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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좋아서 살아간다
곧, 적잖은 사람들은 사진쟁이가 아닙니다. 이른바 ‘사진벌레’나 ‘사진기계’가 되어 이름값을 얻거나 돈을 법니다. 적잖은 사람들은 값싼 사진기를 쓰든 값비싼 사진기를 쓰든, 사진찍기가 아닌 ‘이름값 찍기’나 ‘돈벌이 찍기’에 얽혀들고 말아요.
(최종규 .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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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필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포토넷, 아라키 노부요시, 백창흠, 2012 ` 어떤 사람들은 사진의 발달사와 자본주의 변천사가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 변천사가 어떻게 되었던 현대 사회에서 사진과 자본주의를 벗어나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이지만 아직 그 정체가 명확하게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 발터 벤야민이 쓴 [사진의 작은 역사]를 보면, 1826년 프랑스의 니에프스 세계최초의 사진촬영에 성공했다고 한다. 자본주의 변천사에서도 그 시기는 중요하다. 1825년 영국에서는, 자본주의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증기기관차가 처음 달리기 시작했고, 공장법이 제정되고, 최초의 자본주의적 공황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우연처럼 보이는 역사적 사실보다 초기 사진에 찍힌 대상이 대부분 부르주아였다는 점에서 사진과 자본주의를 연결하기도 한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7월 혁명과 2월 혁명을 거치면서 귀족들의 자리를 부르주아들이 차지한다. 부르주아들은 귀족들의 모든 관습을 부정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화가들이 그렸던 초상화 대신, 초상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최신 기술에 당시 원판이 은을 재료로 했던 만큼 비싼 대가를 주고 사진을 찍었던 부르주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사진도 없었을 수도 있다. ` 사진이나 자본주의의 역사가 어쨌든, 우리는 그것들이 만든 세계에 살고 있고 그것들을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상상한 것의 대부분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오직 돈을 벌기 벌해 만든 상업 광고, 상업 드라마, 상업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가. 물론 필멸의 인간 아킬레우스를 상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우리 구전 설화를 떠올리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이것들도 모두 상업적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나만의 고유한 그 무엇을 상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벤야민은 아우라 상실의 시대라고 어렵게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고 그냥 거대한 사회의 의미 없는 조그만 부속되어, 내 존재는 희미해지고, 타인과의 관계, 사회와의 관계가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 어쩌면 사진에서 시작된 단절을, 아라키는 반대로 “사진은 관계의 문제입니다.”라고 말한다. ` “‘사진 찍으러 왔습니다’가 아니라 거리에 녹아들었다는 느낌이어야 합니다. 염탐꾼이 되든가, 찍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일부러 드러내든가,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삼각대를 세우고 4x5인치 대형 카메라로 일부러라도 확실히 찍어야 합니다.” ` 염탐꾼이 되라는 말은 촘촘한 시간과 공간 속에 녹아들어 나만의 순간을 포착하라는 의미일 것이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라고 하는 것은 나만의 순간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장악하고 만들어내라는 말인 것 같다. 보통의 독자들이라면, 모든 것을 장악하기에는 돈이 없기에, 아라키처럼 녹아들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녹아들기 위해서는 ‘관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좋은 관계를 통해서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 내가 먼저 친절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대상에 다가가야 한다. 아라키는 이 관계에 카메라를 포함시킨다. 아라키는 어떤 카메라에 어떤 필름을 가지고 찍느냐에 따라서 대상과 시간과 공간이 다르게 표현된다고 말한다. ` 이 책은 일본에서 2001년에 출판된 것이고, “사진은 촉촉하지 않으면 안 돼요. 그 반대로 디지털은 촉촉함이 없어요. 뭔가 퍼석퍼석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바로 지우고 또 바로 찍을 수 있어서 기개가 없어요.”라고 말한 아라키이니,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단지 그가 즐겨했던 방법을 상상하며 비슷하게 해보는 수밖에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 사진이 발명되기 전까지의 예술이라는 것은 신이 만든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선택받은 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보통의 인간들이 시간과 공간의 한순간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줌렌즈가 아니라 대상에게 다가가 찍으라는 아라키의 말처럼 우리는 대상에게 다가가 나만의 순간에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아라키가 즐겨 쓴다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우리 손에 항상 들려있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뭐가 다른가. 좋은 카메라가 아니라, 아라키가 찍어본 만큼은 찍어보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니, 그 다음 카메라를 선택해도 될 것이다. ` 한국인으로 아라키가 즐긴 한국기생관광에 편찮지만, 그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니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폴라로이드 임신부 누드사진도 작품이니 이해를 하지만, 도대체 분홍에 표지에 구멍 뚫어놓고 엿보게 만드는 이 특이한 패티쉬는 누구의 아이디언지 정말 궁금하다. 차라리 일본 원서 표지처럼 점잖게 만들었다면, 글이 깊이가 더했지 않았을까. 칠순이 넘은 아라키가 이 표지 아이디어를 좋아할까. 2012.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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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거리에 깊숙이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에 ......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 '어!사진가가 왔네'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복장. 외국인에 대한 허용 그리고 적대감 사진을 찍으러 나서는 사람들의 복장을 두고서 아라키 노부요시는 그렇게 표현했다. 장소에 따라 복장의 성격이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 어쨌거나 구체적인 그의 사진 잘 찍는 요령. 재미있으면서도 유용할 것 같다. 청담동 스타일과 재래시장에서의 사진찍기는 옷입는 일부터 적합해야 그 장소의 피사체 반응이 자연스럽다는 건...... 심리학인가? 사진학인가?
