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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많은 별들 중 어느 별에선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생명체를 상상한다는 것은 우주에 대해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주 어딘가에 인류처럼 지적생명체가 있으리란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과연 우주에는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이 있을까?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무언가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우주는 한정되어 있지만 그마저도 쉽게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가 보고 있는 별빛은 대부분 인류가 탄생하기 이전에 그별을 떠난 빛이다. 별과 지구사이에는 무엇보다도 시간이라는 갭이 가로막고 있기에 우리는 상상과 현실사이를 오갈뿐이다.
20세기 들어 과학자들은 전파천문학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우주에 우리만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로 ‘외계 지성체 탐색’ 프로젝트이다. 흔히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1960년 탄생되어 이제 내년이면 60주년이 된다. 그동안 지구에서 100광년 내외에 있는 수천개의 별을 전파망원경으로 죽 훑으며 어느 별엔선가 보낼지도 모르는 메시지를 찾았지만 지금까지 섬뜩한 침묵으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섬뜩한 침묵은 이 책의 원제(The Eerie Silence)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폴 데이비스는 외계생명체를 탐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인간의 시간으로는 60년이 된 이때 그동안 세티 프로젝트의 성과가 어땠는지 점검할 때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세티라는 사업전체를 관통하는 목표와 가정을 하나하나 들춰내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세티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세티 과학자들의 헌신과 전문성을 기리기 위해 이 책을 준비했다고 강조한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세티 프로젝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펴보면서 프로젝트의 과학적 방법론과 목적에 문제가 있었는지, 우주의 섬뜩한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명과 지성의 본질은 무엇인지 등을 근본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나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저자는 세티가 찾고자 하는 우주 생명체의 메시지에 대한 개념부터 살펴본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인류가 지적생명체의 전형에 속하며 외계문명이 존재한다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 이런 가정은 우리 생각 속에 인간중심주의와 편견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생명의 진화가 반드시 인간의 모습으로 수렴되어야 하고, 그들의 기술수준이 우리와 같거나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어쩌면 지난 60년 동안 우주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우리가 그런 신호만을 찾았기 때문인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외계문명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을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개념의 덫에 걸린 세티라고 말하는 그는, 이제 세티를 인간중심주의 사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또 우주에서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인가, 아니면 지구에서만 일어난 극히 예외적이고 특수한 경우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생명의 기원에 관한 질문은 항상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탄생했느냐는 세 가지 퍼즐로 되어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언제 생명이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35억 년 전에서 40억년 사이라는 답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지만, 어디서와 어떻게는 아직까지도 속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생명이 우연한 사건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생명 기원의 필연성을 설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생명이 과연 한 번 이상 발생했느냐 하는 것으로,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다른 창세사건에서 출발하여 지금까지 이어 내려온 그림자 생물권에 속하는 다른 형태의 생물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은 수십억년의 진화과정을 되돌리면 모두 생명의 나무 줄기에서 만난다. 그 줄기에 속해있는 표준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가혹한 조건에서도 특이한 극한 생물은 살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지구에는 이들 특이생물이 자급자족하는 또 다른 생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구보다 더 지구를 닮은 행성은 없다. 그렇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에서 생명이 태동할 수 있다면 바로 여기서 여러 차례 시작 됐어야 한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87쪽)라는 그의 말은, 지구에서 그림자 생물권을 발견하는 일이 곧 생명의 기원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를 말해주고, 우주에서 생명체 탄생이 가능한지를 추론해 볼 수 있게 만든다는 말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는 지구에서 그림자 생물권을 발견할 가능성, 그리고 그것을 탐구하는 방법론에 대해서 살펴보기도 한다.
