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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학자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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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 북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3인칭으로 부르는데 한국말로는 현학자로 번역되어 있고, 원어는 원제에 나와 있다. The Pedant in the kitchen. 네이버 사전에는 Pedant의 뜻이 규칙을 따르는 사람으로 풀이되어 있고, 현학자니 교사니 학자니 여러가지 말로 번역되어 있다. 말인즉, 부엌에 들어가서 시시콜콜 학자스럽게 군다는 거다. 과연 제목답게, 저자는 요리책에 나와 있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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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 북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3인칭으로 부르는데 한국말로는 현학자로 번역되어 있고, 원어는 원제에 나와 있다. The Pedant in the kitchen. 네이버 사전에는 Pedant의 뜻이 규칙을 따르는 사람으로 풀이되어 있고, 현학자니 교사니 학자니 여러가지 말로 번역되어 있다. 말인즉, 부엌에 들어가서 시시콜콜 학자스럽게 군다는 거다. 과연 제목답게, 저자는 요리책에 나와 있는 여러가지 모호한 표현법에 대한 불평으로 에세이를 시작한다. 한줌, 한소끔, 한국자 등의 계량상의 모호함에서부터, 무얼 익히는 온도와 시간, 자르는 방법 등 요리법에 대한 의사소통에는 암묵적으로 통하는 많은 생략적 표현들이 많다. 


친구가 멸치 조림을 맛있게 만들어 카톡에 올려두었다. 정말 맛있어 보이고, 반찬가게에서 하는 것처럼 반지르르하다. 그 비법이 알고싶다. 나는 묻는다. 어떻게 했어? 그냥 멸치에 기름 두르고 볶은 담에 양념 끓여 묻쳐. 여기서 포인트를 발견한다. 멸치를 먼저 볶고, 양념을 따로 끓인 다음에 그 끈적끈적해진 끓는 양념에 후다닥 묻혀내는 게 포인트였던 거다. 여기서 멸치를 몇 시간을 볶는지 몇 분을 볶는지를 묻는 사람은 없다. 까맣게 태워붙일 때까지 볶는 사람도, 물기 축축할만큼 살짝만 볶는 사람도 없으니까. 요리를 조금만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1테이블 스푼과 (숟가락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밥숟가락 한 숟갈의 차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한꼬집의 소금과 1g의 혹은 1/2 테이블 스푼의 소금에 대해 그닥 연연해하지 않는다.


여기에 현학자와의 차이가 존재한다. 요리책에 나온 대로 아주 정확한 요리법에 기초하여 정확한 양의 쇼핑을 통해 요리를 하는 이 스스로를 시니컬하게 현학자로 지칭하는 저자는 요리법에 아주 상세히 기술하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혹은 이해하지 못하는 요리법들의 사례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중간 크기의 양파라는 게 어떤 크기의 양파라느냐는 거다. 손톱만큼 작은 양파까지 포함시킨다면 중간크기의 양파의 사이즈는 훨씬 줄어드는 거니까 말이다. 


이 책의 묘미는 영국식 유머에 있다. 하지만  '현학적' 저자인 만큼 굉장히 현학적이고 유머러스한 단어로 문장을 버무려놓았을 재치있는 영국식 유머가 번역이 되면서 이해불가능하고 '신사적' 아재 개그로 뒤바뀌었을 거라는 추측만으로 안웃긴 부장님 유머에 웃음을 흘릴수는 없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런던의 어느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느 집에 초대되어 갔는데 사이드보드 위에 접시가 하나 있는데 '거기에 무언가 갈색의 진창 같은 둥근 것이 납작하게 놓여 있다. 생긴게 쇠똥같다.


저건 초콜릿 네메시스인가요?    

네.    

레시피대로 안 됐어요?    

네.    

레시피대로 되는 적이 없죠.    

대신에 두 가지 다른 푸딩을 만들었어요.         


이 장면을 생각하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똥같은 외모의 실패한 초콜릿 네메시스를 굳이 폐기하지 않고 올려놓은 이유를 현학자는 현학자답게 이렇게 분석한다.  


이 장면의 주요소는 이렇다.    

(1) 얼마 전 안주인과 같은 입장에 놓였던 손님의 본능적인 진정한 동정.    

