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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시골 할머니댁으로 가서 사촌들이랑 어울려서 지내곤 했는데 그 동네 아이들이 "서울얼라 왔데이" 라며 내가 하는 서울말을 따라하고 놀리던 기억이 난다. 방학이 끝나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기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바라보던 서울역이 얼마나 반가왔는지 모른다. 강산이 수차례 변하는 시간동안 서울에 살면서 자의반 타의반 여러번 이사도 했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복잡한 곳을 싫어하고 늘 가던 곳만 가다보니 막상 서울에 어떤 좋은 곳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지내왔다. 그래서 《더 서울》이라는 책에서 서울의 어떤 모습을 소개해줄 지 기대감을 갖고 읽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서울에 대한 정보나 역사가 아니라 서울의 곳곳을 다니면서 떠오르는 주관적인 감상과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누군가의 블로그를 방문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나에게 너무나 익숙한 장소를 작가의 글과 사진으로 낯설게 볼 수 있었던 것도 작은 충격이었는데,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소소한 것에 관심을 두는 세심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평론가 68명이 꼽은 2000년대 최고의 작품과 작가(한겨레)와 함께 떠나는 서울 여행'이라는 카피처럼 각 장소에 어울리는 현대소설의 두세쪽을 발췌하여 소개한 것인데 작가의 이름만 익숙할 뿐 막상 작품들을 읽지 않은 것이 많았는데 조금씩이라도 맛보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경험이었으나 그 장소가 소설의 배경이나 소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유감스러웠다. 서울의 어느 한 모퉁이에서 작품과 작가의 흔적을 찾고자 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기대였을까? 여러 작품 중에서 특히 김연수와 천명관의 소설이 관심을 끈다.
지난 일요일 안경을 찾으러 명동에 갔었다. 명동에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일대의 교통혼잡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 명동거리에 차는 없었지만 인파로 어깨를 부딪히지 않고는 걷기도 어려웠다. 일본어로 쓰여진 간판과 손님을 부르는 일본말로 가득찬 이곳에서 서울이 국제적인 도시가 된 것 같아 반갑기보다는 일제시대 종로에 있던 조선인의 상권을 누르기 위해 일본인들이 건설한 명동에 다시 일본인들이 주인처럼 돌아온 모습에 당황스럽기 까지 하다. 예전에 국립박물관이었던 중앙청은 철거되었고 동물원이었던 창경원도 창경궁으로 회복되었지만 서울에서 일제의 잔재를 현재의 우리 모습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새 것을 좋아하는 우리 때문에 끝없이 파헤쳐지고 콘크리트로 덮여가는 수도 서울이 프랑켄슈타인같은 괴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오르한 파묵이 이스탄불을 사랑하듯이 나 또한 서울을 지겨워하면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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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수십년을 살아온 서울내기인 나는 서울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 것일까. 앞으로는 한강과 성수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살면서도 아주 오래전 이 앞에 저자도라는 섬이 있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인데다 당인리 발전소안에 벚꽃길이 펼쳐져 있고 매년 벚꽃이 피는 무렵에만 길을 개방한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여의도에 벚꽃이 만발할 때면 발디딜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 가볼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호젓한 길이 있었다니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같아 기뻤지만 이렇게 세상에 존재를 드러냈으니 무수한 발자욱으로 몸살을 앓지는 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불광동에서 13년을 살았고 초등학교 6년동안 적어도 5번이상은 소풍을 갔던 남산을 등뒤에 두고 살면서도 나는 정작 그 동네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한번도 와보지 못했다던 '미지의 땅' 서울을 휴학을 해서라도 꼭 제 발로 걷고 제 눈으로 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열정은 무엇때문이었을까. 그녀에게 서울은 여전히 '미지의 땅'일까. 아니면 이방인처럼 낯선 눈으로 파헤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책 한 권에 담아두기에 몹시도 많은 이야기들이 아직도 많다는 그녀의 '서울'풍경은 동경과 사랑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내가 지나온 그 길에 이런 풍경이 있었던가. 그녀에게는 보였던 것들이 왜 내 눈에는 마음에는 보이지 않았을까.
