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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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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배웠던 ‘귀거래사’와 안견의 ‘몽유도원도’의 쟁쟁한 이름이 너무도 생생히 남아있어서일까. 도연명이 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시들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사랑받고 있다. 4,5세기경에 살았던 중국의 시인이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국경을 초월한 세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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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배웠던 귀거래사와 안견의 몽유도원도의 쟁쟁한 이름이 너무도 생생히 남아있어서일까. 도연명이 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시들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사랑받고 있다. 4,5세기경에 살았던 중국의 시인이 이렇게 세월이 흘러도 국경을 초월한 세계적 문화 자산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 위안싱페이는 도연명의 시가 지닌 특유의 매력은 읽을수록 새롭고, 캐낼수록 샘솟는다. 뿐만 아니라 그의 시에는 사람의 마음을 일깨우는 지혜도 담겨 있다.”라고 말한다.

 

160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많은 화가들이 그와 그의 작품 세계를 그림 속에 담았다. 각 화가들 나름대로 열심히 상상하고 머릿속에 그렸을 도연명과 그의 시의 이미지를, 정성스럽게 붓 끝으로 그렸을 그 순간을 상상해본다. 이 책의 제목처럼 그를 그리며, 그리워했으리라. 도연명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문학사와 회화사가 다채롭게 어우러지는 이 책을 읽는 것은 그 섬세한 그리움의 결들을 따라가 보는 것이었다.

 

추화시란 옛사람을 추모하여, 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자를 따서 지은 시를 말하는데, 이 추화시 가운데서 특히 도연명의 시를 차운하여 지은 시를 따로 화도시라고 한다고 한다. 아예 따로 장르 이름을 지었을 정도라니, 도연명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존경의 깊이를 알 만하다. 이 화도시는 내용도 다채롭고 그 양도 방대하다고 한다. 후대 시인들은 생전에 적막하게 지냈던 도연명의 삶을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다투어 화도시를 지었단다.

재미있는 것은 속세를 떠난 은사, 망한 왕조의 유민, 불가의 승려, 귀양 온 유배객, 정계에 진출하지 못한 불우한 선비들처럼 도연명 파(?) 색깔이 분명한 이들뿐 아니라 높은 관직의 귀족 관료와 존귀한 지위의 제왕들까지도 화도시를 지었다는 것이다. 뭐 나름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겠지만, ‘오두미(五斗米) 때문에 구차하게 독우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다고 벼슬을 그만두었던 도연명이 이들이 자신에게 바치는 찬사를 듣는다면 어떤 표정을 했을지.

 

책을 읽으며 또 내심 감탄한 것은, 중국 고전문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라는 저자 위안싱페이가 그림 속 도연명을 주목하는 자세랄까 시선이었다. 문학사의 각도에서 회화사를 결합하여 교차 연구한다는 야심찬 기획을 세웠을 만큼, 저자는 문학뿐만 아니라 미술 쪽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종일관 겸허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미술 작품 속의 도연명과 그의 시의 이미지를, 그리고 시대별로 화가들이 녹여낸 제재와 형식의 변화를 차분히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한시 풀이와 해설도 이해하기 쉽게 찬찬히 잘 설명해주어서, 음 뭐랄까 대가면서도 잘난 척하지 않는 느낌이 좋았다. 나도 도연명을 상상하며 그리는 화가의 마음이 된 듯, 자유롭게 여러 상상을 해 볼 수 있었던 푸근한 시간이었다.