(2) 실패는 했어도 시도는 했다는 증거로 여봐란듯이 그 디저트가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    

(3) 이 극도의 고관세 실패를 메우려고 두 가지 다른 디저트를 만들었다는 사실.



이런 류의 키득키득 요소로서 읽기에는 유머적 코드가 우리말로 전해지면서 많이 희석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게 생활밀착형 소재인 요리와 결부되면서 여전히 재미있기는 한데, (역자가 친절하게 달아놓은 주석에도 불구하고) 잘 알지 못하는 요리와 식재료가 많이 언급되어 더욱 아쉬움이 커진다. 


그 밖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있는데, 저자가 매 에피소드마다 언급하는 요리책들이다. 해외 요리책에는 계보가 있다. 그러니까 요리계의 명저 같은 거, 오랜기간 요리사들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오랫동안 집집마다 한 권씩 가지고 있는 바이블 같은 요리책들 말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특별히 언급하는 특별한 요리책에 대한 정보는 귀를 홀렸다. 결국 현학자라는 말이 딱 맞는게, 요리가 나오면 그 요리를 개발한 사람과 요리책에 대한 정보가 술술 흘러나오는 것이다. 


가령 저 전문가집단의 파티 주인이 구현하려했던 디저트는 리버카페에서 서빙하는 '극도로 퇴폐적인' 요리였는데, 후에 <리버카페 요리책>에 레서피를 공개했지만 당연하게도 그 레서피북을 통해 시도한 요리가 수십년간 트레인된 전문요리사들이 리버카페에서 만들어 제공하는 맛과 같을리가 있겠는가. 


<비턴 여사의 살림 교본>은 저자의 어머니가 즐겨 보는 책으로, 당대 영국 가정에는 누구든 보유하고 있던 초대형 가정백과 사전인 듯, 비턴 여사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하는데, 초판으로 보이는 1861년판은 19세기 문턱을 넘어 1915년에는 두 배가 되었고, 저자는 그 책을 여전히 애용한다. 저자가 애용하는 채소 요리책으로는 그리그슨의 Vegetable book이 있고, 같은 저자의 Fruit book, Fish book 역시 온갖 음식 및 양념 얼룩이 져있을 만큼 유용하게 사용한다. 서유럽 음식 문화에 대한 진기한 이야기들을 실어 놓은 앨런 데이비슨의 잡지 《프티 프로포 퀼리네르(Petits Propos Culinaires)》에서 파생한 신랄한 선집 『미식의 변방(The Wilder Shores of Gastronomy)』도 언급한다. 뭐니뭐니 해도 그가 가장 숭배하는 요리책 저자는 엘리자베스 데이비드이다. 또한 <간소한 프랑스 음식Simple French Food>의 저자 리처드 올니는 <타임즈>에서 '모든 사람이 가져야할 몇 안되는 요리책 중 하나"라고 소개한 책이다. 된다. 『미식의 변방』에 실린 엘리자베스 데이비드의 글을 보고, 꼭 필요한 것들만 있는 간소한 부엌에는 저자 뿐만 아니라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된다.  나무 주걱을 꽂아두는 단지에는 “지금처럼 서른다섯 개가 아니라 여섯 개만 있으면 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은연중에 요리책 저자들이 레시피들을 완벽하게 완성해서 출판하리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을 사람들에게 실제로 테스트하고, 양념과 어휘 선택을 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정확성을 획득한 다음에야 우리에게 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더 나아가 요리책 저자는 요리할 때 당연히 자기가 쓴 레시피를 우리처럼 성경 구절 신봉하듯 그대로 따르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g******1 2019.09.18.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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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따위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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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답게 표현력이 예술입니다.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부엌에서 재료를 앞에 두고 고군분투하는 모습, 음식을 먹는 모습이 선명히 그려집니다. 본격 레시피 책은 아니지만 시종 시니컬한 문체에 자조적인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에세이류를 좋아하는데 요리 에세이는 이렇게 맛깔스럽게 쓸 수 있구나 싶어요. 대여로 보았는데 후에 다시 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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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답게 표현력이 예술입니다.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부엌에서 재료를 앞에 두고 고군분투하는 모습, 음식을 먹는 모습이 선명히 그려집니다. 본격 레시피 책은 아니지만 시종 시니컬한 문체에 자조적인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에세이류를 좋아하는데 요리 에세이는 이렇게 맛깔스럽게 쓸 수 있구나 싶어요. 대여로 보았는데 후에 다시 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은 책입니다. 

