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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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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키드'인 세 아이가 있다. 대회만 나가면 상을 휩쓰는 '윤희'라는 여자아이와 시가 좋아 고1 때 일반고에서 예술고로 전학을 가버린 '우진'이라는 남자아이, 그리고 두 아이보다 한 학년 어리며 대회 예선은 거뜬히 통과하지만 본선에서는 그 흔한 장려상이나 가작 한 번 타보지도 못하면서 줄기차게 '백일장'에 나가는 '현수'라는 남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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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일장 키드'인 세 아이가 있다. 대회만 나가면 상을 휩쓰는 '윤희'라는 여자아이와 시가 좋아 고1 때 일반고에서 예술고로 전학을 가버린 '우진'이라는 남자아이, 그리고 두 아이보다 한 학년 어리며 대회 예선은 거뜬히 통과하지만 본선에서는 그 흔한 장려상이나 가작 한 번 타보지도 못하면서 줄기차게 '백일장'에 나가는 '현수'라는 남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다. 이 세 아이들이 저마다 가진 고민과 갈등을 겪으며 한층 성장해나가는 '성장소설'인 셈이다. 이 책은.

 

  제목인 '날짜 변경선'은 어린 글쟁이들이 꾸며 놓은 인터넷 카페 이름이다. 이 곳에서 세 아이들이 우연찮게(?) 만나는 공간으로 마련해 놓았다. 굳이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 곳일까? 곰곰이 생각도 해보았지만, 글쎄..딱히 뭐라고 정의내리기 곤란할 정도로 이야기 속에서는 별다른 이야기들이 주목을 끈다. '날짜변경선'은 지도상에 그어 놓은 가상의 선일 뿐, 그 선을 넘어간다고 해서 큰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 선을 넘어가는 사람들이 하루를 더했다가 빼기로 약속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일 뿐이다.

 

  허나 어찌보면 고3 아이들에게 '대학입시'가 그런 의미가 아닐까? 19에서 20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무언가 온세상이 확 바뀔 것만 같고, 내 머릿속에 우렁찬 경종이 울리며, 무언가 '계시'라도 받아 내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을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착각들을 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열아홉 청소년 시절을 마감하고 스무 살 성인 시절을 맞이하는 것이 해마다 12월 31일 23시 59분 59초와 1월 1일 00시 00분 00초를 맞이하는 것만큼이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책 속 주인공들도 고2, 고3인 관계로 나름대로 푸른 꿈을 꾸며 대학에 진학한 뒤 어떤 꿈을 이룰 것인지 고민한다. 물론 현수처럼 아무런 꿈도 없는 경우도 있다. 허나 우진이는 학교를 바꿀 정도로 꿈이 확실하다. 고1 수업시간에 과목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시집'을 읽다가 가르미치(선생님)께 들통이 나서 그 벌로 읽고 있던 시를 교실에서 낭독하라고 강요를 받는다. 헌데 그 시가 마침 '아버지가 돗자리 위에 널부러지듯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고, 아버지의 불알 두 쪽도 덩달아 축 처졌다'는 내용이 나오는 시여서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이 들으면 우스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라서 우진이는 망설인다. 그래도 시적 화자는 '나는 튼튼 우유를 하나 사 가지고 와 잠든 아버지 곁에 살짝 놓아 드렸다.'는 내용이 뒤 이어져 나름 감동적인 시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낭독한다. 예상대로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우진은 야자가 끝날 때까지 그 시집을 입에 물고 벌을 서야 했단다. 그런데 우진이가 전학을 가게 된 까닭이 그 일이 있고 난 뒤 '쪽팔려서'가 아니란다. 우진이는 외로웠단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이 가장 인상 깊었기에 책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외롭더라. 존나게 외롭더라고. 난 자포자기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될 대로 돼라, 하고 제목 물어보는 새끼들한테 전부 가르쳐 줬거든. 그 시인이 누구고, 그 시 제목이 뭔지, 어느 시집에 실려 있는지. 그러면 누군가는 분명히 찾아봤을 거란 말이야. 야동 하나 찾으려고 온 인터넷을 다 뒤지는 새끼들이니까. 그런데 단 한 명도 나한테 다시 와서 '그 시집 정말 좋더라.'고 말해 준 새끼가 없었어."

 나는 잠자코 우진 형의 말을 들었다.

 "예고 가서 글 쓴다는 새끼들을 만나면 적어도 이 시집 좋다. 이 시 좋다는 얘기는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단 말이지. 그런데 막상 예고로 편입해서 왔더니 남자는 한 반에 다섯 명이 될까 말까 하고, 뭐 이러냐. 되는 게 없어!"

전삼혜, <날짜변경선>, 50쪽

 

  우리 청소년들이 이 정도 수준인가...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같은 고민을 하던 터라, 우진이의 이 말 한마디가 정말 짠하게 다가왔다. 이게 우리가 꿈을 꾸며 살 수 없는 진짜 까닭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한편으론 뜬금없이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등장했던 '키팅 가르치미'와 그의 제자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적어도 그 책 속에서는 가르치는 사람도 꿈을 가르쳤고, 배우는 사람도 꿈을 배우려고 했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었기에 말이다. 비록 그 책 속에서도 현실은 가혹했고, 결국 한 아이의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지만...암튼 이 세상에 '나'를 인정해주고, '나'의 참 가치를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단 한 명이라도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다는 사실이 정말 슬픈 현실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키팅'은 참으로 행복하지 않았을까? 자신이 교실밖으로 내치는 상황에서 자신을 잊지 않겠다는 듯, 당신의 가르침을 마음 속에 꼭 간직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듯 책상 위에 올라선 자신의 제자들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또 이야기가 샛길로 갔다.