 

s****2 2012.07.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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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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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을 그리다                                 위안싱페이 지음│김수연 옮김│태학사 刊   미술을 밝히는 독자는 한동안 서양미술에만 치우쳤으나 그 반동으로 귀거래사로만 기억되는 도연명의 문학사와 회화를 아우르는 화보 책을 반겨 읽는다.  일찌기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꿈 속에서 거닐던 무릉도원을 안견의 그림으로 구현한 '몽유도원도'의 에피소드는 너무나도 유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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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을 그리다                                
위안싱페이 지음│김수연 옮김│태학사 刊

 

미술을 밝히는 독자는 한동안 서양미술에만 치우쳤으나 그 반동으로 귀거래사로만 기
억되는 도연명의 문학사와 회화를 아우르는 화보 책을 반겨 읽는다.  일찌기 안평대군
이 박팽년과 함께 꿈 속에서 거닐던 무릉도원을 안견의 그림으로 구현한 '몽유도원도'
의 에피소드는 너무나도 유명하잖던가.  유명한 귀거래사는 암기과목이였고 디테일은
잘 몰랐었다. 그러한 도연명을 콘텐츠로 해서 뭇 화가들이 그려댄 도연명을 그리다'다.

 

도연명을 여러시대의 화가들이 그린 화보집으로, 현대의 첨단 비주얼라이제이션의 발
달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복된 일이다.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이 도연명도 당대에는
별 볼 일 없는 시인이였던 모양이다. 후대에 이르러서야 기라성같이 줄비한 시인 묵객
들과 화가들을 제치고 독보적 존재로 빛이 나는 것은 천재들의 공통분모인갑다. 좋게
말하자믄, 도연명은 선비들의 닮고 싶어하는 그 시대의 캐릭터였다는 사실이다. 그 시
대나 지금이나 빙의는 있었던 듯.

 

양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번 펼친 뜻을 이루지 못한 마이노리티는 쌔고 쌨다. 그
러한 처지에서 세태에 아랑곳 하잖고, 시를 쓰며 농사를 지울 수 있는 도연명의 유유
자적이 부럽다, 각박한 현대에서는 단 한 번의 실기로 인해 나락으로 빠져 실의를 씹
는 사치조차도 부릴 수 없잖은가. 말이 좋아 전원생활이고 농사를 짓는 거지 그런 것
이 어디 될법이나 한 여유던가.

 

저자 위안싱페이는 고전문학 분야에서는 세계적이란다. 베이징대 교수로 필모그래피
가 숱하게 많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난 후 겪는 여운이든지, 반감기가 꽤나 기인 책이
있게 마련이다. 이 도연명 책이 그 짝이다. 모처럼 시서화/문사철에 흠뻑 빠져보고 문
자향/서권기를 만끽한 귀중한 독서다. 삶의 허기를 느낄 때, 삶이 고달플 때에, 지적욕
구에 갈증이 일때에 들쳐 보며 마음을 순화시키는 힐링효과도 기대할 성 싶은 책이다.

 

도연명은, 현대인의 멘토는 아닐지라도 지표로서는 손색이 없는 문인이며 농사꾼이다.
참~ 깜빡 잊을뻔 했다. 귀거래사를 읊조리며 낙향을 할 때를 놓치면 안된다는 사실을.



d****o 2012.07.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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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림으로 만나는 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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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귀한 티가 나는 품격이 높은 명품 책을 만났다. <도연명을 그리다> 도연명. 사실 일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연명이란 이름에 대해서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봐서 그 이름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 도연명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문장가였다. 사람들의 입에 많이 회자되는 명문장 <귀거래사>와 <도화원기>, <오류선생전> 등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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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귀한 티가 나는 품격이 높은 명품 책을 만났다.

<도연명을 그리다>

도연명. 사실 일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연명이란 이름에 대해서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봐서 그 이름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 도연명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문장가였다.

사람들의 입에 많이 회자되는 명문장 <귀거래사>와 <도화원기>, <오류선생전> 등의 작품을 남긴 그 작가가 맞다.

