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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경제학 서적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국, 일본, 유럽,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경제 이론과 전망 그리고 역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씌여진 경제 이야기들이다. 어렸을 때 코미디 프로에서는 누군가 응급실로 실려가고 있고 옆에 한 사람은 애타게 소리지르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은 '경제야! 경제야! 살아나야 한다!' 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이것을 본 지가 벌써 10여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 경제는 살아난 것 같지 않다. 더 이상 불경기란 말이 새롭지 않고 만성피로같이 힘들지만 그러려니 하는 단계까지 간 것 같다. 며칠 전에는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기사를 봤다. 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을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일자리를 잃게 했다. 며칠 후에는 대기업의 채용이 사상 최대라는 기사를 봤다.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비능률적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을 퇴직시키고 비교적 낮은 임금으로 능률적인 결과를 내는 신입사원들을 받아들인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있지만 누구도 미래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대공황이 왔을 때 한 경제학자는 경제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 엄청나게 긴 수식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물론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을 갖가지 방법을 찾았고 해결해 나갔다.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문제는 악성 종양처럼 재발했고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해결과 위기의 반복이다. 경제라고 할 수 있는 사회가 성립된 것인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일제 강점기 전의 원시적인 경제체제가 유지되고 있을 때는 경제라는 말을 쓸 수 없었다. 물론 우리 나라도 근대 사회로 나아가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체계적인 경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광복 이 후에나 이루어졌다. '이렇게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고 해결책은 이것이다.' 라고 명쾌하고 말하고 싶어하지만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막상 실행해보면 생각했던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계속 유지되고 발전되는 이유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이런 경제학적인 이야기는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해피스톤이라는 경제학자가 토암비라는 원시 경제 체제를 가진 섬에 도착해서 경제 체제를 발전시켜나가는 이야기다. 상품소비를 다양하게 하기 위해서 화폐를 만들고 중앙은행을 설립하고 투자를 위한 노력과 주주와 노동자사이의 관계를 해결하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경제학적 이론이 쓰인다. 책의 여백에는 그림과 보충설명들이 씌여져 있고 중요한 곳에는 학창시절 참고서처럼 줄도 그어져 있다. 스토리도 흥미로우며 수식이나 그래프도 없다. 경제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소설책 읽듯이 후루륵 읽을 수 있게 쓰여져 있다. 하지만 쉽게 씌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논점들을 꽤 심도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 기업과 노동자 사이의 임금에 대한 문제와 자본과 투자의 문제 주주의 배당금 문제까지 자세하진 않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말해주고 있다. 고전학파에서 부터 신고전학파까지 이야기 주요 이론들을 간략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적인 부분은 여느 딱딱한 경제서적처럼 학파별 학자별 시기별로 나뉘어진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 이론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학파별로 이론 명확하게 구분지어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으로 학파의 이동 이론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학자들의 이름을 몰라도 그리고 복잡한 경제 용어들을 기억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처음에 말했던 현실에서의 경제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끼워맞추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목표는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다면 어느 새 신문의 경제면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경제문제는 한가지의 원인으로 일어나지 않지만 주요한 원인은 있다. 원인을 안다고 해결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볼 수는 있다. 경제학에 관심은 있지만 겁을 내고 있는 사람에게 한 번쯤 권해도 좋을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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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를 아는가. 투발루는 사모아, 피지 등과 가까운 태평양의 섬나라이다. 이 나라는 현재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섬 전체가 수몰 위기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로랑 코르도니에의‘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를 접하고 투발루를 떠올린 것은 토암바 역시 태평양에 위치한 (가상의) 섬나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지 이 사실만으로 토암바 섬이 이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경제학 전문가인 로랑 코르도니에가 고안한 토암바 섬은‘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에서 주류 신고전파 경제학 이론의 부당성과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나라로 설정되었다.
코르도니에는 우화(寓話) 형식을 채택한 자신의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고립적인 토암바 섬이 다른 나라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나라임을 알게 될 것이라는 자신을 보였다. 책 제목에 나오는 (짐) 해피스톤은 토암바 섬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한 임무를 띠고 파견된 촉망받는 경제학자이다. 그리고 불필요한 복잡성이 제거된 단순한 가상의 세계 토암바 섬은 고전파 경제학의 원칙을 순수한 형태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본문에서 토암바는 우리 나라에서 흔히 보는 토란을 닮은 타로를 경작하는 단일 재배 지역으로 설정되었다. 이 설정 역시 우화의 전형에 잘 들어맞는다. 토암바 섬의 밭은 서른 개로 스무 곳만 경작되고 나머지 열 개는 방치되고 있었다.
1번 밭의 수확량은 5.95kg, 2번 밭의 수확량은 5.85kg, 3번 밭의 수확량은 5.75kg....18번 밭의 수확량은 4.25kg, 19번 밭의 수확량은 4.15kg, 20번 밭의 수확량은 4.05kg으로 해피스톤의 GDP 100kg이고 노동자들이 받는 총 임금은 80kg이고 밭 주인들이 가져가는 몫은 20kg이다. 노동자들은 똑같이 매주 타로 4kg을 임금으로 받는데 이는 경작되고 있는 밭 중에서 가장 생산성이 낮은 밭의 수확량과 일치하는 수치이다. 한편 1번 밭의 이윤은 4.95kg, 2번 밭의 이윤은 4.85kg, 3번 밭의 이윤은 4.75kg.....18번 밭의 이윤은 0.25kg, 19번 밭의 이윤은 0.15kg, 20번 밭의 이윤은 0.05kg이다.