i******k 2020.03.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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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작가님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리뷰글이에요 백프로 페이백 대여이벤트로 책을 읽게되었습니다 한번쯤 들어봤던 제목인 책입니다 제목만 알아서인가 소설인줄 알았는데 에세이물이였네요 중년이 되서야 요리를 배우게되는 작가의 시크한 에세이입니다에세이물은 거들떠도 안보는데 너무 감성적이지않아서인지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는 꽤 괜찮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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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작가님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리뷰글이에요 백프로 페이백 대여이벤트로 책을 읽게되었습니다 한번쯤 들어봤던 제목인 책입니다

 제목만 알아서인가 소설인줄 알았는데 에세이물이였네요 중년이 되서야 요리를 배우게되는 작가의 시크한 에세이입니다

에세이물은 거들떠도 안보는데 너무 감성적이지않아서인지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는 꽤 괜찮게 읽었어요

d******a 2020.01.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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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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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요리에 대한 에세이입니다.중년이 된 줄리언 반스가 뒤늦게 요리의 영억에 뛰어들면서 일어난 과정을 보여줍니다.처음에는 계속 실패하고 다른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없었지만계속되는 시도로 점차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요리를 처음 배우고 있는데 계속 실패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안정 될 것 같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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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요리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중년이 된 줄리언 반스가 뒤늦게 요리의 영억에 뛰어들면서 일어난 과정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계속 실패하고 다른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없었지만

계속되는 시도로 점차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요리를 처음 배우고 있는데 계속 실패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안정 될 것 같은 책입니다.

q****d 2019.10.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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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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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는 딱히 끌리지 않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까 요새 들어 가장 읽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글이 술술 잘 읽힙니다. 요리와 생전 안 어울릴 사람이 썼을 법한 비유들 때문에 책이 참 재미있어요. 중년 남자가 요리 입문하는 건 신기한 일인건 영국도 마찬가지구나 싶어 씁쓸하긴 했는데 저도 또한 요리는 문외한인지라 읽으면서 공감하는 바는 많았네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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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는 딱히 끌리지 않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까 요새 들어 가장 읽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글이 술술 잘 읽힙니다. 요리와 생전 안 어울릴 사람이 썼을 법한 비유들 때문에 책이 참 재미있어요. 중년 남자가 요리 입문하는 건 신기한 일인건 영국도 마찬가지구나 싶어 씁쓸하긴 했는데 저도 또한 요리는 문외한인지라 읽으면서 공감하는 바는 많았네요. 다 읽고나니 제목이 너무 잘 어울려요 ㅋㅋㅋㅋ


y*****i 2020.06.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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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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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이끌림을 느껴 구매했던 책인데, 읽는 내내 망금술사 지인분 생각나서 웃겨 죽는 줄 알았어여ㅋㅋㅋㅋ 작가 특유의 자조적이면서도 까칠한 성격을 바탕으로 경험에 의거해 꼬집어 내어 비판하는 부분들이 충분히 공감대가 형설 될 만한, 누구나 한 번쯤 요리를 하고 배우며 의문점을 가져봤을만한 것들이었고 이런 의문점들을 작가 특유의 코드로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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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이끌림을 느껴 구매했던 책인데, 읽는 내내 망금술사 지인분 생각나서 웃겨 죽는 줄 알았어여ㅋㅋㅋㅋ 작가 특유의 자조적이면서도 까칠한 성격을 바탕으로 경험에 의거해 꼬집어 내어 비판하는 부분들이 충분히 공감대가 형설 될 만한, 누구나 한 번쯤 요리를 하고 배우며 의문점을 가져봤을만한 것들이었고 이런 의문점들을 작가 특유의 코드로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망금술사 지인분께 종이책 선물까지 하게 만든 책이에요ㅋㅋㅋ

YES마니아 : 로얄 v********6 2020.02.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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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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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먹는 즐거움과 함께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직접 요리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읽어보고 쉬운것은 따라해보면 그럴듯하게 맛이 나오기 때문에 신기하고 좋다...요리책을 사서  직접 요리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진솔하고 유머도 섞어가며 쓴 에세이인데 나만 그런걸 느끼는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대 금방 읽었다...사진에 나온 요리를 보며 따라해보지만 그림처럼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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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먹는 즐거움과 함께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직접 요리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읽어보고 쉬운것은 따라해보면 그럴듯하게 맛이 나오기 때문에 신기하고 좋다...

