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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은사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덕분에 추석연휴의 자투리 시간을 온전히 채워주었다.  2012.9.28 ~10.3파란 글씨는 지극히 사적인 한줄 소감임을 밝힙니다.   서문 20p 위민과 여민에 대한 저자의 정치적 고민을 공감하게 된다.극기복례에서 '복례'가 지향하는 세상은 '위하지 않는'곳이다. 너를 위하여 나를 소모하지도 않고 나를 위하여 너를 수단화하지 않는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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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은사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덕분에 추석연휴의 자투리 시간을 온전히 채워주었다. 

2012.9.28 ~10.3

파란 글씨는 지극히 사적인 한줄 소감임을 밝힙니다.

 

서문 20p

위민과 여민에 대한 저자의 정치적 고민을 공감하게 된다.

극기복례에서 '복례'가 지향하는 세상은 '위하지 않는'곳이다. 너를 위하여 나를 소모하지도 않고 나를 위하여 너를 수단화하지 않는 세계다...'위하여' 세계에서 너는 나의 수단이 되고 나는 너의 수탈자가 되지만, '함께.더불어' 세계 속에서 너와 나는 우리로 발효된다...생태정치가 이뤄지는 곳이다.

 

1장

맹자를 이런 생각을 하며 읽어보질 못함을 반성한다

위민은 옳지 않다. 맹자에 등장하는 양혜왕은 '인민을 위한다'는 겉치레로 본색을 위장하면서 백성을 제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삼으려 들었다. 위민정치는 포악하게 인민을 지배하는 전제정치보다 더 사악한 형태라고 할만하다. 여민이야말로 맹자가 지향했던 바이며 진정 옳은 정치다~

 

2장

한의사라서 더 느껴지는 공감이랄까

<슬픈열대>(1955)의 저자, 레비스트로스는 문화 다양성의 통찰을 제시했다. 그의 책은 열대우림지역의 '야만인'들에게 바치는 엘레지다. 오늘날 이땅에는 레비스트로스의 엘레지가 울려 퍼진다. 서양을 뜻하는 접두어 양(洋)의 바다에서 살고 있다. 양복과 양장을 차려입고 양식을 먹으며 양옥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처지가 그렇다...이땅의 본래 음식은 한식으로, 우리과자는 한과로, 우리 옷은 한복으로, 우리 집은 한옥이 되었다. 여기 접두사 '한'은 결핍과 소외의 언어이다. 접두어 '한'을 덮어쓴 것들은 더이상 성장을 멈춘 데 반해, '양'을 덮어쓴 말들은 끊임없이 분화하는 경향이 있다.


3장

부모에게조차 빚지지 않고 갚아내야 한다는 칼칼한 유교적 가치관

유교에서 이해하는 사람이란 서양의 '존재론적 인간'이 아니라 '관계적 인간'이다. 서양의 인간관이 '더이상 쪼개지지 않는 존재'.'개인(in-dividual)을 기초로 하고 있다면, 동아시아의 인간은 사람 사이를 중시하는 '관계적' 존재이다.

 

3년상은 .. 사람은 제발로 서서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별하기까지 3년 세월을 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생리적 한계를 가진 동물.. 살면서 피치 못하게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이 3년동안,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는" 부모의 은혜를 갚는 기간이다.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면 그 신세를 꼭 갚으려 들고, 반면 남을 도와준다면 도움 준 그 순간으로 끝나는 거이지 뒤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 사람이 유교적 인간이다. '위하여'가 없는 칼칼함이 유교적 인간의 특징이다. 나를 위하여 너를 이용하지 않고, 너를 위하여 나를 소모하지 않음 - 다만 내 역할과 직분에 충실할 따름이다. "군자는 탓을 제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탓을 남에게서 구한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기약함, 이것이 충이다. 유교의 충이 자기성찰을 뜻하는 반면, 한비자의 충은 군주에 대한 충성이다. 효제-충순(부모에대한효도=나라에대한충성)은 법가의 규범이다.  유교에 기반한 내용이 아니다.

 

일본제국주의의 침탈을 근 40년 겪는 와중에 일본의 봉건적 관습이었던 상명하복, 멸사봉공, 대의멸친 따위의 '군국주의적' 언어들을 무비판적으로 채용하여 마치 조선시대 내내 이 땅의 삶이 그러했던 양 오해했던 것이다. ..75p

 

4장 오륜은 삼강의 파생이 아니었다.. 음양과 오행은 어떠한가?