20개의 밭을 다섯 명의 주인이 소유하고 있으니 그 스무 밭에서 나오는 총 이윤인 20kg을 다섯으로 나누면 주인 한 명당 평균 이윤은 타로 4kg로 노동자 한 명의 임금과 같다. 토암바인들의 임금이 4kg인 이유는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킬 수 있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당 생산량(4.05kg)이 주급(4kg)을 조금 넘는 밭까지 생산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해피스톤은 토암바 섬에 화폐제도를 도입하고, 중앙은행을 설립하며 토픽 화폐의 단위를 타로 본위(本位)로 정하는 등의‘다양한 상품을 생산하는 경쟁적 화폐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섯 가지 제안’을 발표, 전격 시행한다. 이 실행안에는 타로 외에 고구마, 참마, 죽순 등 세 가지 새로운 작물을 경작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해피스톤은 중앙은행에 80kg의 타로를 보관하도록 조치한다. 이는 주인(지주, 카렌토크)들이 매주 임금 지불을 위해 필요한 80kg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토암바 섬의 카렌토크들은 화폐로 이윤을 얻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이는 경쟁 속에서 이루어지는 상품 판매를 의미한다. 카렌토크들이 예전보다 많은 작물을 돈(노동자들의 지출)을 받고 판매하자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원래 1kg당 1토픽이던 작물 가격은 1kg당 0.8토픽까지 떨어졌다. 물론 카렌토크들은 가격을 0.8토픽까지 낮추어 모든 작물들을 팔 수 있었지만 이윤을 남길 수 없었다. 이윤이 사라진 것이다.
카렌토크들이 노동자들에게 총 80토픽의 임금을 지급했고 노동자들에게 작물을 판매하여 총 80토픽의 수익을 거둬들인 것이다. 물론 이윤 소멸이 모든 밭 주인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11번 밭에서 20번 밭까지의 밭 주인이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마이너스 수익을 올린 그들은 임금 지급을 위해 중앙은행에서 대출한 돈을 갚기에도 부족한 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해피스톤은 투자는 단지 이윤을 촉진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피스톤은 집단적인 투자가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으려면 전체적으로 생산비가 감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피스톤은 아무 것도 사라지지 않으며 아무 것도 생겨나지 않는다는 회계의 원리를 피할 길이 없다면 이윤이라는 것이 실은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개념은 아닐까, 생각한다.
해피스톤은 생산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새 도구들을 만드는 공장을 설립해 문제를 풀려는 시도를 한다. 관건은 이윤이 카렌토크들이 구입한 자본재의 형태로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력 향상으로 카렌토크들의 이윤도 증가하고 노동자들의 소비도 증가하게 된 것이다. 토암바 섬이 맞은 화폐 경제의 도입, 경쟁의 도입, 생산성 향상이 만들어낸 이윤 증가 등은 근본적인 것이었다. 토암바 섬이 번영을 구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윤이 소비재가 아닌 자본재의 형태로 축적되는 것 때문에 카렌토크들의 부인들이 불만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에 각자가 소유한 밭 또는 공장의 지분에 따라, 그리고 각자가 실질적으로 창출한 이윤에 따라 그 일부를 자신들에게 배분하게 하자고 해피스톤이 제안하자 카두크는 이윤이 자본재의 형태로 축적되어 있는데 어떻게 스스로에게 분배될 수 있다는 것이냐고 추궁하듯 묻는다.
카두크의 논리는 동일한 이윤을 투자와 배당금에 두 번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윤을 미리 대출해 주자는 해피스톤의 제안을 카두크가 받아들였다면 토암바 섬은 평화로운 농업 경제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을 것이고 밭 주인들과 노동자들은 화폐 형태로 수입을 얻었을 것이다.(229 페이지) 해피스톤은 중앙 은행에서 카렌토크들에게 미리 20토픽을 대출해주는 방안을 제안했었다.(126 페이지) 해피스톤은 투자 지출이 이윤을 창출하는 것임을 말한다. 카렌토크들이 지출하는 돈은 그들의 이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그들에게 대출해준 돈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이다. 해피스톤의 생각은 많이 나아간다. 물론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토암바 섬의 경제 발전에 상응하는 것이다. 해피스톤은 함께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생산성 증가율 감소와 투자 감소가 어떤 선후 관계를 갖는지 자신하지 못한다.
