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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위 <88세대>불리는 20,30대 들의 삶을 들려주는 이야기다. 책 내용도 정말 재밋있고, 술술 읽혀 내려간다. 그렇다고 그저 단순한 재미로만 볼 글들이 아니라 글 하나하나에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다. 이 이야기는 한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인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들이다.
<창>은 회사에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회사에서 만만하게 보이면 안되겠다고 회사의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뻣뻣하게 굴다가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 사람들은 비정규직인 그녀를 따돌리면서 자기 스스로를 위안한다. 실장과 함께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주인공, 하지만 실장 앞에서는 내색을 하지 못하지만, 그녀앞에서는 너무나도 당당해지는 그들. 그들의 컴퓨의 주요파일들을 삭제하는 소심한 복수를 한뒤 집에 돌아오지만 괴한의 습격을 받게된다. <문학의 새로운 세대>라는 글은 기득권자들의 헛된 권위의식과 한국문학의 현재상황을 보여주는 듯한 작품이다. 문학계의 원로 추와 정은 서로간의 앙숙관계이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놓고 서로간의 신경전과 로비끝에 당선작으로 선정된 "야만과 야만" 심사위원의 치졸한 경쟁끝에 '야만과야만'으로 당선된 박은 외국작가들 소설을 많이 읽었고, 한국 소설은 별로 읽지 않았다고 말한다.
'문학의 새로운 세대 : 한국소설은 별로 안 읽었다 함'
왠지 한국 문학의 현실을 보는것 같아 씁쓸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한국문학에 그 동안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뭐 그렇다고 외국문학을 즐겨읽는 것도 아니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좌담<사소하고 위대한 오늘의 질문들>에서 네명의 평론가들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설명을 해준다. 염승숙의 작품 <완전한 불면>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나름 이해가 된것 같으나 역시 완전한 해석과 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평론가들을 통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으니 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보는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재미라고 할수 있겠다.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쉽게 읽힌다고 무의미하고 진부한 이야기도 아닌 나에게 딱 맞는 책이었다. 역시 민족문학연구소와 한겨레출판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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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젊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는 그 의미가 다소 축소되어 조망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비평가들이 젊은 작가들의 '새로움'에 대해서 말하지만, 정작 그 새로움을 추동한 이들 세대들의 현실 감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이들 작가들은 사회나 현실과 같은 무거운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채, 오직 지적인 언어유희와 자폐적인 내면 고백에 함몰된 것으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혹은 그 반대로,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이유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빈번히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평가가 반복되면서 비루한 현실을 살아가는 동세대의 독자들로부터 문학이 점차 멀어진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읽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은, 기존의 어떠한 문학적 관성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동세대의 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포맷하시겠습니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뚜렷하게 보여준 소설들을 모았습니다." -<기획의 말-동세대의 삶을 말하다> 中, 민족문학연구소-
포맷이 필요한 세대 나도 컴퓨터를 포맷한 적이 몇 번 있다. 기기에 문제가 있어서 더 이상 현재 상태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때, 하지만 쓰던 것을 버리고 새 컴퓨터를 사기는 힘들 때, 나는 '포맷할 것'을 결심하곤 했다. 포맷을 한다고 해서 내 낡은 컴퓨터가 지금 막 구매를 완료한 반짝반짝 빛나는 새 컴퓨터로 재탄생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던 문제 중 일부는 개선이 되니 나는 포맷을 결심할 수 밖에 없다. 김미월, 김사과, 김애란, 손아람, 손홍규, 염승숙, 조해진, 최진영. 이상 8명 작가들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포맷하시겠습니까』. 이 책에는 지금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되는, '인생의 포맷'을 부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소설가 지망생(김미월, 『질문들』), 변화를 꿈꾸지만 변화하지 못하는 나(김사과, 『더 나쁜 쪽으로』), 매끄럽고 세련되게 잘 다듬어진 열 개의 손가락 같은 인생을 꿈꾸지만 현실은 검은 봉지에서 꺼낸 맥주 뚜껑을 따느라 찢어져버린 손톱과도 같은 인생(김애란, 『큐티클』) 등. 이들은 지금 발 디디고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움켜진 이들의 발목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차라리 다 포맷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공감 이 소설집에 소개된 작품들의 저자들은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작가들이다. 나와는 동년배에 속하는 작가들의 손끝에서 나온 글이라 그런지 이들이 그리는 사회의 모습이나 그곳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상당히 익숙했다. 완전한 허구에서 시작된 소설은 없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이나 인물도 내가 겪어봤음직한 사건들이요 내 주변에서 봤음직한 인물들이었다. 개인사는 물론 다르겠지만, 우리가 속한 사회적 맥락이 동일하다보니 글을 읽으며 여간 공감이 되는 게 아니었다.