또한 저자는 생명이 탄생한 이후 지적생명체로 진화할 가능성을 드레이크 방정식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그러나 우리가 그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샘플은 오직 하나 지구밖에 없다. 만약 우주에 외계 지성체가 있다면 그 기술수준은 각각 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성은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분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기술시대에 진입하지 못한 곳으로부터 전파를 이용해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생물학적 지성이 주류인 사회, 생물학적 지성이 사회를 유지하고 있지만 컴퓨터가 지배하는 사회, 마지막으로 사이버 지성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 이르기까지’(309쪽)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와 같은 기술수준의 외계문명이라면 그들로부터 오는 신호는 장구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기에 아직 신호를 발견할 시간이 안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월등하게 앞선 문명이라면 그들이 남긴 흔적을 우리가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인류가 알고 있는 21세기 물리학에 바탕을 둔 인간중심주의 사상에 오염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섬뜩한 침묵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처럼 저자는 세티의 목적과 세티가 행한 과학적 방법론을 가지고 생명의 탄생과 외계 지적 생명체에 대해 살펴보는가 하면, 그들과의 접촉이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방법까지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세티 프로그램이 전파망원경을 기반으로 누군가 보낸 메시지를 찾는 방법이었지만, 앞으로는 누군가 천문학권 환경에 남긴 흔적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성공가능성은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지만, 세티는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존재에 관한 질문과 맞닥뜨리게 만든다고 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지성이란 무엇인가? 인류는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등이 바로 그런 질문이다. 다시 말해 세티는 여러 측면에서 인간 스스로를 탐구하는 길이기도 한 셈이다. 그렇게 본다면 섬뜩한 침묵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가 세티를 포기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세티를 확대해야 할 명분이 된다는 저자의 말은 수긍이 간다.
저자는 이밖에도 행성들의 탐사방법, 외계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초과학이나 초기술을 이용하여 외계문명에 접근하는 방법, 외계 지적 생명체가 발견되었을 때 과학자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 그리고 지구에서 일어나게 될 혼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세티라는 과학 프로그램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고 그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루지만, 저자의 글은 단지 과학 그 자체만이 아니라 우주와 문명, 그리고 인간의 존재 의미까지도 성찰해보게 만든다. 우주와 외계 생명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현재 인류의 기술동향까지도 알 수 있게 해주는 이론서이자 개괄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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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학책 스터디에서 폴 데이비스의 침묵하는 우주를 읽었다.
어린 시절 막연히 외계인을 찾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시간이 지나고 과학 공부를 하면서 어디엔가는 있겠지만 나는 현재 21세기를 살기 때문에 만날 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그 생각이 맞다고 하고 있다......
침묵하는 우주는 외계 생명을 찾는 단체 SETI에 관한 책이다. 초반은 여러가지 과학 트렌드를 반영하여 외계인을, 외계 문명을 찾는 과학자들의 '과학적인 노력'을 잘 풀고 잘 설명하였다.
이를테면 - 과학자들이 생명이라고 규정하는 것(단순한 아미노산 덩어리가 아님) - 과학자들이 찾는 외계 생명(standard life, wierd life) - 그림자 생물권(지금 지표면의 생물권과 전혀 다른 환경조건의 생물권, 외계든 지구 내부든) - 왜 지구와 같은 조건의 행성이나 왜성을 찾는지 - 구체적으로 어떤 신호를 쏘고, 어떤 신호를 기대하는지 등을 잘 알 수 있다. 저자는 상당히.. '많은 이들이 외계 생물이라 함은 지구의 인간처럼, et처럼 생겼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자들이 찾는 외계 생물의 범주는 그에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로 지구의 인간들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많이 언급하였다. (개인적으로 상상력 없는 사람들의 외계인에 대한 기대와 막연한 흥분이 대단히 싫다) 그와 동시에 전파와 관련된 기술도 언급하여 SETI가 얼마나 과학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지, 잘 설명하였다.
마지막엔 과학에 관심없는 사람들의, 과학자들 힘빠지게 하는 얘기까지 등장한다. - 우리 할머니는 외계인을 찾아 무엇하냐고 했다.(내가 생각한 문장 아님) 저자의 애처로운 마음도 기억에 남는다. - 그래도 우리는 그냥 전파를 쏜다.(내가 생각한 문장 아님)
우리 회원들과도 얘기했지만.... 초반에 진지하게 이 책을 읽은 것과는 달리 책장을 덮을 떈 다들 와하하하 웃고있었다... 왜인지는 읽어야 알 것이다........... *책에 오타가 좀 있어서 몰입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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