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대단한 작가다.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은 예술과 추리의 조화가 뛰어난, 내가 손꼽는 추리물중 하나인데, 이번에는 추리의 트릭, 추리오타쿠를 가지고 놀았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추리의 트릭을 가지고 비틀었다면 (名探偵の? 명탐정의 규칙 (덴카이치 고고로 시리즈,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 13위, 드라마) 추리소설이란 무대뒤에서 관련된 모든 것을 꼬집다
名探偵の呪縛 명탐정의 저주 (덴카이치 고고로 시리즈) 농담에서 시작되었지만, 추리소설에 대한 애정이 팍팍 느껴지는...) 이 작가는 추리에서의 문제와 해답을 가지고 추리소설 자체를 다시 보게 한다. 폴 알테르의 [네번째문 관습적 요소로 새로움을 창조한, 뛰어난 밀실추리물]이 연상되었다. 그저께 비바람이 강렬한, 천둥후 비가 오고 창틀이 덜덜떨리는 오후에 잡았다. 이야기는 이렇게 태풍이 오는듯한 외진 곳의 저택에서 시작한다. 일년에 한번 모여서 만나는 마리코의 이 저택은 반도에 위치해 다리 하나로 연결되어있고, 그 다리는 이야기가 시작된후 머지않아 끊어지기 직전의 위기에 처한다. 지하층에 창문을 내기위해 1층이 높은, 이 4층의 저택은 원래 3층짜리였고, 이 저택이 마음에 든 전국마덮밥회사 사장집 딸인 마리코는 2층에서 4층으로 이어지는 회전계단을 만들어 4층에 탑처럼 자신만의 방을 만들었다. 그리고 바로 이 방에서 등에 칼이 찔린채 발견되고..범인을 찾아야 한다. 언제나처럼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클로즈드 서클, 밀실살인이다. ...하지만, 이는 가상이다. 미스테리 아레나란 말처럼 우승상금이 대대로 쌓여 20억엔이나 되어버린 일년의 마지막 하일라이트를 장식하는 TV프로그램. 자막처럼 사건이 소개되고, 그 중간마다 범인과 트릭을 맞추는 예선통과자들이 나와서 추리를 선보인다. 그리고 맨마지막은... 왜 이렇게 특이한 구조인데, 저택의 floor plan이 없나 했더니, 추리게임이다. 여러가지 목적으로 추리소설을 읽지만, 난 특히 내가 탐정이다...라는 마음으로 추리를 하는데, 어찌나 즐거웠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나의 모습처럼 중간에 "잠깐. 범인은 00이지?"하고 나서다 조금 더 읽고는 "아냐, 범인은 88이야"이러니까..ㅎㅎㅎ 여러 추리물의 트릭들을 이야기하지만, 정작...문제의 해답은....책의 맨 앞에 인용된 문장처럼, 어쩜 논리와는 관계가 없는것일지 모른다. 여러가지 길 중에 책 속의 탐정은 자신이 택한 길이 정답이라는 듯 다른 가설을 무시한다. 물론, 모든 가설을 다 이야기하면서 하나씩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철두철미한 추리소설가가 드물게 있지만. 즐거웠다. 앤소니 버클리의 The Poisoned Chocolates Case (1929) 독초콜릿사건 미결사건에 대한 6인의 6가지 추리..강추!처럼. 다양한 가설을 하나씩 음미하는.
p.s: 후카미 레이치로 (深水 黎一?)
2013, 美人薄命,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 17위 전쟁비극, 여성잔혹사, 노령인구증가 등 전달하는 메세지들은 좋았으나....
