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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요리도 자주 하고 먹는 것도 즐긴다. 그렇기에 음식에 관련된 책은 절로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도시락이라니! 한때 예쁜 도시락 사진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아기자기하게 데코레이션 한 도시락은 그 자체만으로 예술작품으로 보였다. 그와 더불어 우리 세대들에게 도시락은 추억을 상기시키는 힘이 있다. 나도 중학교 때까지는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급식을 하면서 자연스레 도시락의 추억은 힘을 잃어버렸지만 말이다. 가만 보면 일본만큼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곳도 없다. 그런 나라의 도시락을 엿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편의점엘 가면 다양한 가격대의 도시락이 즐비한 곳이 일본이다. 이 책에서는 상품화가 아닌 가족의 손맛이 있는 도시락을 다루기에 더 정감이 간다.
"일본 전국을 돌면서 직접 만든 도시락 사진을 찍을 거야."-아베 사토루
남편이자 사진가인 아베 사토루의 이 한 마디에 이 책은 탄생했다. 남편은 사진을 찍고 아내는 글을 쓰고 급기야는 아이까지 함께 세 식구의 행복한 도시락 탐방이 담겨있는 책이다. 근 10년이라는 시간의 터널 속에서 도시락을 매개로 따스한 정을 나눴던 사람들. 왜 하필 도시락일까?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 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 -나카노 츠네오(보험회사 영업사원):99쪽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어디 있을까? 도시락을 통해 싸주는 사람과 먹는 사람 간의 애정을 담보로 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간, 그래서 도시락이다!
도시락을 싸다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이 누군가가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싸서 건넬 것이다. 그 누군가는 아내가 될 수도 있고 어머니가 될 수도 있다. 혹은 아버지, 할머니, 형제 중 누구 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도시락에는 온정이 담겨 있다. 나를 위해 반찬을 채우고 밥을 꾹꾹 눌러담고 정성과 애정을 보태어 뚜껑을 닫는다. 그러면 나는 내 도시락을 맛있게 냠냠 먹으면 된다. 도시락 하면 겨울에 가지고 다녔던 보온 도시락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뜨거운 밥을 채우고 김을 뺀 후 뚜껑을 닫아야 하는데 아침마다 너무 바쁜 엄마는 깜빡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밥통 뚜껑이 열리지 않아 반찬만 비운 채 밥은 고스란히 갖고 돌아왔던 적이 꽤 있었고 어떻게든 먹어보려 힘 좋은 남자아이들을 붙잡고 열어달라고 부탁한 적도 꽤 많았던 거 같다. 배가 고파서였다기 보다는 어떻게든 엄마가 싸주신 그 정성을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먹고 싶어서 그랬다. 이렇듯 밥통 뚜껑이 열리지 애탔던 초등학교 시절은 있었어도 도시락에 얽힌 가슴 찡한 기억이나 추억은 없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는 직장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맛있는 반찬에 대한 기억도 많지 않다. 해주지 않으셨던 게 아니라 자주 많이 해주지 못하셨다. 그래서 엄마가 집에 계시는 날은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반찬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이라 기분이 최고였다. 학창시절에도 초등학교 이후로는 도시락을 싸가는 날보다는 사 먹는 날이 많았다. 그렇게 도시락이라는 존재와는 영원히 안녕할 것 같았던 20대 시절 나는 도시락과 다시 만났다. 그것도 첫 직장과 함께. 사무실의 지리적인 위치도 그러했고 여러 사정상 여직원들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같이 만들어 먹거나 둘 중의 하나의 나날들이 이어졌다. 나는 전자였고 엄마가 해주신 반찬으로(밥은 내가 넣고!) 싼 도시락통을 들고 출퇴근하는 재미에 사로잡혔다. 그때만큼 도시락과 친했던 때도 없었지 싶다.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요리를 하는 일은 참 즐겁다. 하지만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싼다는 건 참 번거로운 일이다. 가족 중 가장 먼저 일어나 오늘은 어떤 반찬으로 할까 같은 고민은 즐겁지만 난처한 고민이기도 하다. 뭐 오늘의 반찬에 대한 고민은 세상 모든 주부의 고민이기도 하니까~! 한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원체 먹는 걸 즐기기도 하고 좋아하고 또 삼시까지는 아니지만 점심 저녁은 꼭 챙겨 먹기 때문에 남편을 위해서는 아침(돼봐야 알겠지만.)과 저녁은 꼭 내 손으로 차려 주겠다는 다짐!!! 된다면 도시락까지 싸서 건네줄 마음도 있는데... 들고 다녀줄까??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도시락 사진과 나름의 사연들과 어우러진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배가 부르고 행복한 포만감이 온다. 물론 이분들이 항상 이런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건 아니다. 촬영 약속을 미리 잡았기에 아주 살짝... 신경을 썼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을 위해 이런 도시락을 싸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어딘가. 본인이 싸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싸서 건네준 사랑의 도시락이었다. 30년이 넘게 도시락을 싸준 아내... 도시락을 싸주는 남편... 