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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일 저의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 을 읽고 나이 예순 다섯 살이면 예전이면 환갑이 넘었으니 할배 소리 들으면서 살 나이인 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신 중년이라 한다. 아무리 세월이 변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망서려질 때도 있지만... 당연히 변화에 맞게 준비하는 게 맞다. 그런데 문제는 자꾸자꾸 예전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래도 50, 60년대 그 힘들게,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서로의 따뜻했던 정들을 최고로 알고 서로 위하고 다독거렸던 사람끼리의 흐뭇했던 모습들의 시골 정을 나누었던 현장들이 사라져간다. 나이 드신 부모님들과 동네 이웃의 어르신들이 떠나신다. 동네를 가서 보고 싶어도 불러 보아도 대답이 없다. 볼 수가 없다. 너무 서글프다. 옛정이 너무 그립다. 비록 힘들고 어렵고 하였지만 따스하게 맞아주면서 챙겨주시던 그 마음들이... 바로 이런 마음들을 채워주는 것이 있다. 좋은 글이다. 작가의 삶이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있는 살아있는 이야기다. 저자는 고 박경리 작가의 '토지'와 고 최영희 작가의 '혼불'을 잇는 2017년 대하소설 '반야'를 출간하여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은 2013년 출간된 <매구 할매>의 연작소설로 <매구 할매>의 외전이라 보면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면서 도드라지지 않는 매구 할매는 각각으로 빛난 삶을 살아온 고향 할매들이다. 백 살의 매구 할매가 사는 4백 년 묵은 집 계성재는 그 할매들의 삶이 투영된 집이며 할매와 함께 저물어 가는 마을에 대한 형상이다. 목숨 있는 것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고 한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게 삶이라고 치면 죽음은 곧 삶이고 삶은 죽음이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임종 즈음이 삶의 극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15편의 연작형태인 이 소설은 자식들을 키우고 공부시켜 외지로 보낸 뒤 홀로 고향집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외지로 떠나 살다가 그곳에서 뿌리 내리지 못하고 다시 고향을 찾아온 자식들을 보듬어 안고, 한평생 자식들을 수발하다 외롭게 죽는 바로 우리의 할매들 이야기다. 그러므로 이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은 다시, 삶의 극점에 다다른 사람들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대도시 아파트 생활 속에서 좀처럼 대하기 어려운 고향 할매들의 삶의 모습에서 오늘날 같은 단조롭고 딱딱함이나 화려함이 없지만 구수한 입담과 여유로움과 넉넉한 인심이 넘치는 인간적인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빛나는 삶을 투영해볼 수 있다. 특히 고향 특유의 말투에 풍기는 인간미는 바로 가슴에 안기게끔 만드는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고향을 떠나 여러 곳을 살다 대도시인 광주에 정착한지도 40년이 넘었다. 고향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고향마을의 조부모님, 부모님, 이웃의 할매님, 할배님 등 어르신들이 거의 다 가셨다. 이런 나에게 이 소설은 진정으로 많은 소중한 것을 상기시켰고, 새로운 다짐을 갖게 만든 귀한 시간이었다. 좋은 작품을 선물주신 작가님의 건강하심 속에 앞으로 더 귀한 멋진 작품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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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춘 시인의 <죽편>에서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은 소설의 제목으로 다른 책에서도 많이 인용되는 듯 하다. 한줄의 싯귀가 뭔가 깊은 의미를 주는 듯 하여서 그러하리라 생각해 본다. 소리꾼 장사익은 이 죽편을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한서린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어떤 울림을 준다. "여기서부터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백년이 걸리는 거리라면 멀기도 하겠고, -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는 칸칸마다의 사연이 깊은 이들이 그래도 푸른 희망의 마음을 가지고 대꽃은 꽃을 피면 죽는다 하는데, 60년이나 100년에 꽃을 피우고 죽는다 한다. 그래도 지구별에 놀러와서 100년의 시간에 사연 많은 꽃을 피우고 사라지는 인생살이를 의미하는 듯 하다. 장사익은 그것을 여행으로 표현했고, 우리네 인생은 지구별에 놀러 온 즐거운 여행길이었으면 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한다. 소설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은 16편의 단편적인 소설이 하나하나마다 특별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소설 속 이야기는 1편 자체로 독립적인 내용이 아니고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다른 곳에도 계속 등장하여 주인공의 이야기에 깊은 의미를 가미하고 잇다. 