해피스톤은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정체 상태에 도달한다는 식의 상투적 결론은 내리지 않고 인간적, 사회적, 생태학적 측면에서 변화가 거의 없는 토암바 사회에서 기술적 진보만 추구했을 때 정체 상태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책의 종말부에서 이윤율 감소, 투자 감소, 실업률 상승, 인플레이션 등 토암바 섬으로서는 공전의 상황인 급격한 변화가 운위된다. 이는 우화적(寓話的) 상황을 반영한다. 그러나 아니 그렇기에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토암바 섬의 상황은 경제의 해묵은 숙제를 생각하게 한다. 다만 왕의 딸인 칼도크의 말은 희망적으로 들린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한 경제 체제가 종말을 고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임종이 끝없이 계속되고 있죠. 혈관 속에서 피가 계속 굳어 가고 있어요....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얼마나 주주들의 이익만 생각하는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예요. 먼 훗날 이 시기를 가리켜 금융 시장의 독재 혹은 주주들의 독재라고 할지도 몰라요.”(286 페이지) 칼도크는“기업들, 더 정확히는 기업과 은행을 다시 사회화하지 않고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는 지난 해 나온 데이비드 오렐의‘경제학 혁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는‘경제학 혁명’을 2011년 출간 책들 중 최고라고 꼽았다. 물론‘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를 2012년의 최고의 책으로 꼽는다면 2년 연속 경제학 책을 최고의 책으로 꼽는 것이 되기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번역자는 옮긴이의 글을 통해 저자가“우화 혹은 신화 속에 숨겨진 대중의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화가 은폐하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는 말을 했다. 경제학 (Economics)과 신화(Myth)의 합성어인 Economyths를 제목으로 해 주류 경제학(신고전 경제학)은 허구적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데이비드 오렐의‘경제학 혁명’과‘우화 형식의 책인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가 같은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해피스톤의 고민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를 반길 것이다. 물론 ’경제학 혁명’에 감동한 나는 더 더욱 그렇다. 감동적인 소설과 치밀한 사회과학 이론서를 함께 읽은 듯한 느낌을 전해준 로랑 코르도니에에게 감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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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평을 쓰기 전 알아야할 사항은 이 책은 '우화'라는 것이다. 즉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일을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우화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실제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제학적 이야기들을 보다 쉽고 간결하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해피스톤은 경제학자이면서 이 책의 주인공격 역할을 하고있다. 그는 토암바섬의 경제발전을 돕는다는 특명을 받고 섬에 파견되어서 섬을 바꿔나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토암바섬은 어쩌면 미개한 그 자체, 아무런 질서가 없는 자연 그 상태의 섬이다. 단일작물을 재배하고 물물교환을 하고있는 가상의 섬 토암바에 해피스톤은 파견되어 섬을 '경제'적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소득의 분배가 일어나고 '화폐'가 등장하는 등 토암바섬은 현대 사회를 닮아가는 모습으로 점차 바뀌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토암바섬은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모습처럼 바뀔 것 같다는 여운을 남긴채 이 책은 막을 내린다. 여기서 주는 메시지는 단순히 미개한 토암바섬 주민들이 현대식으로 바뀌어서 더 행복한가? 라는 이슈가 남을 것이다. 돈과 행복은 다른 문제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자본주의는 공평한 배분과는 어쩌면 거리가 멀다. 우리도 알고있듯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더 많이 벌고 더 부자가 되어야 맞겠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체감하고 있다. 적어도 과거의 토암바 섬 주민들은 이 단순한 원리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화폐와 신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그저 육체적 노동을 해서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가상의 것들을 쫓다보면서 더 피폐한 삶을 살게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토암바섬의 발전은 실제 우리가 거친 상업자본주의, 산업자본주의, 케인즈, 공황, 금융자본주의의 길을 그대로 따른다. 어쩌면 우리네 상황을 빗대어 말하면서 우리는 현재 행복한가?라는 메세지를 던지고 싶은것이 저자의 생각은 아닐까? 책에서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까지 다루면서 현재 우리의 주소를 짚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우화라는 소재를 통해서 경제의 발전을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서 경제학의 발전과정을 조금 더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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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본주의니 경제민주화니 그럴듯한 말들의 홍수 속에서 한쪽에선 내수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을 논의하고 정부에선 경제부양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고, 치솟은 물가는 내릴 줄 모르니 먹고 살기 팍팍한 요즘 경제란 말만 들어도 어깨가 다 축 쳐진다. 그렇다고 아예 넋 놓고 경제에 무관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경제관련 뉴스나 신문의 경제면을 기웃거려 보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왜 열심히 일해도 잘 살 수 없는지, 머리 싸매가며 공부해 기껏 번듯한 일자리 얻었어도 학자금 대출에 주택융자금 갚느라 내 집 마련하기도 벅찬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경제 관련에도 통할지는 모르지만 답답한 마음은 한 권으로 어렵다는 경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글귀에 또다시 넘어가고 말았다.
경제학과는 동떨어진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란 제목부터 한쪽 여백에 귀여운 캐릭터의 그림까지 곁들인 우화형식의 이 책 어려운 경제 용어를 포함해 경제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책이려니 하고 가볍게 펼쳐 들었다. 하지만 결코 쉽지도 만만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여타의 경제학 관련서적처럼 따분하거나 딱딱하지도 않다. 한마디로 이 책은 재미는 있으나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태평양의 작은 섬, 토암바에 도착한 해피스톤, 그의 임무는 이 섬의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개선하여 경제 발전을 돕는 것이다. 초라한 환영식을 시작으로 이곳 경제 상황을 살펴 본 해피스톤은 깜짝 놀란다. 토암바 섬의 시장 경제는 소득분배와 지출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잘 조직된 경제학과 신입생의 교재를 보는듯했다. 해피스톤은 나름대로 섬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단일 식물을 재배하고 물물교환을 통한 원시경제 형태의 토암바 섬의 경제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통해 초기 자본주의의 형태와 발전과정, 그리고 현재 자본주의 국가들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화폐가 도입되고 자율시장이 들어서면서 이 섬에 자본주의의 산물이 자리 잡지만 순기능 뿐 아니라 역기능들이 나타나게 된다. 생산의 기계회로 이윤이 늘어난 밭주인들은 이윤이 발생하게 되고 소비를 위해 이 이윤을 배당금 형태로 받게 된다. 노동자는 번만큼 쓰고 자본가는 쓴 만큼 번다고 했던가. 소비로 지출되는 배당금은 다시 그들의 이윤을 늘려준다. 그 과정에서 임금 노동자들은 빚에 허덕이게 되고, 해피스톤은 이 모습을 그저 힘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해피스톤의 개입이 토암바 섬사람들에게 행복과 번영을 가져오게 될지 의문이지만 확실한 건 노동자들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전보다 더 불행하고 더 가난해졌다. 토암바 경제의 변화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경제에서 고전파경제학, 케인즈학파, 포스트 케인지언의 관점으로 이어지는 경제학의 큰 흐름과 맞닥뜨리게 된다. 