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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관의 선생님의 <열다섯, 교실이 아니어도 좋아>에 이어 오늘 두 번째 책 <열일곱, 내 길을 간다>를 읽었다.
요즈음 석 달째 다시 읽고 있는 <토지>에서 한 사람 한 사람에 깊이 빠지면서 울다가 웃기를 반복, 기운이 없어 마지막 한 권을 남겨두고 잠시 쉬고 있던 참에, 서울에서 날아온 이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하여 새벽 3시에야 덮은 <열일곱, 내 길을 간다>는 또 다시 나를 가슴 시리게 하고 많이도 울렸다.
앞선 책 '열다섯~'에서는 지독한 가난과 모진 고생에도 탈선하지 않고 건강하고 꿋꿋하게 자란 한 어린 소년의 인간승리 과정을 보여 주었다는 것으로 책을 덮었다. 그러나 이번 '열일곱~'에서는 그 이후, 즉 열일곱 청소년의 모습은 훨씬 더 깊이 들어가 내적 갈등과 고뇌의 과정을 참담하리 만큼 생생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앞선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진한 감동과 아픔을 느꼈다. 인간은 왜 위대한가를 물었을 때 나는 갈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련다. 더구나 그 갈등이 죽음을 불사하는 모진 의지로써 극복되었을 때 우리는 깊은 존경과 기립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이 책은 찬바람이 가슴을 파고드는 추위와 외로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끊임없이 묻고 답하기를 반복한다.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하여 자문하는 이 과정에서 어른인 나에게도 어쩌면 죽을 때까지 숙제로 남을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생각할 때 어쩔 수 없이 소년과 함께 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샘 근무를 끝내고 몸과 마음이 죽도록 지친 상황에서 논두렁에 파릇파릇 돋아난 쑥을 쪼그리고 앉아 손톱으로 끊어 가방에 담는 모습이나, 또 그 틈틈이 논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은 생뚱맞으면서도 얼마나 아름답고 건강한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스케이트 타는 방법, 특히 멈추는 방법을 몰라 아무리 연습해 보아도 '새로운 방법으로 자빠지거나 남다르게 나뒹굴기만 하였다'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이런 소년은 도저히 탈선할 수가 없다.
게다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가출을 결심하고 기차를 타러 가던 중 검정고시 학원을 발견하고 이끌리듯 들어가 상담 끝에 집에 돌아와 '공부하겠다'고 하자 기뻐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이 그러하다. '공부를 해서 좋은 게 아니여. 니가 하고 싶은 걸 해서 좋은 거지.' 이토록 주인공은 '내 갈 길'에 대하여 고뇌하였고, 바로 그 점을 어머니가 알아 주었다는 점에서 주인공 '관의'는 바로설 수가 있었을 것이다.
'열다섯~'에서도 '열일곱~'에서도 골골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 또한 한 소년이 방탕하거나 탈선할 수 없도록 풍요로운 자양분이 되었다는 점에서 안동의 성자, 권정생 선생을 떠올렸다. '관의'도 주변 숱한 사람들의 사랑과 믿음으로 지금 교사가 되어 자신과 같이 외로움을 먹고 사는 소년들에게 삶의 등대요 길라잡이, 견인차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믿는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