뿐. 그리고 과거에 대해선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을 뿐이다.

<숨> 마치 날숨 한 번처럼 우주가 생기자마자 소멸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확장해온 것은, 그 안에서 생명이 생겨나고 이토록 번창한 것은 기적이다. 인류가 발전하여 건물을 세우고, 미술과 음악과 시를, 우리의 삶을 일궈낸 것 어느 하나 필연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자유 의지는 환상이고 미래는 바꿀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의미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미래 예측. 본격 성장 육아 하드 SF.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 보모>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나는 나를 잘 모른다. 내가 그리는 나의 일부는  멋대로 미화하고 조작한 거짓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내가 옳음을 찾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틀렸다는 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거대한 침묵> 우주가 탄생할 때 생겨난 우주 배경 복사가 우주의 소리인 것처럼 존재하는 것은 소리가 있다. 하지만 적들에게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존재를 감추게 된다. 그렇게 거대한 침묵 속으로 잦아든 모든 존재에 고하는 안녕과 사랑.

<옴팔로스> 신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우리를 만들지 않았다. 모든 것은 그냥 우연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우연히 발현되어 우연히 선택되고 진화하여 살아가는 우리 삶에 또 죽음에  무슨 의미 같은 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유, 의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최초에 아무것도 없던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 기적인 것처럼 우리는 굳이 그럴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성취를 이루고 업적을 쌓고 영감에 따라 예술 작품을 남기고 진리를 탐구하는 그 선택을 했다는 것, 그런 선택이 일어난다는 것이 기적이고 우리 존재의 목적이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어떤 선택의 결과가 좋기를 바라는 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 치더라도 그 선택에 따른 결과는 좋든 싫든 인정하고 온전히 내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결과가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연일지라도.

s*****0 2020.04.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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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수록 테드창은 천재란 생각만 깊어진다. 쓰는 단어가 종종 심도있는 이과의 전문성을 띄고 있는것이라 겉핥기의 얄팍한 지식만이 있는 나에게 그의 단어 선택은 가끔 장벽이되기도 하지만 어려움이나 낯설음 보다는 새로운걸 알려주고 알아간다는 기쁨을 느끼게도 해준다. 그만큼 그의 문학적 능력은 뛰어나며 훌륭하다. 그 이상 설명할 길이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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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수록 테드창은 천재란 생각만 깊어진다. 쓰는 단어가 종종 심도있는 이과의 전문성을 띄고 있는것이라 겉핥기의 얄팍한 지식만이 있는 나에게 그의 단어 선택은 가끔 장벽이되기도 하지만 어려움이나 낯설음 보다는 새로운걸 알려주고 알아간다는 기쁨을 느끼게도 해준다. 그만큼 그의 문학적 능력은 뛰어나며 훌륭하다. 그 이상 설명할 길이 없어서 아쉽다. 

h*****0 2020.04.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