읽는 내내 외로웠다. 아마도 그녀는 분명 이 길들을 대부분 혼자 걸었을 것이다. 더 많이 사색하고 싶고 더 많이 느끼고 싶어 분명 혼자 그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울의 어느 골목길 끝에 다다를 무렵이면 한 편의 소설인지 일기인지 분명치 않은 글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의 이야기일까. 어린 시절 첫사랑의 소년 이야기일까. 온갖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글을 만날 때마다 이국의 낯선 골목길을 걷는 막막함이 느껴졌다. 아니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막다른 길에 접어든 것만 같았다. 그녀의 다음 서울 풍경에는 시원스러운 길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상상이 느껴졌으면 싶었다. 책을 읽다보면 내내 몰입되어 저자와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했었고 지금은 외로운..조급하지 않은 사랑의 갈망 같은 것. 혹시라도 그녀가 이 글을 읽는다면 이 엉성한 상상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암튼 늘 보지만 보지 못한 것들을 짚어내는 그녀라면 앞으로 좋은 글이 더 많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들...분명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눈을 반짝거리며 서울의 어느 곳인가를 걸으며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그려지는 걸 보면 머지 않아 서울내기들이 보지 못한 다른 풍경들이 또 다시 펼쳐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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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지금도 생활하고 있는 곳. 다른 도시에 갔다가도 서울의 관문에 들어서면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든다. 남들은 공해도 심하고, 복잡해서 서울에 오면 숨이 막힌다고들 하는데, 나는 서울이 편안하다. 서울의 곳곳엔 나의 추억이 깃들여 있고, 사랑이 있고, 가족과의 이야기가 있다.
![]() 그래서 서울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되면, 내가 즐겨 찾았던 곳들이 있어서 흥미로움의 배(倍)가 된다.
이 책에는 서울의 30곳의 장소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곳들 중에 학창시절에는 인사동 낙원상가, 북촌 가회동, 통인동 서촌, 세종로 경복궁, 남산 등을 주로 많이 다녔었다. 그밖의 곳으로는 양재동 양재 꽃시장, 역삼동 강남대로, 어린이대공원,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 나의 이야기가 있다. 어린이 대공원은 주로 추운 겨울에 아들에게 스케이트 강습을 받게 하기 위해서 몇 년간 겨울마다 찾던 곳이다. 그리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은 약 7년간, 출퇴근하기 위해서 드나들던 곳이다. 집이 구반포였기에 버스로 약 5분 미만의 거리에 있었다. 아침 6시 30분 첫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서 항상 뛰어 다니던 곳이다. 서울에서부터 출퇴근하면서도 가장 먼저 출근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었기때문이었다. 첫차에는 승객이 항상 10 명 미만이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새벽잠을 설쳤기에 단잠에 빠진 시간에 운전사 뒷 자리에 앉아서 1시간 남짓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출근길이 즐거웠었던 기억은 이제는 빛바랜 추억이 되어 버렸다.
![]() 이 책의 저자에게 고속 터미널은 별로 기억이 없는 곳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곳. 그래서 많은 사연이 간직된 곳이기도 하다.
" 그 많은 움직이는 풍경들과 마주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정지한 채로 그저 바라 보기만 하면 된다. 끊임없이 서울로부터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사람들의 풍경을,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을, 일상과 전혀 가깝지 않은 타인의 일상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 (p. 261)
<더 서울>은 이런 서울에 관한 이야기를 2000년대 최고의 소설과 함께 연결지어서 생각해 보는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서울을 위한 이야기 사전을 읽는 법'을 알고 들어가야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다. 책에 소개되는 서울 30곳의 장소들에는 각각 1단계에서 4단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단계 : 서울의 장소에 대한 상념. 2단계 : 각 장소에 추천하는 현대소설 속의 문장. 3단계 : 각각의 장소를 보며 쓴 스토리텔링 4단계 : 주제어와 연결한 100 자평 (소개된 소설 속에서 )
책 속에 소개된 몇 곳을 함께 떠나 보면, 청춘, 젊음이여. 더. 더. -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학교. " 누구에게든 청춘은 올 것이고, 누구에게든 청춘은 아련한 옛날로 추억된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 청춘들이 모두 모인 청춘의 광장, 홍대앞. 이 곳은 젊은이들의 장소이다. 그래서 어느날 이 곳을 걷게 되면 내 나이를 의식하게 된다.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한 곳답게 이곳만의 색다른 풍경을 마주칠 수 있다. 이곳에 어울리는 현대소설로는 김연수 작가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을 저자는 추천한다. 그런데, 책 제목조차도 생소한 이 책.