요리책을 사서  직접 요리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진솔하고 유머도 섞어가며 쓴 에세이인데 나만 그런걸 느끼는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대 금방 읽었다...

사진에 나온 요리를 보며 따라해보지만 그림처럼 나오지 않고 맛도 나지 않아 실망하기가 일쑤다...

그러다 요리책은 저리 던져놓고 잊어버리고 만다...

이런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작가님의 글을 통해 보니 읽으니 위로받는 느낌이다..

짧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s****s 2019.09.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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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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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시대의 소음연애의 기억(..)# 읽고 나서. 아, 이 아저씨 너무 좋다. 소설과는 달리 평소의 모습은 자상하고 유쾌한 아저씨일 것이다. 지난번엔 죽음, 이번에는 요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먹으며 하고 싶을 때 하는 요리와, 해야만 해서 하는 요리는 서로 다르다. 전자만을 요리로 치면 요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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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시대의 소음

연애의 기억

(..)


# 읽고 나서.

아, 이 아저씨 너무 좋다. 소설과는 달리 평소의 모습은 자상하고 유쾌한 아저씨일 것이다. 지난번엔 죽음, 이번에는 요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먹으며 하고 싶을 때 하는 요리와, 해야만 해서 하는 요리는 서로 다르다. 전자만을 요리로 치면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듯,, 한데, 아무래도 '생활 요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진짜 매번 즐기는 요리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다며 요리책을 하나둘씩 사들이기 시작했었다. 주방 한편에 더 이상 둘 자리도 없고 늘 보는 책은 한두 권으로 정해져있고, 나머지는 거의 보지 않아 볼 때마다 괜한 죄책감이 있었는데, 줄리언 반스가 소장한 요리책 수를 듣고 보니 위안이 된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요리책이라는 것이. ㅋㅋ


남편은 아직도 스테이크를 구울 때 초 시계를 옆에 두고 한다. 적당히라는 게 없다. 줄리언 반스의 요리법은 남편과 닮았다. 그의 요리 실수기(?)와 분노 포인트를 보면서 많이 웃었다. 중간 크기의 양파는 어느 정도인지 답답했었던 때가 나도 있었다. 혹은 반대로 너무 자세하게 달걀의 그램 수를 적어준 레시피에는 그것보다 큰 달걀의 경우 흰 자만 덜어내야 하는지 노른자도 같은 비율로 덜어내야 하는지 고민했던 게 생각나서 피식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재료가 나오면 그 레시피는 그냥 넘겼었던 기억도.


이 책을 읽고 나니 요리를 막 해보고 싶어졌다. 그전에 요리책도 좀 사고 싶어졌고. ㅋㅋ 그렇게 하나하나 정성 들인 요리라면 어떤 요리든 건강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음식에 관해서는 늘 '안전주의' 인 데다, 아이들 입맛이라 다양한 요리 시도하는 것 자체를 별로 하지 않아 사두고 꺼내보지 않는 요리책들이 많다. 주말엔 걔들 꺼내서 새로운 요리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밑줄

요리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범국민적으로 결여된 데는 학교 교육 탓이 크다고 본다. 가정학, 또는 간혹 우스꽝스럽게 '식품 공학'이라고 부르는 과목을 쉽게 접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영국은 요리에 무식한 어른들의 나라가 되었다.


요리책 저자도 다른 분야의 저자들과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대다수는 평생 써야 한 권 분량밖에 쓸 것이 없다. (가중에는 애초에 책을 내지 말았어야 하는 이들도 있다) 과대 선전되는 새 요리책이 있으면 그것이 이에 해당하는 책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라.