오랜 세월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었지만 이제는 부인이 싸주는 도시락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아저씨... 등.. 우리 이웃의 도시락을 슬쩍 구경하는 시간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도시락을 싸고 싶다. 아주 예쁜 도시락은 아닐지언정 내 마음이 조미료가 되어 맛깔스러움을 잔뜩 풍기는 그런 사랑의 도시락.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기분 좋은 웃음이 차올랐다. 이 사람들의 도시락에 얽힌 추억 속으로의 여행은 눈이 호강하는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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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해주시던 도시락이 생각난다. 한겨울 김장김치에 밥만 싸도 맛나던 시절, 거기다가 친구들과 난로위에 데워 먹던 도시락 그 맛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에 군침이 돈다. 이렇게 도시락은 소중한 추억을 생각하게 만든다. 고등학교 체력장 가는 날 어머니에게 계란 후라이 하나만 도시락 안에 넣어 달라고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 6년이 넘도록 안 해주셨다. 우리 집이 그리 못사는 편도 아닌데 왜 안 해주시는지?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체력장 가는 날 낮에 친구들과 도시락을 펼친 순간 그 안에 들었던 그 계란 후라이를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도시락은 여러 가지 추억이 있고 어머니의 정성이 있어서 난 참 좋다. 『도시락의 시간 』은 일본 우리네 일반인들의 소중한 도시락을 보여준다. 그 도시락에 소중한 추억과 내용들이 있다. 일상에서 먹는 도시락 일하다가 먹는 도시락 내용이 있고 소중함이 있고 정성이 있다. 그렇기에 도시락의 시간이란 책이 가슴에 뜨겁게 전해져 온다.
목차에서 내용이 전해져온다. 이 도시락의 시간은 레시피가 없는 그런 도시락들이다. 그냥 바라만 보아도 정성으로 만들어진 도시락이기에 정성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너무 바뻐서 못 먹는 사람들에게 주먹밥을 만들었다. 그 주먹밥을 먹는 모습이 어찌나 행복해 보이는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너무 바쁜 사람들에게 주먹밥은 최고의 식단인 것 같다. 임금님 부럽지 않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나보다. 정성으로 가득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마지막 장에 여러 사람들의 도시락 모습에서 더욱 소중함과 미소가 전해진다. 소풍갈 때 싸가던 김밥과 유부초밥 참 추억에 젖은 그런 도시락이었다. 온 가족 나들이에 싸가던 도시락 그것도 추억이다. 일하려고 싸주던 소중한 남편의 도시락 아이들의 학교 도시락 여러 도시락들의 소중함과 정성은 다 똑 같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추억들과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그런 도시락이다. 항상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이런 도시락들이 난 참 좋다. 요리책이 아닌 문학이기에 소중함이 두배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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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나 역시 도시락에 대한 추억이 많다. 3교시가 끝나면 교탁에 친구들과 모여 10분안에 미리 까먹던 도시락, 겨울철에는 난로위에서 서서히 데워지던 도시락을 바라보면서 점심시간만을 기다리던 일들 내가 그러했듯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시락에 대한 남다른 추억 한두가지는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다수의 직장인들이 점심을 밖에서 사먹고, 학생들은 급식을 하고 있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일본의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는 것에 조금은 놀란면도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도시락에 대한 사연을 이야기해준다 고등학교 학생부터 해녀, 항공기 정비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도시락을 통해 흘러나온다. 사진의 주인공과 주인공의 도시락, 근데 왜 밥은 다 혼자서 먹는 거지? 도시락은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 누군가와 반찬을 교환하면서 정을 나누면서 먹기때문에 맛없는 반찬을 싸가도 맛이 배가 되는것이다. 근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왜 전부다 혼자서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친구가 없는건가? 아니면 역시 일본의 문화 "메이와쿠"와 '키쿠바리'의 특징인건가? 아니면,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 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p.99)
이런 식으로 자기 위안을 삼으면서 혼자 먹는건지 알수는 없겠지만, 왠지 혼자서 도시락을 먹는 그들의 모습이 외롭고 쓸쓸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일본식당에서는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수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짧은 기간 일본에 갔을때에도 퇴근길에 라멘 가게에서 혼자서 라멘을 홀짝거리면서 먹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었다.