저자가 사는 마을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노년의 모습과 그네들이 길러온 자식들과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는데 개개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처연하고 조금은 서글프다. 저자는 그것을 죽음을 향해서 가는 여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담담하게 표현을 하면서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게 삶이라고 하면 죽음의 곧 삶이고 삶은 곧 죽음이라고 까지 말한다. 외눈이 구암댁과 통풍으로 인한 혹부리 아들 선섭의 은둔자 같은 동굴 속 생활, 대형 금융사고를 치고 고향에 내려왔지만 정신을 놓아버린 상태인 장희는 어쩌다 보니 애까지 낳게 되어 동네 잔치도 하게 하는 경사도 전한다. 땡감나무 한그루 때문에 점덕어매와 옥신각신하는 고임씨 얘기는 혼자 살면서 모든 추억이 담겨 있는 것은 땡감나무 한그루 밖에 없는데 그것을 베어버리라는 점덕어매 때문에 마음 상하던 고임씨가 70이 넘은 나이에 땅끝에서 서울까지 도보여행을 계획하며 그러다가 어린시절 동무 주현과 함께 마음을 주고 받는 '봄날이 온다'가 가장 마음 따스한 이야기로 다가 온다. 3명의 홀애비들의 애환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표현되는데, 여인네들은 숭모당에 모여서 같이 음식도 해먹곤하지만 남자들은 어울리지 못함이 문제 이기도 하지만 도시에 나갔던 아들이 외국인 며느리와 손주 함께하여 고달픔을 더해주는 것이 서럽다. 이야기가 너무나 애환이 많게 전개되기는 하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고 정말 가부장적인 사회였던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 같다. 정겹게 느껴지는 사투리는 소리나는대로 글로 옮겨졌는데 그것이 더욱 글에 정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네 정겨웠던 추억의 시골의 모습을 아주 졍겹게 묘사해 주어서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현대에 가깝지만, 우리네 60~70년대의 이야기를 엿보는 듯한 정겨움이 있다. 특별한 소설을 만났고 저자 송은일을 기억하고 싶을 만한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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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일 선생님의 새로운 소설로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을 읽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깊이 빠져들면서도 의식의 흐름처럼 읽고 싶은 소설을 찾고 있던 중이어서 더욱 이 책이 마음에 와서 닿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구성지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것 같은데요, 주인공과 그와 관련된 인물들과의 대화와 이야기가 이끌어져 나가는 표현들에서 느낄 수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토속적이고 그래서 정감어리면서 빠져들기에 안성맞춤인 이 책의 줄거리나 전개에 맛깔나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네요~ 그래서 이 책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바로, 따뜻하게 안고 싶은 소설이라는 점, 살며시 다가가서 그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머물고 싶은 느낌이 드는 것, 그래서 이 이야기와 문체와 전체적인 인상에 대해 애정이 더욱더 커지는 것도 물론 자연스럽고요.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으로 인해 주인공의 삶에서 볼 수 있는 애환에 나도 모르게 마치 나의 일인 듯이 감정 이입을 하게 됩니다. 내용은 짠하게 마음을 아리게 하는 부분이 있지만 마치 고향을 만나는 듯한 설렘과 푸근함, 따뜻함까지 더해져서 즐겁게 마주할 수 있는 소설이 되니 표지 그림의 정감만큼이나 집중하게 되는 책이 됩니다. 한 편의 그윽한 느낌을 던져주어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도 가져다주기에 더욱 이 책에 매료된다고 할 수 있어요~ 작가가 더 궁금해지고 그 분이 가진 정서와 우리네 향토색에 대한 느낌들도 배우고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만큼 이 책에 자기만의 색깔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 소설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지금의 우리에게 던져주는 삶에 대한 애환을 과연 나는, 그리고 이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많은 이들은 과연 어떻게 느끼는가라는 물음표를 가지고 천천히 책장을 넘기면서 차곡차곡 다른 느낌과 답들이 쌓여가는 기분입니다.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로 나의, 그리고 우리의, 또한 우리를 둘러싼 우주자연과의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애정이 다시금 새록새록 생겨나는 기분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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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 -삶. 아름다운