찍을 대상에 따라 필름의 종류가 정해진다. 대상과의 동화. 함께하는 공동작업. 병이 위중했던 부인이 집으로 와 식사를 함께 하던 그 순간. 아라키는 칼라사진으로 하기엔 너무 해서 흑백필름을 사용했다는 말을 한다. 섬세하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시인의 마음같은 것. 희미하게 알 것도 같은 아라키의 생각. 마음.
사진으로 사건을 표현하기는 쉬워요. 사건이 벌어지게 되면 내면까지 도달할 수 없게 됩니다. 사건이란 것은 표층이 대단하니까요. 사진을 찍으며 내면을 언급하는 작가. 정말 호감가는 작가 아라키.
사진가는 쉰살의 여자를 보았을때 그 사람의 과거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라야 하는 거. 사진가에 대한 아라키의 생각은 참 아름답다는 느낌. 어째서 피사체의 과거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라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라키가 설명해주는 인간의 본성, 그리고 삶이라는 걸 사진 작업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직설적이고 위트있지만 저속하지 않을 수 있는 진지함. 간절함으로 셔터를 누르고 발견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같은 순수한 예술적 기질로 참으로 강하게 똘똘뭉친 작가이다. 천재라기 보다는 괴짜라기 보다는 자유로운 아티스트. 절대적으로 완벽해지고 싶은 욕심많은 아라키.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여자를 바꾸고, 남자를... 장소를... 라이카는 소리도 렌즈도 대상에 스며들어가는 느낌. 한 번 언뜻 본 게 아니에요. 한 번 번뜩인 사랑스러움. 한 번 번쩍거린 스트로보가 있었으니까요. 번쩍이는 스트로보가 없으면 안 되는 거지요. 한 낮의 스트로보 같은 느낌. 어쩌면 그들의 언어가 본질적인 것을 건드리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공감할 수 있다는 건. 인생을 해석해내는 수준이 굉장히 솔직하고 순수하고 진지하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보고서 풀이 죽어버리는 것 같은 포트레이트는 안됩니다. 살아있는 기쁨이라든가, 살아있는 애정이라든가, 그런 걸 찍어야 하는 거지요. 초상은 자존감을 주지 않으면 안돼요. 포트레이트는 그 사람 나름의 현상을 찍어야해요. 순수만으로는 아무 도움이 안돼요. 이 사람 눈을 좀 봐. 멋있지? 미인이지? 그게 필요해요. 아라키는 선한 사람인 것 같다. 초상을 찍으며 모델의 자존감을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누드를 찍었어도 결국은 "좋은얼굴"에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
바보같은 말이지만, 인생이란 게 생명이잖아요. 인생이라는 게 살아가는 거니까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건, 내 경우엔 사랑을 한다든지 뭔가 하는 것이라서 복잡하고 어려운건 안돼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나를 삶으로 향하게 해요. 삶이란 게 얼마나 멋진 것인가를 알려준다고 쓰려 했는데 부끄러워서 쓰질 못했어요. 사진가란 찍어서 보여주는 것을 포함해서 자기의 우스꽝스러움까지 속속들이 드러내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죠.