김미월, 김애란, 손아람, 염승숙, 최진영 익숙한 작가도 있었고, 낯선 작가들도 있었다. 그리고 굉장히 흥미로웠던 작품도 있었고 비교적 공감이 덜 가는 작품들도 있었다. 이 소설집에서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은 김미월 작가님의 『질문들』, 김애란 작가님의 『큐티클』, 손아람 작가님의 『문학의 새로운 시대』 였고, 염승숙 작가님의 『완전한 불면』과 최진영 작가님의 『창』도 흥미로웠다. 이 중 몇 분의 작가들은 내가 이미 '흥미로운 글을 쓰는 작가' 혹은 '잘 쓰는 작가'라고 믿고 있는 분들이라서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글이 좋았다는 것이 새로울 것이 없었다(이번에도 역시나 좋았어요!). 그런데 손아람 작가님은 이번 소설집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흥미로운 작가라고나할까? 이 분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바로 여러 작가들의 소설이 포함된 소설집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다.
불만족, 변화의 원동력 고민이 없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라도 한 번쯤은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다시 끼우고 싶다라든가, 다 없었던 일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고. 나도 내가 처한 상황이 불만족스러워 우울해하며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머릿속에 들러붙어 있는 고민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현실에 대한 불만을 느껴야 고민도 하고 고민이 있어야 개선도 있지 않겠는가. 모든 것을 다 포맷해버리고픈 삶일지라도 그런 생각 자체가 삶을, 나아가 사회를 더 좋은 상황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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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하시겠습니까? / 민족문학연구소 기획소설집
1.
사회에서 지우고 싶은게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결국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썩어빠진 정치인,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 못하는 정부, 몇달동안 고생해도 벌기 힘든 등록금을 요구하는 대학 등 생각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뜩 그것들이 사라질 세상이 과연 존속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현실보다 더 지독한것을 요구하는 또다른 제도가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것들을 없애고 싶다는 마음을 접어 두어야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무척이나 부조리한 것들이 많습니다. 부자인 사람들은 계속해서 부자인채 살아가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 가난을 되물림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감히 그 세계에 대항할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사실 무엇부터가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거니와, 그 본질 적인 문제는 너무 거대한 힘을 가진 것들이고, 나 역시 그러한 세상안에서 달콤한 무언가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2.
한겨례 출판에서 새 책이 나왔습니다. 얼마전 리뷰한 <굿바이 동물원>에서 말했듯이 '한겨례 출판'의 책들은 상당히 사회 비판적입니다. 현대의 많은 문학 작품이 사회의 병폐와 같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한겨례 출판'의 작품들은 단연 진보적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포맷하시겠습니까?>는 민족문학연구소라는 문학단체에서 선정한 8인의 젊은 작가의 작품을 묶은 책인데요. 그 내용이 무척이나 묵직합니다.
젊은이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우리 아버지 세대가 바라보는 시각은 상당히 다릅니다. 저희 아버지는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성세대가 상당히 보수적이며 변화를 두려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의 작가들과, 기성 세대의 작가들 간에도 작품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김미월, 김애란을 비롯한 8인의 젊은 작가들은 사회의 병폐에 대해 이야기의 형식을 빌려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 젊은이들이 인식하기에는 너무 많이 잘못되어가고 있다구요.
개인적으로는 그 주제의식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김애란'작가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직장 생활 3년 차,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을 지녔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늘 조금씩 모자라는 느낌은 채워지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은 실제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옷차림을 따라하고, 잡지에 나오는 유명인들의 행동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모습이요.
3.
모든 젊은 작가들이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글을 써나가는건 아닙니다. 많은 현대의 작품들이 사랑과, 자기 내면의 고독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젊은이들에게 직접적인 문제가 되는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지만 그보다는 다른것이 주가 된 이야기들 이지요.
