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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컬 마인드], 대선 주자들이 이 책을 봤다면? 21세기 정치에 대한 인지언어학적 접근
"[폴리티컬 마인드], 대선 주자들이 이 책을 봤다면? 21세기 정치에 대한 인지언어학적 접근" 내용보기
과연 누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될까요?       2012년 12월,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 유세가 한창입니다. 앞으로 5년 정책의 큰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대표잘를 선출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그만큼 신중하게 후보의 정책이나 성향에 대해  숙고하고,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후보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지 레이코프 식 분석
"[폴리티컬 마인드], 대선 주자들이 이 책을 봤다면? 21세기 정치에 대한 인지언어학적 접근" 내용보기

 

 

과연 누가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될까요?

 

 

 

2012년 12월,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 유세가 한창입니다.

앞으로 5년 정책의 큰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대표잘를 선출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그만큼 신중하게 후보의 정책이나 성향에 대해  숙고하고,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후보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지 레이코프 식 분석틀을 들이밀어 볼까요?

과연 투표를 할 때, 우리는 이성과 합리성에 따라 최선의 대표자를 선택하는 것일까요? 레이코프는 이에 대해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당혹스러우시죠? 특히, 내가 나름 합리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부할수록 이런 당혹감은 커집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언어적 인식이 제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레이코프라는 언어학자를 처음 만나게 되었던 것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작고 얇은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왜 진보는 늘 보수에게 밀리는가, 민주당의 전략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를 언어학적 프레임이라는 용어로 설명한 책이었는데,

공화당을 코끼리로 비유하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코끼리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킨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보수 진영은 사람들의 인지적 프레임을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표심을 사로잡고 있는데, 진보 진영은 수천 쪽의 보고서에 파묻혀 정작 필요한 프레임 선점 작업에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쪽수 자체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중간 중간 생각하면서 읽어가다보니

(미국 정치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의 정당 구조에도 시사점을 주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다 읽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책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레이코프의 미국 정치에 대한 언어학적 접근은 <도덕의 정치>, <프레임 전쟁>, <자유 전쟁>에 이어 <폴리티컬 마인드>까지 꾸준한 저작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레이코프의 활발한 연구 활동은 그의 스승이자 언어학 이론에서의 강력한 경쟁자인 촘스키를 연상하게 합니다. (선거만 했다 하면 수면 위로 우루루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폴리페서가 그득한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조금 부끄럽고 많이 부러운 부분입니다.)

 

여러 저작 중에 <폴리티컬 마인드>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책이 가장 최근의 연구이면서, 최신의 연구성과를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현상을 소재로 하여 이를 풀어낼 때는 뇌와 마음에 대한 최신의 연구 성과를 잘 조합하여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연구 분야인 '인지'라는 부분에 접근하는 데도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코끼리>이후 시간이 흘러 오바마 정부(민주 진영)이 집권을 했고, 재선에 성공합니다. 이러한 최근의 민주당의 성공을 '공감과 감정 이입'에 성공하여 대중의 프레임을 사로잡았다고 해석한 부분은 눈에 띄는 대목이었습니다.

 

 

# 1

이 책을 읽고 나서 보이는 풍경1

 

  후보의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캠페인에 굉장히 많은 의도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선거자료를 유심히 들여다 보게 되더군요. 근데 이게 뭥미?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고,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으니까 그런다 치더라도 비슷비슷한 공약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책을 둘러싼 각 후보 진영의 문제의식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고, 백화점식 정책의 나열이 반복되는 느낌이라 아쉬웠습니다. 음... 이렇게 된다면 어느 쪽도 인상적인 프레임을 형성하기는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내가 선택하고 싶은 후보자가 있어야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텐데요... 부동층의 증가가 세계적인 추세라지만, 선택지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혹은 어느 쪽을 선택하든 효용의 차이가 없어서 투표를 포기하게 되는 것은 대의제의 씁쓸한 한계인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2

이 책을 읽고 나서 보이는 풍경2

 

 일관된 이미지 캠페인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메시지가 좀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준비'에서 안정을, '여성'에서 변화화 혁신을 가져왔기 때문에 균형 있는 메시지로 작용했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보다는 무난하고 균형잡힌 이미지를 편안하게 여기는 대한민국 국민의 프레임에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전략이었고, 선거전에서도 지속적으로 강조가 되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박근혜 후보가 우위를 점한 데에는 보수층의 결집, 진보에 대한 실망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캠페인 전략도 한 몫 했다고 보입니다.

