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이후 한국 사회는 식민지의 유산을 탈피하고, 새로운 민족국가의 수립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었다. 하지만 외세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 이념 논쟁이 더욱 거세게 전개되었고, 이에 따라 당대의 상황을 전혀 상반된 방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서로 다른 입장이 부딪히며, ‘논쟁’이라는 형식으로 발현되기도 했다. 따라서 현대사의 주요 국면에 전개되었던 주요 논쟁들을 정리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 책은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크게 4개의 시기로 구분하고, 각각의 시기에 벌어졌던 주요 논쟁들의 쟁점과 함께 의미를 정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시기 구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아 현대사의 주요 국면들이 다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사회학과 역사를 전공하는 저자들이 논쟁을 정리하고 있어, 예컨대 ‘참여-순수문학 논쟁’ 등과 같이 문화와 예술 분야의 주제들은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다는 측면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각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양 측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형식을 띄고 있어, 저자의 가치 판단이 배제된 형식논리에 압도되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을 듯하다.
‘광복, 정부 수립, 분단 체제의 형성’이라는 제목의 제1부에서는 1945년부터 1960년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기 구분은 실상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을 기점으로 다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해방 직후에는 좌우의 이념 대립이 문학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소용돌이치던 상황이었고, 반민특위로 대표되던 ‘친일파 문제’도 매우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분단 원인 논쟁’을 비롯한 11개의 주제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승만 정권’의 성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는 제외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이 시기 논쟁의 쟁점은 지금까지도 언제든지 이념적인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는 휘발성이 강한 주제들이기도 하다.
‘박정희 시대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의 제2부는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시대를 다루고 있다.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하여 유신헌법을 제정함으로써 종신 대통령을 꿈꾸었던 박정희는 자신의 부하에 의해 술자리에서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여전히 이 시대의 경제 발전상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존재하지만, 정치와 사회적으로는 강압통치로 인해 민주화를 압살한 시기로 평가되고 있다. ‘5.16 성격 논쟁’을 비롯하여 모두 10개 항목이 제시되어 있는데, 실상 이 시기 주요 논쟁거리는 이것으로 다 포괄할 수 없을 정도로 다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제시된 내용들을 통해서라도, 박정희 시대의 면모를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을 듯하다.
이후 전개된 현대사는 1980년의 짧은 ‘서울의 봄’을 지나, 전두환의 쿠데타로 인해서 다시 한국 사회는 군부독재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후 IMF 외환위기를 겪기 직전의 1996년까지의 제3부는 ‘민주화시대의 개막과 진전’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9개의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사회구성체 논쟁’이나 ‘분단 체제 논쟁’은 아마도 사회학자로서 저자의 시각이 짙게 반영된 주제라고 여겨진다. 당시에는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논쟁들이지만, 여전히 그 논쟁이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가에 대한 회의를 남긴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1990년대 초반 당시 현실을 반영하는 ‘신세대 논쟁’은 그 이름과 대상을 달리하여,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세대 간의 시각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주제라고 여겨진다.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되었던 논쟁들은 대부분 현재 진행형인 경우가 많다. 마지막 제4부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에서는 1887년부터 2018년까지의 시기를 다루면서, 모두 10개의 주제가 제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뉴라이트 논쟁’이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 등은 이미 역사를 퇴행시켰다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빈부 격차에 의해 암울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수저계급론 논쟁’은 여전히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주제라 할 것이다.
물론 이 책에 제시된 40개의 주제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점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주요 키워드를 통해 현대사의 주요 흐름을 개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이미 역사적인 평가가 내려진 주제들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기계적 중립을 취하는 듯한 서술 태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되기도 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리뷰입니다. 현대사를 뒤흔들었던 40가지 큰 사건들에 대한 논쟁과 논쟁의 배경, 결과를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근현대사에서 미처 몰랐던 부분들도 있어 공부하듯 읽었습니다. |
|
"친일 문제를 감정적으로 접근한다면 이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감정적 문제로 비추어질 것이다." 이 문장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울림을 준다. 친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역사를 봐도 이는 똑같이 적용된다. 민족주의적 감정을 가지고 역사를 대한다면, 우리의 주장은 전혀 타당성을 얻지 못하고, 단순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의견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우리는 역사를 접근할 때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냉철한 태도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