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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무엇인가를 좇아서 숨가쁘게 달려본 적이 있었던가?
달리기도 싫어하고, 못하기도 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그 느낌도 싫고, ... 이래저래~ 달리는 것 자체를 무척 싫어라~ 하긴 하지만, 때때로.. 뭔가 가슴이 조여오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할 때,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비가 오는 날 무지무지 울고 싶을 때.. 그럴 때면.. 뛰어야지~하고 생각하고 달리는 게 아니라, 한참을 달리다가 문득, 어라? 내가 뛰고 있었네?? 그랬었다. 그것도..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을 때나 마음놓고 뛰었지~ 취직이란 걸 하고 남의 돈을 받아 생활을 하는 동안은.. 어찌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셨는지.. 그런 일이 거의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 남을 만큼은.. 슬프게도..??!!^;;;
중학교 1학년의 주인공 로보.. 이쁘고 잘난 언니에 가려져 늘 있는 듯 없는 듯 했던 아이.. 도둑을 좇다가 우연히 도둑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후에 도둑이 되기 위해 달려나가는 맹랑하지만 응원하고 싶은 여자 아이..
로보.. 너는 지금 달리고 있니?? 얼만큼? 어디로?
p.73 "책장이 안 넘어가. 아무리 넘기려 해도 여백만 넘어가고 글자는 밑을 빠져 버려. 어떻해?" "아, 너는 도둑 세계 책은 처음 보겠구나. 네가 이해하지 못하면 책장이 안 넘어가. 책마다 설정된 강도가 다르긴 한데 이 책은 십 분의 사는 이해를 해야 책장이 넘어가게 돼 있어. 집중해서 읽어 봐. 이해하면 넘어갈 거야."
p.98 "도둑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아. 당연하잖아. 소유하고 집착하게 되면 제대로 훔칠 수가 없어. 게다가 소유하는 순간 도둑맞을 위험이 생기고. 생각해 봐. 도둑맞는 도둑이라면 얼마나 우습겠어?"
p.130 고통은 집채만 한 파도에 떠밀려 와. 그런데 고통이 떠밀려 올 땐 그걸 극복할 수 있는 힘도 함께 떠밀려 와. 기다릴 수만 있다면 해독제는 이미 있어.
p.231 "언니도 널 좋아했으면 하는 거지? 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에 대해 갖는 마음이 달라. 네가 아무리 평생 누군가를 좋아해도 상대는 안 그럴 수도 있어. 네가 진심으로 사랑해도 상대는 계속 너한테 상처만 주고 이기적일 수도 있어. 그래서 사랑은 아주 품이 큰 거야.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장 큰 공을 생각해 봐. 그리고 그걸 굴려 봐.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굴려 봐. 그 사람에게 닿을 때까지 굴려 봐. 가는 동안 공이 얼마나 많은 곳에 닿는지 생각해 봐. 또 그 사람에게 닿아서 멈춘 뒤에도 얼마나 많은 것에 닿아 있는지 생각해 봐. 사랑은 그렇게 큰 공 같아. 네가 어떤 특정한 한 사람만 사랑한다고 느낀 순간에는 넌 그렇게 많은 것들을 다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니 그 한 사람이 널 사랑하지 않아도 슬퍼하지 마. 그 주변에 있는 것들, 네 사랑을 받은 것들 중에는 반드시 널 사랑하는 게 있어. 그것이 다시 아주 큰 공을 굴려서 너에게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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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성장 소설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 같다. 어른 독자가 성장 소설을 읽으면 오히려 그 특유의 감동과 향수가 살아나서 좋은데, 막상 성장의 시기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의 마음에는 얼마나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많은 경우의 성장 소설이, 이미 물리적 성장을 완료한(하지만 정신적 성숙은 아직 진행 중인)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진정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열어주고 그 눈높이에서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도둑의 탄생>은 그 가능성이 보인다. 일단 판타지 형식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메시지 역시 전혀 권위적이지 않으며, 인생의 추한 부분을 충분히 공감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편안한 주인공이 등장하여 그 나름의 성장을 이뤄간다. 그 행보는 꼭 '성장'이라는 명찰을 달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로보에게는 '성장'이라는 단어보다 '죽은 듯 멈춰 있던 아이가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하겠다. 성장, 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주는 무겁고 엄숙한 강요를 던져 버린, 이 소설이 사랑스럽다. 널리 읽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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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있는 도둑 세계, 수많은 학교 중 최고의 도둑 학교인 비설당, 신과 같이 세상의 욕망을 조율하는 도둑떼, 오랜 수련을 거쳐 마침내 놀라운 도둑이 되는 이야기들. 그녀는 매일 밤을 새워가며 이 이야기들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로보는 그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곳에 갈 것이란 것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이 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도둑세계에 있었다. 지도상의 모든 선이 수렴되는 남극과 비슷한 곳. 49p
평범한 이름을 붙이고 싶었으나 너무 예쁘고 완벽해 믿어지지 않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가 된 큰 딸에게는 보배 보자를 연달아 붙여 보보라고 이름을 붙이고, 그 다음 딸아이는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태어나 안도했으나 그 뿐, 모든 것을 큰 딸의 희생양으로 만들어버린 가련한 둘째 로보. 부모와 언니조차 로보의 존재를 거의 투명인간이나 하녀 취급을 하고, 학교에서 그녀의 위상 또한 그에 못지 않다.