마포구 당인동 당인리 발전소 벚꽃 길. 벚꽃길이라고 하면 윤중로를 생각하게 되는데, 당인리 발전소 벚꽃길은 어떤 느낌일까? 우뚝 솟은 발전소의 굴뚝과 벚꽃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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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하얀 벚잎, 조금은 수줍게 분홍빛을 뿜는 그 다섯 잎새 사이사이에 별이 함께 피고 있었다. 별이 비처럼 내리던 어린 날의 여름밤처럼 나는 어느 별을 바라보아야 할 지 고민하고 말았다. 이 따듯한 별비가 모두에게 내리길, 바라본다. " (p.155)
동대문구 제기동에는 약령시가 있다. 약령시라고 하면 대구 약령시를 생각하게 되는데, 제기동 약령시는 전통이 있는 장소는 아니다. 1960년대에 형성된 시장이다. 그래도 이곳에 가면 각종 약재 냄새가 물씬 풍기니, 어느날 한 번 가보면 어떨까.
저자가 6호선 광흥창 역에서 내려 별다른 목적지 없이 '어디로 가야 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발견하게 된 '공민왕 사당' 그리고 '광흥창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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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공민왕과 관련이 있는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건만, 마포구 창전동에는 광흥창터와 공민와 사당이 있다. 그리고 그곳을 지키고 있는 318년 된 느티나무.
<더 서울>은 서울 30곳의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 이야기는 서울의 다양한 풍경의 '결'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현대소설의 한 장면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 장소를 보면서 자신만이 들려줄 수 있는 스테리텔링을 써 나간다. 마지막으로 그 장소에 대한 100 자평을 추천 현대 소설의 한 문장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런 구성의 책을 읽어 보지 못했기에 책의 구성부터가 신선하다. 그래서 어떤 장소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는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생각이 든다.
아~~ 지금은 너무 무덥다. 그래서 시원한 바람이 불면 추억 속의 장소를 찾아서, 아니면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장소를 찾아서 답사 여행을 떠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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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다." 매일 걸어다니는 좁은 골목길에도 그날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모습이 달라진다. 사소한 모든 것들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더 크게는 문학적 창조물을 만드는 기조가 된다. 특히 새로운 모습이나 주위와 달라 보이는 사물이라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새로운 감정으로 다른 모습으로 그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시절의 풍경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 본다면 더욱 그 모습을 표현한 글은 또 다른 감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것이다. 한국 문학이나 글을 많이 접해 본 경험이 없는지라 "김민채"라는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다. 작가의 소개가 책에는 상세하게 표현되지 않아 글씨체를 보면 여자분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인것 같고, 어떤 분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블로그가 있다니 방문해서 그분과의 만남을 가져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도서 소개란에는 "에세이" 분야로 되어있어 서울의 모습을 그린 수필집임을 알 수 있었고, 수필임을 알기에 책을 읽어가는 관점을 달리해서 읽어본다. 책의 구성도 새롭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구성으로 되어있더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면서 무척 황당했다. 하나의 주제에 4개의 파트로 구성하여 글을 읽으면서 연상되는 60여 가지의 소설을 독자에게 추천함으로서 국내 작가들이 본 서울의 모습을 떠올리게도 한다. 작 챕터마다 들어있는 사신으로 하여금 서울의 지명을 연상할 수 있게끔 한 시도는 좋았으나 사진은 각 지역과는 무관한 사진들도 있어 좋았으나 지명과의 관련성을 찾아 보기 힘들어 나름 사진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파트별로는 각 지명과 연관된 사진을 게재하였고 지역에 대한 작가의 감정을 차분하게 정리한 부분과 각 지역과 관련된 문학작품을 소개해 주었는데 60여개의 서울 지명과 소설과의 관련성은 소개한 소설을 읽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 쉽사리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다음으로 스토리 텔링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작가가 작가 나름의 작품을 게재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2페이지 정도의 내용으로 과연 그 순간의 감정이나 상황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나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처음에 " 더 서울"이라는 제목을 접하고 목차만을 봤을대는 서울을 이해하는 백과사전이라는 부제로 유명하고 한번은 서울을 깊이 있게 걸어보고 서울의 면면을 되새겨 보기 위해 가 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먼저했었는데 책장을 넘길 수록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60여곳의 서울 보면서 작가의 감정만을 너무 대입한것은 아닌지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터"에 관한 작가의 해석은 참으로 멋있었다. 옛날에는 분명히 존재했을 건물이 이제는 이런 저런 사유로 해서 건물과 주인은 없어지고 단지 그 자리만이 남아 이전의 명성을 되새길 수 있게끔 해주는 "터" 많은 터가 사라지고 새로운 터가 자리잡고 있어 이전에 보아온 우리가 다시한번 그자리의 의미와 모습을 다시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곳...