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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보물창고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것은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주 듣게되는 말이기도 하다.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그 책을 다 사서 볼수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읽거나 없으면 도서를 신청해서 읽게되는 경우가 더 많다. 《압구정 소년들》을 시작으로《심야버스괴담》,《아이린》,《싱크홀》,《아버지의 길》등 돌이켜보면 이재익 씨의 소설은 거의 다 읽은듯하다. 이 책의 제목인《아가씨》를 보면서 어떤 의미의 아가씨를 뜻하는지를 먼저 상상했고 내용을 살펴보며 내가 생각한 아가씨와 너무나 다름을 알수있었다. 일명 헛다리를 집었다고 말할수있을까?
'아가씨'의 뜻을 국어사전에 살펴보니 "시집갈 나이의 여자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또는 "손아래 시누이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라고 나와있다. 예전 올케 언니가 시집을 왔을때 나이 어린 나에게 '아가씨'라는 호칭을 하며 존칭을 높였던 기억이 났다. 이 책의 제목인 '아가씨'는 그와는 별개의 뜻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식당의 종업원을 '아줌마'라는 말로 호칭하는 것에 반해 다방이나 술집의 여종업원들은 '아가씨'로 불린다. 학비를 모으기 위해서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든 어떤 사연을 간직했든간에 한번 유흥업소로 빠져들었던 사람은 그곳에서 벗어나기란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룸살롱 아가씨인 소원을 중심으로 영어 강사 상경이 등장하며 웨이터 준기와 회사원 윤호의 시선으로 같지만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친구 지수를 속이고 돈을 훔쳐 달아난 소원(은비), 그로인해 지수는 자멸의 길을 걸었으며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지수의 애인이었던 웨이터 준기는 죽은 지수의 복수를 위해 소원(미나)를 찾아다니고 <클럽 로데오>에 있는 소원(미나)를 찾아내고야 만다. 준기가 복수를 하고자하는 사람은 둘, 하나는 지수를 속이고 돈을 훔쳐 달아난 소원이며 지수가 자살을 하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이라 할수있는 이형문 형사가 두번째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형사가 우선순위겠지?
"설령 아저씨가 알면 더럽다고 생각할 돈이라고 해도? 범죄와 관련이 있거나 훔친 돈이거나 하더라도?" (p.243) 룸살롱으로 들어간지 얼마 될지않았을때 손님으로 온 윤호와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진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되면서 윤호와 소원의 스토리가 엮인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물로 소원은 아이를 낳아 입양을 보내고는 다시 유흥업소를 떠돌면서 일을 한다. 친구 지수도 그때 만난 아가씨이며 지수의 애인인 웨이터 준기도 그때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지수에게 있어 소원과의 인연은 좋은 인연일까 나쁜 인연일까? 그럼 영어 강사 상경과 소원은 어떤 사연으로 맺어지게 되는 것일까?
윤호가 소원의 첫사랑이라면 상경은? 아내와 이혼후 혼자서 아이(지훈)을 키우며 살아가던 상경이 '아가씨' 소원을 만난것은 룸살롱이 아닌 어딘가를 떠나거나 도착하는 장소인 지하철 역 안이었다. 역 철도안으로 떨어진 여자를 우연찮게 구해내게 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소원(미나)이었고 소원(미나)은 계획적이 아닌 즉흥적인 기분에 의해 자살을 시도했던 것이란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병을 앓고있는 상경의 아들 지훈에게 소원의 간을 이식해주기로 약속을 하면서 그들의 인연을 깊어져 갔다. 나라면 단순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선뜻 간을 이식해주겠다는 약속을 할수있을까?