그런 세태 속에서 이렇듯 냉철하세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작품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과거 김미월 작가의 <여덟번째 방>이라는 책을 읽으며 참 많이 공감하였던 기억이 작품을 읽으며 다시한번 되살아 났습니다. 세상은 노력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겁니다. 그들의 손에서 나온 의미있는 글들이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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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은 문제들이 누적되어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포맷을 하고 나면 초기화되어 온갖 프로그램 설치며 업데이트, 자료 전송 등 해야 할 것이 많아서 아주 번거롭지만, 포맷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도 계층, 계급, 민족, 기득권, 학연과 지연 등의 문제가 누적되어 포맷이 필요해진 것이 아닐까? 조금씩 좋아져도 부족할 판에 노인들의 점심 예산을 축소하고 무상 급식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고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는 등의 퇴보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포맷하시겠습니까?> (2012, 김미월, 김사과, 김애란, 손아람, 손홍규, 염승숙, 조해진, 최진영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에는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민족문화연구소의 '기획의 말'에 보면 이 책의 목적이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동세대의 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경우', '문제의식을 뚜렷하게 보여준 소설'들을 모았다고 나와 있다. 그간 여러 책으로 만났던 작가들의, 현실을 담은 단편을 한자리에서 읽는 의의가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설문 조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질문들-김미월), 항상 쉽게 떠났으나 달아나는 데 실패한,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듯한 이(더 나쁜 쪽으로-김사과), '그럴듯해' 보이고 싶지만 큰 사치는 형편이 안 되어서 네일샵에 들른 이(큐티클-김애란), 주유소에서 인사하는 아르바이트마저 로보트에게 뺏긴 이(완전한 불면-염승숙) 등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문학의 새로운 세대'(손아람)는 작가 추와 비평가 정의 대립을 다룬 독특한 내용이었는데, 마지막 문장인 '문학의 새로운 세대 : 한국소설은 별로 안 읽었다 함'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남아서 우리 독자들은 어떤가 돌아보게 한다. '마르께스주의자의 사전'(손홍규)은 1996년 한총련 연세대 점거 사건을 배경으로 했으며, 오랜만에 만나는 순수한 양심의 소유자였다. '이보나와 춤을 추었다'(조해진)는 책상에서 태어난 상상의 존재 이보나와 함께하는, '승패마저도 자의적인, 규칙 없는 게임'이라는 인생을 말한다. 서른 명 남짓한 회사의 왕따인 '나'의 하루를 담은 '창'(최진영)은 참 막막하다.
책 말미에는 서영인 평론가의 사회로 고명철, 노지영, 장성규 평론가가 이 책에 실린 소설들에 대해 심화된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읽어 내지 못하는 깊이에서 소설을 풀어 줌으로써 각 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
경제적인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삶, 사랑하고 사랑받지 못한 채 외로움만 보이는 이야기들이 현재 우리의 삶이라면, 기득권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기는커녕 더욱 강화하고 고착하려고 시도한다면, 이제 한 번쯤 포맷이 필요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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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경로로 등단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때로 버겁다. 어떤 작가의 소설을 선택해야 할지, 어떤 소설이 좋은 소설인지 혼란스럽게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게 맞다. 그래도 유행처럼 번지는 소설이 아니라, 남들 다 읽는 잘 팔리는 소설이 아니라, 정말 좋은 소설, 괜찮은 소설을 만나고 싶은 욕심은 커진다.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란 부제에도 끌렸지만 젊은 작가 8명의 이름을 보는 순간, 속으로 환호했다. 거기다 민족문학연구소의 평론가들의 선택한 소설이라 어떤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세상은 아름답지 않았다.
8편의 소설은 다양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포착했다. 김미월은 <질문들>이라는 제목처럼 끊임없이 질문한다. 화자인 나는 신출문예를 준비하며 설문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니까 원하는 중심의 삶을 위해 변두리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불해야 할 것들에 대해, 그럼에도 여전히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김애란의 <큐티클>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시골에서 자라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에게 네일아트는 어떤 전환점이었다. 마음 속에 자리잡은 어떤 열등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행동이라고 할까. 그러나 아무도 자신의 손에 주목하지 않았고 오히려 계획된 소비 문화에 농락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소설은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손아람의 <문학의 새로운 세대>는 신선했고 놀라웠다. 그의 소설은 제목 그대로 이제 문학은 새로운 세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만이 아니라, 그 흐름에 독자도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에 속한 작가가 문단을 향해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불면의 날들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현실감 있게 다룬 염승숙의 <완전한 불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지만 여전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 최진영의 <창>, 나라는 존재의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를 꿈꾸는 조해진의 <이보나와 춤을 추었다>도 좋았다.