 

  한편 윤희는 고1 때 왕따를 당했다. 왕따를 당한 까닭? 그런게 있기나 할까? 어느 날 갑자기..그래, 느닷없이 교실 안에서 결국 한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반 아이들 모두가 하하호호 하며 즐거워 하지만, 나는 그 무리 속에 낑길 수 없음을 느낄 때. 그 때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그런 순간이 나름 까닭이 있을 턱이 없다. 아니, 윤희가 왕따를 당한 것이 '왕따 친구'와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왕따를 행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맞섰기 때문에 '대신' 당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참 무섭다. 옳지 않은 일에 옳지 않다고 행동한 것 때문에 그 옳지 못한 일을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니 말이다.

 

  그런데 윤희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 것은 옳지 못한 일을 옳지 못하다고 이야기해서 옳지 못한 일을 겪게 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그런 건 싹 무시하며 살면 그 뿐이다. 그들도 옳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옳지 못한 행동을 일삼는 부류라 하더라도 일순간 옳지 못한 행동이란 걸 '알려지게 되면' 옳지 못한 행동을 하지 않기도 하니 말이다. 헌데 윤희보다 앞서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멍하니 있는 때에 다가와 한마디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윤희는 그 아이를 대신해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자신을 위로하려고 "미안해, 나 때문에..."라는 말을 하려는 줄 알았단다. 그런데 그 아이가 다가와 윤희에게 한 말이란 것이 "네가 대신 당해 줘"였단다. 아니, 그 아이 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모두가 윤희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란다. 왕따란 원래 그런 것이란 듯이...

 

  그 날로 윤희는 학교라는 곳이 싫어졌다. 떠날 수만 있다면 떠나고 싶었단다. 그래서 당당하게 학교를 땡땡이 칠 수 있는 <백일장>에 나가기 시작했더란다. 그리고 상을 받기 시작했다. 하나, 둘, 대회에 나갈 때마다 크고 작은 상을 하나씩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반 아이들이 왕따를 그만 시키더란다. 고2인 지금은 반 아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분명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도 분명히 있는데, 더는 왕따 취급을 하지 않더란다. 그래서 지금은 별 문제가 없다. 그리고 작년에 왕따였던 아이는 다시 나를 대신해서 왕따를 받더니, 결국 전학을 갔다. 그 뒤엔...

 

  허나 윤희는 왕따 취급을 더는 받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학교라는 곳이 싫었다. 그래서 여전히 <백일장>에 나가고,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휩쓴다. 학교를 떠날 수 있는 핑계라면 그 무엇이라도 좋다는 듯이 말이다. 그래서 현수가 물었다. "누나는 문창과에 진학할 거지? 그러니까 백일장에 꼬박꼬박 나가고, 그 많은 상을 수상한 것이 아니겠어?" 그런데 윤희는 문예창작과에 진학할 마음이 없단다. 현수는 누나의 말이 '충격'이었다. 아니, 나는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막연하게나마 글을 쓰는 것이 좋으니까, 아직까진 글을 쓰는 재주밖에 없으니까, 죽어라 <백일장>을 쫓아다니고 상을 하나라도 타서 문창과에 진학할 때 도움을 얻으려고 애 쓰는 중인데, 누나는 그 많은 상을 휩쓸면서도 결국 문창과에 진학할 것이 아니라고?

 

  하긴 노래 잘 부른다고 모두 가수가 꿈은 아니다. 허나 현수처럼 뭐 하나 특출나게 잘 하는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 그것은 '사치'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처럼 대학 입시 하나로 한 사람의 인생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구조 속에서 여러 가지 능력을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위의 시샘과 질타를 받을 만한데, 아닌 게 아니라 윤희가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독식하는 것을 곱게 보지 않는 아이들이 많은 데도 문창과에 진학할 것이 아니라면 왜 나가는 것이냐고 따져 물을 만 하다. 그 까닭은 앞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윤희에게는 다른 꿈이 있다. 확고한 꿈이 말이다.

 

  암튼 현수는 누나의 고백(?)을 듣고 적잖히 충격을 먹었다. 더욱 그런 것이 담임 가르치미도 이젠 <백일장>에 그만 나가라고 은근히 압박을 해오기 때문이다. 상을 타지도 못할 실력이라면 대입을 위해서 내신과 수능에 더욱 매진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씀으로 말이다. 허나 현수는 그런 담임의 말씀이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사회는 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꿈을 이룰 수 없느냐고 따져 묻고 싶기도 하고, 왜, 대학이란 곳에 들어가야만 사람 취급을 해주는 것이냐고 반항 아닌 반항도 하고 싶다.

 

  아닌 게 아니라 반 친구 가운데 뒤늦게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일반고'인데도 '미대 입시'를 희망하는 친구가 겪는 아픔을 곁에서 지켜만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담임도 이 학교는 '일반 입시'만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미대 입시'는 그 친구 알아서 하라고, 도움을 못 준다고 섭섭해 하지 말라고 그 친구가 현수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울음 터트린 일을 지켜만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차에 담임 가르치미가 현수에게도 <백일장>을 그만 나가라고 했으니, 이도 저도 못하고 갈등을 하는 중이다.

 

  뭐, 이런 이야기다. 글쓴이도 자신은 <백일장 키드> 출신이라며 이 글을 쓰는데 자신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하였다. 청소년 시절이 무슨 특권이라도 주어진 듯 '반항과 방황'을 아주 떳떳하고 당당하게 개기는 어여쁜 청소년도 간혹 있지만, 진짜 꿈과 현실에서 방황다운 방황으로 자기 삶을 기름지게 만드는 배우미도 있기 마련이다. 또 자기 꿈을 좌절시키려고만 하는 부당한 현실에 대해 진짜 반항다운 반항을 할 수 있는 시기도 이 때 뿐인가 싶다.