|
|
비슷하게 <밀실살인게임>이 있다. 아무리 미스터리/스릴러를 좋아한다고 해도, 너무 '게임'처럼 만들어린건 상당히 불편했는데, 이 책의 시작이 비슷해서 걱정이 좀 되었다. 결과적으로, 걱정했던 것과는 달라서 안도. 서바이벌 TV 퀴즈쇼가 벌어진다. 추리소설의 한 부분과 같은 사건 낭독을 들으며 중간중간 체크포인트에서 퀴즈쇼 참가자들이 의지에 따라 정답을 외치고 자신의 추리를 설명한다. 중간중간 여러 개의 체크 포인트가 있고 미리 정답을 외칠 필요는 없지만 먼저 정답을 맞히는 참가자에게 엄청난 상금이 보장, 나머지에게는 알 수 없는 벌칙이 존재하기에 매 체크포인트마다 정답을 외치는 참가자들이 나온다. 벌칙으로 제시된 나름의 '반전'과, 결론의 '반전'은 약간 뜬금없었다. 그냥 엉? 하며 피식하게 되는 설정. 중간중간 멈춰서 자신의 추리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어떻게 보면 사건 진행을 방해하는 듯해서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미스터리 독자들의 사고를 따라가는 듯한 전개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서술 트릭과 같은 이전 미스터리 소설에서 뒤통수를 쳤던 설정들을 자신의 추리로 이야기하는 부분들에서 연관된 소설들이 떠올라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냥 읽고 놓쳤던 부분들을 언급해서 자신의 추리에 가져다 쓰는 부분은 아! 하기도 했고, 역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구나, 하게 되는 미스터리 소설의 추리들을 떠올리게도 했다. 결말은 좀 뜬금없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미스터리를 저급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외침도 응원해주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누구라도 출연 OK'인 미스터리 오타쿠 대회' 가 정말 딱. *밑줄 "만약 이게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는 닭대가리 범인이 그런 짓을 저지를 가능성도 있겠지. 판단력이 정상인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짓을 저질러서 상황이 혼란스러워지거나, 불가능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아." "예..." "하지만 본격 미스터리에서는 그러면 안 되지. 본격 미스터리는 현실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아름다워야 하며, 그게 바로 우리가 본격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해. 반대로 말하자면 범인이 우연과 요행에 의존하는 미스터리는 이류, 아니 삼류 이하야." 이렇듯 시점의 수만큼 진실이 있다고 호소하는 작품이 등장함으로써 텍스트를 철석같이 믿는 단순한 독서법으로는 작품 깊은 곳에 숨은 진실에 도달할 수 없다. 오히려 때로는 화자 혹은 작가가 구태여 말하지 않는 내용, 입다물고 있는 내용 속에서 진실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사고방식이 바뀌어갑니다. "그러한 관찰인을 실생활에 잘 활용하셨다면 지금 이 자리에 계실 일은 없지 않았을까요?" "시끄러, 미스터리 오타쿠를 얕보지 마라. 유서 깊은 미스터리 오타쿠는 미스터리에 관련된 일 말고는 죄다 글러먹었다고. 따라서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미스터리 오타쿠'는 모순 어법이야." 한 가지 상황에 해결의 가능성이라는 싹이 여러 개 돋아 있고, 작가가 제시하는 해답은 그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다중 해결 방식인데요, 뒤집어 말하자면 가능성의 싹이 아무리 많이 돋아 있든 작품이 완성될 때 정답으로 인정되는 해답은 하나뿐이라는 뜻입니다. 예, 미스터리의 정답은 단 하나. 아무리 아름답고 아무리 의외라도 출제자가 요구하는 대답과 일치하지 않으면 그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순문학과 비교하여 아직도 미스터리를 저급한 장르로 취급하는 자칭 '현학적'인 놈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순문학은 가능성의 총체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이 성립해. <덤불 속>은 물론 두말할 나위 없는 걸작이지만, 세상에는 그 작품을 모방한 셈인지 그다지 재미도 없는 가능성만 몇 가지 던져주고 나머지는 독자 여러분이 알아서 생각하라는 듯이 '도망'치는 '순문학' 작품이 수두룩하게 많아. 오히려 마지막에 수습을 하지 않는 작품을 '열린 결말' 운운하며 높게 평가하여 현학 콤플렉스를 마구 드러내는 멍청이들도 있어. 하지만 미스터리는 거기에서 한 단계가 더 필요해. 가능성의 총체를 제시한다고 해서 미스터리 독자는 만족하지 않아. 그중에서 납득이 가면서도 의외성이 충분한 단 한 가지의 결말을 준비해야 하지. 한 가지 상황에는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는 가능성의 싹이 무수하게 돋아 있는데, 매번 눈물을 머금고 그중에서 단 하나만을 '진실'로 제시해야 하는 거야.