우리가 보존해야할것은 보존해야 아무것도 없는 터에 비석만 세워 놓고 터라고 해서는 안될것이고, 소중한것은 소중하게 보존해야 하는것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는 쉽게 볼 수 있는 책을 나는 너무 어렵게 본 것은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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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수십년을 살아온 서울내기인 나는 서울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 것일까.앞으로는 한강과 성수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살면서도 아주 오래전 이 앞에 저자도라는섬이 있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인데다 당인리 발전소안에 벚꽃길이 펼쳐져 있고 매년 벚꽃이 피는무렵에만 길을 개방한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여의도에 벚꽃이 만발할 때면 발디딜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 가볼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이렇게 호젓한 길이 있었다니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같아 기뻤지만 이렇게 세상에 존재를드러냈으니 무수한 발자욱으로 몸살을 앓지는 않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불광동에서 13년을 살았고 초등학교 6년동안 적어도 5번이상은 소풍을 갔던 남산을 등뒤에두고 살면서도 나는 정작 그 동네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한번도 와보지 못했다던 '미지의 땅' 서울을휴학을 해서라도 꼭 제 발로 걷고 제 눈으로 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열정은 무엇때문이었을까.그녀에게 서울은 여전히 '미지의 땅'일까. 아니면 이방인처럼 낯선 눈으로 파헤치고 싶었던 것일까.이 책 한 권에 담아두기에 몹시도 많은 이야기들이 아직도 많다는 그녀의 '서울'풍경은 동경과 사랑이고스란히 들어있다.내가 지나온 그 길에 이런 풍경이 있었던가.그녀에게는 보였던 것들이 왜 내 눈에는 마음에는 보이지 않았을까. 읽는 내내 외로웠다. 아마도 그녀는 분명 이 길들을 대부분 혼자 걸었을 것이다.더 많이 사색하고 싶고 더 많이 느끼고 싶어 분명 혼자 그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서울의 어느 골목길 끝에 다다를 무렵이면 한 편의 소설인지 일기인지 분명치 않은 글이 기다리고 있다.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의 이야기일까. 어린 시절 첫사랑의 소년 이야기일까.온갖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글을 만날 때마다 이국의 낯선 골목길을 걷는 막막함이 느껴졌다.아니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막다른 길에 접어든 것만 같았다.그녀의 다음 서울 풍경에는 시원스러운 길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상상이 느껴졌으면 싶었다.책을 읽다보면 내내 몰입되어 저자와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누군가를 사랑했었고 지금은 외로운..조급하지 않은 사랑의 갈망 같은 것.혹시라도 그녀가 이 글을 읽는다면 이 엉성한 상상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암튼 늘 보지만 보지 못한 것들을 짚어내는 그녀라면 앞으로 좋은 글이 더 많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들...분명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여전히 눈을 반짝거리며 서울의 어느 곳인가를 걸으며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그려지는 걸 보면 머지 않아 서울내기들이 보지 못한 다른 풍경들이 또 다시 펼쳐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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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서울 토박이. 다들 공기 좋은 시골로 내려가고 싶다고 하지만 이 곳은 내 고향이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가면 모든 시름이 잊혀진다고 하지만 난 그 곳에 가서 하루이틀 지내다보면 내 고향 서울이 그립니다. 어릴 적 새소리를 들으며 자란 아이가 아니라 차 경적 소리를 듣고 풀내음이 아니라 자동차 매연을 맡으며 자란 아이이다. 몸에도 좋지 않은 이 곳이 그래도 난 좋다. 시끄러운 경적소리도 이제는 나에게 익숙한 소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 나라에도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이야기를 한다.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늘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나려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서울에 이리도 갈 곳이 많았던가? 책을 보며 익히 알고 있는 장소들도 있었지만 나에겐 의미가 없었던 곳들이였다. 하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하냐에 따라 그 곳은 다른 장소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보면서 서울 촌놈이라는 말을 실감하게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니 같은 서울이라도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주 지나다니는 곳들도 있지만 나에겐 그냥 거리중 하나이고 동네 중 하나였다. 바쁘다는 이유에서인지 관심이 없어서인지 지나다니면서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있다. 세상에 의미가 없는 것은 하나도 없으리라? 하지만 난 그 의미를 보지 못했다. 어느 곳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책에 나온 모든 동네를 다시 둘러보고픈 마음이 있지만 유독 관심을 끌었던건 골목이라는 단어다. 책에서와는 조금 다른 의미이지만 어릴 적 내가 놀던 곳은 주로 골목이 아니였을까? 아이들과 해가 어스름하기전까지, 엄마가 저녁을 먹으라고 부르실때까지 우리들은 골목길을 우리들의 소리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지금처럼 아스팔트가 아닌 흙이 가득한 골목길을 종횡무진 뛰어다녔는데...문득 그 때의 골목길이 그립다.