 

  이렇게 소중한 시기를 허송세월로 흘러보내 버린 내 어리석은 청소년 시절이 안타깝기도 하였고, 뒤늦게 청춘을 맞이하고서 애어른처럼 굴었던 어린 시절을 반성해보기도 한 책이었다. 내 어린 시절에 이런 책 한 권만 있었더라도 내 인생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을 거라는 푸념을 늘어놓으며 이만 글을 마치련다. 비록 글은 마치더라도 여운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z******8 2012.05.15. 신고 공감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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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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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을 많이 읽게 된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이 어느덧 하나의 쟝르가 되면서 부터 여러 출판사에서 상도 많이 생기고 ,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화로 대변되는 유아,아동 분야와 성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일만 문학 서적사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은 '낀세대'라는 표현답게 작품의 위치도 참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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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을 많이 읽게 된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이 어느덧 하나의 쟝르가 되면서 부터 여러 출판사에서 상도 많이 생기고 ,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화로 대변되는 유아,아동 분야와 성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일만 문학 서적사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청소년 문학이라는 것은 '낀세대'라는 표현답게 작품의 위치도 참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청소년 소설의 다양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소년 문학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다 보니 점점 다양성이라는 것이 희미해져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청소년들의 주된 관심사와 그들의 일상을 그리다 보니 주제가 커다란 틀에서 벗어 날 수는 없겠지만 교실에서 벌어지는 왕따문제와 부모와의 갈등 사춘기 시절에 닥치게 되는 그들만의 사랑이라는 한정된 주제에서 그려지다 보니 점점 식상해져 가고 있다. 또한 청소년 문학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평범하면서도 아주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인물들이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왕따로 인한 사회부적응 과 그로 인한 일탈. 혹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고 모범적으로 보이는 학생들의 감추어진 흐트러진 모습들... 마치 모든 청소년들이 정상이 아닌 경우처럼 표현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문제의식을 제기하고자 하자면, 어쩔수 없는 상황설정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좀더 자극적이고 독특한 주제를 찾게 되고, 그러다 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말도 안되는 상황이 설정 될수도 있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우려를 갖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전삼혜의 소설 '날짜 변경선'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의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를 정말 밋밋하게 그려나간 작품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자칫 내가 하고 있는 말이 작품이 너무 평이해서 재미가 없다라는 말로 들릴수도 있지만 오히려 저마다 튀고자 하는 상황에서 감추고자 하는 사람이 오히려 도드라지게 보일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 작품이 결코 평범하고 재미없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재미라는 면에서도 날짜변경선은 꽤나 흥미로운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청소년기를 지난지 얼마 안된(?)  이십대의 작가답게 그들의 이야기를 아주 그들 답게 풀어가고 있다. 문창과 출신인 작가의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작품의 주인공들.   그들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수 없는 조금은 독특한 학생들이기도 하다. 일명 백일장 키드라 불리우는 아이들.  예고를 다니며 문창과 지망생인 '우진', 전국의 모든 백일장을 휩쓸다 시피하는 '윤희' , 전국의 모든 백일장에 꼬박꼬박 참가하지만 말 그대로 참가에만 의미를 두고 있는 나 '현수'  문학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로 만난 세 사람은 문학이라는 주제로 자칫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또한 똑같이 공부하고 똑같이 공부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었다.어쩌면 그들에게 최고의 화두인 문학은 대학 입시라는 것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윤희는 전국의 모든 백일장을 휩쓰는 말 그대로 최고의 고등학생 문학도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다. 왕따라는 교실의 고질적인 병마에 사로잡힌 그녀는, 고통스러운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되고, 그 시절의 아픔은 고스란히 그녀의 글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남다른 아픔으로인해 더욱 성숙해 진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문학적 재질이 뛰어난건지 그녀는 최고의 엘리트 문청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물론 그로인해 백일장에 참가하는 다른 학생들로 부터 온갖 오해와 질투를 한 몸에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아픈 과거를 팔아먹는다는 우진의 악의성 인터넷 게시물로 인해  자칫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오해와 소문들에 대해 단 한마디의 변명과 해명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궁금증만이 증폭될 뿐이다.  

 

아주 어린시절 부터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했던 우진. 그는 윤희와는 반대로 처음부터 문학도가 되기 위해 문창과에 진학을 꿈꾼다. 꾸준히 백일장에 참석한 가운데 가끔 상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남에게 말 못할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바로 처음으로 입상한 작품이 그의 영원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윤희의 작품을 표절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오직 윤희와 자신뿐이었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진. 하지만, 우진에게는 글을 쓰는것만이 유일한 삶이다. 쓰는 것이 좋고 읽는 것이 즐거운 사람. 그런 사람만이 오직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 비록 재질은 윤희가 더 뛰어날지 모르지만 윤희와 우진의 차이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즐기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였다. 윤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글을 읽고 썼지만, 우진은 오로지 즐기기 위해  글을 읽고 쓰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었다. 윤희가 우수한 입상 경력과 뛰어난 자질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길을 포기한 채 사범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시 백일자 키드인 나 '현수'  윤희와 우진처럼 전국의 백일장에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하지만 현수에게는 윤희처럼 뛰어난 자질도 없고 우진과 같은 열정도 없다.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현수는 그저 습관처럼 글을 읽고 습작을 한다. 때가 되면 백일장에 참석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할 정도로 신통치 않다. 선생님과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의 사람들은 그런 현수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작가의 길을 포기할 것을 종용한다. 급기야 정말 내가 좋아서 글을 쓰는 것일까? 어린시절 우연히 접한 책으로 인해, 어쩌다 한번 운좋게 쓰여진 글로 인해 주위로 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어쩌면 나에게 숨겨져 있을지도 모를 뛰어난 문학적 끼와 열정을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요행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윤희와 우진을 알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모종의 관계를 통해 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한 번 진지하게 고민할수 있게 된다.  유명한 수학 강사인 아버지와 한 때 수학선생님을 지망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앞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현수. 하지만, 네가 원한는 것을 선택하라는 부모님의 말에 현수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렴픗이 깨닫게 된다.  윤희처럼 뛰어난 재능도 없고, 우진 처럼 뜨거운 열망도 없다. 또한 그들처럼 많은 책을 읽지도 않았고, 글 다운 글을 쓰지도 못했다. 다시말해서 문학은 현수에게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수는 남들보다 더 잘할 수는 없지만, 남들보다 더 좋아할수는 있었다. 그것이 문학이었고, 그것이 현수가 선택 한 길이었다. 또한,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이기도 했다.