돌아가자 (歸去來兮)

전원이 장차 황폐해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田園將蕪胡不歸)

이미 스스로 마음이 몸에 부려졌다고 (旣自以心爲形役)

어찌 눈물을 흘리며 홀로 슬퍼하겠는가?(奚惆悵而獨悲)

이미 지나 간 것은 간할 수 없음을 깨닫고(悟已往之不諫)

오는 것은 쫓을 수 없음을 아네(知來者之可追)

실로 길을 헤맸어도 멀리 가지 않았거니와(實述塗其未遠)

지금이 옳고 어제가 글렀음을 깨달았네(覺今是而昨非)

……

귀거래사(歸去來辭)는 전원으로 돌아가는 도연명의 자연에 대한 애정과 인생관이 잘 노래되어 있는 문장 중에서도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후대의 많은 문인 화가들이 그림으로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유명한 <귀거래사> 그림 작품으로는 위싱턴 프리어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연명귀은도>라는 송대 이용면이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귀거래사>의 내용을 7단락으로 나눈 후, 그에 맞추어 7폭으로 그렸는데, 귀거래사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즉 글이 아닌 그림으로 귀거래사의 내용을 다 볼 수 있다.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이름은 잠(潛), 연명(淵明)은 그의 자이다. 우리가 삼고초려(三顧草廬)의 고사를 통해 잘 알고 있는 공명(諸葛孔明)도 사실은 그의 자이고, 본명은 량(亮)이다. 제갈량(諸葛亮)이 본명이고 제갈공명(諸葛孔明)은 그의 자이다. 과거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본명보다도 자(字)를 더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도잠(陶潛)이라는 본명보다도 도연명(陶淵明)으로 우리에게 더 자세히 알려지게 된 것이다.

소식은 “도연명은 벼슬을 하고 싶으면 하였으니 벼슬 구하는 것을 혐의하지 않았으며, 은거하고 싶으면 은거했으니 벼슬 버리기를 높게 여기지도 않았다.”

도연명은 젊어서 높은 포부와 이상을 가졌고, 이를 위해 학문에 정진하여 박학다식하였으며 문장에도 능하여 일찍이 관리가 되어 벼슬살이를 하였으나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이 청렴하고 고고한 그에게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관직을 미련 없이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팽의 도연명 작품에 화운한 시 중의 일부분인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여러 번 읽었다.

힘든 농사일이 잘난 벼슬살이보다 나으니

한가로이 쉬노라면 절로 초연해지네.

서책을 들춰보기 지루하면

산골짝을 굽어보다 쳐다보다 하네.

……

이 시를 읽으면서, 문득 이팽이 추구하고자 했던 도연명의 삶이야 말로 정말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연명을 그리다>는 이제껏 많은 사람들이 도연명을 만났던 방법과는 사뭇 다른 방법으로 도연명을 만날 수 있다. 즉 ‘글로 만나는 도연명이 아니라, 그림으로 만나는 도연명’이다.

도연명의 작품을 제재로 하여 그린 그림으로 만나는 도연명,

도연명과 관련된 일화와 에피소드를 제제로 그린 그림으로 만나는 도연명,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각 시대별 화가들의 도연명의 초상으로 만나는 도연명.

중국의 역대(歷代), 즉 당대(唐代), 송대(宋代), 원대(元代), 명대(明代), 청대(淸代)에 이르기까지 도연명을 좋아했고 사모했던 화가, 지식인들은 그를 어떻게 추억하고 기억하면서 그를 그렸던 것일까? 중국 역대의 도사모(도연명을 사랑하는 모임)들이 그린 그림들을 통해서 도연명의 삶의 목표와 그가 품었던 이상 세계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작은 마을 풍악 울려 벼슬한 지 수십 일에

길 헤매다 깨닫고는 곧장 몸을 돌이켰네

거문고에 노래하며 벼슬한 지 80일 만에

고향의 시골로 돌아온 사람 되었다오.

d*****h 2012.07.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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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을 그리다(문학과 회화의 경계)-그늘 대신 행복한 휴식을 맛보다.
"도연명을 그리다(문학과 회화의 경계)-그늘 대신 행복한 휴식을 맛보다." 내용보기
도연명을 그리다(문학과 회화의 경계)         오늘 소개할 책은 도연명을 그리다(문학과 회화의 경계) 이다.   제목에 나오는 도연명은 중국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귀거래사歸去來辭」와 「도화원기挑花源記」로 널리 알려진 탓인지 우리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나는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도연명의 「도화원기挑花源記」와 관련된 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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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을 그리다(문학과 회화의 경계)

 

 

 

 

오늘 소개할 책은

도연명을 그리다(문학과 회화의 경계) 이다.