방대한 양적인 작품집은 놀랍기만 하다.
그의 지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고 즐거워하며 온 몸으로 뛰어들어 실현해 내는 예술적인 사진인생을 넘겨다 본 감상은 참으로 "멋지다"라는 말 한마디로 함축되어진다. 아라키가 아니면 하지 않을 일. 아라키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을 작업. 아라키가 하는 말이 아니면 의미가 없을 것만 같은 카메라 너머의 세상이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에 생생하게 잘 드러나 있다. 사진과 관계에 올인. 아라키 노부요시는 괜찮은 사진예술가. 근본적으로는 인간성을 담고 있는......
책 속의 아라키작 하이쿠가 실려있다. 그 걸 읽다가 엄청 웃었다. 못말리는 아라키!!! 아라키식의 관점. 아라키식의 설명. 아라키식의 느낌. 아라키 Mode 가 존재한다. 살아 있다는...... 그 모든 것을 감지해내고 아라키 방식으로 승화시켜내는 사진. 묘한 마력이 스며들어있는 아라키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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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 노부요시, 백창흠 역,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PHOTONET, 2012. Araki Nobuyoshi, [TENSAI ARAKI SHASHIN NO HOUHOU by Nobuyoshi Araki], 2001.
어린 시절의 꿈은 미술을 하고 싶었다. 전공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판화의 까끌까끌한 질감이 좋았고, 무엇보다도 한 번의 작업으로 여러 장을 찍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물론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사진의 취미'이다. 더구나 환경이 디지털로 변화하여 약간의 조작만으로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어서 흠뻑 빠져들었다. 아마추어의 열정은 카메라에 대한 애정으로 나타났고, 빛 좋은 날씨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사진 감상이라는 고상한 습관을 갖게 했다. 그리고 기기적인 조작과 예술적인 표현을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의 작동 원리와 촬영의 기본(기술)적인 부분을 배우기 위해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아마도 열의 아홉은 바바라 런던, 짐 스톤, 존 업튼이 공저한 [사진학 강의(제9판)](포토스페이스, 2008.)을 이야기할 것이다. 사진의 메커니즘과 표현에서의 응용기법, 사진의 평가와 시각적인 인식의 방법, 현대 사진의 감상... 등 사진에 관한 모든 것이 집약된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사진의 구성과 표현에서 가장 도움을 받은 책은 한겨레 신문사 곽윤섭 기자의 [이제는 테마다](동녘, 2010.)이다. 수많은 생활 사진가를 만나며 사진에 대한 비평과 조언을 해온 기자는 선, 면, 대비, 패턴, 프레임, 부분과 전체, 공감각, 오감, 상징, 색, 일상, 추상... 등을 통해 사진의 테마를 말하고 있다.
한 가지 테마를 주제로 하는 사진은... 1982년부터 '제주도'를 테마로 하여 셔터를 누르고, 1985년 섬으로 내려가 2002년에 갤러리 두모악을 만들기까지의 여정을 기록한 故김영갑 사진가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휴먼앤북스, 2003. http://www.dumoak.co.kr/), '가족의 일상'을 테마로 사진을 모은 모리 유지의 [다카페 일기①, ②](북스코프, 2009. http://www.dacafe.cc/), 그리고 '점프'를 테마로 하는 인터넷 공중 부양 소녀(http://yowayowacamera.com/)... 이러한 흥미로운 촬영은 나의 사진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고, '테마'와 '패턴'이라는 의미를 깊이 각인시켰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눈부신 형광 분홍색의 표지로 시선을 끄는,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이라는 야릇(?)한 제목을 가진 또 하나의 사진 책... 아라키 노부요시는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에서, 이성과 감정의 사이에서... 일본의 에로티시즘을 찍는 사진가이다. 그가 말하는 사진의 세계는 어떠한 곳일까?