 

백일장이라는 주제를 통해 만난 세 명의 학생. 그들 사이에는 특별한 갈등도 존재하지 않고 숨가뿐 사건 전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저, 책을 통해 이루어진 만남과 관계가 전부이다. 그것인해 발생한 갈등이 고조로 치닫지도 않기에 자연스럽게 극적인 화해로 인해 감동적인 결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리 자신이 잘 한다고 해서, 치열하게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자신의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은 입시라는 지상최대의 과제하에 놓여진 우리 학생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젊은 작가답게 책에 등장하는 세명의 학생들 모습이 정말 고등학생 답게 그려져 있었다. 마치 고등학생이 쓴 글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도 작가가 그들에게 많이 동화되어 있었다는 방증일것이다.  자신의 경험담이 얼마간은 녹아져 있었기에 이런 글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작가의 만남. 새로운 주제로 만난 청소년들의 모습이 꽤나 반가웠다. 

s******2 2011.05.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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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우면서도 먼 하루, 그것은 날짜 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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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백일장을 나가지 않게 된 스물 셋의 여름에 처음으로 장편소설을 썼다.스물 다섯, 이제 그 이야기를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 소개글 중에서) <날짜 변경선>를 쓴 전삼혜는 1987년생이다. 그는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백일장 키드'였다. 백일장 키드들이 전국에서 열리는 백일장을 찾아 헤매듯이 그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지금은 문예창작학과를
"가까우면서도 먼 하루, 그것은 날짜 변경선" 내용보기

" 더 이상 백일장을 나가지 않게 된
스물 셋의 여름에 처음으로 장편소설을 썼다.
스물 다섯, 이제 그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 소개글 중에서
)


<날짜 변경선>를 쓴 전삼혜는 1987년생이다. 그는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백일장 키드'였다.


백일장 키드들이 전국에서 열리는 백일장을 찾아 헤매듯이 그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지금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제8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문청들의 로망인 문학동네에서 책까지 출간하게 된 것이다.
그가 풀어나가는 <날짜 변경선>의 이야기는 그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현수, 우진, 윤희.
현수는 고등학교 2학년생, 특별히 문학적 소질이 있는 것인지 아닌지, 그저 글을 쓰는 것이 좋아서 백일장을 찾아 다니지만, 수상자 명단에 끼는 일은 거의 없다.
이제 백일장을 찾아 다니면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글을 쓰는 자체가 힘겹다.
그래서 백일장 키드들의 카페인 날짜 변경선에서 다음 백일장에서 같이 밥을 먹을 사람들을 구하던 중에 한솔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한솔은 백일장마다 수상을 휩쓸고 다니는 윤희였던 것이다.
그리고 카페 형인 우진과 윤희가 안 좋은 일로 얽힌 사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우진과 윤희는 같은 학교에 다녔었고, 지금은 우진이 예고로 편입을 했으며, 어떤 백일장에서 우진이 윤희의 '나무'라는 작품을 도용하기도 했고, 윤희의 흉터있는 팔의 사진을 카페에 올렸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윤희가 한때는 누군가에 의해서 왕따가 되기도 했고, 여기에 학급 학생들이 모두 동조를 했지만, 어느 순간 없었던 사실처럼 학급 학생들은 윤희와 친하게 지내면서 그 사실을 침묵하는 것이 윤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
어느날 현수와 우진은 백일장을 가던 중에 그것을 포기하고 바다를 보러 여수에 간다. 그곳에서 우진은 윤희와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 나가게 되고,
우진은  윤희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미안하다는 말 들어 본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 예의상하는 말 말고, 정말로 잘못 한 사람이 미안한 망음에 하는 말 있잖아. 1학년때 학교에서 따돌림 당할 때도 그렇고, 사진 때문에 백일장에서 애들이 수군거릴 때도 그렇고, 누눈가 잘못을 했으니 내가 피해를 입고 있는건데, 아무도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안해서 무서웠어." (p156~157)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백일장에서도 스쳐가는 인물들이었지만, 그들은 우정을 쌓아 나가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백일장을 찾아 다니는 이유, 그리고, 대학입시를 앞두고 그들이 선택하는 진로.
그것은 같은 듯하나 또 다른 것이다.
글을 잘 쓰기에 예고로 편입하여 문창과를 선택하는 우진.
그러나, 그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쓰기는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항상 백일장에서 수상을 거머쥐는 윤희는 자신을 왕따시키는 학교에서 외롭게 지내기가 힘들어서 백일장을 찾아 헤맸던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글 솜씨가 뛰어나지도 않은 현수는 글쓰기가 좋기에 그 길을 가고자하는 것이다.