서울 골목 친해지기 : 종로 통인동 서촌 서촌의 시간은 더디게 간다. 삶에 딱 마지막 몇초만이 주어진다면 나는 서촌을 걸을 것이다. - 본문 227쪽
이 책을 읽고 나니 통인동의 그 길을 다시 찾고 싶다. 아니 다시한번 찾아가려 한다. 내가 느끼지 못했던 의미를 찾고 더디가는 그 시간 속에서 나를 돌아다 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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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골 출신 촌놈이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낸다는 옛 말을 충실하게 따르던 부모님 덕에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다. 사촌 누나 집이 나의 기숙지였다. 용산구 보광동. 인근에는 이슬람 사원이 있었고, 걸어서 한참 나아가면 한강과 남산으로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서울이 워낙 넓어 두루두루 알기 위해선 많이 다니는 게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버스를 타고 종점 끝까지 가면서 가는 길을 익히는 방법이었다. 아쉽다면 개발로 인해 그 시절 그 모습이 이미 많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저자 김민채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스무 살 때까지 경기도에서 성장했다. 시골에서 상경했던 나처럼 서울은 미지의 땅이었고, 나서 자랐던 곳에 비해 훨씬 이국적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게 되자 겁많고 소심한 소녀처럼 처음엔 낯선 길을 피해 다녔다. 그래서, 그녀에게 서울은 가깝고도 멀었다. 이후 한 달간의 유럽 여행, 또 한 달간의 중국 여행을 경험하면서 그녀는 부쩍 성장했다. 모르는 버스에 오르는 걸 즐겼고, 낯선 길 위에서 지도를 펼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걷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에게 직접 체험한 서른 곳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중구 필동 남산
남산은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갔던 경주에 있던 산 이름이다. 그런데, 상경했더니 서울에도 남산이 있었다. 그렇다면 남산은 어떤 기준으로 남쪽에 있는 산일까? 바로 성곽의 남쪽에 위치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 남산의 본디 이름은 '목멱산'이다. 그 옛날엔 '마뫼'라고도 불리었다. '마파람'이 남풍인걸 이미 알고 있으니 충분히 이해되는 고어古語다.
다시 나의 고등학교 시절로 가보자. 공부가 안되고 온몸에 바람이 들면 남산은 나를 유혹했다. 보광동에서 해방촌을 거쳐 남산까지 걸어가면 온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지만 마음은 상쾌했다. 남산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면 왠지 공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았다. 남산의 정기가 나와 잘 맞는 듯 해서 자주 이용했다. 덕분에 안암골에 무난히 입성했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백 마리 중 겨우 다섯 마리만 제빚을 찾아 돌아온다더군. 더구나 새끼가 돌아올 확률은 일 퍼센트에 불과하다고 들었어" "그럼 나머지 제비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일부는 생을 다해 죽고, 그 나머지 제비들은 또 다른 곳으로 가겠지" 문희가 내 말을 따라 읊조렸다. "일부는 생을 다해 죽고, 나머지 것들은 또 다른 곳으로" - 윤대녕, <제비를 기르다>중에서
왕이 있고 성곽이 제 역할을 하던 때의 남산과 당시에 살던 남산골 사람들을 잠시 생각해본다. 서울의 강북 사람들이 강남 진출을 꿈꾸듯, 그들도 당시엔 성곽 안에서 살기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그들을 우직하게 지탱해주던 마뫼가 있었기에 결코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이 산 아래에 위치한 필동에서의 군대시절이 생각난다. 군부대 정문 입구 진입로에서 요란한 팔동작과 함께 호르라기를 불며 교통정리를 했다. 그렇다, 헌병이었다. 날을 세운 군복 바지의 아랫단에 무거운 링을 넣어 철커덕 소리를 내며 걸어다녔던 키 크고 잘 생긴 헌병이었다. 이래 저래 남산은 나에게 많은 추억을 남긴 곳이다.