 

제목에 나오는 도연명은 중국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귀거래사歸去來辭」와 「도화원기挑花源記」로 널리 알려진 탓인지

우리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나는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도연명의 「도화원기挑花源記」와 관련된 거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도연명을 먼저 검색해보았다.

 

 

 

 

 

도연명이 4~5세기경에 살았던 사람이라니,,,,

내 예상보다 훨씬 이전의 사람이라 조금 당황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가 도연명을 회자하고 사랑하는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런데 이 책의 들어가는 말을 읽자마자 이런 의문은 해소되었다.

이 책이 담고 있을 그림과 내용에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 위안싱페이는  중국 고전문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라고 한다.

그는 도연명을 문학사와 회화사를 넘나든 ‘문화의 아이콘’로 소개했다.

 

그래서 한국어판 제목 도연명을 그리다는

'그려지다'와 '그리워하다' 이중의미를 담기 위해 선택된 것이라 한다.

책을 읽어보고 나서 두 말이 다 맞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에는

도연명과 그의 시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일화들뿐만 아니라

-도연명을 그리워함-

 

 

중국 고대회화에서 자주 소재로 이용되고 많은 이들에 의해 그려진 도연명이 등장한다.

-도연명이 그려짐-

 

 

 

 

 

책 엿보기

 

도연명은

전원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중국 문학사에 전원 시田園 詩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한다.

“쌀 다섯 말을 받아먹자고 향리의 소인배에게 허리를 굽힐 수는 없다”

벼슬을 놓고 귀향했다.

는 전설적인 일화를 가진 그는 한 시 歸去來辭(귀거래사)를 남겼다.

 

 

歸去來辭(귀거래사) 陶淵明(도연명)

 

歸去來兮 귀거래혜 자, 돌아가자.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奚而獨悲 해추창이독비  어찌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實迷塗其未遠 실미도기미원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舟遙遙以輕 주요요이경양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가네.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乃瞻衡宇 내첨형우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載欣載奔 재흔재분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僮僕歡迎 동복환영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稚子候門 치자후문  어린 것들이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三徑就荒 삼경취황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松菊猶存 송국유존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携幼入室 휴유입실  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有酒盈樽 유주영준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引壺觴以自酌 인호상이자작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倚南窓以寄傲 의남창이기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審容膝之易安 심용슬지이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날마다 동산을 거닐며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門雖設而常關 문수설이상관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策扶老以流憩 책부노이류게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時矯首而遐觀 시교수이하관  때때로 머리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雲無心以出岫 운무심이출수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影翳翳以將入 영예예이장입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왔노라.

請息交以絶遊 청식교이절유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겠다.

世與我而相違 세여아이상위  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復駕言兮焉求 복가언혜언구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悅親戚之情話 열친척지정화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樂琴書以消憂 낙금서이소우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農人告余以春及 농인고여이춘급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

將有事於西疇 장유사어서주  앞으로는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다.

或命巾車 혹명건차  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或棹孤舟 혹도고주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旣窈窕以尋壑 기요조이심학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亦崎嶇而經丘 역기구이경구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木欣欣以向榮 목흔흔이향영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泉涓涓而始流 천연연이시류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善萬物之得時 선만물지득시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

感吾生之行休 감오생지행휴  나의 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已矣乎 이의호 아,  인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

曷不委心任去留 갈불위심임거류  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胡爲乎遑遑欲何之 호위호황황욕하지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懷良辰以孤往 회양진이고왕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或植杖而耘 혹식장이운자  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登東皐以舒嘯 등동고이서소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

臨淸流而賦詩 임청류이부시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복해의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박일봉 옮김)

 

 

 이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부분은

송대 이전부터 명말 청초까지

시 귀거래사를 소재로 그려진 그림들과 그림과 관련된 배경과 해석이다.

 

내가 맨 처음 놀란 것은 이 책에 소개되는 방대한 그림의 양이었다.