토암바 섬에 금융 자본가와 산업 자본가가 구분되는 과정, 중앙은행이 개인 신용 대출을 시작하는 과정, 권력자의 편에 서서 경제정책을 펼치는 경제학자들의 모습까지도 오늘날의 자본주의 국가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토암바 섬을 떠나면서 이 섬의 경제 역시 자본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변해 가리라는 해피스톤의 직감이 틀리길 바래 보지만 평화롭던 토암바 섬의 경제가 초래하게 돨지도 모를 결과를 예측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겪어 왔던 자본주의 역사의 일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화라 넘기기에 안타까운 점이 많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제를 악화시키고 언제나 회복될지 모를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이 불 보듯 한 토암바 섬의 경제상황과 겹쳐지면서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음을 통감하며 떠나온 해피스톤과 다를 바 없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극복의 실마리가 될 시작점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경제 다 하지만 저자는 에필로그 말미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공장과 은행을 재사회화하자고 말이다. 이는 마르크스의 주장과 일맥상통 한다. 저자는 직접적인 방법이나 마르크스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본주의 탄생과 자본의 축척, 그리고 자본계급의 형성과정을 우화형식을 통해 들려줌으로써 자본주의의 허점과 오늘날 자본주의가 어째서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지, 우리에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재대로 아는 것이야 말로 위기극복의 실마리를 풀 시작점이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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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로랑 코르도니에/정기헌/함께읽는책 이 책은 경제학에 대한 우화이다. 우화의 장점은 현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데 있지만 우화가 모두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계와 고차원 수학이 합쳐진 난해한 학문을 아무리 쉽고 평범한 문체로 써 놓았다고 해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제학을 낯설어 하는 독자들이라면 책을 읽기 전에 고전 경제학파, 신고전 경제학파, 케인즈 학파, 포스트 케인즈 학파, 신자유주의, 시카고학파 등의 용어를 먼저 이해하고 난 다음에 읽어야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학자 해피스톤이 토암바 섬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서 섬에 파견되어 작물 생산의 다양화, 화폐제도 도입, 이윤 창출을 위한 투자, 주주 배당금 지급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마다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결국 ‘케인즈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해피스톤이지만 케인지언들의 정책을 채택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고민이 미국과 유럽의 금융 위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가 힘겹게 구현한 토암바 섬의 현실은,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더 많은 배당금을 받기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그 배당금을 축적하여 부자가 되었지만 토암바인들은 실업에 내몰려 더 가난해지고 말았다. 그에 대한 효과적인 해법은, 지주들의 손에 좌우되는 모든 기업과 은행들을 그 기관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소유로 되돌려 놓기 위한 재사회화이지만 그것을 좋아하고 원할 사람들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실현될 가망성도 없다는 것을 해피스톤은 알고 있다. 신자유주의과 금융화로 특징지을 수 있는 세계 경제가 가지고 온 위기는 주류 경제학의 완벽한 실패를 의미한다. 헬리곱터에서 뿌려대는 달러화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그렇게 뿌려진 달러화는 오히려 독이 되어 나타나면서 이제는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모색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비주류이고 변방의 작은 목소리를 가진 학자의 고민이 함께 담겨 있다. 우리의 현실도 세계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양상을 조금 달리할 뿐이다. 신자유주의의 경제학에 교묘한 외피를 두른 경제 정책은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재벌과 관치 금융의 달콤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관료들의 미묘한 동맹 기류를 형성하며 서민들의 좌절을 깊게 만든다. ‘경제민주화’라는 새로운 논란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정책들이 종래에는 관료와 재벌에 유리하도록 작용해 왔던 기억 때문이다. 진정 서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가. 그에 대한 해답을 해 줄 사람은 또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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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한가운데 토암바섬의 경제실험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는 자본주의 이해하기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섬에 갔을까?] 가상의 섬 토암바섬의 평화롭던 농업경제가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로 변모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를 통해 생각해보는 자본주의 문제를 생각해보려 한다.
토암바섬은 일대일 물물교환을 통해 완전자립경제를 만들어가던 섬이었다. 그러던 섬이 자본주의경제를 대표하는 해피스톤이 들어와 새로운 경제개혁을 통해 효율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 섬의 다양한 산물을 모두 일대일교환하려면 복잡하기도 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먼저 각 생산물의 노동력과 상품력을 비교하여 타로라는 화폐가치를 만들게 된다. 그 섬의 추장이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면서 화폐를 발행하고 양쪽의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여기서 생각할 것은 화폐란 것은 이중 차용증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화폐를 어떤 상품과 반드시 바꾸어 줄 수 있다라는 이행증권의 역할과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빚에 대한 차용증서의 역할을 한다. 물론 계속적인 교환을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차용증서와는 다른 역할이지만 결국 모든 상품을 다 교환해줄 수 있는 능력을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너질 때 국가부도사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두 시장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과 상품시장의 경쟁을 통해 경제순환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노동가치와 생산가치가 동일하다면 잉여이익은 0이 되기때문에 자본가들은 더이상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동가치의 하락(임금인하)를 한다면 결국 노동자들의 수익이 줄어들어 상품구입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상품가치시장의 하락을 불러 시장의 악화라는 현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상품가격을 올린다면 결국 팔리지 않는 상품이 생기게 되어 이익은 결국 0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착안해 자본가의 수익성을 만들어낸 것이 생산효율화라는 것이다. 자본의 투자를 통해 생산설비를 도입하여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저절로 노동가치는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노동가치의 효율화는 상품가격 하락을 통해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자본의 잉여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큰 틀에서 본다면 결국 노동가치와 상품가치의 총량은 동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품의 양이 늘어나는 만큼 상품 구매능력도 따라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확장할 수 있다는 신념 하에 만들어진 자본주의 이론의 허구성을 밝히려는 이책의 내용은 현대 경제학의 이론을 우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책의 내용이 심각하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다. 왜 노동자의 가계대출을 확대하고 있는지, 투자자의 잉여이익이 무엇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말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선동적이지않으며 우리에게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해피스톤이라는 인물을 통해 경제학자들이 지배자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경제담론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비판하고 있지만 그 비판은 오히려 재미있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저 멀리 남태평양의 어떤 섬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상황과도 대비되어 보이는 것이다.