강남구 역삼1동 강남대로
서울의 강남 지역이 개발되던 당시 테헤란로는 미포장 도로라 먼지 때문에 버스 창문을 열어 놓기가 힘들었다. 허허벌판 같던 주변에 하나 둘 빌딩이 올라가더니 지금의 테헤란로가 되었다. 1977년 서울특별시와 이란의 수도 테헤란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그 기념으로 도로명이 되었다. 역삼동 강남역 사거리에서 삼성동 삼성역 사거리까지의 구간이다.
강남구 신사동 한남대교 남단에서 서초구 양재동까지 이어지는 도로가 바로 강남대로다. 최근 강남대로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낮에는 단속요원의 활동 때문에 제법 지켜지다가 밤이 되면 길거리엔 담배꽁초가 즐비하다. 강남대로는 행인들이 많다. 이름에 비하면 소로다. 차가 다니는 길만 대로다.
결국 모든 인간은 상습범이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상습적으로 전철을 타고, 상습적으로 일을 하고, 상습적으로 밥을 먹고, 상습적으로 돈을 벌고, 상습적으로 놀고, 상습적으로 (중략) 그리고 상습적으로, 죽는다. 승일아, 온몸으로 밀어, 온몸으로! - 박민규,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중에서
내가 처음 상경했을 때 광화문 네거리에서 그 넓은 도로와 지하도 때문에 처음 놀랐다. 광화문 지하도에 있던 지하 매점에서 사먹었던 콘아이스크림은 환상적이었다. 다음으로 명동에서 식사를 하는데, 한일관에서 먹었던 도미조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당시엔 강남이란 말조차 생소할 때였다.
아무튼 서울엔 사람이 참 많고, 길도 넓다. 강남대로 인근에도 사람은 정말 많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일행을 놓칠 수도 있다. 강남역 인근에서 오랫만에 회사 동료를 만났다. 인사 발령으로 지방에서 근무하다 다시 서울 근무 발령으로 막 올라왔을 때였다. 그는 회사를 퇴직하고 일거리를 찾고 있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 커피 한 잔도 하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지금도 늘 미안하다. 이후 그의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
복작거리는 세상에서 저마다의 산수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 상습적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강남대로, 신도림역에서 푸시push하던 어깨들이 그렇다. 하지만 기억하자. 상습적으로 밀고 부딪힌다면, 그들 또한 '나'의 아버지처럼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일이다. (139 쪽에서)
나는 이 강남대로에서 증권업이 호황을 누릴 때, 증권회사에서 비중있는 업무를 담당했다. 기업공개를 원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과 많은 일을 했다. 강남대로로 출근해서, 이곳에서 밥을 먹고, 이곳에서 술을 먹고, 이곳에서 사랑을 했다. IMF는 사람들을 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난 지금도 이곳을 지키며 붐비는 길에서 행인들과 어깨를 부딪친다.
종로구 인사동 낙원상가
기타라는 악기를 아는가? 난 대학시절 통기타 가수들 때문에 명동에 나가 산 적도 있었다. 장발 단속이 이뤄질 즈음 난 뜻하지 않게 군에 입대했다. 내가 좋아서 즐기던 문화를 멀리 할 수 밖에 없었다. 군에서 제대하자 나는 낙원상가로 나갔다. 세고비아 악기를 구입했다. 클래식 기타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나 때문에 대학에 갓 입학한 막내 동생도 기타를 배웠다. 나보다 손가락이 길어 더 잘 연주했다.