책에는 50여 편의 그림이 소개되는데

도연명에 대한 인물 탐구도  물론 좋았지만

이 그림들을 살펴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그림을 보며 중국의 역사와 생활상, 도연명의 이상과 삶 등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도연명을 통해

그림이 그려졌던 당시의 문화도 유추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한국인 독자라면 반가워할

 조선 초기의 화가 안견(安堅) 그린 산수화도 소개되고 있다.

 

 

 

 몽유도원도

조선 초기의 화가 안견(安堅)이 그린 산수화.

 

1447년(세종 29년) 작. 비단 바탕에 수묵 담채. 세로 38.7㎝,

가로 106.5㎝. 일본 덴리대학(天理大學)중앙도서관 소장.

 

1447년 4월 20일 안견의 독실한 후원자였던 안평대군(安平大君) 용(瑢)이 도원(桃源)을 꿈꾸고

그 내용을 안견에게 설명하여 그리게 한 것이다.

도잠(陶潛)의 <도화원기 桃花源記>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안견은 이 걸작을 단 3일 만에 완성하였음이 안평대군의 발문에 밝혀져 있어

그의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짐작하게 한다.

이 그림에는 안평대군의 제서(題書)와 발문 및 1450년 정월에 쓴 시 한 수를 비롯하여,

 20여 명의 당대 고사(高士)들과 1명의 고승(高僧)이 쓴 제찬을 포함해서

모두 23편의 찬문이 곁들여 있다.

 

중략

즉, <몽유도원도>의 그림과 거기에 곁들여진 시와 서는 모두 어울려

시서화(詩書畫) 삼절(三絶)의 경지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조선 초기 문화의 기념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하겠다.

이 그림은 양식상 여러 가지 특색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야기의 전개가 두루마리 그림의 통상적인 예와 달리 왼편 하단부로부터

오른편 상단부로 대각선을 따라 전개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왼편의 자연스러운 현실 세계와 오른편 대부분의 환상적인 도원의 세계가

큰 대조를 보이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이다.

현실 세계는 부드러운 토산(土山)으로 이루어져 있고,

도원의 세계는 기이한 형태의 암산(巖山)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그 차이가 현저하게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큰 특색은 전체의 경관이 몇 개로 따로따로 떨어져 있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경군(景群)들로 짜여져 있다는 점이다.

즉, 여러 개의 산 무더기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통일된 전경(全景)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도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소개되어 있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46311&mobile&categoryId=1634

에서 부분 발췌

 

 

 

 

도화원

 도원명이 일명 복사꽃 시인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그가 쓴 도화원기와 관련이 있다.

 

당연히(?)

책에는 도연명의 도화원기도 소개되고 있다.




화도시 和陶詩

 

도연명의 삶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 점 더 사람들 사이에서 경외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상징적 의미를 갖추게 되었다.

 

 

추화시란 옛사람을 추모하며 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자를 따서 지은 시를 말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특히 도연명의 시를 차운하여 지은 시를 화도시 和陶詩 라고 한다.

-페이지 212에서 인용-

 

 

 

 

 

 

 

저자는 부록으로 화도시와 그 문화적 의미를 남겨 두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겐 보너스 같은 선물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소동파의 화도시를 유심히 읽었다.

하지만 황제의 지위에 있으면서 가난한 선비의 ‘신세를 노래한

청대의 건륭 황제가 남긴 시는 조금 의외였다.

 

시의 내용은 책을 사서 직접 알아보시길 바란다.

-도화원기를 통째로 이 서평에 옮겨두는 것도 사실 좀 망설였다. 

 이 책을 쓴 저자에게 죄송한 맘이 들어서다.

책의 내용에 대한 스포는 여기서 그만,,,,,-

여기서는 이 시에 대한 저자의 생각 정도만 소개해 두고자 한다.

 

 

 

특별한 절의가 없는 이들이 화도시를 짓는 것은 자신의 내적 결함을 보상하고

양심이 가책을 치유하고자 하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나름 주석을 붙였다.