책속의 인물들 중 나의 눈길을 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미정, 쉽게 벌린 돈은 쉽게 나가고 어렵게 번돈은 어렵게 쓰여진다는 말이 있다. 물론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돈을 쉽게 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들이 돈을 헤프게 쓰는 경향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 중 부친의 사업실패로 어려움에 처한 미정이 학비를 벌기위해 업소에 들어와 원하는 결과를 얻기위해 노력하는 미정의 모습에서 희망의 빛을 보았다면? 결과적으로 미정은 소설 공모전에 당선되어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번 돈을 함께 살아가던 소원에게 양도하여 좋은 일에 쓰라는 선심을 쓰기도 한다. 돈에 좋고 나쁨이란 없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 단지 그것이 어떻게 쓰여지냐에 따라 좋고 나쁨이 있지않을까 싶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 성인 남자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37.9 퍼센트가 일 년 사이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성매매를 자연스런 현상으로 생각하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수치스런 일이라면 그런 여성을 매매하는 남성 또한 수치스런 일이 아닐까 싶다. 여성에게는 죄가 되는 일이 왜 남성에게는 죄가 되지 않는지에 대해 묻고 싶은 심정이다. 수많은 미나와 지수 같은 여성들의 입장에서 한번쯤은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다.《아가씨》라고 불리는 직업여성들에게 있어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해준 이재익 씨야 말로 위안이 되지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다음에는 어떤 책으로 이재익 씨와 만나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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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도 금방 읽었습니다. 이 재익 소설가의 작품은 읽기가 쉬워서 좋습니다. 제목이 「아가씨」. 300여 페이지지만 반나절만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아가씨> 라는 제목을 보면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좋은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 할 수 있는 사회의 어두운 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재익 소설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아, 정말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 본인이 아닐까? 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만큼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작가의 말에서도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 언급을 했습니다. “소설가로 살면서 곤란한 점들 중 하나는 책 속 인물을 저와 동일시하는 독자들의 시선입니다. 《압구정 소년들》이 유독 그랬던 것 같고, 최근 《원더풀 라디오》를 출간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언론 인터뷰나 독자와의 만남에서는 작품 속 주인공이 제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인지, 스토리가 저의 실제 경험담인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지요.” 이 소설은 한 사람의 시점에서만 이루어진 작품은 아닙니다. 각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점들이 신선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식의 특징을 가진 다른 작품들도 기존에 있었으니까요. 정확히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이런 특징의 소설이 저에게는 딱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읽기에 아주 편했습니다. 계속 읽기를 하지 않고 ‘가다 쉬다’를 반복할 수 있는 흐름과 끊음이 있는 이런 작품. 나에게는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사람은 되지 맙시다. 열심히 살려는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술집 여자보다도 더 질적으로 나쁜 사람이네요. 그런 사람 두 명이나 보입니다. 그 첫 번째 인물은 병원 원무과에서 입원과 퇴원을 관리하는 한 계장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 정말 못 된 놈입니다. 이 사람이 상경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 이야기지만. 지훈이의 병원비를 운운하면서 병원에서 퇴원시키려고 하는 것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병원이라는 곳에서 매몰찬 이야기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장기매매를 주선하는 브로커였습니다. 아주 나쁜 사람이지요. 물론 먹고 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래도 나쁜 놈입니다. 또 한 사람은 경찰로 나오는 인물입니다. 준기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 녀석인데요. 이 녀석도 아주 질적으로 하(下)품인 녀석입니다. 지수라는 여자를 많이많이 괴롭혔다고 하는데요. 결국에는 벌은 받게 되네요. 이 두 녀석은 아주 쓰레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돈 때문에 내몰린 사람들 등이나 쳐 먹는 녀석들. 아주 지구를 떠났으면 좋겠네요. 상경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 여자인데요. 이 여자가 지훈이의 새엄마가 된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과거는 아주 잊고 새 삶을 지훈이의 엄마로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상상이지만. 행복이라는 것을 그 여자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주 나쁜 상상은 아니죠 이 소설에는 칵테일도 나오네요. 흐~. 제가 좀 배웠는데. 아는 거 나오니까 신기하네요. 블랙러시안도 나오고, 미도리 샤워도 나오네요. 이 둘 모두 만들 줄 아는 데. 소설가의 편리한 점에 나도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 봅니다. “소설가는 정치가가 아니기에 대안을 제시할 의무는 없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더 나아가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소설가의 사회적 역할은 충분하다고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인생은 길다. 밤에도 낮에도 걷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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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 한달도 안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 곧 다시 인사드릴게요. 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요 ! ' 라며 설레는 작별을 했었던 41을 읽은지 얼마 안됐을 때 이 책이 출간되었고, 나는 또 무섭게 질렀다. 그리고 역시나 무섭게 읽었다. 꽤나 색다른 내용이었다. 아가씨? 어떤 아가씨일까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책 표지가 말해주듯이 술잔 속에 있는 여자. 여자라기보단 그저 아가씨라는 말이더 어울리는 그런 여자들 - 바로 술집여자들에 대한 얘기이다. 내용이 이런만큼, 조금 자극적이다. 그러나 절대로 자극적인 것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책을 통해 또 책이 줄 수 있는 재미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늘 이재익 작가를 통해 무엇을 바라보아야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든지 없든지에는 상관없이 말이다. 아가씨라는 책은 내게 내 눈에 보이는 세상 뿐만아니라 가려져있는 세상에 대해도 바로 알고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물론 경험이 적은지라 책을 통해 보는 것이 고작이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치밀하게 연결되어있다. 소원, 상경, 윤호, 준기 그리고 다시 소원, 상경, 윤호, 준기 이런식으로 반복되는 전개를 통해 질리지 않을만큼 또 복잡하지 않을 만큼 적절하게 연결되어 있어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산울림의 <회상>이라는 노래가 나오는 이 소설을 읽는 나도 이 노래를 틀어놓고 이 책을 읽었고, 그 가사가 계속 마음에 맴돌았다.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 때 나는 알아버렸네.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갑자기 바람이 차가워 지네. 물론 윤호이야기 일 때만 나오는 노래이기는 했지만, 어쩌면 이 책에 나오는 소원, 상경, 준기 모두 혼자 걷고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지 않았을까 싶다. 또,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한 것이다. 라는 칼릴 지브란의 글을 인용했던 서린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한 것일까 - 라는 질문을 내게 개인적으로 던졌다. 당분간 회상을 들으며,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낼 것 같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아 역시 소설이구나. 생각나게하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또 한번 이재익 작가와 설레는 작별을 했다. ' 곧 다시 인사드릴게요. 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