맨몸으로, 몸으로 찍어야 합니다. '사진 찍으러 왔습니다'가 아니라 거리에 녹아들었다는 느낌이어야 합니다. 염탐꾼이 되든가, 찍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일부러 드러내든가, 어느 쪽이든 좋습니다... 어중간한 모습은 좋지 않습니다. 낚시하러 가는 차림의 조끼, 특히 주머니가 여러 개 여기저기 달려 있는 조끼를 입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런 차림으론 사진을 못 찍습니다!(웃음) 긴자 거리에서 찍을 때와 신주쿠 거리에서 찍을 때는 복장을 다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p.15-16)
나쁜 사진이 나온다는 건 결국 찍는 사람이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습이 부족한 거지요. 그만큼 사진에는 자기 자신이 속속들이 드러납니다. 정말 사진을 하다 보면 자기가 탄로 나니까 두렵기도 합니다.(p.19)
사진을 하는 사람은 촬영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우스갯소리로 수전증을 막기 위해 술과 담배를 끊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정된 자세는 셔터 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고, 그만큼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천재 사진가의 조언은 어깨의 자유로움만이 아니라, 몸의 자유로움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사진을 위해 사진가가 배경에 흡수될 것인지, 아니면 튀어나올 것인지... 그리고 사진의 결과는 카메라 때문이 아니라, 사진가 때문인 것을 알려준다.
사진은 일종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라는 것이 상대로부터 무엇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사진은 인터뷰와 똑같습니다. 표현이 아닌 표출. 그러니까 상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무엇을 끌어낼 것인가 하는 것이지요.(p.37)
(방적공장에서) 처음엔 어째서 자신을 찍는 걸까 의아해하던 공장 노동자가, 자기 사진이 걸린 사진전을 보고는 "마에스트로!"하고 외쳤어요. '어쩌면 내가 이렇게 멋있었나?' 하며 사진을 보고 자신에게 취해버린 거지요. 나는 인간의 존엄을 찍는 거예요.(p.131)
그래서 역시 사진가는 마지막에는 포트레이트로 가는 거예요. 애써 여자의 알몸을 찍었지만, 마지막에는 얼굴만 찍는 거죠. 밀착인화를 보면 그래요. 밀착을 보면 거기가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해서 찰칵 하고 넓적다리를 벌리게 하고 한가운데를 말이죠. 하지만 그 뒤에 보면 마지막엔 얼굴이에요. 젖가슴도 등장하고 음모도 있어요. 그렇지만 마지막은 얼굴인 거에요.(p.129)
가장 관심을 두고 읽은 부분은 '포트레이트'(인물)이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찍기 위해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며 어느 순간부터 모델 촬영을 가거나, 꽃을 찍거나, 사물을 찍는 것으로 바뀌어 간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꽃은 불평하지 않는다." 때문이다. 인물 촬영은 가장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사진에 나오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성향은 천차만별이라서...;; 예전에는 무조건 카메라의 성능을 과시하며 쨍한 사진을 찍었는데, 제대로 드러난 얼굴의 잡티 때문에 거북해하는 때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 아니라, 상대방이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괴짜 사진론은 더 나아가 인터뷰를 하듯이 장점을 끌어내는 촬영을 조언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찍으라고 조언하고, 모델을 제대로 알고 얼굴 촬영하기를 조언한다.
예를 들면, 라이카는 소리도 렌즈도 대상에 스며들어가는 느낌이에요.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도 대상이 침투해오는 것 같은 카메라입니다. 이른바 명기(名機)지요.(p.43)
인생이라든가 행복을 찍기에는 역시 라이카가 적합해요. 상냥함이라든가 인생이라든가 사람에 대한 건, 결국 자애라는 말로 통할 텐데 라이카가 그 '애지중지'라는 말에 꼭 들어맞는 렌즈고 셔터 소리이고 스타일이죠. 전에도 얘기했지만 라이카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스며들어가요.(p.53)
그리고 모든 사진가의 로망인 라이카 예찬...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은 어느 천재의 허세나 괴팍함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진솔함과 담백함으로 대화하는 글이다. 사진의 '테마'와 '패턴'보다는 아라키의 '섬세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사진가의 '열정'보다는 카메라와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물아일체'의 모습이 보였다. 일본 에로티시즘의 대표자이지만, 그가 하는 이야기는 전혀 야하지 않게 들렸고... 유럽에서 일만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전시하고, 썩은 필름을 인화하여 자연이 만들어준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 것을 통해 부유함과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한 가지는 그래도 사진과 관련된 책인데, 중질지 이상으로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미색지에 수록된 사진은 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
![]() 아라키 노부요시
천재작가라 불리는 일본의 사진가다.
그러나, 책을 만나기 전엔 사실 잘 몰랐다.
