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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 놓았는지도 모르는 책이다. 한참 관심을 갖고 있을 때 사 두었겠지. 시간에 여유가 있으니 이것저것 뒤적이다 발견하고 실도 찾아내고 제일 수월해 보이는 것으로 시작해 본다. 목도리라고 나와 있지만 다 만들어도 내가 실제로 쓸지는 모르겠다. 그저 만드는 게 목적이니까. 이 색깔의 실도 이것밖에 없어 어쩌면 완성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책 안에는 다양한 소품들이 나와 있다. 뜨개질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만들어서 실제로 활용하기도 할 것이다. 나에게는, 소품 활용보다는 시간 자체의 활용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쓰지도 않을 거면서 왜 만드느냐고 물어 본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다 무슨 소용이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닐 테니.
나는 원형 디자인보다는 사각형 디자인이 좋다. 단순하니까. 사슬뜨기보다는 한길긴뜨기가 좋다. 실로 시간을 엮는 기분이 확실하게 들기 때문이다. 한길긴뜨기로 칸을 채워도 좋고 비워 두어도 좋다. 너무 채우면 빡빡해서 싫고 너무 비우면 헐렁해서 싫다. 적당하게 섞이는 게 좋다. 지금 하는 딱 이 소품처럼.
다른 작품은, 흐음, 별로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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