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서 모순된 이중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쟁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무서운 것이라는 이미지와 전쟁의 원래의 이미지와는 살짝 어긋난 엔터테인먼트적인 두 가지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살짝 어긋난 엔터테인먼트적인 이미지는 물론 영화라는 것을 통해서 전쟁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생긴 것이기도 하겠지만, 또한 하나의 전쟁이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그 전쟁의 상황 하나 하나가 TV를 통해서 보여진 것도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걸프전이 그 전쟁이었다. 캣 쉿 원 제이피는 그 걸프전을 배경으로 캣 쉿 원의 다음 세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 만화는 전쟁 영웅이 아닌 전쟁과 그 전쟁에 휩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캣 쉿 원은 베트남 전쟁부터 시작해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주던 만화였다. 그리고 마침내 캣 쉿 원은 가장 분명하게 적과 아군이 구별이 되었던 거의 마지막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걸프전을 이 캣 쉿 원 제이피에서 다루게 되었다. 불분명한 시대 불분명한 전쟁이 벌어졌던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의 이야기를 지나면서 이제 세상은 더욱 더 불분명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또한 이념이라는 것이 사라진 자리를 경제적 원리가 채우면서 전쟁은 미묘하게 분명하면서도 불분명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캣 쉿 원 제이피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전쟁인 걸프전은 특히나 그런 모습을 보인 전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의 전쟁은 냉전이라는 큰 배경하에서 기본적으로 이념을 앞에 내세우고 벌어진 전쟁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뒤로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해도 그들이 전쟁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이념이었다. 하지만 냉전이 사라진 세상에서도 여전히 전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이념의 자리를 종교가 채우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그것을 믿지 않는다. 이제는 전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처음으로 목격한 사실상의 세계 대전이 바로 걸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베트남 전쟁 이후로 거의 처음으로 국가들이 연합해서 전쟁에 참가했기에 걸프전은 세계 대전의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 전쟁은 그 전쟁의 과정 하나 하나를 연출을 더해서 TV로 중계한 최초의 전쟁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만화 캣 쉿 원 제이피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장면 하나 하나는 의외로 익숙한 장면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TV의 뉴스를 통해서 보던 그 장면들이 만화 속에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걸프전은 일종의 무기 상인들의 파티였다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더구나 이념과 종교를 내세우지 않은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전쟁의 민낯을 보여준 전쟁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걸프전은 베트남 전쟁과는 또 다른 전쟁에 대한 시선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마치 영화에서 보던 장면들을 실제 전쟁터에서 우리는 TV 중계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결국 걸프전은 마치 전쟁을 스포츠 경기처럼 느끼게 만든 전쟁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게 바뀐 시선이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으며, 더구나 그런 중계의 이점을 알아차린 각 나라의 정부들이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뉴스를 통해서 내보내게 되었다는 점에서 걸프전은 가장 씁쓸한 전쟁으로 기억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 만화 캣 쉿 원 제이피는 걸프전의 상황을 쭉 따라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념이 사라진 전쟁의 현장을 영국군 특수부대에 입대한 이 만화의 주인공 조나단과 러시아에서 온 연락 장교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통해서 이제 전쟁이라는 것이 이념과 종교의 가면을 벗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벌이는 것이라는 것을 더욱 절절하게 느끼게 된다. 더 이상 전쟁을 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만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걸프전의 그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면서 이것이 전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전쟁은 욕망에 빠진 인간들이 벌이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것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