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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오늘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이 말은 어떤 이는 과거에 매달린 채 살고, 어떤 이는 오로지 내일만 보고 산다는 것이다. 모두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그들의 방식은 다르다. 김하경의 소설집 『워커바웃』은 당신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사냐고 묻는 듯하다. 소설 속 인물은 우리와 다르지 않게 이 시대를 사는 시민들이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살고,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고 혼자만 끙끙앓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기도 하고, 누군가를 용서할 수 없어 분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소설이라기 보다 누군가의 일기처럼 다가온다.
표제작 <워커바웃>은 과거의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고 사는 한홍이와 그녀의 마음을 열게 만드어 준 발데르를 통해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프리랜서인 홍이는 친구 희선의 부탁으로 율포조선 해고자들의 농성집회를 취재하기 위해 율포로 향한다. 25년 전 아버지를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굴뚝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와 그들을 지지하고 걱정하는 그들의 가족과 동료를 통해 그녀는 과거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아버지 때문에 가족 모두가 힘들었기에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율포에서 노동자들과 어울리고 그들의 삶을 마주하고 나서야 그들이 아버지와 다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을 응원하며 자신의 취재를 도와주는 발데르에게서 어떤 희망을 보게 된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내 안에 들어와 있는 말하는 것 같았다. 순간 깨달았다. 내가 이들과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말하게 되었다는 것을. 같은 마음으로, 같은 언어로 말하게 되었다는 것. 비로소 굴뚝 위 사람들과 굴뚝 아래 사람들이 내 안에 들어와 하나가 되었다.’ 198쪽
이 소설을 읽으면서 김진숙과 크레인을 떠올린다. 함께 염려하고 함께 기도했던 순간들을 말이다. 아버지의 삶에 속하고 싶지 않았던 홍이가 굴뚝 집회 현장을 지켜보면서 발데르에게서 느꼈던 그것은 같이 가는 것이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다 함께 가는 길이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한 일라는 걸 우리는 잊고 있었던 건 아닐까.
<초란>은 과거 노동 운동의 지도자였던 강준을 통해 여전히 노동 운동의 현실은 아프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지 말라고 말한다. 시골로 들어와 닭을 키우는 강준은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가 있다. 과거 대산중공업에 다닐 때의 일이다. 함께 노동 운동을 하던 친구 영호가 감옥에서 죽은 것이다. 그 뒤로 강준은 그 일과 관련된 이들과는 연락을 끊고 지냈다. 그러다 늦었지만 영호의 추모비를 세우는 행사로 후배의 연락을 받은 것이다. 강준을 통해 1980년대를 마주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안타까운 건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일선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말자는 강준의 말은 이 시대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든든한 힘이 된다.
‘1980년대처럼 싸우라는 말이 아이다. 그렇게 싸울 수도 없꼬. 지금은 분명 그때와 다르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아무리 세상이 절망적이라 캐도, 노동조합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데이. 그 유일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촛불 시민이 아무리 거리로 몰려나와도, 인터넷 누리꾼이 아무리 떠들어싸도, 조직적으로 되지 않으모 반짝하고 끝나고 마는 기라. 눈을 뭉칠라카모 먼저 작은 덩어리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그 작은 덩어리를 굴리모 많은 눈들이 거 들러붙어 큰 덩어리가 되는 기라. 그 작은 덩어리 하나하나가 노동조합 아이가?’ 69~70쪽
촛불 시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동참을 유도하는 <지르 자자! 찌찌!>, 교통사고로 뇌사자가 된 친구의 죽음을 통해 안타까운 의료 현실을 고발하는 <누가 죽었어요?>, 개혁을 꿈꿨지만 당에 이용만 당하고 빚만 지고 만 씁쓸한 정치 현장을 보여주는 <비밀과 거짓말>, 사회적 약자지만 보호받지 못한 채 결국 불행으로 생을 마감하는 둘례와 윤철의 이야기 <둘례전>은 모두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보여준다.
김하경은 힘겨운 현실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은 인물을 내세웠지만 포기를 말하는 대신 앞으로 나가가라고 말한다. 강준의 말처럼 인생에는 연습도 실험도 없으니까. 희망을 버리지 말고 살아야 하는 게 우리의 운명이라고 말이다.