여덟 편의 이야기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안했으며 외로웠고 위태로웠다. 어떤 열망을 키우기에 앞서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거절로 실패를 맛보았고, 어떤 관계에서는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거부당하기도 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그러하므로. 오히려 소설을 통해 미처 보지 못한 우리의 욕망과 분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이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평론가의 좌담이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택한 8편의 소설을 통해 내가 발견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이면과 문제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들의 대화를 모두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인간들은 누구나 어떤 관계에 접속되어 살아가지만 끊임없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잖아요.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죠. 예전의 소설들이 사회의 대집단과 싸우는 것들을 추구해왔다면 지금의 젊은 작가들은 대집단과 소집단 사이에서 동시에 버려진 개인의 모습들을 관계의 문제 곳에서 전면화해서 보여주고 있고, 그런 점들이 매력적이고 현실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 283 <평론가 노지영의 말 중에서>
시대가 바뀌면 문학은 다시 변화할 것이다. 여전하게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소설이 존재하겠지만 나는 소설을 읽고 사랑할 것이다. 소설이야말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가장 명확하게 담을 수 있는 거울이며 소통의 통로라고 믿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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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춘은 생각보다 오래 갔다."
역동적인 동시에 지루한 것, 나는 지금 그것을 관통하고 있다. 꽤 오랜만에 읽은 단편이었고 동 세대 작가들이 전하는 젊음의 단상은 절로 페이지 넘기게 했다. 허나 불편한 감정이 명치를 꾹꾹 눌러 답답해져 오는 것은, 문장 속에서 조우한 내 청춘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때문이려나.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순간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추레한 몰골의 나를 꾸역꾸역 비춰 내는 거울 같은 단어에, 문장에, 그리고 이야기에 몇 차례 발목이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마음이었다. 젊음이 응당 가져야 할 찬란함은 이미 실종이고, 세상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하고, 불편한 청춘들을 재료로 하여 끝임없이 사회적 루저를 양산해내고 있음이다. 퇴적하는 제도와 편견의 잣대 속에서 지리한 삽질의 연속으로 겨우 하루를 버텨 내는 우리는 그렇게 철없는 꼰대가 되어 다시금 휘청휘청 하는 중이다. 공감 이끌며 그대로 내 것이 될 수 있는 이야기는 단편의 짧은 호흡에도 불구하고 가공할 몰입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역시 우울이 덕지덕지 발린 청춘의 프레임은 책을 덮음과 동시에 엄청난 피로도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청춘은 생각보다 오래 갔다."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말인데 동시에 무섭기도 한 말이다.
김미월의 <질문들>과 손아람의 <문학의 새로운 세대>는 모든 자질구레한 사건들과 이야기의 나열이 각 소설의 마지막 문장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질문들>은 질문의 홍수 속에서 살아 가고 있으며, 묻고 싶기는 하되 무엇을 물어야 할지를 모른다 했다. 모든 상황들이 유쾌함과 동 떨어져 진행되고, 그 속에서 끊임 없이 질문 받고 있으나 정작 나를 위해 필요한 질문을 던지지 못하는 상황. 따지고 보면 이 소설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 되는 것이다. <문학의 새로운 세대>는 두 거장의 기싸움 그리고 등단과 관련된 문학계의 아귀 다툼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결국은 "문학의 새로운 세대 : 한국 소설은 별로 안 읽었다 함." 이라는 마지막 문장으로 모든 상황을 일축하고 있다.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그런 씁쓸함을 동반한다. 김애란의 <큐티클>은 소비를 조장하는 세상, 염승숙의 <완전한 불면>은 불면을 유발하는 세상, 최진영의 <창>은 고독과 외로움의 공포를 젊음의 그림자 속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덟 편의 단편 중에 이 세 편이 가장 좋았는데, 큐티클로 대표되는 소위 먹고 사는 것과 관계 없는 소비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소비의 계층화에 대해 접근한 것이 흥미로왔다. 난생 처음으로 네일 관리를 받은 주인공은 어쩐지 어느날의 나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리고 염승숙과 최진영의 소설은 판타지적 차용을 통해 불편함을 극대화 하고 있었다. 잠 들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매일 돈 주고 잠을 사야하는 상황. 집단에 속하지 못해 언제나 겉돌고 그리하여 고독이 극에 달한 상황. 이런 상황의 타개를 위해 주인공들이 취한 행동이 상당히 극단적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쾌하지 않음은 그 선택이 이전보다 더 불편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 그런 모양이다. 그리고 손홍규의 <마르께스주의자의 사전>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치밀한 묘사 더불어 사전을 뜯어 먹는 주인공을 통하여 결국 사전 속에는 답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상황을 표현 할 수 있는 단어는 사전 속에 없었음이다.