어쩌면 요리책들은 레시피마다 시간은 얼마나 걸리고 몇 인분인지를 표시하는 것 외에도 우울해질 확률의 등급을 매김이 마땅하리라. 가령 교수형 올가미 그림 다섯 개 중 몇 개를 표시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사람들은 화보가 있으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어쩌면 자기가 만들 요리가 어떻게 나올지 눈으로 미리 확인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마음속에 미리 그려둔 상이 없으면 현실과의 괴리감도 그만큼 없기 마련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가즈오 이시구로와 함께 참석한 문학 관련 만찬에서 캥거루 요리를 먹어보았다. 그는 이런 말을 하며 그걸 시켰다. "나는 언제나 그 나라의 상징을 먹는 걸 좋아하지." (그러자 내 옆에 있던 한 시인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럼 영국에선 사자라도 먹는다는 건가?")


"도 그렇고 그런 망할 레시피로군." 나는 동정을 표하고 현학자의 원칙 15b항의 적용을 촉구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재료의 분량이 명시되어 있지 않을 경우, 좋아하는 재료는 많이 넣고 그저 그런 건 조금만 넣고 좋아하지 않는 건 아예 넣지 않는다.


이론적으론 다 알아. 레시피란 모두 근사치라는걸. 창의적인 요리사는 그때그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품질이 맞춰 요리하리란걸,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걸 (끓는 설탕 용액에 포도 식초를 넣는 경우는 제외), 그 밖에 이런저런 걸 다 안다고. 난 그저 한창 요리하는 중에 이런 현실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거라고. 아, 그렇지, 한 가지만 더 : 건포도를 써도 되는 줄 알았더라면 레이블상의 상품 유통기한이 6개월이나 지난 커런트를 쓰지 않았을 거리고.


요리한다는 것은 법썩 떠는 과정을 거쳐 불확정성을 확정성으로 변형시키는 일이다.


블루먼솔 씨는 내 오븐 온도계의 범위는 물론, 이제 내 의식의 바깥에 있다.


바로 그거다. 빵을 고르는 일. 버터를 마음대로 마구 쓰는 일. 부엌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일. 재료를 조금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일. 친구와 가족을 먹이는 일. 다른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는, 단순화할 수 ㅇ벗는 사회적 행위에 참여하는 일. 내가 아무리 트집을 잡고 항의의 말을 했어도 콘래드의 말이 맞는다. 그것은 도덕적 행위다. 온전한 정신의 문제다. 그에게 마지막 말을 하도록 하겠다. "성실한 요리는 평온한 마음, 상냥한 생각, 그리고 이웃의 결정을 너그럽게 보는 태도(유일하게 진실한, 낙관의 형태)를 은밀히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리는 우리에게 경의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

f********r 2019.07.26.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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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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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을 수상한 경력의 유명 작가 줄리언 반스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리뷰입니다. 100%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했습니다. 당연히 요리라고는 전혀 할 줄 모르는 작가가 뒤늦게 요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는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워낙 유명 작가이니만큼 필력이 좋고 요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책을 보고 요리를 할 때 흔히 겪을 만한 상황을 유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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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을 수상한 경력의 유명 작가 줄리언 반스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리뷰입니다. 100% 페이백 이벤트로 대여했습니다. 당연히 요리라고는 전혀 할 줄 모르는 작가가 뒤늦게 요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는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워낙 유명 작가이니만큼 필력이 좋고 요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책을 보고 요리를 할 때 흔히 겪을 만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잘 묘사합니다. 한 컵, 한 덩어리, 한 모금은 요리책엔 서술하기 쉬우나 초보 요리사에겐 가늠하기 어려운 양일 뿐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n****5 2019.07.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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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페이백][대여]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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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문학의 제왕이라 불리는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을 통해 평소 요리책에 불만이 많았음을 내비치고 있다 기 이유인즉은 레시피에 나오는 한 스푼, 적당히, 한 잔이 대체 얼마만큼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혹시 숨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 이는 반스만이 아니라, 요리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모호하고 선뜻 와닿지 않는 그러한 표현들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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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문학의 제왕이라 불리는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을 통해 평소 요리책에 불만이 많았음을 내비치고 있다 기 이유인즉은 레시피에 나오는 한 스푼, 적당히, 한 잔이 대체 얼마만큼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혹시 숨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마 이는 반스만이 아니라, 요리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모호하고 선뜻 와닿지 않는 그러한 표현들이 말이다 어째튼 그렇게 고민해서 만든 요리가 손님들에게 외면받는 순간, 시니컬함으로 똘똘 뭉친 완벽주의 소설가 반스는 이렇게 외친다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YES마니아 : 골드 l******g 2019.07.0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