이글은 천재작가라고 하는 아라키의 작품을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이 책 '천재 아라키의 괴짜사진론'을 읽고 쓴 서평임을 밝히고 시작한다.
그러니 나같이 아라키 노부요시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사람도 쫄지말고 한번 봐보자. ㅎㅎ
![]() 아라키 작가(이하 존칭생략)의 사진. 컬트적 분위기를 척 풍기고 있다.
도마뱀을 품고 있는 사진작가라....
게다가 드래곤볼의 손오공도 아니고 삐쭉삐쭉한 머리를 세운 헤어스타일하며,
물안경을 연상시키는 선글래스에 벗겨진 머리, 두툼한 입술까지 평범한 외모는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솔직히 작가의 외모도 더더욱 아니다.
남의 외모 가지고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라키가 도마뱀을 애완용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들고 있는건 아니라고 한다. -_-;;;
상징과 은유의 표현인데, 도마뱀은 남성의 성을 의미한다.
주로 아라키의 사진관은 '성', '죽음'과 연관되어 표현된다.
그렇다고 해서 수십년간 사진작품을 해온 사람이 밝고 가족적인 사진이 없었을까. ㅎㅎ
그럼 책 '천재 아라키의 괴짜사진론'은 무엇이며, 어떤 책일까.
![]() 목차를 보면
1장부터 행복을 찍는 법(내공이 충만한 제목이다!)
5장에 폴라로이드야말로 진짜 사진!(이부분 읽고 SX-70 중고매물을 검색하러 장터에 매복하게 되었다. 쿨매물있음 연락주세요. ㅎㅎㅎ)
![]() 제9장 사랑하는 마키나.
우리에겐(적어도 나에겐) 생소한 마키나라는 카메라는 흔한 카메라였던 것 같다.
그것으로 기록한 사진들...
![]() 제10장의 날짜 입력 예술론은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했다.
말그대로 사진에 날짜를 넣어서 찍는건데, 사실 왠만한 아마츄어 사진가들도 사진에 날짜를 넣는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 찍었는지 남에게 드러내는것 또한 치부를 드러내는 거라 싫어하는 듯하다.
그런데, 아라키는 이걸 드러내놓고 즐긴셈.
단순히 날짜를 입력하는것에서 나아가 같은날 찍은 사진도 날짜입력을 각기 다르게 해서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거나 앞으로 감기도 하고...
그렇다!
날짜가 가지고 있는 텍스트로의 의미에 나름의 부가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사진의 생명력을 연장시키고 있는것이다.
이것이 아라키의 장점이자 무기가 아닐까 한다.
쓸데없는 고정관념을 깨는것. 파격!
물론 의도했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우연히 그렇게 된것도 많았을 거라 짐작한다. 하하하
제11장 한국을 찍다
한국에 와서 부산의 수산물시장의 모습부터 서울 룸싸롱 문화까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자유스럽게 서술된 아라키의 사진관에 대한 이 책은 문예지 <청춘과 독서>에 2000년~2001년 사이에 연재된 글이다.
사실 이부분도 책의 말미에 쓰여져 있었는데, 좀 놀랬다. 이게 문예지에 실렸다니??!!!
이는 본인이 아라키의 글을 못 읽었거니와 그의 작품세계도 몰랐기에 드는 생각이었다.
그럼 그의 사진관은 어떠할까.
몇줄의 글로 그의 사진관을 표현하기 어렵겠지만,
책에서는 적절하게 요약되어 있다.
'나와 사진의 생리가 너무나도 잘 맞으니까 스스로 사진의 천재라고 부르고 있는 거죠.
사진은 곧 나라는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사진은 맨몸으로, 몸으로 찍어야 합니다.
사진을 찍으러 왔습니다.가 아니라 거리에 녹아들어 있다는
느낌이어야 합니다.'
'내가 찍은 사진에 내가 용기를 얻어요. 다른 사람의 사진이 아니라
내 옛 작업을 보고 뭐라 할 마음이 생기는 거지요.
쉰이나 예순에.'
위의 글은 책 뒷표지에 쓰여진 글인데,
책을 처음 읽었는때는 감흥이 없었다가(당연한 소리다.)
다 읽고 다시 읽으니, 아! 그렇구나. 싶었다.