이 책에 반가운 얼굴이 한명 보였다. 아소산의 원숭이 사육사, 정말 너무 재밋게 봤던 원숭이 쇼 였는데, 책에 까지 나오다니.....님 좀 짱인듯... 도시락의 반찬가짓수가 많건 맛이 있건 없건 도시락에는 도시락을 싸준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 있고, 그때문에 소박한 도시락이라도 먹은 사람이 든든한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위해 도시락을 싸준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일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누군가를 위해 도시락을 싸준일이 한번도 없다. 학창시절내내 도시락을 싸주시고 항상 가족을 위해 열심히 식단을 짜고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는 어머니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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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엄마는 도시락신공을 보여 주셨다. 공부를 많이 해야하고 영양보충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셨던 엄마는 나의 도시락에 많은 정성을 보여 주셨다. 계절 반찬 5다섯가지에 잡곡밥을 해주었고, 그흔한 맛살이나 쏘세지등의 간편한 반찬은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늘 불만이었다. 몸에 안좋은 맛살, 쥐포볶음, 쏘세지볶음등등의 도시락반찬을 가지고 오는 친구를 부러워했다. 그런나를 보고 친구들은 호강에 겨워서 그런다면서 핀잔을 주었다. 당연히 점심시간에 나의 반찬은 인기절정이었다. 토요일에는 별식으로 부침게를 해서 먹기좋게 사각으로 만들어서 싸주고, 한달에 두번은 김밥을 싸주곤 했다. 그때는 그음식들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줄 몰랐다. 그냥 당연히 해주는 것이라고 엄마니까 하면서 말이다. 도시락이라는 정겨움을 모르는 요즘세대에게는 느낄수 없는 추억일것이다. 만약에 우리나라에 도시락 사진을 찍는 책이 있다면 나의 도시락을 자랑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더이상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일이 없지만 그때의 나의 도시락을 생각하면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낄수 있을것 같다. 마침 오늘 내생일이라 방금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 니 생일인데 미역국은 먹었나" " 아니 , 내생일날 내가 미역국 끓여먹기는 좀그렇더라구 ㅎㅎ" " 맞다 , 엄마도 결혼하고 내생일날 내미역국은 잘 안끓여 지더라,너도 얼릉 결혼해서 신랑이 끓여주는 미역국 받아먹어야 할텐데" 생각해보니 엄마생일이라고 이못난 딸은 미역국 한번 끓여준적이 없다 ㅠㅠ, 어린시절 엄마의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받아먹기만 했었다.
이책은 일본각지를 돌아다니면 특이한 도시락이 아닌 평범한 그들만의 도시락를 보여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내용들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싸주는 간단한 주먹밥부터 , 타지에서 살다가 고향에 돌아와 먹게된 엄마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 관광 마차 마부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여성본인이 만든 도시락 , 30년동안 부인이 싸준 도시락을 먹으면서 부인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공처가 도시락 등등 그들의 생활에서 나타나는 호화스러운 도시락이든지, 아님 생활때문에 간단할수 밖에 없는 도시락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인생들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모난 도시락이든, 동그란 도시락이든 , 아님 간단한 주먹밥이든 생김과 상관없이 우리의 인생또한 밥과 반찬처럼 여러가지의 다양함이 결국 하나의 틀안에 모여서 우리자신을 끌어가고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갑자기 내일 나만을 위한 도시락이 만들어지고 싶어진다.