<날짜 변경선>의 이야기는 긴 호흡의 글은 아니다.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문학청년들의 일상의 한 단면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 속에 학교에서 벌어지는 왕따 이야기가 가미된 것이다.
왕따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절절한 내용들이고, 왕따라는 존재는 그 누군가에 의해서 정해지지만, 결국에는 학급의 모든 학생들의 암묵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왕따가 되어야 내가 왕따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가슴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고....
입시를 앞둔 문학 청년들이 겪게 되는 학교의 일상, 백일장 순례.
백일장에서 수상을 하는 경력이 있으면 문예창작학과에 특전이 주어지는 실태.
이것이 문학청년들의 현주소인 것이다.
이 책에서의 날짜 변경선은 아마도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이 문학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글을 게재하던 카페 이름이기도 하고.
우진이 윤희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전하던 날이 공교롭게도 윤희의 생일, 날짜가 바뀌는 순간이었는데,
그 말 한 마디는


그 '미안해'라는 말은 아주 긴 시간을 거쳐, 어쩌면 지구를 한 바퀴를 돌아, 일 년이 지나 윤희 누나에게 도착한  것 같았다. (p156)


태평양 상에 그어진 날짜 변경선.
그것은 아주 가까우면서도 먼 하루인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반대편으로 넘나들 수 있는 선이지만,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하루를 넘는 높은 벽이기도 한 것이다.
우진의 '미안해'라는 한 마디가 넘기 힘든 벽을 넘어 말로 전해졌듯이.
자신이 문학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혼란에 빠지려는 현수에게는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이 정말 어떤 길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기도 했고, 자신에게 가로막힌 날짜 변경선과 같은 벽을 넘어가고 싶은 욕망을 일깨우는 것이기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넘어 갈 수 있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날짜 변경선인 것이다.
입시를 앞두고 흔들리는 문학 청년들에게는 날짜 변경선이라는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마음과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날짜 변경선은 넘으려는 마음만 있으면 넘을 수 있는 선인 것이다.
<날짜 변경선>의 이야기는 이 책의 저자가 지나왔을 그런 이야기들이기에 좀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며, 이야기가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예리한 글솜씨가 돋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조정래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고향의 지명이나 자신의 체험을 쓰지 않으려는 생각(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체험을 중심으로 한 두편의 글을 쓰지만 이것은 상상력의 고갈을 가져온다는 생각에서)- 황홀한 글감옥 중의 내용에서"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직은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이기에 당연히 자신의 체험이 녹아 있는 글을 쓸 수 밖에 없었겠지만, 앞으로는 폭넓은 소재와 주제를 찾아야 할 것이다.
작가의 글은 그리 녹녹하지 않은 길이기에.
쉽게 (?) 읽히는 글을 써서 인기를 누리는 작가들도 있기는 하지만, 김홍신 작가의 말처럼 <대 발해> 10권을 완간하고  " 쥐어짜고 말라 비툴어진 제 영혼을 다독이고 싶었습니다. (p116) - 인생사용 설명서 2권  (p116) 중에서" 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 대하소설을 여러 권 썼던 조정래 작가는 그의 글쓰기 작업을 "황홀한 글감옥"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작가의 도전, 열정, 심지어는 자기희생적인 삶이 있기에 좋은 작품들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작가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신예작가인 전삼혜도 이런 작가의 길을 걸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날짜 변경선>이 문청들의 이야기이기에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n******5 2011.05.05.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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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날짜 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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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키드들의 공간 ‘날짜 변경선’을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다. 날짜 변경선이라는 카페가 존재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네이버 어디에도 백일장 키드들의 공간 ‘날짜 변경선’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허구였다. 허구라지만 실제로 있을 것만 같은 현수와 윤희 그리고 우진. 그들의 이야기들이 날짜 변경선을 검색하면 있을 것만 같았다.   <날짜 변경선>(전삼혜,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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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키드들의 공간 ‘날짜 변경선’을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다. 날짜 변경선이라는 카페가 존재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네이버 어디에도 백일장 키드들의 공간 ‘날짜 변경선’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허구였다. 허구라지만 실제로 있을 것만 같은 현수와 윤희 그리고 우진. 그들의 이야기들이 날짜 변경선을 검색하면 있을 것만 같았다.

 

<날짜 변경선>(전삼혜, 문학동네, 2011)은 백일장 키드들이 백일장을 다니며 서로 관계 맺는 법을 배워나가는 모습과 그들의 꿈과 진학에 대해 고민하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장편소설이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속 인물 현수, 윤희, 우진의 아픔과 꿈이 절실하게 그려져 있다. 작가는 고백하듯 자신도 ‘백일장 키드’였다라고 말하고 있다.

 

현수는 백일장을 찾아다니는 백일장 키드다. 백일장에 가서 혼자 밥을 먹고 소득없이 집에 돌아오는 것에 익숙하다. 백일장 키드들이 모인 공간 ‘날짜 변경선’에 용기를 내어 같이 밥 먹어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린다. 얼마 뒤 동갑 여학생 ‘이한솔’에게 댓글을 받는다. 이한솔에 대한 현수의 설렘과 기대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드디어 K대 백일장에서 이한솔과의 첫 만남. 현수는 충격에 휩싸여 말문이 막힌다. 이한솔이 진짜 이한솔이 아닌 ‘김윤희’였기 때문에.

 

날짜변경선 카페에서 만난 현수의 유일한 말벗 우진. 현수는 우진과 윤희의 관계를 알기에, 두 사람 중 누구에게도 솔직해지지 못한다. 왕따의 아픔을 문학으로 치유하고 있는 윤희, 열등감과 우월감으로 문학을 움켜쥐고 있는 우진. 한때 우진은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윤희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현수, 우진, 윤희는 학교 시험과 백일장 일정으로 숨 돌릴 틈 없이 한 학기를 보낸다. 그리고 8월 14일 밤, 원주에서 있을 백일장 전날, 세 사람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의 한 공간에서 마주한다. 8월 15일이 되기 바로 전, 윤희의 생일에 우진의 사과는 간신히 윤희에게 전달된다. 우진의 ‘미안해’는 아주 긴 시간을 거쳐, 어쩌면 지구를 한 바퀴쯤 돌아, 일 년이 지나 윤희에게 도착한 것이다. 세 사람은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서며, 글로만 나누었던 마음을 ‘말’을 통해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손을 내민다.