 

반면에 문재인 후보 진영에서는 '사람이 먼저다'와 '정권 교체' 프레임을 들고 나왔습니다.

 

사실 정권 교체 프레임은 기존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증폭된 데다가 불황까지 이겨내야 하는 지금, 유권자들에게 상당히 설득력 있는 프레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 스스로를 보수로 설정하고 있는 유권자들의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있는 프레임은 아닙니다. 또 '사람이 먼저다'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사람'이라는 단어가 지닌 외연이 너무 넓어서 이미지가 약해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문재인'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야권 단일 후보', 혹은 '안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후보 단일화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한참 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느꼈고, '불안한 야당'의 이미지가 덧씌워져 아쉬웠습니다. 단일화 과정에서 이견은 발생할 수 있지만,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게 사람들에게 '비춰지면' 사람들은 평화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선거전 중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선거 캠페인에서 제시된 문 후보의 이미지는 약했고, 그래서 문후보 개인의 색깔이나 매력이 크게 어필되지 않았어요.

 

사실 선거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은 보수, 혹은 진보로 규정한 유권자의 표는 프레임에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중도 혹은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마음이 어느 쪽에서 제시하는 프레임에 더 공감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폴리티컬 마인드>를 보고 나서 생각해 봤어요.

 

만일, 문재인 후보가 '아버지, 가장'의 프레임을 사용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불황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피로감과 위기 의식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살아야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사실 그러니까) 가부장적 의식이 강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버지는 힘을 내야 하고, 가족들은 더욱 똘똘 뭉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버지를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장년, 남성, 육군 병장, 기혼, 변호사,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프로필을 뭉쳐서 '가장' 프레임으로 지속적인 캠페인을 했다면, 좀 더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는 프레임이 되었을 것 같아요. 반면에 박근혜 후보에게는 굉장히 불리한 프레임으로 작용했겠죠.

 

'가장' 프레임은 보수와 진보를 초월하여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보편적인 인지 유형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 효과는 상당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참여 정부와의 연관성 등 새누리당 측에서 공격의 날을 세울 법한 이미지는 피해가고자 하는 느낌이 역력했습니다. 음... 참여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니낸 것은 전직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보다 더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입니다. 상대편에게 프레임 선점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프레임 선점 작업을 나서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3

이 책을 읽고 나서 보이는 풍경3

 

TV 토론회는 왜 하는 것일까요? 보고 실망하라고?

후보자 개인에 대한 공격은 아니니까 오해 마시길 바랍니다... ^^;

다만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후보쯤 되는 사회적 지명도를 갖고 계신 분들의 언어 사용 능력에 강한 안타까움이 들어서 한 말입니다.

 

공적 이슈에 대한 토론입니다. 장터 개싸움하는 게 아니고요.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 내 목소리를 무조건 크게 높이거나, 상대의 흠집을 꼬집어 내어 창피를 주려는 것이 토론의 목적이 아니란 말입니다. 토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일단 '경청' 해야 하고, 상대방이 얘기하는 것에서 쟁점을 찾아 대조적인 해석을 한 뒤, 반론과 재반론을 통해 누구의 논증이 더 합리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란 말입니다.

 

토론회를 보고 하향 평준화된 효용에 실망감을 투표를 포기하는 분들이 생길까 우려스러웠습니다... ㅠ.ㅠ 

 

그래도... 투표는 더 좋아지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거라는 누군가의 얘기가 생각나는군요.

일생에서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투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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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폴리티컬 마인드> 추천이었는데, 다 써 놓고 읽어 보니까 대선 캠페인 전략 분석 같은 글이 되어 버렸네요.

사실 언어학적 기법으로 정치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입니다만, <폴리티컬 마인드>는 결코 트렌디한 책이 아닙니다. 여러 번 읽고 생각할 만한 지점이 많이 있어서

저도 올 여름에 읽고, 이번 겨울에 리뷰를 쓰면서 한 번 더 읽어 보았네요.

그 때랑 지금이랑 보이는 부분도 다르고요. 생각할 지점에서도 차이가 있네요.

두 번재 읽을 때는 생각나는 점들은 포스트 잇으로 메모를 붙여 두었는데요. 다음 번 독서에서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궁금합니다.

다음 번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올해 새로운 대통령으로 누군가가 당선되어 있을 테니까요. ^^

 

 

 

 

YES마니아 : 로얄 d*******5 2012.12.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