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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 들어 비가 잦아지면서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2012년 여름은 그 어느 해 여름보다 덥고 힘들었던 여름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산, 바다, 계곡 등 피서지(避暑地)마다 사람들로 넘쳐 났다고 하는데 시간과 돈의 제약 때문에 이번 여름휴가도 결국 집에서 보내고 말았다. 에어컨, 선풍기, 수박 등 더위를 식혀줄 갖가지 방법들을 동원해보지만 그때만 잠시 시원할 뿐이고, 이런 방법들도 결국 돈이 필요- 에어컨과 선풍기를 연일 틀어댔던 터라 벌써부터 전기요금 고지서가 두려워진다 - 한 방법들이니 알뜰족 들에게는 부담되는 방법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값싸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피서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공포 소설과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여름은 공포 영화와 소설의 계절이라고 잘 만든 공포 소설과 영화 한 편 보고 나면 그 무서움 때문에도 그렇고 여느 장르 소설들보다 강력한 재미와 몰입감 때문에 더위를 싹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공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심장이 옥죄어 들고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면서도 책에 고개를 쳐박고 눈길을 절대 돌릴 수 없게 만드는 공포소설만의 치명적인 “마력(魔力)”을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여운이 오래 남는 성격이라 공포 소설을 읽으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꺼려하긴 하지만 올여름은 공포소설이라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무더워서 올여름에는 일부러 공포소설 몇 권을 선택해 읽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인 <호러픽션(양국일, 양국명 공저 / 청어 / 2012년 7월)도 그래서 선택한 책으로 올여름 읽은 공포소설 중에서는 세 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우연찮게도 세 권 모두 한국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앞서 두 권 중 한 권은 은근하고 오싹한 분위기가 참 매력적이긴 했지만 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자극적이진 않았고 다른 한 권은 공포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무서움의 정도가 너무 밋밋했던, 두 권 모두 “공포소설”로만 한정짓는 다면 다소 실망스러웠던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작가들이 10년 가까이 공포소설을 집필해 온 중견 작가들인데다가 제목부터 아예 “공포(Horror)"를 표방하고 나온 작품이니 만큼 극한의 공포로 무더위를 확 날려줄 것으로 기대가 되었던 작품이어서 책을 받자마자 공포소설답게 음산한 표지를 열어 바로 읽기 시작했다.
종종 공포소설들을 보면 작가들이 책 속 글귀를 통해서 공포의 정의와 의미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서문인 “작가의 말”을 통해 작가들의 생각을 먼저 밝히고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고 있다. 작가는 공포소설에는 기존의 모든 것을 뒤엎고 순식간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거대한 힘이 있으며, 자신이 공포소설을 쓰는 이유를 공포는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동안 늘 함께 하는 “동반자”와도 같은 것이기에 공포라는 장르로 구축할 수 있는 이야기는 끝이 없으며, 공포라는 장르로 상상할 수 있는 이미지도 무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작품은 공포소설의 진수를 보여주고자 각고의 노력으로 완성한 열편의 작품이 한데 묶었으며, 자신의 공포소설에 대한 꿈과 열망, 도전으로 탄생한 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공포와 재미 면에서 자신 있다는 얘기일 텐데 과연 속 내용은 어떨까?