 

‘상처 없는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 p62

‘우리는 백지 위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 p215

 

이 두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백일장을 찾아다니는 현수가 꼭 나인 것 같았다. 고교시절 책이 좋아 책만 읽던 바보였는데 이제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무작정 쓰고만 있는 내가 참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목표도 없이 마냥 쓰기만 하는. 왜 더 빨리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고등학교 다닐 적엔 ‘백일장 키드’라는 말은 없었다. 요즘 입시제도 때문에 생긴 말인 듯하다. 백일장 이야기와 문학소년, 소녀들의 애환이 녹아들어 다시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웠다. 난 윤희가 아닌 현수가 되었다. 윤희는 백일장에만 나갔다 하면 상을 받는 그런 아이였다. 그런 윤희를 동경하는 현수는 글 쓰는 것이 좋아 문학을 택했다. 현수를 가로막고 있던 어떤 벽 앞에서 처음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간절하게 느끼고 정말로 글이 쓰고 싶다는 결론을 얻는다. 나도 현수처럼 벽 앞에서 갈등하지 않고 벽을 넘어 내 마음을 간절하게 느끼는 글이 쓰고 싶다.

l********p 2011.05.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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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소설이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그렇다고 딱딱한 에세이를 읽고 싶지는 않았다.‘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우리들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어쩌면 이 책이 적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청소년 소설은 나에게 소설의 어렵고 복잡함보다한걸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소설이다.얼마 전에 읽은 <잉여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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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소설이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딱딱한 에세이를 읽고 싶지는 않았다.
‘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우리들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어쩌면 이 책이 적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청소년 소설은 나에게 소설의 어렵고 복잡함보다
한걸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소설이다.
얼마 전에 읽은 <잉여인간 안나>도
<위저드 베이커리>도
읽으면서 쏙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

이 책 <날짜변경선>
여기에는 백일장에 열심히 출전하는 ‘백일장 키드’ 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의 말에 보면 작가 역시 ‘백일장 키드’였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런 것 같다.
밖에서 보면 대단한 일인 것 같아도
그 안에서 조금만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보면 
그리 아름답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것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
막연하게 멀리서 바라보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좀더 어린 시절에 문학 소녀, 혹은 문학 소년의 호칭을 들으며
백일장에 나가 상도 받고, 
재능을 맘껏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게도 느껴지고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보니,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이 ‘일’이 되면 그렇지만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짜 변경선>의 주인공인 현수, 우진, 윤희의 모습에서
작가가 담은 현실이 보이고,
글을 쓰는 사람들의 퍽퍽한 현실이 보여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s*****a 2011.06.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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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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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은 딸아이가 읽고 있길래 시간도 있고 해서 딸아이 읽은 후 언능 집어든 소설~제8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가 전삼혜의 첫 청소년소설이다.'날짜 변경선'이라는 카페에서 백일장 대회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글쓰는 것에 꿈을 둔 아이들..백일장을 다니면서 서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나가는 '백일장 키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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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은 딸아이가 읽고 있길래 시간도 있고 해서 딸아이 읽은 후 언능 집어든 소설~

제8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가 전삼혜의 첫 청소년소설이다.

'날짜 변경선'이라는 카페에서 백일장 대회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글쓰는 것에 꿈을 둔 아이들..

백일장을 다니면서 서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나가는 '백일장 키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고등학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기에 입시를 뒤로 할 수 없는 아이들.. 

글쓰기를 통해 그 수상을 통해, 입시에 좋은 영향을 받으려는 아이,

그리고 어떤 이유로 왕따가 되어 겪었던 경험을 글로써 승화시키려는 아이,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우진형과 윤희누나의 우연치 않은 관계 사이에서 생각지도 않은 갈등을 하는 주인공 현수..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여서인지

울딸도 흥미롭게 읽었고, 나 역시 고딩때를 생각하며 휘리릭 읽어나갔다..

새삼 세상에는 여러 집단, 여러 모임, 그리고 그사이에 수많은 사건과 갈등들이 있음을 깨닫는다..

YES마니아 : 골드 t******6 2016.08.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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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을 몇번 눈에 밟아본다. 내가 아는 누군가 같다. 사실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와 동시대를 살았고 살고 있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백일장키드라고 자신을 밝힌, 성공한 백일장 키드의 성공적인 책이다. ** 키드라고 불리우는 세대들이 있는데 또 백일장 키드라는 세대가 존재하고 있었는지는 몰랐다. 80년대 중후반 정도에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 것일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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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이름을 몇번 눈에 밟아본다. 내가 아는 누군가 같다. 사실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와 동시대를 살았고 살고 있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백일장키드라고 자신을 밝힌, 성공한 백일장 키드의 성공적인 책이다. ** 키드라고 불리우는 세대들이 있는데 또 백일장 키드라는 세대가 존재하고 있었는지는 몰랐다. 80년대 중후반 정도에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 것일까. 그런데 이정도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면야 백일장에서 다 못 써낸 단어들이 귀가길 발길에 차였을 지라도 백일장 다닐만 하다. 그렇지 않나?