낙원상가는 각종 악기와 음향장비가 거래되는 곳이다. 이곳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겐 말 그대로 '낙원'이다. 단순히 악기만 파는 상가가 아니라 오랫동안 이 곳을 지키면서 음악을 꿈으로 지켜온 사람들, 그리고 자신만의 악기로서 그 꿈을 쫓는 사람들의 땅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사를 결심한 것은 Y씨가 전원주택이야말로 진정한 도시인의 꿈이 아니겠느냐고 물었기 때문이었다. (중략) 그러자 정말로 전원에 사는 것이 자신의 오랜 꿈인 양 여겨지기 시작했다. - 편해영, <사육장 쪽으로>중에서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아내는 회사로 전화를 걸어 인사동으로 외출할 수 없냐고 전화를 걸어왔다. 회사를 무단이탈하여 약속장소로 갔다. 인사동 모 전시장. 수안 스님의 선화禪畵가 전시되어 있었다. 처음 접하는 선화의 세계가 오묘했다. 한 작품 앞에 멈춰 섰다. 그냥 붓으로 둥근 원을 그리고 이를 동자승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스님이 뒤에 와있는지를 몰랐다. 아내가 스님을 모셔왔던 것이다. 그냥 가져가란다. 보살님이 이미 보시를 했다는 말에 아내는 그냥 웃기만 했다. 우리 아이들은 이 그림을 보며 자랐다.
당신도 나도 오늘을 사는 가장 보편적 존재다. 당신과 내가 닮았다 해도 우리는 서로 다른 꿈을 품는다. 만약 우리가 주입된 꿈 혹은 만들어진 꿈을 믿고 좇는다면, 평생 피 흘리며 병원을 찾아 사육장쪽으로, 사육장쪽으로 헤매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275 쪽에서)
휴학을 해서라도 꼭 자신의 발로 걷고, 자신의 눈으로 보고 싶었던 서울의 모습 서른 곳을 책 속에 잘 담고 있다. 책 중간 중간에 소설가 김연수, 박민규, 김훈, 황석영, 신경숙, 천명관 등 2000년대 최고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이 작품들은 68명의 평론가들이 꼽은 것들이다. 멋진 소설과 함께 떠나는 서울의 이야기를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서울을 더 알고 싶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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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서울의 골목길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내가 살아 온 서울이 어떠한 곳 이었는지, 서울의 모습이 어떠했었는지 잘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지역에서의 역사와 그 곳의 추억이라 할 수 있는 그 곳에서 만의 역사를 담아 넣었다. 여기 서울의 다양한 ‘결’을 포착한 젊은 작가가 있다.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서울이 늘 미지의 땅이었다고 말하는, 서울은 멀리 있었고, 동시에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었다고 말하는 작가 김민채가 주인공이다. 그토록 바라던 이십대로 성장해,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게 되었지만 그녀에게 서울은 여전히 미지의 땅이었다. 하지만 나는 읽어가면서 좀 특이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서 종로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치자 그 곳에서 살던 윤동주 시인이 살아 왔었던 이야기, 삶의 이야기를 풀어준다. 하지만 그 다음 장에는 그곳에서 있었던 추억인 듯한 아주 짤막한 단편적인 이야기가 있다. 다른 장에서 마찬가지다. 이 책은 산문집일까? 소설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했었다. 예전에 누군가가 날더러 서울 촌뜨기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보통 시골에서 올라 온 아이더러 하는데 난 반대였다. 시골 아이들이 날더러 서울에서 가장 좋은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난 얼빠진 표정으로 있었다. 63빌딩일까? 아니면 한강일까? 고민을 했었다. 여기서 읽어 나가다 보면 서울에는 참 많은 볼거리도, 누군가를 위한 풍경거리도 있다를 것을 여기서 새롭게 발견을 했다. 얼마 전에 읽었었던 골목 이야기와는 색다른 이야기를 담았고, 서울의 여러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거기다가 책 속에는 2000년대에 꼽은 최고의 작가들의 글들이 담겨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글 중간에 껴서 있지는 않다. 주제마다 있는 사진에 맞게끔, 그 장소에 어울리게끔 그 책속에 있었던 글들을 넣어서 함께 공유를 했다. ‘이야기’ 속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포에 광흥창역이라고 있다. 