부모들에 의해 철저히 속물이 되어버린 언니 보보는 자신밖에 몰라 로보가 아프다 하니 아프면 더 아프라고 동생을 일부러 밟고 지나가는 등 지나치게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현실 세계 속에서는 늘 보보만이 최고의 인기를 끌 뿐이다. 언니가 마음껏 쓰다버린 물건들이 창고처럼 로보의 방에 쌓여가고, 그 틈에서 우연히 도둑 세계 이야기에 빠져든 로보는 자신이 숨쉴 틈을 도둑이 될 거라는 가상의 틈바구니를 통해 열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주 우연히 도둑 세계 최고 학교 비설당 입학시험의 문을 여는 운을 누리게 되었다. 지상 세계의 아이라면 너무나 들어가기힘든 그 문을 1등으로 열고 들어간 것이다.
비설당을 보며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떠올리게 되었다. 통과할 수 없는 벽을 뚫고 비설당이라는 신비로운 공간에 입성하는 계기나 자신도 모르게 주목을 받는 특별한 위치(신입생 1등)라던지 현실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가련한 처지라던지 하는 설정들이 해리포터와 많이 닮아있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입장에서 쓰여진 마법사가 아닌 신비한 도둑이야기라는 점이 조금 다를까.
로보만큼은 아니어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는 10대들이 꽤 많을 법 하다. 자신만의 꿈 속 세계를 만들어놓고 그 곳으로 도피하고픈 많은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호그와트 마법학교나 비설당 같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진정한 믿음을 주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너무나 필요한 그런 안식처가 아닐까 싶었다. 청소년을 위해 쓰여진 소설이기에 이 책의 중간 중간에 참으로 몰입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도둑이라는 존재가 미화될만한 존재가 아니기에 의로운 도적 홍길동 이후로 도둑에 대해 호감을 갖고 읽게 된 것은 이 책이 처음인듯 싶다. 무엇보다도 불쌍한 로보가 숨통 트일 곳이 있다는것이 참으로 안도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집에서까지 이렇게 무시당하고 학대받고 있다 생각하니 정말 내 가슴까지 갑갑해왔다. 언니야 그렇게 키워진 사람이라 빼논다 쳐도 어찌 부모란 사람들이 똑같은 자식을 이렇게 다르게 차별할 수 있는지..외모와 능력 외에도 무시 당하는 딸을 만들어내게 된데에는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가 큰 일조를 한듯 하여 더 가슴이 시렸다.
물질이 아닌 비물질, 인간의 불행 등 마음의 고민거리까지도 훔칠 수 있는 비설당 도둑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참으로 신비롭고 재미나게 느껴졌지만 좀더 이야기를 풍성하게 살려 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급하게 마무리한 아쉬운 결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기 때문이었다. 로보를 위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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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은 후에 작성되었습니다*
성장소설을 즐겨 읽다보니 주로 성장소설을 출판하는 출판사의 도서들을 읽게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눈여겨보던 작가의 작품이 나오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기도한다. 성장소설이 지금과 같은 사랑을 받은것은 그리 오래되지않은것 같다. 번역판 일색이었던 출판시장에 국내의 성장문학이 한권 두권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더니 지금과 같이 많은 독자들의 애정어린 관심속에서 성장문학을 출판하는 출판사가 따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성장소설중에는 질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의 소설들도 마구잡이로 섞여있다는 느낌을 받을때도 있다. 책이란 나쁜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중의 한사람이지만 간혹은 어느정도 거를것은 거르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함량미달의 작품을 만나면 읽는내내 마음이 불편한것은 물론이고 그 나쁜 기분이 다음작품을 고를때도 영향을 미치기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글을 만나면 행복한 기운을 얻게되면서 행복이 번져나가는것을 느끼게된다. 도둑이 되는것이 유일한 희망이 되어버린 아이 로보, 왜 하필 로보는 도둑이 되는것을 꿈꾸어야 했는지 로보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했다.