 

 내리 세 권 정도를 아동/청소년 문학을 읽어서 그런가 이 책은 특히 현실적이고 또 몰입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으므로 뭐가 달랐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그래도 그나마 2010년 이후에 쓰여졌기 때문일까 싶기도 하다. 저자가 젊어서 일수도 있다. 아이들의 삶에 대해 쓰려면 그것도 생생하게 표현하려면 그 안에 섞여들어가 있어야지 별 수 없다. '요즘 너희 어떻게 지내니?'해서 알려줄 것도 아니고. 경험이 가장 덜 낡은 작가가 가장 지금과 가까운 애길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쨌든 주인공들이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결국은 뭔지 알 것 같고 재미도 있었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이 제목이 드라마 안에 간접광고를 내보내는 것처럼 참 노골적이다라는 것과 나는 왜 읽기만 하고 쓸 생각은 하나도 안했을까 뭐 이런 것들이었다. 책 내용 안에 날짜변경선이라는 말도 많이 나오고 중요한 키워드도 다 하고 그래서 마치 드라마 여주인공이 너무나 좋아한다던 왕꿈틀이가 이 책안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달까. 이 제목이 이래서 이렇구나! 하고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지금 날짜변경선을 읽고있다!고 확실하게 환기시키며 읽게 하는 느낌이다.

 

 작가인 전삼혜가 87년생이었나. 아직 서른도 안된 앳된 나이다. 벌써부터 이런 글을 쓰다니 싶은 마음이 들면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계속 글을 쓰겠지. '이건 슬픈 자기소개서'같이, 이렇게 자라온 삶이니. 그래도 최근 읽었던 것들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몰입도 잘 되서 오가는 시간에 딱 두번에 나눠서 확 읽고 끝내게 된 듯. 읽는 일과 쓰는 일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많이 공감도 되고 좋을 것 같다. 게다가 김윤희의 모델이 누군지 알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와 나와 가까운 누군가는.

 

m******j 2014.07.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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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변경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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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을 읽고  날짜변경선은 태평양을 지나는 곳에 경선으로 그어진 선이다. 이 선을 경계로 하여서 날짜가 바뀌기 때문에 그것은 아주 가까우면서도 아주 먼 하루이기도 한 곳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반대편으로 넘나들 수 있는 선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하루를 넘는 높은 벽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이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곳에 위치한 태평양 상의 한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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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을 읽고

 날짜변경선은 태평양을 지나는 곳에 경선으로 그어진 선이다. 이 선을 경계로 하여서 날짜가 바뀌기 때문에 그것은 아주 가까우면서도 아주 먼 하루이기도 한 곳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반대편으로 넘나들 수 있는 선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하루를 넘는 높은 벽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이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곳에 위치한 태평양 상의 한 국가는 지구상에 가장 먼저 뜨는 해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연초에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면서 많은 관광수익을 얻기도 한다고 한다. 바로 이 ‘날짜변경선’이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카페인 것이다. 이 카페에서 취미를 같이 하거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카페를 이용하면서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이나 하고 싶은 취미 활동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들 있다. 잘만 활용할 수 있다면 정말 놀랄만한 효과도 얻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카페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내 자신도 관심 있는 분야의 카페에 가입하고서 많은 접속을 통해서 공부도 하고, 회원들과 교류도 나누는 좋은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오프라인 못지않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모임도 아주 많다. 물론 책의 주제처럼 전국의 백일장을 안내하는 카페로써 이 카페를 통해서 정보가 제공된 전국의 백일장 대회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소설의 주인공인 우진, 윤희, 현수는 백일장 키드로써 "날짜변경선"을 수시로 접속하며 전국의 백일장에 참가하게 된다. 그 사이 자신의 재능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현수는 우진과 윤희를 만나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발견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따뜻하고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바로 이런 모습이 좋은 소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젊은 세대로써 이런 좋은 장편소설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앞으로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현수 같은 인물같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서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향해 갈수록 지원하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한 독자로써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이와 같이 한 작가의 도전, 열정, 심지어는 자기희생적인 삶이 있다면 언제든지 좋은 작품들은 탄생하여 그에 보답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작가들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존경과 함께 쓴 책의 고정 독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내 자신도 장차 좋은 글을 써서 나름대로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소중한 꿈을 갖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되어 있는 글쓰기에 대한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어 매우 행복하였다. 그때까지 부단한 관심과 노력을 통해서 꼭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책 읽는 시간 내내 행복하였다.

m***3 2011.05.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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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어른은 할 수 없는 이야기
"[날짜변경선] 어른은 할 수 없는 이야기" 내용보기
오늘 ’꿈’을 아름답게 전하는 두 개의 방송 프로그램을 보았다. 바로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이다. ’나는 가수다’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나와 무대를 선보이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며, 노래가 즐거운 것이고 진실된 것임을 무대 그 자체를 즐기면서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명의 가수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잡히는 관객의 표정에 노래가 전하는 진실이
"[날짜변경선] 어른은 할 수 없는 이야기" 내용보기

오늘 ’꿈’을 아름답게 전하는 두 개의 방송 프로그램을 보았다. 바로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이다. ’나는 가수다’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나와 무대를 선보이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며, 노래가 즐거운 것이고 진실된 것임을 무대 그 자체를 즐기면서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명의 가수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잡히는 관객의 표정에 노래가 전하는 진실이 담겨 있다. 비록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이 딸려 있지만, 그때문에 누군가 탈락하더라도 노래가 전하는 감동은 그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수도, 관객도 모두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다. 꿈을 내보이고 전해받는 전율이 있다.  


’신입사원’도 그렇다. ’신입사원’은 오디션 형식으로 새로운 MBC 아나운서를 뽑으며 ’꿈’에 도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도전자들은 열정과 간절함을 가지고 매순간순간마다 자신을 평가하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MBC ’신입사원’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함께하는 순간에 작은 우정을 쌓고, 친절한 말을 건네고, 자신의 꿈을 내보이는 그들이 너무 멋있었다. 딛고 싶은 디딤돌이었다. 전삼혜의 첫 장편 소설 ’날짜 변경선’ 역시 이들처럼 꿈을 품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가수가 또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던 그들의 모습처럼 백일장에 참여하면서 글을 쓰고 싶어서 쓰는 꿈이 있어 빛나는 청소년들이, ’날짜 변경선’엔 있다. 