이책을 통해 알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 맹점은 복잡한 구조를 통해 자본의 양적 확대에만 모든 포커스가 맞추어졌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양적 확대의 노력에 금융의 역할이 지배적이라는 것과 자분가들의 잉여이익은 투자에 대한 대가가 아닌 이익재분배의 불균형으로 만들어진 부익부빈익빈이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금융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 등장한 화폐가 어느덧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화폐를 조정하는 인간들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회자본을 말하는 사람들이 금융산업의 국유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리라. 신자유주의가 국가권력의 부폐성을 말하면서 금융을 사유화하면서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제 금융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주장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일 뿐이다. 요즘 자본주의 위기에 대해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다보니 하나의 결론이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 현재의 사회구조가 소외를 더 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일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작은 힘들을 하나둘 묶는 것이다. 우리의 권리를 함께 찾으며, 우리의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논의되는 집단소송제, 협동조합 등의 논의가 어느 때보다 소중한 논의라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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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우화로 해설해주는 책이라는 소개에 끌러 읽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경제학을 전공서적이나 그 밖의 교양서적으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쉬운 방법이겠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느낍니다. 본문을 익고난 후에 발견한 책 뒷부분에 있는 도표를 읽는 도중 활용할 수 있었더라면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수에 관련된 내용은 아무리 우화라 하더라도 결국 어느정도의 공부는 필요하였습니다.
경제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인 대공황, 케인즈 정책과 더불어서 현재의 주요 견제 이슈인 신자유주의와 그에 따른 불황이 외부와 격리된 조그마한 섬 내의 상황으로 바뀌어 우화적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우선 현재의 상황이 경제학사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하고 아직까지 분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으며 간단한 문제로 바꿔 제시하여도 해결하기가 너무도 어려운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책으로 알게된 사실로서 기술개발이나 실제적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이끌어 낸 것들의 본질이 100% 이익이나 이윤등에 반영된 것이 아니라 이윤이나 이익은 결국 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어 개술개발쪽에 서있는 이과 출신으로 씁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 겠지만 케인즈 정책 이후부터는 수요와 공급의 일치로 가격이 정해지는 등 균형이 있던 경제체계에 조작을 가한 것이 너무 많아서 군형을 이루기도 어려워져서 쉽게 불황이나 호황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의 서술도 뒷부분에 특별한 결론없이 (해설에 의하면 저자가 항상 주장하는 의견이 나온다고 하나 그리 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끝나 현재 경제불황에 정답이나 분명한 치료법이 있지는 않은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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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 일단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관해 왜 이 책이 괜찮은 지에 대해 이유를 대라고 하면 딱 2가지를 들겠다.
먼저, 이 책은 우화이다. 해피스톤이란 경제학자가 토암바섬이라는 가상의 섬에 가서 완전 초기 상태의 경제를 자신이 배운 경제학설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적용해가면서 좌충 우돌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냥 단순하지만, 레포트이건 뭐건 글을 진지하게 써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글을 쓰고 전개하는 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글 초기 도입 부분을 글 전체에 훌륭하게 적용될 수 있는 예화나 우화 혹은 비유를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고민해 본 사람만이 안다.
하물며 글 전체를 가상의 우화로 꾸려나간다는 것은 글 전체의 중심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그리고 뛰어난 계획력과 글 솜씨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면에서 저자는 자연 경제부터 시작해 자본 주의 경제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즉 일단 우화라는 형식만을 통해 보았을 때 저자의 경제학에 대한 이해력과 묘사력을 알 수 있다.
두번째로, 나는 경제학에 대해 완전한 문외한이다. 그리고 지금도 굳이 경제학을 몰라도 되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에 대해 기본적으로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몇몇 입문서와 경제 관련 도서를 읽어보았다.
남들이 쉽다고 쉽다고 추천해준 도서를 읽어보았으나 딱딱하고 지루했을 뿐, 그다지 정리되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그 이유가 내가 기초가 없고 또 의욕을 갖고 소위 '공부'를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우화를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으며, 경제학의 발전 순서대로 - 물론 경제학 입문서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흐름을 잡기에 용이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에만 신경을 쓴 것이 아니라, 본문에 밑줄과 별표 등을 통해 중요한 부분을 독자가 한 번 더 짚고 갈 수 있게 배려한 것들이나, 어려운 용어들의 안내를 굳이 뒤의 참고로 돌리기 보다는 페이지 하단에 바로 간단한 설명을 한 것도 좋았다.
오히려 이렇게 쉽게 쉽게 가니 부분부분 나오는 대목에서는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까지 했다.