-페이지 258 인용-

 

 

 

 

 

문화 아이콘, 도연명

21세기에도 여전히 도연명은 새롭게 창조되어 우리 곁에 있다.

도연명의 시는 전 세계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그를 그린 그림은 세계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시대마다 그를 기리고자 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고

그를 묘사하는 화풍의 변화는 있었지만,

도연명을 향한 애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던 듯 하다.

   

이 책은 시대를 넘어 전 세계로 나간 도연명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된 자료집 같다.

저자의 오랜 조사와 열성이 빚어낸

21세기 형  화도시라고나 할까?

 

독자는 이 책 한 권을 읽고 마치 도연명에 대해 다 아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내용이 풍부하고 알차다.

 

그림도 보고 시도 읽으며 뜨거운 여름을

이 책과 함께 보내보길 권한다.

이 책이 서늘한 그늘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행복한 휴식은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d********0 2012.08.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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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싱페이의 <도연명을 그리다>는 중국 역대 거장들의 그림으로 보는 도연명의 삶과 문학에 대해 알아보는 책으로 문학사 범주에서만 다루어진 도연명을 중국 회화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의 소제목이 '문학과 회화의 경계'인 것 같다. 그렇다면 도연명은 누구인가. 도연명은 중국 동진 말기 부터 남조의 송대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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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싱페이의 <도연명을 그리다>는 중국 역대 거장들의 그림으로 보는

도연명의 삶과 문학에 대해 알아보는 책으로 문학사 범주에서만 다루어진 도연명을

중국 회화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의 소제목이 '문학과 회화의 경계'인 것 같다.

그렇다면 도연명은 누구인가.

도연명은 중국 동진 말기 부터 남조의 송대 초기에 걸쳐 생존한 중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기교를 부리지 않고, 평담한 시풍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로부터는 경시를 받았지만,

당대 이후는 6조 최고의 시인으로서 그 이름이 높아졌다.

그의 시풍은 당대 의 맹호연, 왕유, 저광희 등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줬다.

주요 작품으로 <오류선생전>, <도화원기>, <귀거래사> 등이 있다. 

도연명은 생전에 이름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존경을 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위안싱페이는 중국 고전문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이 책 <도연명을 그리다> 외에도 <도연명집 전주>, <도연명 연구> 등을 펴낼 정도로

도연명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깊은 학자이다.

그는 도연명이 끊임없이 화자되고 그려지는 것을 통하여 그가 그저 한 사람의 시인인 데

그치지 않고 점차 사대부의 삶의 모델이자 그 생명과 정감을 기탁하는 상징이며,

청고와 자연을 대표하는 기호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어려운 현실에 닥칠 때면 종종 그를 찾았고, 그에게서 청산한 기운을 얻었다.

도연명의 문화적 상징성을 파악함으로써 그를 보다 철저히 알 수 있고 더불어 중국 문화,

특히 사대부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연명과 그의 시문 및 사적은 중국 고대 회화에서 자주 보이는 제재이다.

도연명에 대한 그림을 살펴봄으로써, 그가 화가들의 마음속에 어떠한 이미지로 그려졌는지,

나아가 도연명이라는 중국 문화의 아이콘이 체현하고 있는 삶의 목표와

미학적 이상 및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이 책 <도연명을 그리다>를 통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을 빛나게 하는 것은 도연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연구 결과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수십 장의 진귀한 그림들이다.

타이베이, 미국, 북경 등 세계 곳곳의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연명과 관련된 그림들을

이 책 한권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그림 외에 책의 상당 부분에 소개되고 있는 고시들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저자가 비교적 잘 소개해주고 있어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적었다.