책에는 열 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변형된 인간들이 감염되지 않은 인간들을 공격하고(<침입자들>>,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녀는 괴물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고 자신마저 죽일 거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으며(<괴물이 있다>), 돌아가신 줄 알았던 할머니는 관 속에서 걸어 나와 자신의 제사상을 바라보고 나를 빤히 쳐다보기도 한다(<사자와의 하룻밤)>, 한편 성폭행 당해 죽은 누이를 대신하여 형제가 만월(滿月)이 뜨는 밤이면 성폭행범들을 살인하고(<만월의 살인귀>), 악명 높았던 전직 건달은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 지하에서 사람들의 가죽을 벗기고 사지를 잘라내는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며(<묵도의 밤>), 부산 해운대로 MT를 간 대학생들은 인근의 흉가(凶家)에 들어갔다가 그 집에서 숨어 살고 있던 연쇄살인범을 맞닥뜨리게 된다(<유령의 집에서>). 또한 사업실패로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을 생각하는 한 남자는 일주일전 자신의 살인을 의뢰했다며 파란 옷을 입은 자살 주식회사의 킬러들에게 쫓기고(<자살 주식회사>), 예지몽을 꾸는 한 남자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호텔의 한 여자 투숙객이 자살하는 장면을 꿈꾸고는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나서며(<꿈속의 그녀>), 한 여학생은 자신을 쫓아다니는 남학생을 떼어내기 위해 이리떼가 출몰하는 산 속 깊은 곳으로 있지도 않은 장미를 꺾어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지만 아침에 자신의 우체통에 꽂혀있는 핏빛 붉은 장미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고(<붉은 장미>). 억울하게 죽은 가족의 원귀(寃鬼)들이 흉가에 출몰하여 사람들을 살해하는 작품(<향전>)도 있다. 이처럼 작가는 서로 다른 상황과 느낌의 열 편의 단편들을 통해 다채로운 공포의 향연(饗宴)을 펼쳐 보이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꽤나 이색적이고 상황과 이야기도 꽤 무섭지만 20~30 페이지의 너무 짧은 분량에 상황묘사와 이야기 전개를 모두 담아내려고 한 탓인지 무서울 만 하면 바로 끝이 나버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역시 공포소설은 중반까지 세세하고 치밀한 심리와 상황 묘사를 통해서 공포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중반 이후 속도가 급 빨라지면서 종반에 확 몰아치며 결말 나버리는 공포소설만의 “기승전결(起承轉結)”이 재미일 텐데, 이 책 에서는 분위기 조성이 생략된 채 주로 사건의 전개와 결말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어 그런 공포 분위기를 한껏 맛보기에는 그 분량이 너무 짧았다. 편 수 를 줄이고 좀 더 살을 붙여서 대 여섯 편 만 실었다면 어땠을까? 특히 좀비 소설을 연상시키는 <침입자들>이 그런 면에서 참 아쉬웠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이렇게 단편으로 끝낼 께 아니라 좀 더 긴 호흡과 상황 설정으로 장편으로 펼쳐 낸다면 여느 외국 좀비 소설 못지 않은 멋진 작품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블랙 유머가 가미된 <자살 주식회사>와 사이코 패스 연쇄살인범이 인상적인 <묵도의 밤> - 잔인한 장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긴 하지만 -, 갈수록 늘고 있는 여중고생 성폭행 사건과 함께 미성년자 범행에 대한 법적 모순을 짚어낸 <만월의 살인귀>, “전설의 고향”을 보는 것 같은 고전적인 공포의 진수를 보여준 <향전> 만큼은 소재와 공포 분위기 면에서 기발하고 색다른 공포를 맛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신선하고 기발한 공포와 재미를 맛볼 수 있었고, 앞서 읽은 두 책 보다 확실히 무섭기는 했지만 무더위를 날려버릴 만큼은 아닌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 작품이었다. 물론 예전보다 어지간한 공포스러움에는 무뎌진 내 개인적인 취향 탓일 테고 꽤 무서웠다는 평들도 있으니 무서움에 대한 평가는 읽는 사람의 주관적인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은 이상 공포 소설 몇 권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단 한 밤 중에 읽으면 더위와 함께 그날 밤 꿈자리(熟眠)도 날아갈 판이니 환한 대낮에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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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에 서서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을 패닉에 빠져들게 하고, 그러한 감정으로 극도의 짜릿함과 함께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하는 공포소설은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유혹의 열매와도 같다. 그렇기에 언제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대감을 갖게 하고, 그 어느 장르의 소설보다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호러픽션은 이러한 공포소설의 모든 매력을 갖추고 독자를 그 독특한 세계관으로 끌어들인다.