저자 자체가 노동 경제학 전문가이고 신자유주의와 주주자본주의를 비판한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저자의 견해가 일견 반영되는 내용과 결말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경제학을 산책하는 느낌으로 읽기에는 좋은 것 같다.
새내기 경제학도가 읽어도 경제학 문외한이 호기심을 갖고 시작하기에도 나같이 이것저것 잡식을 추구하는 이에게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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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암바 섬은 저자가 지은 가상의 섬이다. 이 섬은 타로라는 단일작물을 생산하는 교환경제 시스템 사회다. 그러던 어느 날, 섬 주민들은 단일작물 교환경제에 실증을 느끼고, 이를 위해 왕은 IMF에 요청해 한 경제학자를 초빙해오게 되는데 그가 바로 '해피스톤'이다. 해피스톤은 토암바섬의 작물을 다원화시켜 소비재 시장을 생성하고, 화폐를 도입하며 훗날 자본재 생산 시장 생성을 넘어 배당금 도입까지 토암바 섬에 엄청난 경제 변화를 가져온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읽는 경제학 입문서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부제목에 맞게 해피스톤의 경제 정책들이 섬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경제학 원론에서 배울법한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결코 경제학 초짜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생각없이 쭉 읽다보면 저자가 의도했던 경제학적 시각을 놓치고 지나갈 수 있다.
토암바섬 노동자와 카렌토크라는 밭주인들간에 임금이 결정되는 구조, 노동의 한계생산성과 한계효용이 만나 결정되는 경작지의 수, 화폐가 도입되고 시장가격이 변동하여 균형가격을 이루는 과정, 투자와 이윤 간의 관계 그리고 칼레키의 이론, 자본재 시장과 배당금이 도입되기까지 경제변화, 스테그플레이션 상황에서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실기를 범한 칼도크의 행동, '임금 노동자는 번 만큼 쓴다. 자본가들은 쓸수록 번다.'는 대목, 카렌토크들(자본가를 대변)을 위해 경제 정책을 수정해나가는 정부, 스테그플레이션의 원인을 노동자들의 강해진 입금협상력이라 생각하고 이를 억제하는 정책까지
이 모든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원론 수준을 넘어 거시와 미시경제 모두를 배우고 나아가 고전학파에서 포스트케인지언까지 넘어오는 경제학파의 변화까지 알고 있어야하며 금융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새로운 이 시대의 담론까지 관심있게 살펴야 한다. 물론 그냥 읽는다고 문제될 건 없겠지만 이들을 모두 다 배우고 주주자본주의나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아쉬움, 회의감 혹은 분노를 품어본 사람들이라면 로랑 코르도니에가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경제학을 손놓은 지 오랜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내가 케인즈와 하이에크의 대담이나 이슬람금융에 관심갖고 나아가 금융자본주의의 대안이 없는지 생각해보았던 대학시절, 이 책을 읽었다면 더 흥미롭게 쭉쭉 읽어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기억력이 쇠락(;)하여 책 한 권을 이해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하지만 저자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서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그리고 경제학 입문자부터 실력파까지 모두에게 꼭 읽어보길 권하고픈 책이다.
해피스톤이 도입한 경제 정책들로 단일작물 교환경제 시스템 사회인 토암바 섬에 금융자본주의가 도입된 후 토암바 섬 역시 지금 우리와 같은 경제적 위기로 귀결될 것이라는 예측이 책 말미에 언급된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기업과 은행의 재사회화'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토암바 섬 노동자들과 자본가 사이의 관계나, 정부의 태도, 친자본가 정책 등을 보면 씁쓸한 우리 시대의 자본주의를 엿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저자가 왜 저런 주장을 하게 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기업과 은행의 재사회화라...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기업과 은행을 바로잡고 민중이 통제하는 국가개입을 통해 기업과 은행을 공공관리한다는 것. 그것을 말하는 것인가. 기업과 은행의 사회화라고 해서 국유화의 폐해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를 주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거란 희망이 보인다. 물론! 나는 그저 지나가는 귀로 들은거라 아무런 지식도 없는 아줌마지만 기회가 된다면, (아니 이미 놓쳐버린 기회지만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런 담론들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싶다. 나의 후배들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해피스톤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토암바 섬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이 결국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거울이 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렇게 되고마는 게 참 안타깝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토암바 섬도,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도 서로 불행해지려고 경쟁하는 삶에서 벗어날 길은 분명 있을 것이다. 제발, 찾아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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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 우화로 가능한 최상의 경제학 입문서
경제학 유머가 있다. 대부분 경제학자가 얼마나 개그감이 떨어지고 모형과 가정에 집착하는지를 놀리는 내용들이다. 이러한 유머가 계속 생산되는 근간에는 경제학은 어렵고 재미 없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 경제학 전공자에게 주식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질문만큼 난처한 질문이 쉬운 경제입문교양서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이다. 경제학에 대해 좀 안다는 점이 오히려 독이 되어 입을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경제학은 교과서의 목차와 학습 단계가 대단히 체계적이고 확고하게 짜여 있는 학문이다. 그런 경제학의 전반을 훑어보려면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도 부족하고 적어도 대학 경제학원론 수준은 되어야 한다. 그걸 충실히 따르고 잘 만들어진 경제입문교양서는 아무리 애를 썼어도 딱딱해 보이는 구석이 조금 남는다. 그래서 수많은 경제입문교양서가 '쉬움'에 집착하다가 그르치는 것(내용 부실 혹은 왜곡 정보)을 많이 보았다, ‘흥미’를 찾다가 특정 경제학 이론서나 제목만 경제가 들어가 있는 생활실용서를 찾는 독자들 역시 많이 보았다.