평범하다는것은 나쁘지않은 말이다. 그러나 곁에 비범한 사람이 있을때의 평범함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상처가 된다. 평범한 부부사이에서 이렇게 비범하고 특별한 아이가 태어날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홍주씨와 두연씨는 딸아이의 이름을 보보라 짓고 모든 애정과 정성을 보보에게 들인다. 그런 부부에게 보보만 있는것이 아니라 부부를 닮은 평범한 딸 보보의 동생 로보도 있었는데 부부는 평범하게 태어난 로보는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딸이기때문에 따로 신경을 쓸 생각을 하지않았다. 같은 보자를 붙인 이름임에도 보보의 이름에 얽힌 일화는 뚜렷하게 기억하지만 동생 로보의 이름에 얽힌 일화는 기어조차 하지못할정도였다. 특별하고 비범한 보보의 기에 눌려 로보는 집안에서나 학교에서도 잘 드러나지않는 아이였고 그렇게 집안에서 존재를 무시당하는 로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쉽사리 상처를 받곤했었다. 그런 로보의 눈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허공의 공간의 지어진 비설당 도둑들의 학교에 들어가게 된 로보는 그곳에서 로보 그 자체를 인정해주는 친구들을 만나게된다. 처음 로보는 자신이 그길을 찾아 비설당에 입학했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비설당에서 쫓겨난 전설적인 도둑 수후의 도움으로 비설당에 무사히 들어갈수 있었던것이고 수후는 로보에게서 실패를 훔쳐내고 싶어한다. 물질뿐 아니라 감정등의 비물질 또한 훔쳐낸다는 전설의 비설당. 비설당에서의 시간이 흐를수록 지상학교에서 로보의 존재는 점점 흐릿해져간다. 로보가 보보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그 사실을 질투하는 무리들은 로보를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 따돌리기 시작하고 그런 일들이 지속될수록 로보는 지상에서의 공간을 점점 버리고 싶어만진다. 로보는 그런 상황들에 더이상 마음을 다치지않기위해 벽을 세우고 모든 상황에 반응을 보이지않는다. 그런 로보의 반응에 더이상 아이들은 흥미를 잃고 그때 신종플루확진 환자가 발생하자 그동안 로보를 무시하던 아이들은 로보가 이미 신종플루를 앓았었기때문에 안전지대라는 확신을 가지고 로보에게 다가온다. 지금의 상황이 선뜻 받아들여지지않는 로보는 비설당의 친구 나낙에게 상황을 말하자 나낙이 이상의 '오감도'를 컬러메일로 보내준다.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 그렇게뿐이 모여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안 순간 그들도 로보도 안쓰럽게 여겨지면서 언젠가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
"언니도 널 좋아했으면 하는 거지? 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에 대해 갖는 마음이 달라. 네가 아무리 평생 누군가를 좋 아해도 상대는 안 그럴 수도 있어. 네가 진심으로 사랑해도 상 대는 계속 너한테 상처만 주고 이기적일 수도 있어. 그래서 사랑 은 아주 품이 큰 거애.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장 큰 공을 생각해 봐. 그리고 그걸 굴려 봐. 가는 동안 공이 얼마나 많은 곳에 닿는지 생각해 봐. 또 그 사람에게 닿아서 멈춘 뒤에도 얼 마나 많은 것에 닿아 있는지 생각해 봐. 사랑은 그렇게 큰 공 같 아. 네가 어떤 특정한 한 사람만 사랑한다고 느낀 순간에도 넌 그렇게 많은 것들을 다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니 그 한사 람이 널 사랑하지 않아도 슬퍼하지 마. 그 주변에 있는 것들, 네 사랑을 받은 것들 중에는 반드시 널 사랑하는 게 있어. 그것이 다시 아주 큰 공을 굴려서 너에게 올 거야."P232수후의 말중에서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곳이다. 집안에서 학교에서 언니라는 존재에 가려 자기를 드러내지못하던 로보는 비설당에서 언니라는 존재에 가려진 자신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친구들을 만난다. 비설당에서 로보가 도둑이 되어갈수록 지상에서의 허술한 관계부터 차곡차곡 사라질것이라는 수후의 말에도 여전히 로보는 두렵지않았다. 그러나 로보가 다른 비상구를 찾기전에 로보에게 아주 큰 공이 다시 굴러들어오기를 로보를 사랑하는 그 누군가가 빨리 공을 굴리기를 바라면서 책을 덮었다. 표현하지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것은 내가 아는것이지 내가 사랑하는 상대에게는 표현하지 않는한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것은 아니다. 거꾸로 상대가 나를 아무리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드러내지않으면 내가 그감정까지 읽을수는 없는 일이다. 표현하는 사랑은 표현하지않는 사랑보다 훨씬 더 큰 사랑이다. 늦기전에 잡을수 없는 공간으로 떠나기전에 사랑을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