하나하나의 단편이 우리의 일상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법한 스토리 전개로 더욱 긴장감을 갖게 한다. 특히 예측 불허의 그로테스크한 반전은 이야기의 끝을 볼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게 만들어 준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서 마음을 놓을라치면 또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니 이것은 그야말로 즐거움의 연속이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뭔가 일어날듯 말듯한 불안감 속에 흥분과 안도의 순간이 수시로 교차되니 책 읽는 재미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 마음이 병들어 버린 사람, 귀신 그리고 유쾌함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하나의 공통된 주제인 공포를 이끌어내니 잘 차려진 식탁에서 맛있는 음식을 하나씩 집어먹는 느낌도 든다. 음식을 먹다 보면 특히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듯이 공포소설도 특히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어떤 요소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MT를 간 대학생들이 유령의 집에서 담력시험을 하는 이야기가 왠지 무척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수련회를 가든 극기훈련을 가든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이 담력시험인데 우리가 흔히 하는 이러한 행동을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하니 더욱 맛깔스럽다고나 할까.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고 상상에 상상이 더해졌다. 공포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무모한 행동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좋지 않은 결과는 상당한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그것이 문제이다. 이 치기어린 대학생들의 담력시험 역시 상당한 반전과 더불어 비극으로 끝을 맞이하게 된다.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었다. 범죄에 가족을 잃고 그 충격에 살인귀로 변해가는 어느 소년의 슬픈 이야기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이 소설처럼 너무나 위험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도우면서 신뢰와 사랑 속에 살아가야 할 인간들이 서로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되어버린 이 현실이 너무나 슬프기 그지없다. 인간의 악행에 단죄를 내린다면 과연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 잠시 생각도 해본다. 용서인가, 받은 대로 돌려 줄 것인가. 이것도 인간이기 때문에 고뇌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유쾌함으로 공포를 준 자살 주식회사 역시 매우 독특한 설정으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왠지 모르게 인간은 참 나약하면서도 간사한 존재구나 하는 생각에 쓸쓸한 마음도 들었다. 이렇듯 호러픽션의 모든 이야기들은 단순히 공포만 선사하는 것이 아닌 인간 내면의 본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얼음만이 더위를 잊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공포소설 한 권이면 하루 종일이 시원해질 수 있다. 그 차가운 매력에 푹 빠져 본 이 시간이 너무나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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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다. 왜냐고? 무서우니까... 나이 마흔에 들어선 한 가정의 가장이 이런말 하면 비웃는 분들 있을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나같은 남자들 많다. 평소에 벌레 한마리만 지나가도 소리소리 지르면서 호들갑 떠는 여자들이 놀이공원 가면 겁도없이 바이킹에, 룰러코스터에 번지점프도 잘만 하더라. 나같으면 돈줄테니 한번 타보라고 해도 마다할텐데. 그뿐인가? 꽥꽥 소리를 지르면서도 공포체험, 귀신의 집도 꼬박꼬박 들리려하고, 할로윈데이에 맞춰 그것도 야간개장하는 놀이공원에 주로 입장하는 주고객이 여성들이다. 나를 비롯한 남자들은 대부분 귀신의 집 이런거 무지 싫어한다. 특히 나는 공포영화 한번 보고나면 여운이 오래가서 고생하는 편이다. 그렇게 된데는 외딴 곳에서 혼자 생활하는 내 환경도 큰 영향을 끼쳤다. 사람들로 가득찬 도시에서 생활한다면 덜하겠지만, 건설회사 다니면서 외진 곳에서 숙소생활 하는지라 가끔 주말에 당직근무라도 할라치면 바로 뒤가 공동묘지인 조립식 숙소에서, 동료들 모두 집에가고 나 혼자 남아있는데다, 주위 민가라고는 500미터 이내에 한집도 없는 곳에서 살다보니 아무래도 평소에는 잘 생활하다가 공포영화라도 볼라치면 버티기가 어려워진다. 