2010년 작으로 국내 번역본은 2012년 출간된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를 읽으면서 무척 반가웠다. 출판사가 붙인 ‘(자연경제에서 신자유주의 경제까지) 한 권으로 읽는 경제학 입문서’라는 부제가 걸맞게 우화로 가능한 최상의 구성을 보여주는 경제학 입문서이다. 토암바 섬이 개방경제체제(무역 有)로 전환하지는 않기 때문에 국제경제학(국제금융론+국제무역론)까지는 다루지 않지만, 경제학원론 교과서 내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부문의 기초 및 핵심 개념과 주제는 빠짐없이 다루고 있었다. 저자의 내공이 엿보이는 책이었고, 이 정도로 쓰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 후로 누군가 쉬운 경제입문교양서를 추천해달라고 할 때마다 이 책을 추천했으나, 항상 한 마디 말을 덧붙였다. ‘찬찬히’ 읽고 ‘조심히’ 읽으라는 조언이었다. 중립적인 시각이 아니며, 우화의 형식이되 아주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숟가락으로 떠먹여주지 않고 독자 스스로 곱씹어보라고 하는 책이다. ‘찬찬히’, 그리고 ‘조심히’ 읽어야 책에 재미도 붙이고 오독을 막을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단순한 우화를 넘어서 호기심 많은 이들, 정직한 사람들, 학생, 시민, 실천적 지식인들에게 현재의 중요한 경제 문제들을 다루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경제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우화라는 단순한 형식을 빌렸지만,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는 순간이 올 것이다. - 한국어판 저자 서문 中
70년이 지난 시점에서 케인스, 칼도어, 칼레키, 로빈슨의 이론을 재창조하는 것이 우리의 ‘부를 박탈하는 거대한 기계’가 되어 버린 경제 시스템의 고장 난 부분을 비싼 비용으로 뒤늦게 수리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프롤로그 中(p.31)
레드 콤플렉스가 강하게 뿌리박혀 있고, 미국식 주류경제학이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비주류이고 급진적인 포스트케인지언경제학은 일반인들에게 낯설다. 전공자들 중에도 관련 논문을 꾸준히 읽고 언급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작년에서야 어느 학파로도 묶이기 싫어하는 피케티의 책이 번역되고,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주주자본주의를 비판해온 장하성의 책이 나왔으니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가 (특히 우리 독자에게) 시대를 앞선 책인 감이 없지 않다. 저자 로랑 코르도니에 자체가 주류경제학과 주주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좌파 경제학자(포스트케인지언)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전 세계가 경제학과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을 한창 고민할 때 나온 책이기 때문이다. 로랑 코르도니에의 수많은 저서 중 경제입문교양서 형태의 이 책만 번역되었다는 점도 시사하는바가 크다.
어쨌든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는 그 동안 스토리텔링에 능한 경제학자가 별로 없다는 편견에 빠져 있던 독자들에게 꽤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어떤 지식을 가르침에 있어 우화를 이용하는 것은 인류 전 역사와 함께 할 만큼 오래 된 전통이다. 경제학 역시 마찬가지다. 크루소 모형처럼 대놓고 문학 작품에서 찾은 것도 있고 대개 경제학 수업 시간에 배우는 수많은 모형들은 완결된 이야기 형태로 되어 있다. 그걸 설명하기 위해선 또 얼마나 많은 예시를 드는가. 다만 그것이 짤막하고 수식과 그래프로 표현한다는 것 때문에 간과했던 걸까. 경제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경제학자는 글을 어렵게 쓰지 않으면 잘 못쓰고, 경제학자가 경제학을 소재로 쓴 문학 작품은 수도 거의 없으며 있어도 별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래서 경제학자가 우화로 쓴 경제학 책이란 얘기만 듣고 궁금해서 '덮어놓고' 선택했다. 그리고 읽으면서 로랑 코르도니에의 스토리텔링력과 글솜씨에 감탄하였다. 해피스톤의 노트와 메모도 첨부하고 본문 간간히 밑줄과 별표가 등장한다는 점, 독자에게도 메모나 낙서를 하며 읽기를 제안한다는 점도 재밌다.
“우리는 경제학 교과서 속 원칙들을 현실에서 직접 목격하는 영광을 누린 거야. 토암바 인들은 경제학과 신입생이 배우는 미시경제학 교과서 속에서 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각 장의 끝에 나오는 응용문제 속에 직접 들어와 있는 셈이지.” - p.69
자신의 계획이 도입된다면 토암바 섬의 경제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고 고전파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그림 같은 모습에서 탈피하게 될 것이다. 이는 노동 시장의 위대한 균형을 기초로 한 레옹 발라 식의 교환 경제와 판로에 관한 장 바티스트 세의 법칙과 영원히 작별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 순간 해피스톤의 머리가 조금만 더 맑았다면, 토암바 인들이 지금 이 멋진 세계를 떠나 그 자신에게 익숙한 화폐 지불 시스템과 중앙은행, 다양한 생산물을 갖춘 세계로 진입하게 되리라고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 순간 말할 기운이 있었다면, 그 새로운 세계를 사적 생산에 기초한 화폐 경제라고 정의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 안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에게 익숙한 그 세계를 움직이는 모든 법칙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무지를 시인할 능력이 없었다. 어쨌든 그 세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책임이 그에게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 p.100
로랑 코르도니에는 이 책의 등장인물 이름의 의미부터 세심하게 설정한다(책 내 지명과 등장인물 설명 부분 참조). 토암바 섬에서 정기적으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해 임금을 정하는 행사를 발라 의식(발라는 마셜과 함께 신고전파 경제학을 확립한 양대 산맥, 프랑스 경제학자)이라 표현한 것도 그런 깨알 같은 저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는 자연경제(자족경제, 물물교환경제, 현물경제)를 유지하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 토암바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위해 한 경제학자가 2년 넘게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토암바 섬은 IMF의 권고에 따라 자국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경제학자를 초대한다. 이전에도 IMF에서 전문가를 파견했다가 토암바 섬 경제를 거덜 낼 뻔한 적이 있던 지라, 시카고학파 같은 공격적이고 극단적인 신자유주의자가 아닌 정통주류경제학자인 MIT 경제학과 교수 해피스톤을 파견한다.