저자 전삼혜는 나와 불과 세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언니 작가다. 작가 역시 소설의 아이들처럼 ’백일장 키드’였으며 그 때의 경험을 언젠가 길게 풀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스물 셋 첫 장편소설을 썼고, 스물 다섯 그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이게 되었다. 작가의 경험이, 지난 날의 삶이 물들어 있는 소설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교외 백일장에 나간 적이 없다. 그때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여느 백일장이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나는 백일장에 참여할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 항상 어깨너머로만 보았다. 전형적인 고등학생이 되어 ’더 좋은 성적’을 쫓기 바빴고, 순식간에 대학생이 되었다. 그래서 백일장 키드는 도전해보지 못한 아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한 저자의 경험으로 엿볼 수 있다는 게 기뻤다. 


소설은 담백했다. 제 이름을 갖고 있던 주인공들이 모두 그럴듯한 역할을 했으며 같은 고민을 하고, 다른 고민은 나누며 ’글’을 쓰고 있었다. 그 나이대의 아이답게 꿈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하였으며 그리고 그들은 어른이 되어가는 경계를 걸었다. 솔직히 말해서 무릎을 탁 칠만큼 탁월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진솔해서 어른의 마음으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작가 전삼혜는 잘 풀어냈다. 이 책은 백일장 키드를 조금이라도 마음에 품었던 이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책이 될 것 같다.

a*******6 2011.05.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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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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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도... ... 건필."   눈을 뜨고 정의정을 보았다. 엉망이 된 얼굴로 정의정이 웃고 있었다. 눈 주위는 얼룩지고, 코끝은 빨개진 채. 정의정은 한 발을 들어 올려 교실 문턱을 넘어갔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의정이 무슨 마음으로 '건필'이라는 인사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서로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무사히 와 닿은 것 같았다. 열심히 쓰자는 말, 열심히 그리자는 말.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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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도... ... 건필."

  눈을 뜨고 정의정을 보았다. 엉망이 된 얼굴로 정의정이 웃고 있었다. 눈 주위는 얼룩지고, 코끝은 빨개진 채. 정의정은 한 발을 들어 올려 교실 문턱을 넘어갔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의정이 무슨 마음으로 '건필'이라는 인사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서로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무사히 와 닿은 것 같았다. 열심히 쓰자는 말, 열심히 그리자는 말. 되든, 되지 않든. '나, 이걸 해도 될까?'라는 질문에 누군가가 '너는 이걸 해야해.'라는 말을 해 주든, 해 주지 않든. 모두가 내가 하는 이 일에 무관심하더라도, 뛰어나지 못한 재능이라도 괜찮다는 말. 딱 우리가 할 수있는 거기까지만 한번 가 보자는 말. 내가 정의정에게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말.

 

<날짜변경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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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그냥 자기고백.

 

  초등학교 때는 백일장을 잘 따라 다녔다. 어머니가 극성스러웠던 것은 아니였고 학교측에서 나의 글을 좋게 보셨는지 그런 곳을 자주 소개해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저 학교를 빠진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중학교 때는 책에 손을 놓고 사진을 찍었다. 2년 동안 나를 지켜본 동아리 선생님께서 3학년이 되자 이곳 저곳의 대회를 알려주며 출품하기를 권했다. 또 안타깝게도 나는 그 말을 대충 흘렸다. 어렸던 탓이었다. 아니, 나는 그 기회가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다시 말을 바꾸자면, 그곳에 가면 나는 으스댈 수 없기 때문이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장래를 걸고 하는 얘들사이에 내가 감히 덤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 있으면 '나는 너희와는 달라' '뭔가를 하고 있어'라는 마음을 품을 수 있지만 '진짜 즐기는' 얘들은 무서웠다. 그들앞에서는 늘 나는 작았다. 그리고 무서웠다.

  글은 자신을 표현 한다고, 내글의 소재는 늘 '열등감'이었다. 인물 배경 사건이 달라도 어딘가 늘 '열등감'을 품고 있었다. 그 열등감을 티내지 않기 위해서 나는 으스대야 했다. 남들과 다른 것을 해야했고, 그 덕에 나는 잡다하게 나마 뭔가를 할 수 있지만 특별히 잘하는 하나는 없었다.

  거기다 나는 이분법적이지 못했다. 오선지보다는 서술형이 좋았다. 모든 일에 옳다. 그르다.를 확실히 정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좋지는 않지만 싫지는 않은 것들이 너무도 많았고, 그걸 결정해야 하는 일이 늘 곤욕스러웠다. 자장면과 짬뽕을 고르는 것과 달리 그것들은 늘 무거운 존재들이었다.

 

  그렇기에 늘 헤매야 했다.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그것을 알려주는 곳이 있다면 다 맡겨 버리고 싶었다. 나는 아직도 결론을 내린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어영부영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일을 해왔던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을 많이 읽었다. 힘든 일이 있으면 더 그랬다. 현실회피적인 면도 있었지만, 사실은 그랬던 것 같다. 소설엔 상처입은 영혼과 상처입는 영혼과 상처입을 영혼이 있다. 나만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나 이상으로 상처 받는 애들이 있다고, 또 남의 상처를 보며 나를 위안해 왔던 것 수도 있다. 내가 불쌍해 지지 않을려면 남을 동정해야 했다.

 

  그렇게 피하가며 살아왔다. 입으로는 도전을 해왔지만 사실 그게 도전이었는지 중요한 문제를 피하다 보니 어영부영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서평을 쓰기 전 손가락으로 내 왼손에 글을 써 보았다.

'우리는 백지 위에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

n****7 2011.05.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