대학원에 다닐적엔 학교 시험실 귀퉁이에 칸막이를 쳐놓고 생활했었다. 그리고 그 유명했던 일본 공포영화 '링' 시리즈를 컴퓨터로 봤었는데 근 한달 가까이 퀭한 눈으로 폐인처럼 지내야했다. 밤에 무서워서 잠을 못자니 그럴수밖에~ 시험실 생활 역시 불행하게 혼자서 살았었는데 우리 과가 있던 공대건물이 학교 외곽에 덩그러니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밤 10시만 되면 복도와 현관 불을 모두 꺼버리는 탓에 시험실에 있을때는 그나마 괜찮은데 화장실에라도 가려고 문을 나서면 온통 암흑천지에 벽을 더듬어서 가야할 정도였다. 그럴때 열려있는 빈 강의실이 달빛을 받아 더욱 음산하게 느껴졌으니 뭐 말 다했지... 나의 이 나약함의 끝은 영화 '거울속으로'를 보고나서 극에 달했다. 당시 아내와 연애중이었는데 함께 영화를 보고나서도 아내는 금새 일상에 복귀해 잘살았지만, 난 후유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거울속으로' 내용이 거울에 비친 내가 내가 아니라는 그런 설정이지 않은가! 특히 지금도 인상에 남는 장면은 한 여자가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다듬다가 세수를 하러 고개를 숙이는데 거울속 여자의 모습은 싸늘한 눈매로 고개숙인 여자를 내려다보며 칼로...삐리리... 하는 장면. 요걸 보고나서 거울을 못보겠더라. 근데 거울 없는곳이 없지 않은가. 침실에도, 공부방에도, 화장실에도, 거실에도 어딜가나 거울이 있으니. 아이고.... 그런 내가 공포소설을 읽었다. 내심 시각,청각을 자극하는 영화보다야 활자로 읽는 책이 좀 낫겠지 싶은 맘도 있었고, 재미는 있지만 영화를 못보니 대신 책으로라도 한번 접해보자 하는 맘도 있었다. 게다가 이제껏 기겁을 할 정도로 무서운 책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조금은 만만한 맘으로 골라 든 소설이 바로 양국일, 양국명 공동작가가 쓴 '호러픽션' 이란 책이다.
공동저자 두사람에 관한 설명은 책에 나와있지 않다. 다만 이름으로 봐서는 형제지간이 아닌가 추측해볼 뿐이다. 양국일은 2001년 <철탑이 보고있다>라는 작품으로 언더프리 주최 호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수상, 언더프리 회원작가, DAUM 영화 평론가로 활동, <귀신이 쓴 책>, <불꽃소녀 아레나>, <붉은벽돌 무당집 1, 2>등을 출간했다고. 양국명은 2002년 <붉은장미>로 리얼 판타 신인상, <BNQ>로 스포츠서울과 바로북이 공동 주최한 제1회 한국인터넷문학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원타임>, <귀신이 온다>, <붉은벽돌 무당집 1, 2>를 출간했다. 약력으로 봤을때 두사람은 등단부터 지금까지 줄곧 공포라는 장르에 한우물을 파는 작가로 보인다. 특히 <붉은벽돌 무당집> 이라는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나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2009년에 그 작품이 발표된 후 동명카페를 10년 넘게 운영해오면서 팬들과 소통해 오고있고, 10여년간 활동하면서 발표했던 단편들을 모아 이번에 <호러 픽션>이라는 책을 내게 됐다고 한다.
![]() 공포라는 장르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그나마 살아오면서 접한 경험상 공포에 대한 코드가 동서양이 서로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양, 특히 한국적인 정서상 공포영화는 주로 귀신이 등장한다. 그것도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한을 풀기위해 등장하고, 악인들을 응징하는 권선징악의 코드가 흐른다. 반면 서양영화에서 표현하는 공포는 귀신이 아니라 살인마를 통해서다. 그리고 특별히 원한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가 살인마에 의해 처참하게 살육당한다. 서양인들은 그런 모습에서 공포를 느끼나 보다. 하지만 나는 한국사람이라서 물론 그런 살인마도 무섭긴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게 하얀 소복을 입고 히히히히~하면서 긴머리 풀어해치고 달려드는 귀신이다. 이번 <호러픽션>에서는 이런 동서양의 공포 코드가 모두 포함된 단편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인마도 등장하고, 귀신도 등장하고,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괴물로 변해가는 인간들도 등장한다. 무서움도 제각각이다. 역시나 시시해.. 하고 대범하게 읽어 내려갈수 있는 작품도 있고, 허걱! 내가 이 책을 왜 읽고 있을까 하며 책을 읽다말고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단편도 있다. 마지막 작품 '유령의 집에서'를 읽고나자 대번에 자기 전 양치를 하러 화장실에 갔을때부터 바로 약발이 받기 시작한다. 이번 주말 또 당직근무라 아무도 없는 이 섬마을 숙소에서 혼자 있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참 통쾌하게 읽었다고 해야겠다. 겁많고 귀신 무서워하는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딱 적당한 강도의 공포를 선사한다. 담이 큰 분들은 시시하게 느껴질수 있겠지만, 내 수준에선 딱 좋다. 좀 특이하게 느낀 부분은 주인공의 시점 부분이 새로웠다. 