공처가 애처가인 도시락 30년인생 나카노 씨는 이런말을 했다. "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 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 . " ㅎㅎ 나도 얼릉 둘이먹는 도시락을 만들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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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으로 만나는 가슴 따뜻한 인생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읽다보면 가슴이 따뜻해 지는 이야기
화려한 액션이 넘치는 거대 서사도 있지만 이렇게 사소하지만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살맛을 느낀다.
작가는 아이가 한 살일 때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취재하기로 하고 사진작가인 남편과 일본 전역을 돌았다. 그 아이가 8살이 되었고 한 권의 책이 묶여졌다. 사진 덕분에 글맛이 200% 산다.
사랑스러운 책! 문체가 취재풍이 아니라 고백체로 되어 있어 더욱 사랑스러운 책!
먹는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매일 축적되어 가는 일종의 수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츠다 아츠코(홈메이드 과일 잼 전문점 직원)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 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나카노 츠네오(보험회사 영업사원)
도시락이 상하지 않도록 날마다 매실 장아찌를 넣었어. 도시락의 늘 같은 곳에 매실을 넣지. 그랬더니 뚜껑에 동그란 구멍이 생겼어. 정말이야. -기쿠치다마(옛날이야기꾼)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이야기는 알지. 매실장아찌 때문에 도시락에 구멍이 생길수도있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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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 마치 한 통의 도시락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해 보았다. 그리고 책을 펼칠 때 마다 새로운 도시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소박함과 정성이 가득 들어간 그 도시락들은 나의 고픈 배를 채워주기에 충분했고, 한참동안 감상에 빠지게도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마음이 매우 편안해지기도 하고, 삶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생생하게 전해지기도 한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속에서 공통적으로 만나게 되는 하나의 유대감이랄까. 그것은 바로 도시락을 먹는 시간이었다.
간단하게 만든 주먹밥, 제법 멋을 낸 한 끼의 식사, 손쉬운 김밥 등 모양은 각각 다르지만 그 안에는 행복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이 많은 도시락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다 같이 먹는다면 어떨까. 담소가 오가는 시간 속에서 모두가 마음을 열어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정말 그보다 행복한 진수성찬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주인공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꾸밈없는 일상에서의 모습, 도시락의 재미있고도 맛깔스러운 사진 그리고 즐거움 가득한 식사시간 풍경은 나를 어느새 그들의 시간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어느 때는 후리가케를 가득 뿌려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어느 때는 매실 장아찌 하나만을 품고 고독함에 빠지기도 하는 고슬고슬하면서도 윤기 나는 밥이 나의 미각을 더욱 자극한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는 매실 장아찌 하나만으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고 하니 그들의 매실 장아찌 사랑을 알 것도 같다. 새하얀 밥 위에 은은하게 물드는 분홍빛이 왠지 첫사랑의 수줍음과도 닮았으며, 짜면서도 시큼한 그 맛은 마치 우리들 인생의 맛과도 같이 느껴진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학창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겨울이면 보온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고는 하였는데, 몇 시간이 흘러도 남아있는 그 은은한 온기가 좋았다. 그리고 뚜껑을 처음 열었을 때 꽁꽁 숨겨져 있다가 한꺼번에 퍼져 나오는 그 특유의 향이 좋았다. 거기에 따끈한 국도 담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집의 식탁을 작게 만들어서 옮겨 놓은 것만 같았다. 그러니 점심시간처럼 기다려지고 즐거운 시간이 없었다. 그때 나의 짝꿍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너는 왜 다른 때는 조용하다가 점심시간만 되면 즐거워지는 거야” 당연히 즐거워질 수 밖에 없다.
