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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친구들과 영화이야기를 하며 무엇이 더 재미있는지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비교대상은 바로 본작인 '범죄와의 전쟁(이하 '범죄')' 과 '신세계'. '범죄'에 엄지를 치켜드는 친구도 있었고, '신세계'에 엄지를 치켜든 친구도 있었다.
그 때 나는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신세계'에 한 표를 던졌더랬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가 재미없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사실 영화 '신세계' 는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느와르 장르영화의 클래식인 '대부' 나 그 계보를 잇는 영화 '무간도' 의 느낌을 한국적으로 살린, 그러니까 모방의 냄새가 물씬 나는 영화인 것이다. 그런데도 영화 '신세계' 를 200% 살린 것은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그리고 영화 전체적으로 풍기는 무겁고 음울한 이미지이기에 나는 그 점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 나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어서 빨리 '범죄' 리뷰를 해야 하는데......)
'범죄' 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상남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지 한 몸 살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이 이 영화 한 편에 아낌없이 등장한다. 하정우와 최민식과 마동석과 김성균과 조진웅, 이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그야말로 끝내준다!), 이들이 서로를 어떻게 이용하고, 또 치고 빠지는지 영화를 보다 보면 웃음이 나오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서글퍼진다. 이것이 '우리가 생존을 위해 취해야 할 노선인가' 생각하게 만들면서......
더불어 최민식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 가장들의 생존과 성공을 위한 눈물겨운 분투기는 이 영화가 제시하는 하나의 교훈이다. 인맥관리 철저해야 하고, 때론 자존심도 버릴 줄 알아야 하고, 배신도 해야 하고, 그 와중에 자식교육은 확실히 해야 하고, 그야말로 처세의 달인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영화 '짝패' 에서 이범수가 던진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말 한 마디는 결국 최민식을 통해 매끄럽게 증명되고야 만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남기까지 거쳐야 했던 역경과 고난이란 ㅠ)
윤종빈 감독은 한껏 물이 오른 듯 싶다. 하정우와 최민식은 왜 그들이 한국영화씬에서 믿음을 주는 배우로 평가받는지 또 한 번 증명했고, 김성균은 배우인생에 날개를 제대로 달아 하늘 높이 비상하고 있다. 조진웅과 마동석 역시 맛깔나는 조력자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고...... 이 선굵은 남자들이 모여 수컷의 향기를 남발하는, 나무랄데 없는 수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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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바다 냄새 난다던 부산이다. 실제 부산역에 도착하여 기차에 내리는 순간... 그 바다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며 고향에 왔다는 포근함은 느끼곤 했다. 그런데 고향에 갈 수 없을 때...고향이 그리우면 영화를 보게 된다. 다행히 친구라는 영화가 크게 흥행한 이후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꾸준히 개봉하였는데, 그런 만큼 종종 수작(秀作)도 등장하곤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범죄와의 전쟁"이다. 이 영화가 기념적인 것은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오랜 부진을 이겨내고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었다는 점에 있다. 올드보이의 "오대수"로 각인된 그는 꾸준히 영화는 찍었으나 오대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그래서 그 뒤로 영화에 보이는 최민신의 연기는 뭔가 눌려있는 듯한 아쉬움이 들었다. 그런데 범죄와의 전쟁에서 그것을 풀어버린다. 그는 비리 세무 공무원에서 바닥으로 뭉겨진 뒤 다시금 발판을 잡아 성공한 기업가가 되는 과정을 실제 자신의 생애처럼 보여준다. 우리시대 아버지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물론 약간 불법적인 아버지... 그러나 그 역시 자식에게는 엄하면서도 자상하다. 하정우, 마동석, 곽도원, 김성균, 조진웅 과 같은 훌륭한 배우들이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발판이 된 영화이기도 하다. 이들은 하나같이 지금은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 역시 좋은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주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만 두 번을 봤다. 잔잔한 눈물과 감동을 느껴서일지 모르겠다. 물론 최민식이 연기한 최익현이라는 인물이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며 오히려 사회의 악같은 인물이기는 하나.. 우리 사회가 만든 또 다른 아버지의 그늘이라 느끼며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꾸준히 만들어 지더니.. 이제 "변호인"으로 극점에 올랐다. 고향을 그리면서도 갈 수 없는 형편에 감사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