보통 이런 소설에서는 3인칭을 주로 쓰지 '나'라는 1인칭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공포소설의 특징상 등장인물은 가해자 아니면 피해자일텐데, '나'가 등장해 죽는것도 이상하고, '나'가 살인자가 되는것도 이상할테니 말이다. 3인칭으로 표현해야 등장인물을 죽이기도 쉽고 주인공이 살인범이 되기도 쉽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단편들에서는 그런 선입견을 간단히 없애버렸다. '나'가 등장했지만 죽는걸로 끝나고, 또 '나'가 잔인한 연쇄살인범이기도 하다. 나름 단편들을 내 기준에서 순위를 매겨보자면 가장 반전이 돋보였던 작품은 '괴물이 있다'와 '유령의 집에서'이고, 가장 무서웠던 작품은 '사자와의 하룻밤'. 가장 잔인한 작품은 '묵도의 밤'과 '만월의 살인귀'라고 하겠다. 반면 가장 시시했던 작품은 '침입자들'과 '자살 주식회사'. 대체적으로 하드고어 작품들이라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폭력성은 별 다섯, 선정성은 별 없음. 즉, 무지하게 폭력적이고 잔인하지만 야한 장면은 하나도 없는 공포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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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호러를 숭배하는가?
추리소설가, SF소설가, 그리고 공포소설가들이 한데 모여서 서로 한탄을 하고 있다.
추리소설가 왈 '외국 작품들 때문에 죽겠다.'
그러자 SF소설가가 뒤이어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아, 그래도 그쪽은 장르는 활성화되어 있잖아. 이쪽은 그런것도 없다고.'
두 사람의 얘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공포소설가는 옆에 있던 신문을 펼쳐들면서 조용히 말했다. '배부른 소리들 하고 있네. 우린 이 신문이랑 경쟁해야 한다고? 봐봐, 온통 호러잖아."
가상의 대화긴 하지만 주변의 아는 공포소설가가 비슷한 심정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공포소설의 쇠락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상상을 압도하는 현실의 공포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이 작가들의 상상력을 뛰어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고달퍼졌다는 것 외에 상상력이 쪼그라들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난 특별히 공포를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특정 장르가 이렇게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는다는 것은 장르 전체에 있어서도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니다.
두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쓴 이 책은 기존에 발표했던 단편들과 미공개 단편들을 모아놨다. 사실 공포의 재미는 측정하기가 몹시 어렵다. 나처럼 좀비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인간들을 말살하는 '침입자들'이라는 단편을 좋아할 것이다. 쫓고 쫓기는 스릴러 같은 걸 좋아하는 독자라면 자살을 결심한 남자가 겪은 악몽같은 이야기를 다룬 '자살 주식회사'에 눈길이 갈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공포를 좋아한다면 향전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공포라는 말은 두려움의 상징일 수 있고, 모르는 것에 대한 속 깊은 차가움일 수 도 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의 급강하가 탑승자의 심장을 쥐어짜면서 서늘함이 즙액을 흘러내듯 공포가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제압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작가의 말대로 가장 치명적인 공포가 내 안에서 끊임없이 잉태되는 어둠이기 때문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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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픽션 / 양국일, 양국명
1.
여름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수박, 모기, 피서, 그리고 무서운 이야기. 끈적하고 더운 날씨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원하고 짜릿한 무언가를 갈망하게 만든다. 그런면에서 무서운 이야기는 여름과 궁합이 무척이나 잘 맞는다. 듣는순간의 공포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속에서 문뜩 생각나게 하는 그 오싹한 기분은 짜릿한 쾌감으로 다가온다.
어릴적 여름방학때면 시골로 향하곤 했다. 차려주신 수박과 차가운 미숫가루를 배부르게 먹고나면 남은 코스는 입담 좋기로 소문난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였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귀신들과 도깨비들의 이야기는 대표적인 권선징악의 패턴이였고 어린아이에게 하지말아야할 금기사항에 대한 확실한 교육방침이였다. 덕분에 성인이 된 지금도 양심에 어긋나는 짓들을 할때마다 문뜩문뜩 할머니의 이야기가 흐릿하게 떠오른다.
