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피는 정신이 말똥말똥하다. 아무리 잠을 자려고 양도 세보고 양떼구름을 세어보아도 잠은 오지 않고 정신만 더더욱 말짱해졌다. 소피의 발치에는 뚱뚱한 수고양이 테로어가 실눈을 뜬채 엎드려 누워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드르륵' 무엇인가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아죽 작은 소리였지만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탑탑탑'하고 걸어가는 발소리도 들린다.
그렇게 이런저런 소리들이 들리더니 급기야는 다투는 듯한 말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방안을 잘 살펴보던 소피는 어두운 방안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 인형, 동물 인형등등 소피의 모든 인형들이 장롱과 서랍에서 나왔고 의자들은 모두 가운데로 끌어다가 세 줄로 놓여있었다. 의자들이 마주보이는 방 한쪽에는 무대가 꾸며져 있었다.이윽고 커튼이 열리더니 인형들에 의한 진정한 인형극이 시작된다. 그리고 어느새 그 인형들과 소피는 건강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란 곳을 축약적으로 만나게 된다.
사람들을 살면서 우울증이라는 증세를 겪게 된다. 아이들 역시 그런 증세가 있지 않을까? 그런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삶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세상을 끝나는 즉 죽음이란 어떤 것일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은 충격적이면서도 재미있게 그리고 아주 현실적으로 제공해준다. 한번 읽고나니 작가가 꼭 하고싶은 이야기가 글중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듯해 다시한번 더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