|
|
후카미 레이이치로 <미스터리 아레나>는 책 표지에 서바이벌 추리 게임 TV 쇼! 라고 되어 있어서 어떤 내용일지 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
| 여태까지 추미스라면 열심히 읽었는데 클리셰파괴라고 해야할까요 ㅋㅋㅋ 추리내용 보면서 읭 하면서도 픽션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즐겼는데 더한 반전이 ㅋㅋㅋ 엄청 유쾌하게 읽었어요 가볍게 보기 좋은 것 같아요 결론도 맘에 들고요 전형적인 추리물에 질렸다면 추천이에요 |
|
미스터리 아레나 /김은모 역 /엘릭시르 출판 후카미 레이이치로 저자 미스테리 장르의 팬이라면,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만한 책 각종 미스테리의 변주, 풍자를 즐겨볼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 장르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추천드리겠습니다. |
|
드디어 시작되는 미스터리 아레나. 진행자는 가바야마 모모타로와 몬테레오네 레이카. 현재 누적 상금은 이십억 엔. 첫 번째 도전자는 이치노세로 범인은 다중인격자인 '나'라고 말한다. '나'의 주 인격이 한 시간 정도 잠든 사이에 '나'의 부 인격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겠느냐는 세부사항까지 말한 후에 그는 해답자 대기실로 이동한다. 두 번째 도전자는 니타니라는 소녀. 해답 버튼을 누른 것을 취소하려다가 사회자의 꾀임에 넘어가 결국 도전한다. 그녀가 생각한 범인은 마루모. 너무나도 침착한 그의 태도에 의심을 품었다고 말한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마루모가 사실은 여성이라는 상당히 독특한 가설도 제기한다. 그 근거로서 마루모만 성으로 불리고 있으며, 스커트 이야기 등을 들며, 마루모의 이름이 마루모 아키코로 예상되며 직업은 레이싱 모델 아닐까라는 아주 세부적인 사항도 예측한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마루모의 트릭은 1인 시간 차 트릭. 세 번째 도전자는 미사와라는 남자. 그는 일단 두 번째 도전자였던 니타니의 가설부터 차근차근 지적해 나간다. 그의 본격 미스터리는 현실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야카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사부로의 독백에서 힌트를 얻고, 사부로가 누군가를 위해 범죄를 은폐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부로가 그런 위험을 감수할 인물은 그가 사랑하는 사아캬밖에 없다고 결론짓는다. 네 번째 도전자는 욧카이치. 그의 주장은 다중 인격자 사야카 범인설. 다섯 번째 도전자는 고쇼가와라. 그는 일단 두 번째 도전자였던 니타니가 제기하였던 마루모 여성설에 대해 간단히 부정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가 생각하는 범인은 아키이자 히데. 그는 히데가 히데 아키코란 이름을 가진 여성이라고 말하면서 지문에서 보았던 히데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여성적인 면모가 보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사부로의 의심스러운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것은 증거 인멸이 아니라 맥을 집은 것이었다 답한다. 여섯 번째 도전자는 로쿠세와리. 그는 마리코의 오른손에 묻어있는 립스틱을 가짜 단서라 단정하면서, 히데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여러 근거를 들며 히데를 나이가 많은 관리인 영감이라고 주장한다. 일곱 번째 도전자는 나나오. 그 역시 앞선 도전자였던 로쿠세와리의 히데 범인설을 부정하면서 자기의 의견을 개진한다. 그의 판단 기준은 재미. 그런 이유로 그는 범인은 인간 여성인 다마라고 말한다. 그는 모두들 다마를 고양이라 생각하지만, 한 번도 고양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된 부분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녀를 발레리나로 추정한다. 사회자 가바야마 모모타로는 이번 회차에서 새롭게 제공된 정보를 토대로 이전 도전자들이 내놓았던 가설들을 차례로 부정해 나가며 즐거워한다. 한편 일곱 명이나 해답을 제출한 이 시점에 와서야 새로운 정보가 나온 점에 대해 남아 있는 출연자들이 불만을 토로하지만 가바야마 모모타로는 오히려 그런 출연자들을 향해 강하게 일갈한다. 그리고 알고 보니 해답자 대기실은 일반적인 공간이 아닌 샤워실이며. 탈락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와는 다르다는 사실이 그들의 대화를 통해 밝혀지게 된다. |
|
책의 소개문구를 보면 본격 미스터리라는 식으로 언급한다. 아니라고 할 수 없지만, 책의 소개문구에서 서술트릭에 속은 기분이다. 본격추리물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패러디물에 실망스러웠다. 평가가 좋은 작품이지만, 필자는 필자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리뷰를 남긴다. 이 작품 후반부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으로 보이며, 통념상 여겨지는 본격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후기 퀸의 문제, 가추법의 한계 등을 다룬 패러디물이라고 본다면 완성도가 높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본격추리물을 기대하고 봤다가는 어이가 빠져나와 저 우주 너머로 날아가는 기분이 들 것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난장판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그런 게 좋다면 반드시 읽어보시기 바란다. 단 필자처럼 한창 본격추리에 맛이 들린 뉴비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