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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내가 오늘 읽은 책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어. 공선옥, 김미월. 이 두 작가가 자신들이 사랑한 25인의 여자들에 대해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이야. 역사상 실존 인물들에 대한 에세이이므로 뭔가 전문 작가들의 서술하는 자세에서 배울 점이 없나, 하는 실용적 의도로 읽기 시작했는데 그냥 두 시간을 몰두해 버렸지 뭐야. 사실 책은 약간 불친절했어. 저자들은 평전식으로 인물들의 삶을 소개하거나 평가하지 않거든. 걍, 절절히 자신이 사랑하는 이유만 냅다 고백해 버리거든. 어떤 독자에게는 아쉬운 점일 수도 있겠지만, 난 이 점이 오히려 참 좋았어.
한편, 김미월 작가는 시인 허난설헌, 화가이자 동화작가 타샤 튜더, 샹송 그 자체인 에디트 피아프, 환경 운동가이자 과학자인 레이철 카슨, 침팬지 연구의 제인 구달,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시조시인이자 다방면의 예술인 기녀 황진이, 시인 실비아 플라스, 대지의 작가이자 인권운동가 펄 벅,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마 테레사 수녀님, 백석의 영원한 연인 나타샤인 김영한에 대해 들려 주었어.
작가들은 이 책의 여자들을 어떤 일관된 선택 기준에 의해 고르지 않았어. 반드시 유명하거나 성공한 여자들이여서 실린 것이 아니야. 작가이든 화가이든 혁명가이든 가수이든, 아님 한 남자를 지극히 사랑한 여자이든,,, 그냥 한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영혼을 가졌던 사람을, 한 사람이 뒤늦게 그 사람의 삶에 대해 알게 되어 뜨겁게 그 삶에 빠져 사랑했던 이야기를 소곤소곤 들려주는 책이야. 대단할 것도 없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애정 고백.
그런데 가슴을 울리더라. 내가 뭣도 모르던 시절에 읽고 접했던, 불우한 시대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던 여자들의 면면이 두 작가의 애정 고백을 듣는 사이사이 생생하게 생각이 났어. 밤새워 전혜린 수필과 오리아나 팔라치의 <한 남자>를 읽고,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 카미유의 조각을 보고, 에디트의 노래를 들으며,,, 가슴이 너무 뛰어 잠 못자던 그 시절! 그리고 여자이기 전에 한 인간이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재능을 키우면서 동시에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또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어떻게 한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지,,, 뭐 그런 생각들이 동시에 끓어 올라서 읽는 내내 얼굴이 뜨거웠어. 참나, 난 어떤 여자가 되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뭐 이런 남들 소녀적에 다 하고 끝내는 고민을 아직도 책 부여잡고 하고 있는 나라니!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어. 당신이 사랑한 여자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고. 좀 말하기 창피한데,,, 이런 상상도 했어. 만약 당신이 당신이 사랑한 여자들 명단 그 말석에 나도 끼워 준다면,,, 아, 그렇담 당신을 위해서라도 난 더 좋은 여자가 되고 싶어. 이 책에 실린 25인의 여자들만큼은 안 되겠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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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여자, 내가 사랑했던 여자들 리스트를 채워가다보면 아마 이 책에 등장하지 않은 여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 특히 '전. 혜. 린'. 공선옥 작가가 고등학교때 열병처럼 사랑했다던 그녀를 나 또한 스무살 그러했다. 그 시절 무조건 완벽한 존재이면서도 자유를 갈망하고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절망에 사로잡힌 그녀를 좋아했따면 철이 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터 오히려 어딘가 나처럼 상처입고 천재적인 재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아프고 동정심 마저 생기게 만드는 인물들로 상대가 변하게 되었다. 에디뜨피아프의 잘 알지 못하다가 최근에 그녀의 일생을 그린 라비앙로즈를 봐서 그런지 작가의 글에 더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영화를 통해 애잔한 마음을 갖게 했던 화가 프리다 칼로역시 공선옥 작가가 사랑하는 여자로 책에 실려있었다. 그렇다고 상처투성이의 쓰라린 삶을 살다간 비운의 여성들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한편 한편을 전부 글로 담는 것 조차 감동스러운 작가 박경리, 소박한 가정생활을 위대한 과업으로 연결시킨 '타샤 튜더'등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인물들도 두 작가의 손을 벗어나지 못했다. 책속에는 낯익은 인물들과 생소한 여인들의 이름이 사이좋게 반반씰 실려있다. 그녀의 삶이라면 드라마, 영화 그리고 전기식 소설을 통해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황진이까지, 한줄 요약으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실려있다.