마치 책에서 휘적휘적 걸어나와
'하하하'하고 호탕스럽게 웃으며, 독설과 자기자랑을 마구 늘어놓을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라키를 잘 아는 사람은 아마도 공감하지 않을까.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어렵게 그의 사진을 볼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대로
사진을 느끼고 감상하면 그만인...
볼매(볼수록 매력)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 게다가 그의 글도 복잡하거나 괜히 현학적인 수사가 일체 배제된
담백한 느낌의 글이라 읽는 속도 또한 빠르다.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좋은 책을 내준 출판사 포토넷에도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더운 여름철 책한권 읽어보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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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는 별개의 얘기지만, 얼마 전 <로맨티시즘과 에로티시즘 사이-얀 샤우덱>의 사진전을 보았다. 얀 샤우덱은 체코의 유명 사진가로 그 또한 “예술과 외설”이라는 양 측면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는 사진작가이다. 그런 배경 덕분에 얀 샤우덱의 국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거니와, 모국인 체코에서도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진 후에야 작품전시가 가능했다. 실제 그의 작품을 보면, ‘외설’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다만 기존의 사진과는 분명히 다른 그만의 색깔이 느껴진다.
서두가 길었지만, 예술과 외설을 넘나드는 작업은 언제나 논쟁거리를 제공한다. 본인은 분명 “예술”이라고 내세우는 작가의 창작물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예술이 될 수도, 외설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런 경우, 작가는 마치 칼날 위에 서서 겨우겨우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듯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의 저자 아라키 노부요시의 작품도 그런 류에 속한다. 앞서 얘기한 얀 샤우덱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아라키의 작품은 ‘괴짜스러운’ 축에 속한다. 스스로를 괴짜라고 하면서도 “천재”라고 자화자찬하는 이 작가는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는 무척 특이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 스스로 제목에서부터 ‘천재 아라키’라고 해놨으니 독자로서는 인정을 하거나 말았거나 ‘천재 아라키’라고 따라 부르게 되는 것도 재밌는 일이다.
순수하게 사진에만 몰두할 것을 강조하는 그의 주장은 일견 엉뚱한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감이 된다. 어깨에 가방을 멘 채로 찍으면 안된다든지, 주머니가 여럿 달린 낚시 조끼같은 차림은 안된다든지, 여자든 뭐든 만져보고 찍는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어쨌든 ‘사진 찍으러 왔습니다’가 아니라 거리에 녹아들어서 찍으라는 것이다. 그는 사진을 찍는 것은 대상에 동화되는 정도가 아니라 찍는 사람과 대상이 친밀해져서 함께 만드는 “이화(異化)”작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 찍는 행위나 시각, 감성 등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공감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다. 오랜 시간의 연륜과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은 역시 <한국을 찍다>라는 부분이었는데, ‘일본인’의 시각으로 보는 ‘기생파티’ 등의 내용은 역시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의 표지는 형광빛의 분홍색으로 유독 눈길을 끈다. 관음증의 욕구를 반영한 듯한 구멍뚫린 표지도 특이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뒷표지 날개 뒷부분에 숨어있는 아라키의 사진이었다. 마치 문 뒤에 숨어서 이제껏 독자를 지켜보다가 “다 봤어? 내 사진 어때?”하는 듯, 영락없는 괴짜 사진가의 모습이다. 조금 더 많은 양의 사진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사진에 대한 또 하나의 시각으로써 접해볼 만한 책인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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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사진가 '아라키'씨, 사진을 말하다 -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_ 스토리매니악 '사진'이란 건 알면 알 수록 매력적이다. 가끔 마음에 드는 사진은 넋 놓고 볼 때도 있고, 그런 사진을 한 번쯤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갖는다. 뭐, 생각 있다고 다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건 아닐 테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사진 잘 찍는 사람들 보면 괜히 대단해 보이곤 한다. 사진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 책도 그런 마음에 관심을 둔 책이다. 이름 앞에 '천재'가 붙고, 사진론에 '괴짜'가 붙는, 뭔가 독특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았다.
예상대로 '아라키 노부요시'라는 사진 예술가는 꽤나 독특한 인물이다. 우선 일반적인 책 답지 않게 문장이 자유분방하다. 그냥 막 주절주절 대는 듯한 이야기에 '하하하' 같은 웃음을 마구 날리는, 마치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문장이 이어진다. 묘하게 친근하고 묘하게 재미나고 묘하게 편안한 이야기다.