이처럼 무서운 이야기는 단순한 쾌락 위주의 역할만이 아닌 교시적인 역할도 함께한다. 문학에서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능이 교시적 기능과, 쾌락적 기능이라고 할때 '무서운 이야기'는 이 둘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완벽한 결과물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무서운 이야기'는 어릴적 할머니의 이야기와는 달리 교시적인 기능을 상실한채 단순한 쾌락만을 추구한다. 싸이코 패스의 이유없는 살인과, 단순한 고어는 '무서운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2.
<호러픽션>은 말하자면 이 두가지 부류의 이야기가 함께 섞여있는 단편집이다. 이유없는 살인을 하는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도 나오며,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오는 끔찍한 결말도 이야기한다. 단편집의 특성상 모든 이야기가 좋을수는 없지만 이 두가지 틀의 이야기가 함께 섞여있다는 것은. 그것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것은 참으로 재밌게 읽을 수있는 하나의 이유였다.
양국일, 양국명 형제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완벽하진 않지만 만족스러웠다.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너무 뻔한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생각외의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다.
3.
첫번째 작품인 <침입자들>은 장편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바이러스를 통해 다른 형태로 변하는 인간과, 그 형태로 변화하지 않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한참 물이 올랐을때 갑자기 끝나버린듯한 기분이였다. 좀더 깔끔한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였다.
두번째 작품인 <자살 주식회사>는 '스티븐 킹' 형님의 단편 <금연 주식회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였다. 자살을 하려던 주인공을 살해하려는 사람들. 주변 모두가 적으로 보이는 상황설정에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마지막 한문장이 실소로 다가왔던 이야기였다.
세번째 작품인 <괴물이 있다>는 진짜 괴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 아버지의 폭력안에서 소녀는 환영을 본다. 괴물이 어머니를 죽이고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환각. 그 환각에 이상한 낌새를 차린 소녀의 담임은 그녀의 가정을 방문한다.
네번째 작품인 <만월의 살인귀>는 누이의 죽음에 복수를 결심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 만연한 성범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담긴 이야기였다. 생각외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다섯번째 작품인 <사자와의 하룻밤>은 할머니의 장례식 꿈과 현실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정말 무서운것은 인간이구나 라는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였다.
여섯번째 작품인 <꿈속의 그녀>는 뭐랄까 조금 추상적인 이야기였다. 예지몽을 꾸는 남자와 그녀를 좋아하는 마녀라 불리는 여자 두 사람의 운명의 고리가 현실과는 너무나 이질적이였기에 와닿지 않았다.
일곱번째 작품인 <붉은장미>는 남자의 순정을 짓밞은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얼핏 동화와 같은 형식을 취했기에 붉은 장미의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여덟번째 작품인 <묵도의 밤>은 상당히 고어한 이야기였다. 살가죽을 벗져내고, 온몸에 못을박고 비급영화와 같은 소재에 마지막 반전이 주는 임팩트는 상당히 강렬했다. 하지만 뭐랄까 그런 이유로는 절대 공감할 수 없었던 이야기.
아홉번째 작품인 <향전>은 열편의 단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조선 말기의 향권을 둘러싼 구향과 신향의 첨예한 대립. 그 대립의 희생자들이 귀신이 되어 나타난다는 설정의 이야기인데, 위에 언급한 '할머니의 이야기'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였다. 인간의 욕심이 불러오는 비극적인 결말이 시대에 상관없이 나타난다는데 안타까움이 들었다.
마지막 이야기 <유령의 집에서>는 흔히 볼수있는 괴담류의 이야기였다. MT를간 대학생들이 흉가체험도중 겪는 무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김빠지는 반전이 아쉬웠다.
4.