‘어차피 인생에는 연습이 없다. 실험도 허락하지 않는다. 오로지 실전이 있을 뿐이다. 분명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멈출 수도 없다. 그래서 간다. 빌어먹을……. 그게 내 운명이다.’ 4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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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바웃』을 읽고 이 시간에도 전국 수많은 현장에서 열심히 자기 맡은 분야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깊은 경애심을 표한다. 정말 쉽지 않은 직장생활이지만 소중히 흘리는 땀방울이 있었기에 우리 경제가 세계에서 이 만큼 성장할 수가 있었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자신도 지금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교사가 되기 이전에는 작업복을 입고서 손에 기구를 들고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날 직장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시내에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으로 리어카에 많은 짐을 싣고 운반하는 일이었다. 나이 어린 그 당시에는 그 모습이 왜 쑥스럽고 창피한지 자꾸만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혹시 아는 사람이나 만날지 전전긍긍하던 시기이기도 하였다. 그러다보니 남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시간이기도 하였다. 참으로 부끄러운 내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 어떤 일이든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임하고, 그 임함 속에서 뭔가 보람을 찾아갈 수 있다면 최고라는 지금의 생각에 미치지 못한 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위치이다. 우리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계기교육으로 이런 노동자 문제나 직업의 귀천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직접 경험을 했었고, 지금도 매스컴에서 심심찮게 보도되는 각종 노동자와 관련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함께 많은 상처를 안고, 심지어는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철거민들이, 해고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이 힘들게 생활하는 모습이나 집단 투쟁하는 모습들을 볼 때는 언뜻 잘못하면 남의 일로 지나치기가 쉬운데 정말 같이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지극한 관심과 함께 마음을 나누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정말 어려운 것들은 생각하고 현실은 다른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직접 체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잘 알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이런 세계이기도 하다. 이렇게 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노동을 하고서도 그에 따른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세계를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한 저자의 소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인간의 소중한 삶의 모습을 배울 수가 있어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울러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야겠다는 것과 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자주 그 의미를 되새겨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다섯 개의 단편과 한 개의 중편에서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는 우리 노동자들에 대해서 과거,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 모습을 제시하고 있어 작가로서의 당당한 모습을 실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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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의 단편들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국 소설 작가들의 단편은 요 근래에 거의 본적이 없는듯 하다. 그러던중 만나게된 단편집. 사회적인 이슈들이 이야기속에 등장하고 있다. [누가 죽었어요?]는 아~ 이럴수도 있구나 싶은 내용이었다. 세 친구가 교통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 친구중 한명이 뇌사 판정을 받게 된다. 의사들이 모여 뇌사라 더 이상 살 가망이 없으니 호흡기를 빼자는 말을하고 가족들은 그리고 두 친구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어쩔까? 한 친구는 떼자고 하고 한 친구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 떼자는 쪽으로 결론을 맺게 된다.
그런데 산소호흡기를 떼려고 장례준비를 모두 마치고 일가친척들과 지인들을 불러모은 자리. 장례식에 온 사람들은 뭐 이런 경우가 있냐고 당황스러워한다. 어쨋든 산소호흡기는 떼진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갑자기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라도 하는듯 호흡이 끊어지지를 않는다. 그 와중에 남은 두 친구는 죄를 묻게 된다. 왜 산소호흡기를 떼자고 했을까 친구가 괴로워하는 걸 보면서 서로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 시간은 저물어 모두 지쳐 잠든 한 밤중에 마침내 세상을 떠난 친구. 하지만 떠난것 같지가 않다. 다들 그 친구가 억지로 가서 한이 맺혀 가지 못하고 있다고 두려움에 떨고 급기야는 한풀이를 위해 절을 찾아 원혼을 달래준다고 법석이다. 그리고? 그 둘은 세상을 떠난 그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듯 술을 마신다. 살다보면 이런일들이 간혹 있는듯 하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비밀과 거짓말]은 누군가가 떠오르는 이야기다. 깨끗한 마음으로 정당을 만들고 그 정당에 가입했지만 어찌되었건 심각한 씻을수 없는 상처를 떠안게 된다. 얼마전 내 주변에서도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처음 시작은 정말 좋은 뜻에서 시작되었고 투지에 불타 시작하지만 가다보니 자꾸 여러 갈래길이 나오게 되고 그 갈래길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헤매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 사는게 다 그런걸까 싶은 생각도 들고 이상이라는 것이 정말 있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들때도 있다.
