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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별로 맞지 않는 말인지도 모른다. 음반은 주제에 의한 조합이겠지만 그에 비해 아직 두권밖에 출간되지 않은 가뇽의 악보는 약간은 조잡해보이기까지한 보따리를 만들었다. 제목에서 보이는 가을의 이미지보다는 가을과 겨울의 소재와 자잘한 소품들의 종합셋트가 되겠다.
앞서나온 연주곡집1이 드라마, CF로 귀에익은 밝고 입맛에 쉬이 익숙해지는 곡들인데 반해 이번것은 그의 음반을 갖고있지 않다면 조금은 낯설은 곡들도 있다. 그리고 전편에 비해 약간 어둡고 가라앉은 곡들도 많이 보인다.
[아델], [보비숑], [가을의 꿈], [바르샤바의 추억], [지난날들], [애너벨을 위한 자장가], [아리아] 등의 우울함이 묻어있는 곡들과 [눈부신 일요일], [내마음에 흐르는 강], [어린이 왈츠], [토카타록], [노엘] 등의 밝은 분위기의 곡들, 재즈를 편곡한 [마이 퍼니 발렌타인], [그대 눈에 비친 우수](smoke gets in your eyes), 유명한 베토벤의 레퍼토리들을 배합해 만들어진 [나의 베토벤]등이 수록되어 있다.
쇼팽의 곡을 좋아하는 내취향으로 봐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손맛(?)이란게 상당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풍부한 느낌의 결여.
반대로 말하면, 쉽게쉽게 읽히는 악보라서 금새 곡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유명한 피아노곡을 쉽게 편곡해 묶은 소곡집을 대하는 기분이라면 너무 야박한 평가일까.
또, 대부분 이런 뉴에이지류 피아노악보집이 흔히 그렇듯이 쪽수늘리기-혹은 책두께맞추기-에 급급해 필요이상 행간을 늘여쓴 책처럼, 한두페이지면 끝날 악보가 서너페이지로 늘어난 엉성한 악보를 볼때면 때로 화가 나기도 한다. 더불어 두꺼워진 책과 함께 태연히 다섯자리를 기록하는 책값.
앞으로 나올 악보집에 대한 바램이라면 음반에서 들을 수 있는 곡과 정확하게 같은 악보로 출간되었음 한다는 점이다. 구라모토처럼 가뇽의 경우도 '어? 들을때랑은 좀 다른데?' 하는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것.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반으로 듣던 그곡을 꼭같이 흉내내고 싶어하는게 거의 본능아닐까 싶다.
또, 수요층이 폭넓지않은 악보집에 대한 출판사의 사정이란것도 있겠지만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이런 짜깁기보단 한음반에 대한 하나의 악보집이 독립적으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다. 하나로 다양함을 맛볼 수 있다는 경제성이 때론 유용할 수는 있어도, 이런식으로 뭉쳐진덕분에 구할 수 없게된 누락된 곡들이 많아질수록 안타까움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가뇽의 또다른 악보집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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