아직 시중에 나오지 않은 책인데 작가의 사인본으로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였다. 더군다나 이렇게 다양한 느낌의 이야기를 한권의 책에서 만나 볼 수 있다니.. 매번 한국의 장르문학을 읽으며 느끼는것이지만 2% 부족하다는것은 지울수 없는 욕심이다. 하지만 이렇게 익숙한 장소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는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입맛에 따라 즐길수 있는 다양한 공포의 향연이다. 여름철 무더위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이야기. <호러픽션>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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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공포소설, 호러소설. 기존에 발표했던 단편들과 미공개 단편들이 담겨 있고,
이렇게 다양성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짧은 느낌,
오히려 무서운 공포보다는 가족애, 우리 사회의 이슈들,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어쩌면 이미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보다 더 무섭고
엄청난 공포감과 호러물을 기대하기보다는, 가볍고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단편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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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빗 속에서 읽기에 딱 좋은, 더구나 더운 여름철 비 오는 밤에 읽으면 진짜 좋은 책이 바로 호러물이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로 무척 흥미롭게 읽기 시작한 <호러픽션>..
이 책 <호러픽션>은 회원수 3만의 인터넷 공포소설 카페 '붉은 벽돌 무당집'에서 많은 회원들로 부터 호평받은 작품 10편을 싣고 있다. 길지 않은 단편들이라 쉽게 책 속에 빠져들 수 있는데, 알수없는 괴 바이러스로 인해 아비규환이 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침입자들>을 시작으로 자살하려던 남자를 킬러들이 쫓아 다니는 이야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소녀 이야기, 성폭행으로 죽은 누이의 복수를 결심하는 두 형제 이야기, 할머니의 장례식 꿈과 현실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이야기, 예지몽을 통해 한 여자의 죽음을 막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이야기, 남자의 순정을 짓밟은 여자의 이야기, 사이코패스같은 연쇄살인을 다루는 이야기, 억울하게 죽은 가족들의 원혼이 사람들을 살해하는 이야기, MT를 간 대학생들의 흉가 체험 중 겪는 이야기 등..
개인적인 느낌 일 수 도 있지만 좀더 이야기를 길게 끌어가도 좋겠다 싶은 작품들이 다수 있었다. 서서히 공포가 다가오고 절정에 이르기 까지의 내용들이 너무 급하게 처리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중장편으로 끌어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사실 요즘 우리네가 살아가는 현실 속 이야기들이 더 소설처럼 엽기적이고 끔찍한 일들이 많아서인지 <호러픽션>속 이야기들이 단지 소설로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나 만의 생각인지.. 요 며칠 끔찍한 묻지마 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그것이 이제 저 멀리 남의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바로 우리들 옆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라 더 끔찍하고 더 무섭게 다가오는데 이런 현실들이 소설과 뭐그리 달라 보이지도 않는다.
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리기에 더없이 좋은 호러물.. <호러픽션>은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 있을만큼의 공포, 우울, 슬픔 등을 담고 있다. 특별히 호러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굳이 피하려는 생각도 없기에 그저 책 속에 빠져 읽을 수 있었던 <호러픽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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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픽션 - 현실세계의 부조리와 두려움을 공포소설로 담아낸 수작 <윤성> 정말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혹은 정말 무서운 것은. 어렸을 땐 여곡성, 강시 등의 영화나 티비에서 방영되던 전설의 고향, 그리고 여름날 모깃불 피워놓고 옥수수를 먹으며 듣던 옛날 이야기, 혹은 동네에서 전해지던 -들을 때 마다 조금씩 달라지던- 무서운 이야기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던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내가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줄 어른이 되고 보니 그런 것은 이제 크게 무섭지 않다. 내가 정작 무서운 것은 바로 ‘세상’ 이다. 세상은 집 밖뿐만이 아니라 이제 집 안에서 조차 두려운 것들과 함께 살아야 할 지도 모를 만큼 각박하게 변했다. 