삼강보다 오륜이 시대적으로 앞선다. 권력적 구조를 특징으로 하는 삼강에서 통치자 중심의 위민정치를 추출할 수 있다면, 상호성을 특징으로 하는 오륜에서는 너와 내가 함께, 더불어 '우리'를 구성하는 여민정치를 찾아낼 수 있다... 유교를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본질로 삼고 <논어>와 <맹자>를 경전으로 삼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오륜이 옳고 삼강은 그르다. 오륜이 유교의 정통이요 삼강은 타락된 왜곡된 이념, 곧 이데올로기다.

 

5장 효의 확장은 충(충성)이 아니라, 서(관용)이다.

효를 두고 '모든 행동의 근본'이라 이른 것은, 강제적이고 억압적 금언으로서가 아니라 가장 친근한 존재인 부모에 대해서조차 '시적 체험'을 하지 못한다면 타인이나 사회, 나아가 국가와 우주에 대한 시적 체험은 불가능하다는 단계론으로 읽혀야 마땅하다... 유교의 가족사랑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제 새끼와 제 부모만을 아끼는 '가족주의'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6장 김용철 변호사의 행동은 옳다!

공자에게 인간 간의  약속(信)이 성립되기 위한 전제는 그것이 이치를 담보하는 합당한 것이거나 또는 이치에 합당한 것일 때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고작 말로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얽매이는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7장 화이부동 역시 똘레랑스

'인민의 주체성'과 '정치의 자율성'은 맹자의 여민체제를 버티는 두 기둥이다... 공자가 제시했던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원리..'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되 하나로 만들지 말라'는 원리가 여민 속에 관철된다.

 

8장 봉건잔재적인 국가에 의해 충의 본래의미가 왜곡되었다 

진흥왕순수비에서 처럼 '순수'란 군주가 관내를 두루 순시하면서 제후들이 제 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감찰하는 제도다... 논어에 "국가를 다스리는 자는 생산이 적은 것을 근심하지 않고,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는 것을 근심하노라"는 말이 순수제도의 '여민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충(忠)은 본시 군주에 대한 인민의 복종의무가 아니라, 공직자(군신)가 각각 자기 직분에 충실해야 하는 직무윤리를 뜻한다.

 

9장 경청, 배려, 선택... 

요순, 곧 요임금과 순임금은 실존한 인물이 아니라 인간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분쟁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화적 장치다. 다른 문명에서 신의 계시가 맡았던 역할을, 중국에서는 역사가 행했다.

순이 머문 곳마다 1년 만에 마을이 이뤄지고, 2년 만에 고을이 형성되고, 3년 만에 도시가 만들어졌다<맹자집주> 남의 말을 적극적으로 잘 듣고(경청), 좋은 견해를 취하며(채용), 문제를 해결해주는노력(배려)이 사람들이 그에게 몰려든 까닭이요, 또 순이 천자에 취임하기에 이른 이유이며 그리고 '대순'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 비결이다.

 

10장 그 유명한 하필왈리잇꼬!!

<맹자> 첫 구절에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어떤 방책을 가져오셨나요?" 라는 양혜왕의 인사말에, 맹자는 "何必曰利, 仁義而已矣라"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시오! 오로지 인의가 있을 따름인 것!)

이라고 답하는 장면은, <논어>에서 지적한 '이익에 몰두하다 보면 많은 원망을 낳으리라'던 공자의 경고와, '정치가는 정의에 밝아야 하고, 이익은 백성들이 밝히는 것'이라는 정의의 원리를 맹자가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11장 이걸 알았으면 논어의 대화가 더 재밌었을 것을...

공자학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배우려는 열정을 가진 자라면 그 누구에게든(천민 계급에게조차) 문호를 개방한다.

둘째, 질문하지 않으면 답을 내리지 않는다.

셋째, 질문자의 수준과 근기에 따라 적절히 답한다.

넷째, 답변을 주었으나 바로 알아채지 못하면 다시는 답하지 않는다.

다섯째, 앎이 거의 무르익은 제자라면 스승이 먼저 귀띔해줌으로써 길을 터준다.

 

12장 서야말로 관용, 똘레랑스.. 내가 찾던 단어였다.