그 곳에는 아주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무려 318년이나 된 나무다. 그 나무는 도대체 그렇게 오랫동안 거기서 꿋꿋이 보낼 수 있었을까? 사람들에게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어서 바람을 주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할 수 있는 그러한 특별한 나무 그늘이 오늘 같이 더운 날 보고 싶다. 한 대기업의 후원으로 20대 젊은이를 모아서 동네에 벽화를 그렸다. 그 동네는 이젠 하나의 예술 테마가 되었다. 한 때는 골목을 지저분하고 더러운 한 곳으로 여겼었다. 그러나 지금은 예술의 골목무대가 되어있다. 서울을 이에 있는 또 다른 문화, 역사였던 본거지를 하나빨래터로 각광을 받던 청계천이 이젠 또 하나의루는 숨은 이야기는 쏠쏠하게 재미나다. 서울…서울은 우리에게 어떠한 이미지일까?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가 많은 곳? 아니면 강렬한 밤 조명들이 신선한 곳일까? 미지의 땅을 밟아가면서 탐험을 하고 그 곳 문화생활의 메카가 씩 알아간다. 한때는 젊음의 중심지였던 종로가 이젠 추억을 되짚어오는 장소로 되었고, 되었다.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들이 작가가 말하는 <더 서울>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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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서울. 명사에 정관사 the가 붙으면 한정적인 의미가 된다. 서울이 '더 서울'이 될 때 서울은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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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서울> 서울에 정관사 the 또는 부사를 달고 았는 이 책은 그 이름만큼이나 부재도 독특하다. "2000년대 최고의 소설과 함께 떠나는 서울 이야기 사전" 자못 신선하고 도전적이라 흥미롭다. 솔직히 서울이란 장소의 맛집, 멋집, 야경 좋은 곳 등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에 들어가면 현재의 생생한 정보들이 넘처나는 마당에 구태여 책으로 만나고 싶은 욕심은 나지 않는다. 소설이라, 그래 이야기라면 귀 기울이고 싶다. 그렇고 그런 드라마일지라도 한번 보게 되면 매주 시청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약간의 짜증이 묻어나왔다. 나들이 정보를 원한 것은 물론 아니었지만, 서울이라는 공간과 소설 속 배경과 친밀한 관계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에 나오는 청계천 세운상가처럼, 이야기의 중요한 구심점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중구 필동 남산편에서 볼 수 있듯이 이야기의 흐름은 남산 -> 제비 -> 보라매 공원 -> 제비로 만취한 사람처럼 왔다갔다 했다. 공간과 소설 자체는 이야기 속 카메오처럼 흐릿한 향기를 풍기고 지나갔다. 더불어 이 책의 사진은 " 나는 내 감정을 표현할 뿐 어떠한 정보도 담지 않겠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본인만의 느낌으로 가득찬 블로그 스타일의 사진을 보자니 순간 심각하게 이 책 덮을까도 생각해 봤다. 그러나 처음의 불편함을 감내하고 계속 읽다보니 이 책 나름의 매력에 빠졌다. 서울의 장소에 대한 상념, 각 장소에 추천하는 현대소설, 각각의 장소를 보며 쓴 스토리텔링 그리고 주제와 연결한 100자평이라는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 때 연결고리가 분명하지 않고 개인의 느낌, 혹은 의식의 흐름에 충실한 글쓰기인데 왜 여기서 이야기를 가지고 왔나 추측해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저자가 지극히 감성적이고 세심하게 사물을 포착하는 시선에 감탄하기도 한다. 이는 왜 이 책이 여행이 아닌 문학 카테고리에 자리잡았나 이해하게 한다. (44쪽) 서울은 언제나 공사중이다. 여전히 많은 집들이 헐리고, 그 땅위로 자본의 단단한 두 다리가 자리 잡는다, 때로는 빌딩이 되어, 때로는 아파트가 되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공간은 많아지지만, 그 땅을 터전으로 삼던 사람들은 공간을 잃는다. (134쪽) 서울엔 이렇게나 살람이 많고, 수백의 발걸음이 뒤섞인 강남대로에선 서로의 존재가 혐오일 뿐, 우리는 그 무엇도 아니다. 그리고 각 장소마다 한 음절의 단어로 주제를 묘사해 놓았는데, 결(1.겨를,사이, 2.무늬,모양) 같이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것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일반 서울이 대한 여행책이 캡슐커피 같이 비슷비슷한 느낌을 준다면, <더 서울>은 은은한 녹차처럼 뻔하지 않고 차분해지는 즐거움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