서문에 밝힌 것처럼 우리가 사랑했던 여자들을 두 작가도 사랑했었다. 그리고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이유가 분명 우리와 꼭 같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책속에 실리지 않은 나만 좋아했던 여인들도 분명 떠오르게 될 것 이다. 그녀들을 사랑했던 까닭, 사랑했던 시절의 나를 추억하며 달콤한 추억여행을 선물해준 책, 내가 사랑한 여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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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어느 문예지에서 김미월 작가가 신기섭 시인에 대해 산문을 쓴 것을 보았는데 그거 읽고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정말 슬프고 아름다운 글이었다. 알지도 못했던 신기섭 시인의 시집을 사서 읽고(솔직히 기대만큼 그렇게 좋진 않았다) 회사 사람들에게도 여러 권 선물했다. 그게 다 김미월의 산문 때문이었다. 죽은 후배를 그리워하고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넘넘 진실하게 묻어 있던 글.... 작가 자신보다 글 속의 주인공을 훨씬 돋보이게 만들면서 다 읽고 나면 작가에게도 신뢰가 가게 하는 참 신기하고 아름다운 산문이었다. 그때 김미월 책은 무조건 다 사야지 했는데 이번에 산문집이 나온 것 보고 기뻤다. 역시.. 훌륭한 책이었다. 산문들이 넘 좋았다. 김미월도 좋고 공선옥은 이름만 알고 책을 읽은 적은 없는데 이번에 처음 읽었다. 그냥 산문집이 아니라 여성 위인전 모음집 같은 책이었지만 그래도 작가의 육성이 들리는 것 같아서 좋았다. 읽고 나면 김미월이 어떤 사람인지 공선옥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된다고 할까. 그런데.. 표지가 이게 뭐냐. 진짜 촌스럽고.. 책도 앞뒤로 정신없고.. 진짜 안 사고 싶게 만드는 표지.. 표지가 에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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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75 《내가 사랑한 여자》 공선옥·김미월 유유 2012.7.20. 강경애라는 작가가 없었다면 내가 감히 어디 가서 ‘작가가 나온다면 바로 너희들처럼 가난하고 너희들처럼 학원도 못 가고 너희들처럼 돈도 없는 아이들 중에서 나와야 한다’는 말을 할 수가 있었을까. (15쪽) 캐테 콜비츠의 자화상을 보다 나는 흠칫 놀랐다. 언젠가 어두컴컴한 부엌 부뚜막에 홀로 앉아 계시던 내 어머니의 모습이 거기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28쪽) 기자가 카슨에게 늦은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하자 그녀는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한 뒤, 이렇게 덧붙였다. “때로는 결혼한 남자 작가들이 부러워요. 아내가 밥도 해주고 돌봐주니까요. 불필요한 방해를 받지 않으니 시간도 절약되잖아요.” (51쪽) 예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삶이라고 믿었다는 점에서 이미 삶 자체가 빛날 수밖에 없었던 아름다운 예술가, 아름다운 여성, 아름다운 어머니 펄. 그녀에게 경배를. (112쪽) 락슈미바이라는 분이 걸어온 길을 다룬 인도 영화를 보았습니다. 인도에서 뭇사내가 벌벌 떨면서 영국 동인도회사 앞에서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테지만, 무척 많다 싶은 사내들은 동인도회사 허수아비가 되거나 무릎을 꿇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짐기에 어떠했을까요? 뭇사내는 당차게 일어나서 맞섰을까요, 아니면 벌벌 떨면서 제국주의 군화발에 혀를 핥았을까요. 모아나, 홈, 인사이드아웃, 프로즌, 트롤, 뮬란, 포카혼타스 같은 만화영화를 즐겁게 보았는데, 문득 돌아보니 적잖은 만화영화에서 단단한 울타리를 깨거나 부수는 가시내가 나옵니다. 단단한 울타리란 저 너머에 있기도 하고, 우리 마을이나 집에 있기도 하고, 우리 마음에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가시내만 울타리를 깨거나 부수지 않아요. 사내도 울타리를 깨거나 부수는데, 울타리를 깨거나 부술 적에는 언제나 사이좋게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해요. 《내가 사랑한 여자》(공선옥·김미월, 유유, 2012)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엮는 이야기책입니다. 가시내로서 가시내를 사랑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고, 온누리에서 저마다 다르지만 똑같이 울타리를 깨거나 부수려 했던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어요. 사내가 세운 울타리를 사내가 깨기도 합니다만, 가시내가 세운 울타리를 사내가 깨는 일은 드뭅니다. 없다시피 하기도 하지요. 어떤가요, 우리 삶자리에서 가시내가 울타리를 세우는 일이 있을까요? 모든 울타리는 사내 스스로 벌벌 떨거나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바보스레 세운 무덤은 아닐까요? 힘으로 세운 울타리는 힘으로 깨거나 부술 수 없습니다. 해님이 따순 볕으로 흐물흐물 녹여내어 껍데기를 벗기듯, 어떤 힘울타리도 작은 씨앗 같은 사랑으로 살살 녹여서 허울을 벗기지 싶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님이란, 포근한 겨울볕이요 따스한 봄볕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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