[워커바웃]은 떠나려하지만 벗어나려하지만 과연 벗어나는 것이 가능한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강남에서 출판사를 다녔고 친구 역시 강남 어디에선가 만들어내는 무가지를 만든다. 그런 둘은 서로의 의식이 공존하는 듯한 삶을 살아간다. 무가지를 만드는 친구는 노동자들의 해고라는 사건과는 거리가 멀다 생각하는 친구에게 구지 그들을 취재하고 글을 써줄것을 부탁한다.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억지로 떠밀리듯 그 일을 하게 되고 자신이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과거속에 묻혀진듯 잠자고 있던 자신의 아픔을 생명의 근원을 다시끔 의식하게 된다. 도저히 열쇠가 없어 열수 없는 문을 환하게 열어젖힌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이 외에도 [초란], [지를 자자! 찌찌!], [둘례전]을 통해 현시대의 아픔을 고통을 다시끔 되내이게 된다. 이런 일들은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결코 잊혀져서는 안되는 일임을 그리고 잊으려 하기에 더 아프다는 것을 아플 것이라는 무언의 언질을 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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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표현이 잘 드러나는 김하경씨의 소설이 새롭게 나왔다고 해서 기대가 되엇던 작품인데요.. 워커바웃.. 어떤 내용일까 너무 궁금했었습니다. 이 책은 여러개의 작은 소설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소설집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한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읽을 수 있어도 흐름이 끊기지않으니까 좋은 것 같더라구요~~ 이 소설은 우리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들이나 쉽게 공감이 되는 내용들을 소재로하여 독자가 책에 빠져들어 읽게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뇌사 판정을 받는다면.. 친족은 아니지만 왠지 가슴 한켠이 써늘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보내고나면 나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쓰게되고,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떠나보내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슬픔은 마음 한켠에 늘 간직하고 살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나에게 닥치지 않을 것 같았던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이 나에게 닥친다면.. 만일 나에게 닥친다면 내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지는 소설도 있었구요.. 검사와 마약중독자로 만나게된 절친한 친구의 이야기도 왠지 있을 법했습니다. 꼭 검사와 죄인이 아니더라도 사장과 직원이 될 수도 있고, 편집자와 소설가일 수도 있고, 연예인과 매니저일 수도 있고, ,다양한 관계로 만날 수 있는 사이의 이야기를 정말 생동감있게 잘 풀어내고 있더라구요.. 친한 친구를 직접 자신의 손으로 잡아야하는 한쪽과 친구앞에서 못난 모습을 보여야하는 친구.. 친구를 정말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슴 아프지만 직접 감옥으로 보내어야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우리들의 일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내에게 무관심했던 남편과 스스로를 감당하기게 벅찼던 아내.. 서로간에 단절된 대화가 잘못된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자들은 자신이 겪지 못하는 상황의 이야기들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때 김하경씨의 소설은 내가 처하지 않았지만 몰입하게 되게 만드는 면에서 여성 독자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심리를 치유할 수 잇게 해주는 책, 잊어가고 있던 감성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책..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여고생을 막기 위해 아픈 조카를 맡긴채 직접 촛부시위에 참가하게된 언니와 엄마의 이야기편에서는 정말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좋지않은 일이라는 인식때문에 말렸던 부모님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말을 잘 하지 못했던 아이가 소리를 치고 말을 하기 시작하고, 늘 남의 눈치를 보면서 의기소침해있던 아이가 일어서면서 광분을 하는 자리.. 마치 우리들이 평소에 꾹꾹 눌러 참아왔던 아픔이나 고통을 한꺼번에 토해낼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 아니었을까싶은데요.. 아직 한번도 참여해보지 않은 촛불시위에 참석을 하게 된다면 마치 나에게 감추어왔던 슬픔도 토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생기게 되기도 하더라구요~~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감을 잘 형성해내는 김하경씨의 소설.. 그녀의 매력에 제대로 사로잡히게 되는 도서가 아닌가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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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호주 원주민들은 조상의 영혼은 없어지지 않고, 그들의 거주하는 곳에 스며 있다가 후손에게서 다시 태어난다고 믿는대. 일종의 윤회라고나 할까. 원주민 언어로 Walkabout, '숲속의 떠돌이 생활'이라고 한대. (p.159)
워커바웃(walkabout)은 호주 원주민이 문명세계를 떠나 전통 생활 체험을 하는 것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아프고 슬픈 기억들로 가득 찬 고향을 10년도 더 지난 후에야 찾게 되는데, 때마침 친구의 취재 부탁으로 노동자들의 농성현장을 찾게 된다. 그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가 일했던 곳이며, 가족을 버리게 한 곳이다. 취재를 하면서 부당한 노동자의 삶을 이해하게 되고, 아버지와의 화해도 이뤄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한 노동환경, 철거민들의 피나는 투쟁, 부당한 해고자들의 일자리 투쟁,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투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당한 대우를 받고 쾌적한 환경을 보장받으며 일할 수 있는 권리, 그 권리를 묵살한 나라와 기업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 그리고 가족들이 아픔을 갖고 살아간다. 노동자들의 권리와 작업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음지에서 말 못할 사정을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이 소설 속에는 누가 죽었어요?, 초란, 지르 자자! 찌찌!, 비밀과 거짓말, 워커바웃, 둘례전 등 여섯 편의 장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사고로 뇌사에 빠진 사람의 목숨일지라도 인력으로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례 치를 준비까지 해놓고 숨 끊어지길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 노조활동을 함께 하다가 투쟁 중에 목숨을 잃은 친구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닭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 촛불 시위에 참가하는 딸과 반대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맘 졸이며 살아가던 엄마와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손녀가 말문이 트이게 된 감동적인 순간의 모습 등 시대를 반영한 서사적 내용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나는 이 소설로 김하경 작가를 처음 만났다. 그동안 많은 노동소설을 쓰셨지만, 비주류라는 인식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 같다. <워커바웃>을 통해 이런 나의 오해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인권이라는 큰 범주에서 바라보며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