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말없고 표현하지 못하는 동물이나 물건 말고 더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서로 의지하는 그 이상인 자신의 목숨을 내 주거나 희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물방울은 소리 없이, 행동 없이 조용히 자신을 희생한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햇빛과 구름에게 자기들을 맡기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희생한다. 자신이 아무리 더러워져도 더러운 것들 때문에 기침이 나고 눈이 아파도 항상 말없이 가만히 있는다. 그저 당하기만 한다. 우리 인간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입과 팔, 다리가 있기 때문에 말 아니면 표현으로 자연히 거부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물방울은 그 자신의 쓰임에 감동하고 보람을 느끼며 심지어는 자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아닌 그 것들을 자신의 생에 아주 큰 추억이라 생각한다. 맑고 투명한 몸을 가진 저 높은 산 위에 고여있는 웅덩이에서부터 더러운 몸이 되어 오염된 자신이 되어 땅 위에 고여있는 물, 또는 바다까지 물방울은 그 때마다 항상 미소지으며 서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는 햇빛은 말한다. 이제 편히 쉬라고... |
|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사람은 지은이의 조카 딸인 마리 크리스텔(13살),프레데릭(11살),쏘피(10살)라고 한다. 이것으로만 보아도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다. 주인공 쏘피아는 물방울인데 지금까지 한일을 똑똑 끊어 말한 것이다. 나는 이중에서 '신기한 사건'이 가장 재미가 있었다. 신기한 사건의 간단한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쏘피아가 호스 속에서 놀고 있는데 수도꼭지를 틀어 큰 물병에 담겨지게 되었다. 벽돌공 아저씨가 쏘피아를 마시고 다시 땀으로 변해 쏘피아는 다시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 자체가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교육적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
| '물방울의 추억'은 물방울 '쏘피아'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쓴 과학동화다. 이 책은 초등학교 3학년 정도 아이들이 읽을만한 내용으로 유아들을 겨냥한 책보다는 비교적 물의 순환 과정과 역할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YWCA, 어린이 도서연구회 추천도서다. 지은이의 조카인 13살, 11살, 10살 어린이가 그린 삽화가 재미있고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웅덩이 밑 진흙 속에 있던 물방울이 하늘로 올라가고 산 위로 굴러떨어지며 개울물이 되는 과정 뿐 아니라, 들판으로 떨어져 풀들을 자라게 하고 펌프, 수도 꼭지, 호스, 깡통, 빈 병 속에 들어가는 과정 등 물방울들의 여정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다. 생기를 불어넣고 생명을 자라게 할 뿐아니라 세상 나라들을 이어주는 소중하고 꼭 필요한 존재로 물방울을 그렸다. 시멘트와 모래 반죽에 섞인 물방울 때문에 가슴 조였다가 증발하여 빠져나오는 대목이나 냉장고 속 물병 안에 담겨 괴로워하던 물방울이 벽돌공 아저씨의 몸 속에 들어갔다가 땀으로 나오는 대목, 세탁기 속에 들어가 세제와 섞이며 돌아가는 대목 등은 흥미진진하다. 가장 아름다운 물방울의 모험은 빗물이 되었다가 찬란한 무지개가 되는 장면. 무지개가 된 물방울들이 시인이 된 듯 저마다의 색깔에 맞춰 떠들어대는 장면은 흥미롭다. 책의 마지막 2장은 쏘피아에게 보내는 편지를 쓸 여백으로 남겨두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물방울의 여정을 정리해보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물에 대한 고마운 마음, 하고 싶은 말 등을 적어보게 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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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ienne Draillard 저, 원제 [Sophie : Jeux d'eau, de soleil et d'amour (1985)]. 프랑스 작가의 책을 이태리에서 수학한 역자가 이태리어판에서 중역한 책이다. 추천 연령 6-9세. 물 웅덩이에서 생성된 '주인공' 물방울이 증발되어 구름이 되고 눈이 되고 개울물, 식수, 소나기가 되는 등 많은 쓰임새를 갖는 모습을 묘사해 줌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물의 다양한 쓰임새를 친근감을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토리는 소피아(소피)라는 이름을 가진 물방울이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구름이 되어 세상을 내려다 보며 신나게 여행을 하다 폭풍우에 산꼭대기로 밀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몸이 꽁꽁 얼어 있었다거나 하는 표현들이 재미있고, 소피아가 "우리 물방울들이 태어난 건 모두에게 유익한 일을 해 주기 위해서잖아!"라고 외치듯 이야기가 주는 교훈들도 확실하다. 컬러 삽화는 모두 저자의 조카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로 이루어져 있어 친근감을 더해주나 인쇄도 등 외적인 면에서의 책 품질은 떨어지는 편이다. 아이 혼자 읽기에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만 읽어주면서 함께 물방울이 된 듯 상상해 가며 음미해 읽는다면 [신나는 스쿨버스]보다 즐겁고도 교훈적인 책읽기가 될 수 있겠다. [인상깊은구절] "어서 와. 네가 쏘피아지? 정말 잘 왔어. 나는 네가 그 동안 얼마나 착한 일을 많이 했는지 다 알고 있단다. 제일 처음, 네가 빗줄기를 타고 땅으로 떨어졌을 때, 나는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몹시 걱정했었단다. 그런데 놀랍게도 넌, 다 시들어 가는 나무의 뿌리로 흘러들어 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 주었어. 그 나무는 너의 도움으로 열매를 맺게 되었지. 넌 또 구름 위로 올라 가 여기저기 온 세계를 돌아다녔지. 양쪽 개울가를 이어 주기도 하고, 섬을 육지와 이어 주기도 했잖니? 세상의 나라들을 서로서로 이어 주다니!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어!" "바람과 구름과 함께 노는 네 모습은 아주 멋지더구나. 하얀 눈송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기쁨으로 빛나게 만들어 주기도 했지?" "맑은 개울물이 되고, 투명한 얼음이 되어서 사람들의 얼굴을 그대로 비춰 주기도 했고... ." "사람들은 이제 물방울이 없이는 살 수 없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