恕는 상대방을 '용서한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나의 것으로 '접어서 생각함'이다. 제자 자공으로부터 평생 동안 가직해야 할 키워드를 질문받은 자리에서 또 공자는 서(恕) 한마디를 제시한 바 있었다. 그만큼 '인'의 실현에 상대방의 처지를 내 경우로 접어서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란..기소불욕이면 물시어인이라...

 

14장 개개인의 이익추구를 탓하는 것이 아녔던게야!!

많은 오해를 불러운 '하필왈리',즉 "많고 좋은 말들 가운데 하필이면 이익을 말하시오!"라던 맹자의 일갈은 결코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규범이 아니라, 그가 정치가에게 요구한 덕목일 따름인 것이다. 맹자는 요즘식으로 하자면 무관세 '허브(hub)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라는 시장경제주의자였다.

 

15장 부끄럽지 않도록 살고자 하는 것이 앞에서는 충이라고 하였다. 성실성..

유교는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기본요소라고 본다. 수치심이란 '자기자신의 잘못'을 성찰하는 양심이다. 새벽녘에 잠이 깨어 어제 한 일을 헤아려볼 때, 문득 목줄기를 발갛게 타고 오르는 뜨거운 기운을 느낄 때가 있다. 이것이 부끄러움이다.


에필로그 민-갈-호 키워드 세 글자.

공자학교의 목표는 스승의 '몸짓'을 익히는 것이었으리라.

'민이구지'의 민(敏)이 표상하는 민감성,

무지한 사람의 질문에 대해서도 견지했던 갈(竭)의 자세,

그리고 공자가 자처한단 한마디 호학의 호(好)에 담긴 열린 마음가짐으로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것! 이것이 공자학교의 정체였다.

사물과 사건에 대한 '민감성', 사람과 사안을 대할 때 최선을 다하는 태도, 그리고 '열린 마음가짐'이 공자 제자들이 학습해야 할 참된가르침이었던 것이다. 

 

h*****8 2012.10.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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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 대한 묵은 오해를 청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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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삼은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녹색평론사, 2012)에서 유교에 대한 케케묵은 오해를 걷어내는 대청소를 시작한다. 저자는 2.000년의 유교사상을 '삼강 대 오륜 ' 그리고 '위민 대 여민'의 대립구도로 해석한다. 전자, 즉 삼강과 위민이 바로 우리가 유교에 대해 저지른 대표적인 오해와 왜곡에 해당한다. 그리고 후자, 즉 오륜과 여민이 바로 유교의 가장 원형질에 해당하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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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삼은 《우리에게 유교란 무엇인가》(녹색평론사, 2012)에서 유교에 대한 케케묵은 오해를 걷어내는 대청소를 시작한다. 저자는 2.000년의 유교사상을 '삼강 대 오륜 ' 그리고 '위민 대 여민'의 대립구도로 해석한다. 전자, 즉 삼강과 위민이 바로 우리가 유교에 대해 저지른 대표적인 오해와 왜곡에 해당한다. 그리고 후자, 즉 오륜과 여민이 바로 유교의 가장 원형질에 해당하는 정통으로 간주된다.

 

처음 배병삼 선생의 이런 논법을 접했을 때 자칫 죽어가는 유교의 기본적인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썩은 부위를 과감하게 절제해 나가는 단순화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유교사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유교가 오늘날 우리에게 생태사상의 새로운 보고로 간주될 수 있다는 논의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중국과 조선의 지배층 역사를 들여다보면 저자가 말한 "오륜이 옳고 삼강은 그르다"는 논의가 그리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저자가 다소 도식적으로 수평적·상호적 관계를 설한 오륜이 유교의 정통이요, 수직적·종속적 관계를 강요한 삼강은 타락한 이데올로기라는 주장은 삼강과 오륜의 얽히고 섥힌 역동성을 다소 무시하지 않았나 싶다.

 

"삼강은 군주 중심의 상하지배체제를 사회의 세포인 가족단위에까지 투사하려는 정치적 기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군주 중심의 권력논리가 일차적이다. 반면 오륜은 전쟁으로 가정이 붕괴되는 전국시대를 뚫고 새 시대를 열려는 맹자가 제시한 신문명 프로그램이다. 이에 부자 관계를 보존하기 위한 가족윤리가 앞장서게 된다."(90쪽)

 

z***a 2012.10.18.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