+ 책 속 한 구절
김사과의 <더 나쁜쪽으로>와 조해진의 <이보나와 춤을 추었다>는 이상하게 집중할 수 없었다. 내 인생이 참을 수 없는 상황, 그 이후의 방황이 없었던 인생이어서 그런 가보다. 내게 물리적 방황은 동경이자 터부이며 간접 경험으로 점철된 미지의 세계이다. 그간 착한 척 하며 살아 가느라 수고했음이다. 거대한 벽이 만든 그늘에서 피우지도 못하고 시들어 가는 청춘의 신과 신의 연속. 그러나 별 수 있나? 다시금 엔딩 크래딧까지 달려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청춘의 그늘에도 볕 들 날이 있것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그리고 마지막 결말은 해피엔딩인걸로~ 젊음이 버거운 당신에게 조심스레 이 책을 권하여 본다.
<브로콜리 너마저 _ 청춘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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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8명이 쓴 단편 소설들이 모여있는 소설집이다. 대개 소설집의 제목은 단편들 중에서 하나를 꼽기 마련인데 이 소설집은 제목만 뒹그러니 표지에 나와 있다. 그렇다면 제목이 주는 그 무엇이 있다는 말이다. 포멧이라? 다시 시작하길 원하냐고 묻는 말 같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런 마음은 누구나 들 것이다. 이 소설집에서 무엇이 우리의 자아를 돌아보게 하고 무엇이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는지 얘기해 준다는 말일까? 1. 김미월의 '질문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서른의 여자이다. 설문지 조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가를 꿈꾸며 살아간다. 이런 그녀에게 오빠란 인간이 와서 보증금을 빼달라고 한다.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오빠의 요구를 들어주려 한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이 소설은 그냥 평범하게 읽혔다. 2. 김사과의 '더 나쁜쪽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어디서 많이 본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상하다 했다. 어쩐지. 내가 읽었던 적이 있었다. 2012 '작가'가 선정한 올해의 소설이라는 소설집에서 읽었다. 그때도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아리송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읽어도 잘 모르겠다. 동화 같은 환상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얼마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문학인들의 본명을 알려주는 기사를 봤다. 김사과의 본명은 '방실'이라고 한다. 왜 그녀는 방실방실 같은 소설은 쓰지 않고 사과 깍는 과도 같은 소설만 쓸까. 3. 김애란 '큐티클' 김애란의 소설을 좋아한다. 그녀의 소설은 다른이들의 소설과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개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큐티클이란 소설은 평범했다. 그녀의 재치와 유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의 장점이었는데, 여느 평범한 소설처럼 되버리다니 그저 슬럼프라고 생각하겠다. 이 큐티클이 뭔지 몰랐다. 소설을 통해 알았다. 여자들의 손을 관리해 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친구의 결혼식장에 가기 전에 큐티클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주인공의 허영? 자신의 분수에 걸맞지 않게 돈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즉, 검소하고는 거리가 먼것 같다. 뭐, 여자들은 그런게 말이 되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대개의 여자들은 공주가 되기를 원하니까. 4. 손아람의 ' 문학의 새로운 세대' 의외로 재밌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신춘문예 심사를 맡게 된 앙숙들의 대결이 흥미를 자아냈다. 한편으로 별 시답지 않은 걸로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라는 소설가와 정이라는 평론가의 싸움. 그 속에서 어찌할 바 모르는 류. 이 소설은 마지막에 반전을 기하는 문장을 써 놓는다. 5. 손홍규의 '마르께스주의자의 사전' 상당히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집 중에서 제일 잘 쓴 소설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인공은 사전을 씹어 먹는다. 계속 씹어 먹는다. 친구들은 시위를 한다. 왜 그는 사전을 먹을까? p 172 나는 ...... 그 말들이 모두 사전 속에 있다는 사실을 참기 힘들었던 거야." 어떤 말이었기에 이런 말을 했을까. 그리고 주인공은 사전을 토해 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수 많은 단어들이 어떤 상황에 처하면 역겹다. 나는 작가가 사전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사회에 무언가를 항의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전은 교육적이다. 누구나 공부를 위해 가까이 한다. 그런 사전속에 우리를 위협하는 단어들이 무수히 많다. 우리의 주위에 이런 상황들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가령 예를 들면 소설에서도 아주 잠깐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대사속에 광주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군인들이 우리를 지켜 줄지 알았지. 우리를 향해 총을 겨눌지 누가 알았겠는가. 