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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처럼 단아한 산문집이다. 일본 근, 현대 작가들의 수필집으로 스물일곱 명의 작가들에게서 추려낸 30편의 글들이 모여있는 책이다. 소설과 달리 수필은 작가의 꾸미지 않은 모습이 담겨 있어 뭔가 더 친근한 느낌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에게 한 말이다. 이 산문집엔 소세키의 글도 담겼지만 그를 추억하는 이들의 글도 여러 편 담겨 있다.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하는 후배 겸 제자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는 소세키의 말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새겨야 하는 말이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오카모토 기도의 글은 간토 대지진이 났을 때 자신이 살던 마을이 전부 불타 버리는 경험을 썼다. 먼 곳에서 불꽃이 퍼지고 있었지만 바람의 방향이 이쪽에서 불어 가는 거라 괜찮을 거라 안심하던 마을 사람들이 얼마 안 되어 피난 짐을 싸게 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이 대지진 이후 불필요한 물건은 절대 사지 않았다 하니 미니멀 생활의 선구자였던 거 같다. 다자이 오사무의 술의 추억은 청주에 대한 오사무의 절절한 경험담을 알게 된다. 오사무의 글은 이 수필로 처음 '맛'을 보았는데 뭔가 술 취한 가운데 생경하게 정신이 말짱해지는 그런 상태에서 쓴 글 같은 느낌이 든다.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던 거 같다. 암튼 그의 술 부족을 적절하게 어루만져 준 마루야마라는 배우의 배려심에 더 눈길이 가는 이야기다.
병이 들어서야 지루함이 없어졌다 말하는 하기와라 사쿠타로의 생각이 참 참신하다. 투병 중에 모든 관심사가 사라지고, 오로지 현재, 지금 들리는 소리나 보이는 것들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을 이야기했다. 평소 사소하다고 생각해서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들이 아프면서 사무치게 다가오는 느낌을 적었다. 작가는 아픈 와중에도 종이에 쓰지 못하면 마음에 글을 쓰는 거 같다. 병상에서조차도 뭔가를 깨달아야 하니 말이다.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끼의 글 보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은 시마지키 도손의 세 명의 방문객이다. 겨울 가난 늙음 이 세 명의 방문객에 대한 도손의 글은 자꾸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문밖에서 서성이는 아직 찾아오지 않은 방문객 '죽음'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말한다.
꽃을 묻다. 제목과 같은 제목의 수필이 처음에 실려있다. 꽃 무덤과는 다른 꽃을 묻는 놀이. 이렇게 창의적으로 놀 줄 알았던 그들의 삶이 어땠을까를 잠시 생각해 본다. MSG가 빠진 음식은 처음엔 아무 맛을 못 느끼지만 자꾸 먹다 보면 본연의 '맛'을 알게 된다. 화려하고, 속도감 있고, 몰입감 있고,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이야기들만 읽다가 담백한 맛을 읽게 되니 머리가 청아해지는 느낌이다. 욕심 없는 글들이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단아한 글들이 생각을 정리케하고 소소한 글들이 미소를 짓게 한다. 작지만 큰 책이다. 전부 모르는 작가들이었고, 전부 처음 읽는 글들이었다. 이름만 알았던 작가들의 글을 만나게 되어서 좋았다.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지어냈던 이제 나는 그들의 본질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꽃을 묻듯이 그들의 이야기도 함께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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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제작인 꽃을 묻다의 '묻다'가 꽃에게 물어본다의 의미 인줄 알았지만 읽어보니 땅속에 꽃을 묻는다의 의미였다.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외 14명의 작가의 수필을 뫃아놓은 책이다. 삶속에서 그들의 그리움과 추억이 있다. 3가지의 부제목 마음속에 흐르는 쓸쓸함이 더더욱 쓸쓸해지고, 거리에 비 내리듯 내 마음에 눈물을, 은은한 향을 남기고 사라진 선향처럼. 이 부제목들이 작가들의 글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때로는 쓸쓸함을, 때로는 그리움을, 때로는 추억을, 아쿠다가와 류노스케,마사오카 시키는 나스메 소세키와 깊은 인연과 우정이 오래함께 하지 못함이 아쉽고 슬프다. 나스메 소세키의 엉뚱함과 불같은 성격도 엿볼 수 있었다. 이 세명의 글은 두번씩은 읽게 된다. 다자이 오사무의 <달리지 않는 명마>는 툭툭 내뱉듯 써내려간 문체는 그냥 좋고, 시마자키 도손의 <세 명의 방문객>을 읽으며 사유하게 만든다. 