도시락 문화가 특히 발달한 일본의 평범한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도시락은 어떤 모양일까 하고 상당히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원 없이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요리를 보면 같은 문화권이라 그런지 먹거리 자체는 우리와 상당히 닮아 있지만 꾸밈이 달라서 한식과 일식으로 확연히 구분되어 많은 이질감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 단출한 도시락은 그런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식의 우아함, 일식의 화려함. 그 겉치레를 걷어내자 너무도 닮은 하나의 식탁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무척 친근해 보이는 그들의 도시락이 전혀 낯설게 생각되지 않는다. 항상 나눠 먹던 짝꿍의 도시락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내 식욕을 돋운다.
지금은 점심시간이 되면 거의 외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도시락이 싸고 싶어진다. 그래서 찬장 한 구석에 넣어 두었던 도시락 통을 꺼내어 이리저리 살펴본다. 아마도 앞으로 나의 점심은 정성 가득 담긴 도시락이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행복한 그 시간의 상상 속에 빠져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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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거의 먹어보지 않은것 같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었고, 차라리 돈을 받아서 분식집에 가서 사먹는게 더 좋아보이기까지 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철이 없다고 느껴지는데.. 매일 아침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셨을 어머니 생각을 해보면 반찬 투정을 하면 안되는거였는데 지금와서 후회가 된다.
책 앞 쪽 추천의 글에 <보통날의 파스타>의 저자 박찬일 셰프의 글이 인상깊었다.
" 이기적 미각을 위해 음식을 선택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폭풍처럼 다가오는 감동의 도시락 이야기."
사실 폭풍까지는 아니었지만, 잔잔한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정말 요즘은 오로지 나의 미각을 만족시키기위해 음식을 사먹는다.
배가 고파서라기 보다도 맛에서 느끼는 행복감 때문에... 집밖에 나가도 편의점부터 식당, 패스트푸드점, 제과점, 카페 등 워낙 먹을 것을 파는곳이 많아서 도시락을 쌀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집에서 조차도 집밥보다 인스턴트 음식을 전자렌지에 데우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마음의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다보니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가지 요리 책을 읽는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이유로 이 책도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화려한 요리는 나오지 않는다. 도시락이다 보니 일단 밥이 들어있고, 반찬 여러가지를 조화롭게 넣었기 때문에 화려해보이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나물무침, 계란말이, 콩조림,어묵조림 같이 일상적인 반찬들일뿐이다.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 아닌 매일 매일 점심시간에 꺼내 먹는 도시락. 누구나 만들수 있을 그런 도시락.
굉장히 많은 일본의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왼쪽편에는 인물 사진, 오른쪽에는 도시락 사진이 실려 있다. 그리고 뒤에 2~3페이지 정도로 인터뷰 글도 실려 있고.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도시락 사진도 좋았지만 인물 사진을 참 잘 찍었다고 생각되었다. 편안한 모습의 사진 속에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잘 드러나서 나도 이런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p99
"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 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
어떤 회사원 아저씨의 말.
도시락에 대해 이보다 더 잘 설명해주는 말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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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이라니,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인가! 잠시 고등학교 때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 때는 도시락을 두개씩 가지고 다녔었다. 점심 도시락 뿐 아니라 저녁까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때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에 가기보다는 학교에서 자율학습이란 걸 했다. 특히나 겨울이면 보온 도시락 두개를 가지고 다녀야 했는데 가방 보다 큰 도시락 가방을 들며 ‘ 먹으러 학교에 가나?’ 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먹는 도시락은 정말 꿀맛이었으니 힘들게 가져간 보람이 컸었다. 아, 이제는 미소 지으며 떠올리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도시락의 시간’은 그런 도시락과 관련된 이야기책이다. 제목만 듣고서는 ‘도시락 싸는 법’과 같이 요리책이 아닐까 짐작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시락’과 그 사람에 관한, 직업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래도 말이죠, 단순 반복 작업이라 해도 즐거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나는 그걸 발견했죠. 그래서 이 일이 참 좋아요. (p32)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행운도 따라오나 봐요 (p184) 도시락의 주인( 무덤덤한 표정으로 사진기를 바라보는 사진이다. 