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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같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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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목처럼 정말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다. 쓸쓸함이 너무 지독해서 그만 거북하다. 더운 여름에 읽어서 그런 걸까, 좀더 추운 날에 읽었더라면 이 지독한 쓸쓸함을 무난히 받아 안아들였을까. 아니면, 이제 내게 여행병이 그만 사라진 걸까.   이 책의 작가처럼 여행이 생활이고 생활이 여행인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들이 써 내는 책들을 읽으면서 한때는 분명히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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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목처럼 정말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다. 쓸쓸함이 너무 지독해서 그만 거북하다. 더운 여름에 읽어서 그런 걸까, 좀더 추운 날에 읽었더라면 이 지독한 쓸쓸함을 무난히 받아 안아들였을까. 아니면, 이제 내게 여행병이 그만 사라진 걸까.

 

이 책의 작가처럼 여행이 생활이고 생활이 여행인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들이 써 내는 책들을 읽으면서 한때는 분명히 나도 그들을 부러워했다. 이렇게 떠돌고 싶다고, 어딘가 삶의 한 부분을 접어 둔 채 허망한 마음 풀어지는 대로 그렇게 떠돌아도 좋겠다고. 그랬으나, 그 일마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과 아무나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금방 깨달았고, 부러움만 품고서 글을 읽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을 느껴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결이 흔들리는 것을 본 것이다. 아, 이 방황이 무슨 의미란 걸까. 나는 무엇을 동경했던 걸까.

 

일상을 떠나고 싶은 욕망, 누군가에는 사소한 꿈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운명이기라도 한 것인지. 어쩌다 한번 떠나도 그지 없이 좋을 사람, 떠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사람, 사람 사는 게 다 다르다고는 하는데, 일상과 비일상이 이 정도로 차이가 난다면 이건 정말 개인의 의지로 구분할 수 없는 천명 같은 게 주어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고달프다. 읽고만 있어도 고달프다. 평화와 안정을 바랄 수 없다는 작가의 독백이 아니더라도 그 모든 불편과 고단함을 감수하고 떠돌아다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대가를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본인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해도.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추웠다. 손발이 오그라들었고, 손끝과 발끝이 시려서 떨렸다. 정말 이렇게 떠돌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내 속의 나를 만나게 된다고 하더라도. 

 

15-16

나는 다리 위에 앉아, 세상 인연과 시간의 물결 위로 흘려보낸 기원의 마음들을 하나하나 읽어본다. 세상에 나가 홀로 자라나서, 바람에 흔들리다 어둠 속에서 빛날 마음의 씨앗들. 나도 매일 그 곁에 서서 내 마음의 한 조각을 저 멀리로 흘려보낸다. 그대는 살아가고 싶어서 눈이 눈물처럼 빛나던 사람이다. 긴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대 부디 안녕하라. 미칠 것 같으나 사랑은 결코 치명적이지 않으니, 다만 어느 순간에도 부디 그대가 그대이기를 포기하지 마라. 나는 이 물결 위에 너를 띄워 보내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으리. 아니, 그런 체하며 살아가리. 멀리 돌아도 너의 무덤은 다시 나일 것이지만, 나는 감히 그 끝을 말하지도 떠올리지도 않으리. 그대를 궁구하는 일은 이제 그만두리.

 

168

소박하지만 나도 기원의 기술을 하나 안다. 자주 되뇌고, 암송하고, 잊지 않을 것. 내가 아는 유일한 기원의 기술은 이토록 아주 간단하다. 기원을 자주 되뇌고, 암송하고, 잊지 않으면, 기원이 또한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 그러면 기회가 나를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그것은 준비된 마음을 견지하는 것. 내 몸 구석구석 기원의 연상 거리들을 포진시키고 깨어 있는 동안 늘 나의 기원을 잊지 않도록 애쓰는 것.

 

183

여행은 모순이다. 자유 속에서 생활을 꿈꾸는 아둔한 우여곡절이다. 여행의 길은 그저 멀어서 먼 길이 아니고 길을 알면서도 스스로 나아가서 길을 잃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먼 길이다. 그 길은 절대의 빛으로 이루어진 눈부신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고 동서남북이 없는 눈부신 환한 빛 속에서 어둠을 조적해서 쌓아가는 제 속의 길이다.

여행은 드러냄이 아니고 숨김이다. 함부로 생활의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커다란 비밀을 제 속에 품을 때까지 제 몸을 숨기면서 가야 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여행생활자



YES마니아 : 로얄 j***6 2013.09.21. 신고 공감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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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생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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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먼 길 여행의 길은 그저 멀어서 먼 길이 아니다. 길을 알면서도 스스로 나아가서 길을 잃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먼 길이다. 그 길은 절대의 빛으로 이루어진 눈부신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고, 동서남북이 없는 눈부신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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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먼 길

여행의 길은
그저 멀어서 먼 길이 아니다.
길을 알면서도 스스로 나아가서 길을 잃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먼 길이다. 그 길은
절대의 빛으로 이루어진 눈부신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고, 동서남북이 없는
눈부신 환한 빛 속에서 어둠을
조적해서 쌓아가는
제 속의 길이다.


- 유성용의《여행생활자》중에서 -


* 가장 멀고,
가장 빛나는 길은
내가 나를 찾아 떠나는 길입니다.
빛과 어둠은 여행의 길에도 있지만
내 마음 속에도 있습니다. 내 안의 빛이
어둠에 눌려 가려져 있다가 먼 길을 걷는 순간,
그 어둠을 뚫고 올라와 가장 눈부신 빛으로
나를 비춰줍니다. 그래서 그 먼 길을
또다시 용기내어 떠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t***o 2017.05.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