옮긴이의 말처럼 "소설에 비해 수필은 그 재미나 맛을 잘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수필의 매력을 조금씩 알게되고 소소한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에서 뜻밖의 재미를 느끼고 겹겹의 세월과 함께 쌓인 삶의 경험과 지혜에서 배움을 얻는다" 는 말에 그 의미를 조금씩 느끼고 있다. 특히 일본 문학은 잘 안 읽혔다. 나의 편견속에 내 버려둔채 안 찾았던 것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에 알게된 나스메 소세키로 인해 생각이 바뀌고 이 책을 통해 내가 몰랐던 다른 작가들의 책도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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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서 #꽃을묻다 입니다. “추억”,”인생”,”그리움”이라는 세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30편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작가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과 추억들이 아름다운 언어를 통해 눈앞에 펼쳐지는듯 합니다. [수필의 매력:소소한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에서 뜻밖의 재미를 느낀다. 겹겹의 세월과 함께 쌓인 삶의 경험과 지혜에서 배움을 얻는다. 자극적이거나 드라마틱 하지는 않더라고 작가의 진솔한 모습이 있는그래도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도 경험한,혹은 경험할수 있는 것 이기에 더 가깝게 와닿는듯하다.] 수필과 소설의 매력의 차이에대해 생각해 볼수 있었습니다. 수필은 위에 언급한대로 담백하며 담담합니다.물흐르듯이 흘러가며 마음을 적십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16명의 일본의 유명 작가들의 글들이 나옵니다. 그중엔 들어본작가도 있고 처음 만나는 작가들도 있는대요. 글의 내공이 정말 대단 합니다. #나쓰메소세끼 #다자이오사무 #아쿠타가와류노스케 다시한번 느끼는건 소설과 이런 글을 쓰는 그분들은 천제입니다.아 어떻게 이런 글로 이런 표현을 할수 있는지 저로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나한태 익숙해지면 안되네,날 좀더 존경해줬으면 좋겠어. 나한테 ‘청’자를 붙여서 ‘청빈’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사실난 그렇게 차갑진 않게. 난 내가 걸어온 발자국에 꽃을 피울 수 있지. 또 내 집을 궁전 으로 바꿀수도 있고. 난 일종의 마술사야. 이래 봬도 난 소위 ‘부”따위가 생각하는것보다는 훨씬 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네] 수필의 매력에 푸욱 빠질수 있었던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이책은 살아가면서 중간중간 꺼내 읽을 그런책이될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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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0. 우리의 흥미를 끈 것은 오직 흙 속에 숨겨진 꽃 한 줌의 아름다움이었다. -꽃을 묻다 中.
병은 그렇게 욕심을 줄여주고 인간을 에피쿠로스적인 쾌락주의자로 변하게 한다. 사치에 대한 욕망도 없다. 보통의 건강과 자유만 있으면 길에서 햇볕을 쬐는 거지마저도 부러운 것이다. -144p.
지루함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느긋한 것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끊임없이 화나고 초조하고 자포자기하는 우울한 기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말처럼 프랑스혁명은 지루함에서 일어난 것이니, 이것이 사회의 안녕에 가장 위험을 초래한다. -145p. -병상생활에서 깨달은 발견 中.
그러니까 나는 써야 한다. 나는 지금 의무 때문에 살아 있다. 의무가 내 목숨을 지탱해주고 있다. 나 한사람 개인의 본능으로는 죽어도 좋다. 죽든, 살든, 병들든, 그리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무는 나를 죽지 못하게 한다. -의무 中.
당신 소설, 친구한테 잡지를 빌려서 읽었는데요, 그게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슨 말입니까? 하고 따지고 묻기를 여러 번. 그때마다 슬퍼서,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면 한마디로 말할 겁니다, 그냥 그뿐인 것, 달리 말할 방법이 없습니다. -달리지 않는 명마 中.
하지만 결국 그들의 이상이란 그저 그들 종족이 경험한 그림자이고, 유기적 기억의 환상이다. 살아 있는 현재는 그것과는 거의 아무 관계가 없다. -풀종다리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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