그런데, 참 뭐랄까 미소지으며 정감이 간다.), 맛있는 도시락 사진이 담긴 페이지를 넘기면 도시락의 주인이 나를 향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시락을 싸준 사람이 누구인지, 왜 이런 도시락이어야 했는지, 혹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왠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도시락’이란 소재가 주는 뭉클한 감동이 있기도 했다. 아, 이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도시락을 준비해서 다닐 정도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구나! 부러운 감정이 일기도 한다.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집에 있는 반찬을 담아왔을 뿐인 도시락도 있을 테지만, 대부분이 가족이, 혹은 스스로가 정성을 담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도시락 하나에도 이렇게 진심을 담는 사람들은 역시나 인생 역시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보기 좋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선 도시락 쌀 일이 없어졌는데, 괜시리 도시락을 싸서 근처 공원에라도 가서 먹고 오고픈 충동이 인다. 밥알을 꼭꼭 씹으며, 맛있는 반찬을 먹으며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인생에 진심을 담고 싶어졌다. 너무 거창한가? 하지만 마지막 담는 글 속의 ‘도시락을 통해서 느림의 관계가 시작됐다’는 저자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일이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믿는다. 그걸 ‘도시락의 힘’이라 부르던, ‘인생의 진리’라 부르던 상관없이 일상이 가진 작은 힘을 믿고 싶어지게 하는 책, <도시락의 시간>이 내게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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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급식 세대지만 우리 어린시절에만 해도 도시락을 싸다니던 때였다. 어느날은 친구의 도시락 밥통에 계란프라이가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는 엄마에게 며칠을 졸랐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오늘은 점심을 꼭, 챙겨먹어야 한다고 하길래 은근 계란 프라이가 아닐까 기대감으로 설레이며 점심시간을 기다렸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돌아온 점심시간, 하지만 열어본 도시락 밥통에는 기대했던 계란 프라이가 없었다. 어찌나 서운한 마음이 들던지 힘없이 숟가락에 밥을 올려 먹는데, 한 숟가락 두 숟가락이 지나간 자리 어느 순간부터 식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라, 싶어 도시락 밥통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더니 밥과 밥 사이에 노랗고 흰 계란 프라이가 살포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얼마나 기쁘던지.....사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엄마는 친구들에게 빼앗기지 말라고 밥 사이에 계란 프라이를 숨겨 주셨지만 어린 나의 마음은 점심 도시락 밥통을 열었을때, 떡 하니 위용을 자랑하는 계란 프라이를 기세등등하게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숨은 진심이 있었는데 말이다.
도시락을 싸다니던 세대라 도시락에 얽힌 이야기거리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매번 맛난 반찬을 싸오는 친구의 도시락이 부러웠던 순간이 있기도 했고, 늘 똑같은 반찬을 싸갔던 나는 도시락 반찬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 하시던 엄마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도시락을 싸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간편한 도시락 반찬을 자주 넣어 주셨던 엄마, 요즘의 난 아주 가끔씩 도시락을 싸게 된다. 가족들을 위해 가끔씩이지만 도시락을 만든다는 것은 우리들의 어린시절 그 정겨움의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이센치료 직원의 독신남 고바야시 세이이치로는 우아하게 빵으로 점심을 싸왔고, 신혼초기에는 매일 도시락을 싸왔다는 사진가는 하루 벌이로 살던 시절이라 도시락에 대한 추억이라기보다는 겨울 날 차가운 밥을 위장에 꾹꾹 구겨넣었던 기억만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스키 투어 가이드인 이시자와 다카히로는 주먹밥으로 도시락을 싸는 것이 편하고 말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도시락의 추억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들이 싸온 평범하기 그지없는 도시락이지만 이른 새벽에 일어나 남편의 도시락을 싸고, 혹은 아내가 깰까 혼자 주먹밥을 조심히 싸오는 남편의 이야기, 또는 어린시절에는 엄마가 도시락을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정성껏 싸주셨지만 어른이 되어 자취를 하면서 자신이 싸게 된 도시락을 보면서 엄마의 도시락을 떠올린 아가씨의 이야기 등등 평범한 매실 장아찌, 달걀말이, 나물조림 등의 반찬들을 밥과 함께 도시락에 곱게 넣어 점심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그들의 이야기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도시락의 추억을 듣기도 하고, 오늘 싸온 도시락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등 평범하여 소담스러운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추억 이야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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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1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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