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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선에서는 서울지역 교육감 선거도 함께 진행되었다. 투표율 높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진보진영의 분위기에 역풍을 일으키며 보수진영이 결집한 끝에 다들 알다시피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으며, 교육감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교육은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한 일이기에 진보도 보수도 다 필요 없다고 내가 아는 이는 말하기도 했지만,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교육의 내용이 달라지는 건 이제껏 빈번하게 있어왔던 일이다. 교육과 정치를 별개로 치부하는 일은 따라서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무엇이 바른 교육이고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무너진 교권의 확립이 중요하다는 이도 있고, 반대로 학생들의 인권 신장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결국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니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인데, 내가 직접 경험해본 나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고 오늘날 학원에 치이느라 정신없는 학생들의 모습을 살펴보았을 때 이는 쉽지가 않아 보인다. 공부하는 기계도 아니건만, 모든 교육이 일단은 대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다. 대학에 들어가지 않거나 못하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획일성은 교육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고등학교를 넘어 대학을 들여다보아도 문제는 여전히 많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교육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 탓에 기초학문으로 분류되곤 하는 많은 영역이 죽어가고 있다. 물론 학교 입장에서는 자신의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좋은 곳에 취업을 많이 해야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지만 오로지 이 점만을 고려해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정원을 줄이고 마침내 학과를 폐지하는 수순을 밟음으로써 일종의 취업준비 기관처럼 스스로의 위치를 설정하고야 마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독일은 많은 부분 우리와 여건이 다르다. 일단 교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지라 학비가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법 공부를 했을지라도 학비가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휴학과 복학을 반복해야만 하는 우리로서는 한없이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독일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처럼 대입에 목숨을 걸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독일의 학문은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았다.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데에 도움이 되는 분야라 하여 학생들이 쏠리지 않고 반대로 그렇지 않기에 모두가 외면하는 일도 없다. 이를 전적으로 빌헬름 폰 훔볼트라는 인물의 공으로 돌려서는 아니 되겠지만, 그가 저술한 ‘인간 교육론’을 통해 독일의 교육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일단 그의 삶을 살펴보자면, 그는 괴테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 당시 프로이센 왕국은 개혁적이었으며 인본주의적 성향이 강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 역시 성장 과정에서 경제학, 법학 등은 물론 고전어까지 세심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는 교육의 중립성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다. 교육의 최상 목표는 모든 영역에서 균형 잡힌 인간을 만드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의 영향력을 배제해야만 한다고 여긴 것이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타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이 생각나면서 조금은 얼굴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지난날의 그리고 어쩌면 현재도 우리나라의 교육은 국가가 원하는 특정한 모습의 인재상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개개인이 자신을 맞추기를 기대해왔다. 마치 침대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다리를 억지로 재단하듯 모두에게 꼭 같은 사고를 주입해가며 이루어지는 교육을 통해 사회 순응적인 인간상을 만드는 데에 주력한 셈인데, 특히 국가의 체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이유로 학문의 많은 영역이 ‘불온함’의 범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내용이 180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전인교육은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내용이 직업인이나 대학생 아닌 인간을 만드는 교육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교육 이념을 성찰하기 보다는 필요에 따라 줏대 없이 변화를 기해왔던 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교육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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