해피스톤을 꾀던 지도교수의 말대로 그의 눈에 토암바 섬은 경제학 교과서의 기본 모형들을 시행하기 딱 좋게 단순하고 기초적인 경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형적인 폐쇄경제(무역 無)체제에 20명의 지주가 20개의 밭을 타로 한 가지만 키우는 극단적으로 단순한 경제체제인 섬, 총 가구 수도 40여 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토암바 섬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설득하면 따르는 합리적인 인간형이다. 별다른 통제 없이도 경제학이 가장 사랑하는 가정 ‘Ceteris Paribus(다른 외적 조건이 동일하다면all other things being equal)’이 성립된다. IMF는 지속적으로 토암바 섬의 왕 사슈트를 자극해 시장경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한 끝에 설득에 성공하였다. 소비의 다양화와 이윤 발생, 토암바 섬의 사회적, 경제적 조건 개선에 있어 우선 과제이다.
임금이 얼마가 됐든, 가능한 최대로 임금을 낮추더라도, 기업 수입이 노동자들의 임금 지출에 만 의존한다면 화폐 이윤을 남길 수 없다.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생산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임금 인하는 이윤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해피스톤은 이 결론을 확인할 때마다 입술을 깨물었다. 카두크가 임금 인하를 해결책으로 들고 나오기 전부터 그는 이미 이 결론에 도달했었다. 그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썼었다. “소비재만을 생산하는 화폐 경제에서는 화폐 이윤이 존재할 수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렇게 써 놓고도 자신의 결론을 완전히 믿지 못했던 것이다. - p.159 “당신이 체포됐을 때 그 기억이 떠올랐고 그 책들을 찾기로 한 거예요.” “저자가 누구죠?” 해피스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미할? 미할 칼레키”였던 것 같아요. 칼도크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잘 모르겠는데…….” 해피스톤이 중얼거렸다. “니콜라스 칼도어라는 사람도 있었고, 존 메이너드 케인스라는 이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케인스가 쓴 책은 <화폐론>이었어요.” “죄다 K로 시작하는 이름들뿐이군요. 무슨 쿠 클럭스 클랜(KKK)의 음모도 아니고.” 해피스톤이 궁시렁거렸다. 문득 그들이 케인지언 경제학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17 왜 다른 경제학자들이 크게 실패했을까 싶을 정도로, 온 국민들이 해피스톤의 제안을 잘 따랐고 작물을 네 개로 늘리고, 시장과 화폐와 은행을 만드는 등 매우 빠른 속도로 순조롭게 경제개혁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시장실패 역시 너무나 빨리 이루어진다. 초과 이윤이 발생하지 않고, 임금과 물가가 계속 떨어지며 후생 수준이 악화된다. 구세주처럼 떠받들어지던 선생에서 하루아침에 반지하 감옥에 내동댕이쳐진 중죄인으로 전락한다. 그래서 이 책은 크게 두 국면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경제학 교과서대로 이루어지는 주류 경제학의 이상으로서의 토암바 섬이고 다른 하나는 주류 경제학 때문에 완전히 망했다가 포스트 케인지언 이론으로 아까스로 일어나는 토암바 섬이다. MIT 경제학과는 주요 케인지언과 새케인지언의 요람이나 철저히 주류경제학의 입장이다. 저자는 이를 극적으로 조롱하기 위해 해피스톤이 케인즈 말고 다른 케인지언경제학자들을 거의 모른다고 설정해놓았다. 칼도크 공주의 도움으로 해피스톤은 포스트케인지언경제학의 세계에 눈을 뜨고 가까스로 토암바 섬의 경제를 다시 안정화시킨다. 그리고 자신의 경제관에 대해 단단히 회의감에 빠진다.
로랑 코르도니에는 토암바 섬의 이야기를 통해 신자유주의가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가져오는 듯 하지만 금융자본주의로 자멸하는 것을 얘기하며 맹렬하게 비판한다. 프롤로그가 독서 가이드의 역할을 하고 본문이 알찬 경제입문교양서의 역할을 한다면 에필로그는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요약과 대안 제시를 담당한다. 미국으로 돌아온 해피스톤이 만나는 칼도크의 엄마의 입을 빌려 로랑 코르도니에게 말하는 대안은 기업과 은행의 재사회화이다. 주주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는 변질된 자본주의이며, 다시 건강한 자본주의를 통해 주주만의 기업과 은행이 아닌 모두의 기업과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에 대한 해피스톤의 대답이 로랑 코르도니에의 전망인데, 그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면이 여과 없이 드러나 더 여운을 주는 대목이다. 앞서 이 책은 중립적인 시각이 아니라고 했으나, 오히려 이런 대목 때문에 기초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접할 수 없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잘 만든 경제학적 우화를 보고 싶다면, 제대로 경제학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쉬운 경제입문교양서를 찾는다면 꼭 읽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