마음이 짠하다. 아주 오래된 전설 같은 이야기 하나를 전해들은 기분이다.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을 그러니까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만 같다. 한 사람의 인생이, 그 사람이 간직하고 품었던 모성애와 사랑과 애정과 연민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이 바로 내 할머니일수도 있고, 어머니일 수도 있으며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고, 내 아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은 여성의 시선에서 여성이 중심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작가 송은일은 소설을 친정이 있는 고향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말로 소개한다. 소설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잠시 들여다보자.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에서 매구 할매는 내 모친이자 흰 동백꽃 아래서 영면을 선택해 버린 오수댁이다. 내 친정마을에 사는 사람 모두이며, 세상 모든 ‘친정마을’ 사람들이다. 아무리 멋지게 표현하고 싶어도 정말이지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은 여느 지방 혹은 어느 누군가의 고향집이 있을 만한 공간인 평범한 시골 금당을 무대로 시작된다. 계성재는 4백 년이 넘도록 마을을 지키는 터줏대감과 같은 역할을 해온 마을의 중심이다. 그리고 이곳 계성재에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령의 매구 할매가 산다. 산파를 하면서 마을의 아기들을 수차례 받아냈다는 매구 할매의 본명은 진녹두. 계성재의 주인의 보호아래 시간이 흘러 실질적인 계성재의 안방을 지키며, 마을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사람들의 의식 속에 신기한 능력이 있는 특별한 존재로 자리하게 된다. 소설은 계성재를 끌어안은 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특히 그 안에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여인들의 굴곡진 삶의 한을 보여준다.
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가깝거나 먼 친척이기도 하고, 친척이 아니더라도 말 그대로 이웃사촌으로 관계를 이어간다. 한집 건너 한집에 사는 사람들의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 수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것 같은 작은 마을의 이야기이다. 장성하여 어미 품을 떠난 자식들이 병이 들어, 혹은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려서 오갈데가 없는 신세가 되거나, 나이 들어 객지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생각에서든 모든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어머니는 그런 자식들을 끝까지 품에 품어준다. 그리고 함께 아파하면서도 굳건하게 어머니라는 자리를 지켜내며 가족과 집안을 지켜낸다. 구암댁이 그랬고, 별량댁이 그랬다. 계성재를 지키며 매구 할매와 남편 동구를 위해 헌신하던 홍림당이 그랬고, 그 옛날 계성재의 어른으로 불렸던 여례당이 그러했으며 병선 씨를 비롯한 금당의 모든 아낙네들이 그랬다.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여인들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여인들의 삶이 그러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어쩌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책은 은현(매구 할매의 증손녀)이라는 여성과 함께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는 민화와 또 병든 남편과 사별한 장희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이 마을의 미래를 상징화한다. 이들 인물은 모두 여성이다. 그런 까닭에 여든에서 백살 그 언저리를 살고 있는 마을의 노년들의 막다른 삶과는 다른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치를 갖게 된다. 마치 새로운 여성의 삶을 펼쳐나갈 시간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다가오는 것만 같다. 어쩌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일을 살아가는 여성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 책은 몇몇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죽음은 갑자기 찾아오는 죽임인 동시에, 준비된 죽음이기도 했다. 수없이 반복되는 죽음과 그리고 죽음의 또 다른 이면인 새 생명의 탄생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 상황을 순종하고 잘 받아들이는 일 뿐일까. 어쩐지 서글퍼지려한다.
구수하고 정감어린 전라도 사투리에 정이 뚝뚝 묻어나는 작품을 읽고 있으니 자꾸만 입이 근질거린다. 이번 책은 참 어여쁘고 여리고 애잔함의 여운을 남긴다. 삶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라는 말이 참 거창하기는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삶은 그 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 어디쯤에 서 있는가를 한번쯤 되돌아보며 생각해봐야 할 의무이기도 한듯하다. 저무는 고갯길에 서서 삶의 마지막을 생각해야하는지, 지나온 시간을 반추해야하는지 나는 아직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모양의 어떤 빛깔의 삶이든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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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는 2013년 출간된 ‘매구 할매’의 연작 소설로, 일종의 외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