아마 사전이라는 것은 그런 것을 내포하고 암시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주인공의 나라에는 사전이 없다고 한다. 6. 염승숙의 '완전한 불면' 이 소설을 읽다가 불연듯 '눈먼자들의 도시'란 소설이 떠올랐다. 이 소설속에는 모두가 잠을 자고 싶어 안달이다. 그래서 잠이라는 약까지 나온다. 주인공은 취직이 되지 않아 주유소에서 인사를 하는 일을 한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이다. 주인공이 티브를 볼때 소리를 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주인공에 문 앞에는 티브 소리 좀 줄여달라는 쪽지가 붙는다. 그만큼 사람들은 잠을 자지 못해 예민해 있다는 방증이다. 이 소설도 끝에 가서는 환상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7. 조해진의 '이보나의 춤을 추었다.' 이 소설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이보나라는 인물이 가상 인물인지 아니면 주인공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주변의 친구들이 외국인인거 같다. 그거 말고는 소설을 읽는 내내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8. 최진영의 '창' 독특하면서도 상징적인 작품이다. 이 소설의 작은 제목들이 있다. 통유리,윈도우,창문. 모두 창이다. 주인공은 왕따다. 그녀가 왕따를 당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없다. 그저 남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일 뿐이다. 그녀의 소통 창구는 아무도 없다. 어쩌면 창이 없다는 말일수도 있다. 우리의 창은 제대로 있는지 점검해 볼 문제다. 9. 기대를 했던 작가의 작품은 실망을 안겨 주었지만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에서 만족을 얻었다. 뭐, 내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다. 이 소설집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절망?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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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가 담긴 포맷 하시겠습니까 는 비루한 현실을 살아가는 동세대의 독자들에게 기존의 어떤 틀에도 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 하는 8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김사과, 김애란 작가를 좋아해 이 책을 보기 시작했지만 평상시 그녀들이 쓰는 작품들과 전혀 다른 느낌을 이야기를 들려줘 오히려 내가 보고 있는 게 그녀들의 이야기가 맞는지 의구심을 들게 했다.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같은 세대를 비판하지도 않았고 독자들에게 알리려 들려고 안했으며 그저 담담하게 보는 제 삼자의 눈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끌고 나가 있다는 것도 참 독특했다. 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내 이야기 아닌 것처럼 하기라고 할까 독자에게 자꾸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작가가 있었고 충동적이고 자신의 분노를 나타내면서도 너무나 조용하게 표현한 작가가도 있었으며 자신이 있는 문학세계에서 비판을 하면서도 결론은 화해로 이끄는 작가도 있었다. 정말 이런 작가들의 작품들이 이 한권에 묶여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 이였다. 여덟가지 색을 하나의 파레트에 짜둔 것처럼 짜둔 색들이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작품들을 이렇게 펴냈다는 것에 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최진영 작가의 ‘창’ 이라는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이런 작가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창 이라는 소재로 자신과 세상을 단절시키기도 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로도 바꾸고 자신을 더 어두운 곳으로 가게 하는 소재로 쓰인 것도 독특했지만 왕따가 된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어 요즘 자꾸만 소심해져만 가는 내 모습을 보는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얼마 전에 오후의 빛깔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과 더불어 이 책을 읽는다면 정말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조금 아쉬웠던 점이라면 독자들의 대상이 현실문제나 사회문제를 활자로 읽는 걸 즐기지 않는 대상이라면 이 작품이 지루하게 느껴 졌을꺼라는 정도 아직은 이렇게 멋진 젊은 작가들이 있다는데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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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문학동네에서 출시 된 2012년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을 너무나 재미있게 본터라 이 책 또한 기대감이 상당히 컸다. 역시 나의 기대에 부응을 해서 너무나 좋았다. 선풍기 틀어 놓고 쇼파에 앉아 읽기 시작해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한국문단에서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민족문학연구소((사)한국작가회의 산하 문학평론가들의 모임)에서 선정한 젊은 작가 8인의 소설집 포맷하시겠습니까.
