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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고 해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넘치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창의적으로 생각해 봐라.’라고 주문하거나, 또는 오랜 시간을 이리저리 생각하다 보면 어느 정도 독창성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는 있게 된다. 일종의 몰입의 효과라고나 할까. 이렇듯 피카소와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인류 중 일정 비율로 늘 존재해 왔다. 예술도 그들의 영역이다.
창의성이 좀 떨어진다고 스스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로를 주면서 창의성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이 책에서 소개한다. 길지 않게 요약하면, 창의적인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확률이 일반 사람들보다 크다고 한다. 다르게 얘기하면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도덕적 유연성의 폭이 넓어서 자신이 저지르는 부정행위를 용서하는데 꽤 능수능란하단다.
누구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부정행위의 유혹에 빠진다. 한 편으로는 스스로 자신이 도덕적이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싶어 한다. 두 가지 욕망이 혼선을 빚을 때, 인간은 자신의 부정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며내고 설득할 논리를 개발한다. 이렇게 스스로 합리화하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도 창의적인 사람들의 재능이 큰 몫을 한다는 거다. 재미있는 연구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우리가 부정행위를 하는 것은 그 행위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이 비용, 즉 부정행위가 발각돼서 받게 되는 처벌보다 클 때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수많은 예를 들어 반박한다. 비용편익을 통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판단이나 비합리적인 이유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거다.
예를 들어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기숙사 냉장고에 현금과 콜라를 넣어두면, 효용을 생각하면 돈을 집어가야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콜라만 집어가고 현금은 그대로 둔다. 다른 예로 택시 기사가 장님을 승객으로 태웠을 경우 일반 승객에 비해 미터기를 덜 속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냉장고에서 돈을 가져가는 것과, 택시 운전기사가 장님을 속이는 것은 훨씬 비도덕적으로 여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돈의 규모나 부정행위를 할 경우 발각될 확률과 특정한 요인들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도덕적 규범의 상기자, 돈이라는 실체의 구체성과 추상성 정도, 이익충돌, 정신적 고갈, 짝퉁 상품 소지, 허위 실적(학력) 상기자(예를 들면 가짜 졸업장), 창의성, 다른 사람의 부정행위 목격, 팀원들에 대한 배려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 책에서는 부정행위가 집단 차원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례도 들고 있는데, 예전에 읽었던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개인 차원에서의 선의지와 이타적 행위는 비교적 그 실현 가능성이 높지만, 커다란 집단이나 국가에서는 도덕적 행위를 기대할 수 없으며 오로지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라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부정행위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부정행위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부정행위라도 강하게 처벌해서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다는 신호를 주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거나 소위 고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부정행위는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 권위가 있거나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행위는 훨씬 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도 항상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때로는 나의 이득을 위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도덕 기준의 허용치를 훨씬 덜 엄격하게 적용할 때가 있는 것이다. 누구나 인간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가끔은 도덕적 판단을 재는 저울의 영점 눈금을 조정해서 한걸음 뒤에서 내 생각과 행동을 돌아봐야 하겠다.
-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떠오른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으면서도 나 자신의 도덕성과 협상하여 나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임을 합리화하는 사례들… -
대학시절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커닝 페이퍼를 열심히 만든다. 처음에는 분명히 나쁜 짓이라는 판단에 일부만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되지만, 몇 과목의 시험을 치른 후에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자신만의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부정행위를 개발한다. 내가 커닝을 해야 할지를 선택할 기로에 서있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거다. 하나는 커닝한 아이들을 감독관에게 고발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나도 그들의 커닝 대열에 동참하는 거다.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데는 선수라서 이런 경우에는 고민할 것도 없이 커닝 대열에 동참하는 선택이 대부분일 거다. 나만 커닝을 하지 않으면 공정한 평가가 되지 않으니, 공정한 실력 경쟁을 위해서라도 부정행위에 동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두면, 커닝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되는 부정행위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회사에서의 경우를 보자. 업무를 늘 집중해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때로는 인터넷을 본다든지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할 때가 있다. (나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주어진 근무시간에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부정행위다. 그러나 회사의 상사가 나에게 부당하게 대우했던 경험이나, 쉬는 날 나와서 근무했던 일, 작년에 바빠서 쓰지 못한 휴가를 떠올리며, ‘이 정도는 나에게 허용된 업무의 느슨함 또는 휴식일 뿐’이라고 합리화한다. 동료의 업무태만을 보면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엄격함은 훨씬 느슨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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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람들의 부정행위(예를 들어 사무실에 있는 비품들을 집에 가져가서 쓰는 경미한 범죄행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하는데, 어느 적정 수준에서 부정행위를 일으키고 그 기준에서 크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사례들을 근거로 드는데, 그 중 하나는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틈을 남겨두는 실험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특정 조건에서 더 많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가령 행위에 대한 책임이 심리적으로 더 멀수록, 가짜명품(일명 짝퉁)을 입은 조건일 때 더 많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하지만 보통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수준은 비슷했다. 한편 정의롭게 행동하려는 특징도 보였다. 그런 면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인, 개선 가능성을 보인것이다. 가장 강조되는 것은,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르나 정의로운 행위를 또한 기꺼이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계속해서 어느정도의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재밌는 점은 윤리교육을 받아서 이런 사소한 부정행위를 고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실험에 의존하고 있기에 신빙성의 문제는 있으나 인간의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어떤 본성같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