도연명이라는 시인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알게 된 것은 이 책을 통해서가 처음인데

그가 중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i*****8 2012.07.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을 그린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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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峯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 이란 시가 있다. 제목은 <四時>. 창경궁 함인정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함인정 내부 천장쪽으로 사방 벽에 걸린 현판이다. 東西南北 방향으로 春夏秋冬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풀이하자면 이렇다. ' 봄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도다.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마루엔 한그루 소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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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峯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 이란 시가 있다. 제목은 <四時>. 창경궁 함인정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함인정 내부 천장쪽으로 사방 벽에 걸린 현판이다. 東西南北 방향으로 春夏秋冬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풀이하자면 이렇다. ' 봄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도다.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마루엔 한그루 소나무가 빼어나도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하면 각 계절마다의 그림이 머리속에 그려지기도 한다. 자연을 노래했다는 글은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사실적이고 그만큼 마음을 담아야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詩는 도연명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 연구하시는 분들에 의해 유명한 중국화가 고개지의 작품으로 정정되었다는 말도 들린다. 도연명... 우리가 자주 듣는 이름임에는 분명한데 그 이름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찾아보니 두보나 이태백과 같이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라는 말이 보인다. 내친김에 한번 더 찾아보았다. 이 세사람의 공통점이 보인다. 세상과 뜻이 맞지않아 오랜동안을 떠돌아 다녀야 했다는 것인데, 그리하여 그들은 세상의 어떤 틀에도 얽매이고 싶어하지 않았던 듯 하다. 그러니 당연히 자연주의적인 글이 많았을 터다. 자연을 담아낸 글도 많았을테고, 그들이 느꼈던 자연의 이치가 또 그 안에 담겼음은 당연지사다. 중국에서도 한때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도가사상이 열풍을 일으켰던 시기가 있었다. 신선과 같은 삶을 살고 싶어했던. 그러나 그것은 현실과는 맞지않는 하나의 이상세계였으며, 그 환상은 오래도록 후대를 잇는 이상세계로 남은 것 같다. 이 세상은 끝도없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소멸되는 틀에 맞춰야만 살아낼 수 있으니 그것에 환멸을 느끼거나 반항심이라도 생겼다면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건 기정 사실이다. 저 세사람의 이름이 후대에까지 추앙받을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보통사람들이 꿈꾸어오는 자연인으로써의 삶을 살아낸 까닭일 것이다.

 

그런 도연명을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도연명을 그리다>라는 제목에서 나는 '그림을 그린다'라는 느낌보다는 그사람의 일생을 쫓는 하나의 일정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속에서 만난 건 도연명을 그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림을 통해 도연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그사람을 그린 사람들의 화풍이 시대별로 변해가고 있는 회화사에 더 많은 중점을 두었다. 도연명이 관직을 사임했을 때 노래했다던 <귀거래사(歸去來辭)> 가 이 책의 중심축으로 등장한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그 자체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를 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지 않게 詩를 쓰면서도 그 안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는 작품은 말할 필요도 없이 전원생활을 주제로 한다. 문득 일전에 읽었던 책에서 끄적거렸던 말이 생각났다.  '시대와 더불어 사물은 변하고 사물의 변화에 따라 그에 대처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는 말인데, 그리고자 했던 사람이 살았던 시대에 맞춰 도연명을 그리는 방법 또한 변했던 모양이다. 그리는 방법은 달라졌을지언정 도연명이라는 이름이 안고 있는 깊은 철학만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영향을 받아 태어난 작품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안견이 그렸다는 <몽유도원도>다. 그런데 어찌 생각해보면 그렇게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도연명에 대한 부러움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대별로 잘 정리되어진 중국의 화화사... 하지만 내게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문화를 공부하면서도 회화부분에서만큼은 왜 그렇게 정리가 안되는지 머리가 아팠던 기억도 있으니 오죽할까...  예술적인 작품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그랬겠지만 자주 접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히는 것도 또하나의 핑게거리가 될 것 같다. 어찌되었든 전원생활이나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사람은 지금도 많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고 생각만 할 뿐이다. 현실이라는 벽을 뚫고 나간다는 것이 두려운 것이겠지만 자연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다는 게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녹녹치않은 일임엔 분명하다. '힐링 healing '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는 요즈음, 도연명이나 두보, 이태백과 같은 사람이 아닐지라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과 동경은 아마도 세대를 거듭할수록 커지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생각

i****9 2012.07.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