단지, 이런 이야기뿐이라면 참 허탈했겠지만, 작가는 그 농담 같은 문장 속에 사진에 대한 통렬한 조언들을 담아내고 있다. 내가 사진에는 문외한이긴 하지만, 사진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나, 사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나, 사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잘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것이 대가의 힘이구나 싶은 이야기, 그리고 전달 방식이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작가가 생각하는 '카메라'였다. 카메라를 자신의 일부로 표현하고, 사용하고, 말해 주는 모습에서 예술 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열정 같은 것을 느껴볼 수 있었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긴 했지만, '아라키 요부노시'는 400권이 넘는 작품집을 낸 유명작가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이 국내에는 처음 소개 되는 것이라 한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 성향 때문이다. 예술과 외설을 넘나든다는 그의 작풍은 '변태적인 괴짜 사진가'라는 편견 섞인 시선도 받는가 보다. 이는 이 책의 내용이나 실린 사진 몇 장에서도 알 수 있었다.
내용을 읽다 보면 뭐랄까, '변태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 있달까? 성적인 표현과 은유를 놓고 히히 거린다든지, 사진으로 표현하는 미묘한 부분들을 성적으로 묘사한다던지 하는, 꽤나 괴짜스럽고 당황스런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을 차근차근 들여다 보면 그 자체를 상당히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 점이 꽤 매력적으로 보였다. 의미 없는 성적 표현이 아닌, 진지한 예술적 탐구의 과정에서 나온 성적 표현이라는 점이 말이다.
작가의 사진집이 국내에서 출간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생기지만, 이 작가를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인터넷으로 좀 찾아보니'어이쿠~'싶기는 하지만... 작가의 사진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과, 사진을 통해 표현하려는 것, 그리고 사진 자체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작가의 사진을 바라보는 뜨거운 애정을 이 책을 통해 느껴보시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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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의 느낌은,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 "눈이 아프다" 라는 가시적인 부담감이 그게 작용했다. 형광색을 띈 핑크색의 겉표지는 보기만해도 어지러워질 정도로 선명하고 또한 눈에 부담이 되는 것이였다. 이 책 처럼 특이함으로 유명한 남자. "아라키 노부요시" 일본의 천재적인 사진작가로 유명한 그는 어떻게 사진을 찍는가? 이 책속에서는 당연하지만 "사진이란 이렇게 찍어야 한다.!!" 는 한 사진사의 경험론과 인생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사진론이 참으로 특이하기 짝이 없다. 바티칸이 "외설적이고 상종을 말아야할 사진작가" 라고 말할 만큼, 그의 사진은 외설적인 것으로 유명하기는 하다. 그가 말하는 사진론에서도 일단은 "삽입"!!!! 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 특히 "모델"과의 접촉은 중요하다!!! 나는 언제나 모델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며 지시하는것을 좋아한다는 등.. 잠깐 잠깐이기는 하지만, 얼굴이 상기되는 19금적인 묘사가 자주 등장한다. 책표지의 포박된 여자가 보여주는 이미지, 그러한 느낌은 분명히 작가 아라키가 추구하는 대표적인 사진론이다. 그러나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보고있자면, 그가 괴짜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일반론적인 충실한 "사진가" 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다. 그는 자신의 사진론에서 "은신" 과 "뒤섞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글이 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진사 라고 인식하는 순간, 작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동화되어, 하나가 되는 순간 진정한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찍히는 사람과의 교감은 더 나은 사진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작가로서의 일반론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그만큼의 "기본"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아라키만의 "공든탑" 을 쌓아 올릴 수 있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책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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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아라키 노부요시 즈음│백창흠 옮김│PHOTONET
한 눈에 척 봐도 아라키가 변태이거나 성도착증이거나 혹은 너무 앞선 괴짜 사진가라
아라키의 다작주의와 오타쿠적인 행로는 무척이나 다양하고 기행적이지만 사뭇 예술
일본이나 한국이나 한 번 큰상을 받으면 일거에 뜬다. 아라키가(이름으로 봐선 교포가
사진은 순간을 박제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던 독자에게 언젠가부터 예술로 다
사진이라고 엄숙주의만 견지하라는 법도 없지만 지나치게 비비드하면 상업사진에 다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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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괴상한 사진작가인줄만 알았던 그에게 사진에 대한 철학으로 한 수 배움이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 아라키 노부요시 / 포토넷
집 근처를 찍을 때는 게다(일본식 나막신)를 신는다든지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요컨대 외지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복장은 좋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 거리에 깊숙이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은데, 예를 들어 차라도 한잔 권할 수 있는 관계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복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본문중에서 p16)
우선 그가 말하는 사진에 대한 것은 카메라에 대한 것도 아니고 어떤 렌즈가 좋다느니 그런 말이 아니었다. 사진을 찍는 마음가짐, 그리고 복장과 같은 것을 통해서 사진에 몰입할 수 있는 그런 조건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주변에 동화되어 하나가 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말하고 있다. 한동안 사진 열풍이 불었던 우리들에게 바로 이런 생각들이 사진으로 표현된 적이 있었던가?