총 8명의 작가들은 젊은 세대들만의 고충과 상실 그리고 불안감 을 바탕으로 집필 하였다. 수록된 단편들은 죄다 미성숙하고 아직 보잘 것 없는 청춘들의 현실은 보다 적나라 하게 보여 줄 준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뇌리에 꽃힌 것은 염승숙 작가의 완전한 불면 이다.
젊은 세대들의 아픔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사회에 대해 거듭 생각 했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얼마든지 즐겁게 살 수 있는데도 뒤로 미루고 만다. 언제부터인가 빨리 빨리가 사회에 한 트렌드로 자리 잡아 버렸다. 무엇 인가에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너도 나도 빨리 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쳐가며 살고 있다. 참으로 각박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서로에게 아량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더 삭막해져, 더불어 사는 희망찬 미래를 기대 할 수가 없다. 사실 즐겁게 살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행복해 질 수 있다. 즐거움은 긍정과 부정의 종이 한장의 차이 일 뿐이니 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에 옮긴다면 긍정적 효과를 불러 일으 킨다. 그러나 반대로 부정적 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생각의 차이 가 곧 행동과 변화를 일으킨다.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며 한다.
8명의 작가들이 우리 젊은 청춘들에 마음을 너무나 잘 헤아려준 이 작품... 너무나 매력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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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너무나 기발하고 딱 들어맞는 책 제목을 보면 감탄할 때가 있다.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젊은 작가 8명이 쓴 이 책의 제목 <포맷 하시겠습니까?>도 볼수록 매력있고, 점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감탄스런 제목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신의 컴퓨터 CPU에 담겨있는 모든 정보를 깡그리 밀어버리고 아무것도 없었던 처음과 같이 모든 기억장소를 되돌리겠느냐는 물음, <포맷 하시겠습니까?> 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도발적이고, 유혹적인 물음인가? 28살에서 38살까지 젊은 작가 8명의 이야기는 각각의 단편만으로도 좋은 작품들이지만, 한발짝 물러서서 8편을 포괄적으로 바라보면 요즘의 우리 젊은 세대들의 생각과 생활, 고충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애란의 <큐티클>이 가장 좋았다. 염승숙의 <완전한 불면>도 무척 흥미롭고, 창의적이면서도 공감이 많이 되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들 소설의 주인공들중 어렵지 않고, 외롭지 않고, 우울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재능이 의심될 정도로 10년째 아무런 성과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버는 친구,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고 매일매일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친구,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하나, 둘씩 원하는게 많아지고, 원하는 것도 점점 더 고급스러워지지만, 결국은 허탈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있다는 것을 느껴버린 친구, 문단의 원로들이 아무리 잘나체를 해도 결국은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 문인, 1980년대 한 대학교에서 데모를 하다 정경들에게 붙잡히지 않으려고 스스로 과학실에 갇혀 지낼 수 밖에 없던 친구, 몇 년째 취직에 매달렸지만 취직은 되지 않고, 잠을 이루지 못해 정부에서 비싼값에 출시한 수면제를 사서 하루하루를 잠과 투쟁하는 친구. 우리나라의 20~30대 젊은 친구들은 이토록 처절하다. 더 슬픈건 30대인 나역시 생활에서 느끼는 것들이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읽는 내내 참 공감이 많이 갔다. 이들은 모두 자기 인생을 포맷하고 싶을까?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내 인생을 한번 깨끗하게 포맷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 아닌 가? 포맷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을 감내할 용기가 없는 젊은세대. 씁쓸하고 서글프다. 그렇지만, 이대로 마냥 속상해만 한다면 또 젊은이가 아니지 않은가! 나도 그렇고, 주인공들도 그렇고 언젠가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그런날이 오리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 소설속 주인공들과 나 자신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라! 라고 외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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