그러니까 내 사진에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동시에 들어가 있어요. 한 장의 사진 속에 그걸 집어넣어서, 느껴지게 해야 되는 거지요. 과거, 현재, 미래를 한 장으로 보여주어야 해요. 아라키네마의 사고방식도 그렇지만, 시간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덧없는 것이라 할까요. 바로 사라지는 거지요. 이상할는지 모르지만 사라져 가는 것들끼리 겹쳐져서 하나의 현재라는 것이 생기는 거지요. (본문중에서 32)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철학적인 말이다. 사진을 찍는 순간은 현재이지만 찍고 나면 과거가 된다는 바로 그것, 그리고 그 사진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통해서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예술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사진은 카메라의 기능을 빌려서 표현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바로 사진사의 자세와 마음가짐, 그리고 그 생각 속에서 나온다는 것이 진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상대를 해석하고 자기의 생각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찍으려고 하면 안 돼요. 그게 아니고 본능적으로 딱 느끼고 찍어야 하죠. 이건 이러한 사실과도 관계가 있어요. 계속 이것저것 찍는 것도 필요하지만, 생활이나 인생을 제대로, 그 나름대로 연마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방법을 여러 가지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은 어떤 직업이든 마찬가지겠지요? (본문중에서 p58)
사진을 찍다보면 '아, 이거다'하고 생각되는 때가 있다. 바로 그 '셔터 찬스'라는 것을 느낄때가 사진을 찍는 즐거움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저 아무생각없이 셔터를 누르게 되는 순간들이 생긴다. 바로 그런 순간들이 무의식 속에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초보시절에 아웃포커싱에 매달리고 시간이 흘러 진한색감과 포토샵에 매달리던 사진가들에게 자신의 삶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는 것이 진리로 다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비만 잔뜩 가져간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대개 직감으로 장비를 챙기는데, 될 수 있는 한 적은 쪽이 좋아요. 찍을 때도 카메라 가방 같은 거 없이 카메라만 가지고 진행하죠. 카메라만 들고 있으면 보통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본문중에서 p118)
사실 사진은 사진사가 찍지만 사진에 찍히는 피사체 입장에서는 교감이라는 부분이 중요하기에 아라키가 말하는 자연스러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가방도 걸림돌이 되나보다. 그저 동네에 슬슬 걸어나와 작은 카메라로 스냅사진을 찍는 모습이 바로 자연 그대로의 사진이 된다는 그만의 철학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사진작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그런 생각이다.
어떤 상식을, 프레이밍으로 부순다는 게 아니에요. 진짜 사진이라면 무엇이든 좋아요. 하지만 사진을 싹둑 자른 완성도라면 피하고 싶어요. 이른바 좋은 사진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같이 말이에요. 뭐, 사진도 하나의 생활이고 인생이니까요. 매일매일 날짜를 붙여서 찍어가는 행위도, 살아가는 거예요. (본문중에서 p167) 아마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게는 파격적인 사진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나 보다. 프레이밍이라는 부분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도 완성도라면 피하고 싶다는 그. 자연스러움과 자신의 감성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천재적인 모습이 바로 오늘날의 아라키를 존재하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누군가 모두 세팅된 장비를 준비해주면 그 카메라를 들고 몇 컷 찍고 장소를 이동하는 그런 사진작가가 아닌 바로 생활속의 자동카메라로 가족들을 찍어주는 동네 아저씨같은 그런 모습까지도 느껴지는 정말로 사진계의 괴짜 예술가가 아라키인가 보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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