오로지 ‘돈’ 만이 최고의 가치요, 모두 비슷비슷한 중산층의 삶을 살아가기를 종용당하며 그렇지 못할 땐 가차없이 인생의 낙오자가 되어야 하는 슬픈 현실 –자살 주식회사-, 심해지는 학교폭력, 폭행, 성폭력 등의 범죄에서 가해자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점점 잔인하며 대담해 지는데도, 단지 미성년자라 하여 쉽게 용서되는 현실이 과연 옳은 것인지 –만월의 살인귀-, 혹은 가정폭력이 어떤 괴물을 만들어 내는지-괴물이 있다-, 집착, 소유욕, 이기심이 과연 올바른 사랑의 모습인지-붉은 장미, 꿈 속의 그녀, 묵도의 밤-, 과연 돈과 명예, 좀 더 높은 곳에 군림하려는 인간의 욕구의 끝은 어디인지 –향전- 이 책에 나오는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은 단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현실과 너무 닮아 있어서 더욱 무섭고 두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변했다 하지만 그런 세상을 만든 것은 바로 우리들이 아닐까. 가진 자와 권력자 들은 좀더 많이 가지고 좀더 높은 곳에서 군림하고자 다람쥐 쳇바퀴 같은 무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 우리를 조종하고, 우리는 그저 그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 냥, 혹은 나는 그런 일반인 과는 다르다는 우월감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더 무서운 ‘괴물’을 만들어내는 이 세상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인간들은 서로 소외되고, 더욱 외로워지고, 상처받은 자는 치료받지 못한 채 격리되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가두고 통제하는 이 세상이 바로 끔찍한 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집은 픽션이라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공포를 담아낸 수작인 것 같다. 그저 공포소설이라는 틀에 두기엔 너무나 아까울 정도로. 예전에 무서운 존재들은 한을 풀지 못하고 구천을 떠 도는 영혼이어서 어떻게든 그 억울함만 풀어주면 그만이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어 놓은 이 무서운 세계에서 태어난 괴물들은 현실 속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 움직이기에 우리의 두려움은 더욱더 커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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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극장가에는 공포물을 당연히 올린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마 더위를 날려 주기엔 오싹함이 최고일거란 많은 사람들의 경험에서 온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난 공포소설은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특히 밤에 읽으면 꿈자리가 뒤숭숭해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의 책이나 영화만 보려 노력했다. 그러다 최근 나의 북마스터인 오프서점 사장님이 추천한 책을 읽다 미스터리에 다시 빠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인이 양국일님과 양국명님의 책을 나에게 선물을 하신 것이다. 호러도 오랫만이지만 호러 단편은 더 오랫만이라 읽다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난 책을 읽으면 책속 이야기와 현실을 종종 구분못하는 이상한 증상덕에 첫 이야기도 다 읽기 전에 손이 자연히 입으로 가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몇장 읽기도 전에 이런 내 입이 이상해 그러다 벌써 ...... 아~ 이런게 단편이구나. 느끼며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다 보니 빠졌다 나왔다 하다 마지막 장을 덮었다. 오랫만에 읽은 호러 완전 쇼킹이다. 단편 하나 하나 다 신선하고 흥미 진진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아프고 슬프고 안타까움까지 담고 있어 그저 재미만 있는 이야기, 그저 죽고 죽이고 누가 죽였지? 궁금해 하는 예전에 공포영화에서 보던 그런게 호러가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끼며 가슴 가득 슬픔과 아픔을 느끼게 하는 호러도 있구나 이건 전설의 고향같은 이야기도 21세기 우주선이 나타날것 같은 이야기도 모두 소화되는 이야기들이란 생각에 여기 이 이야기들을 쓴 형제 작가님들이 너무 궁금해졌다. 두분의 작품이 색이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라 이건 다른분거구나 하는 느낌도 느끼며 오늘 아니 요 몇일 난 색다른 즐거움에 더위는 좀 잊고 지난듯하다. 양형제님의 붉은 벽돌 무당집도 읽어 보고 싶다. 이러다 호러에 빠지면 누가 건져 줄까 좀 걱정되기도 한다. 성격상 한권이 맘에 들면 한 작가님의 책은 다 보는 성격이라 이젠 이분들의 작품을 읽고 만약 없다면 작가님을 독촉하는 편지를 보낼지도 이 여름이 덥다면 더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읽어 보시길 권한다. 만약 겨울에 읽다 고드름 되면 난 책임을 못지니까......
![]() 나에게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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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순식간에 이상(異常)으로 탈바꿈되고, 낯익은 것들이 문득 낯선 존재로 변신하는 오싹하고 짜릿한 전율!
역시 한여름엔 공포물이지! 라고 다들 말씀들을 하시지만 나는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 책도 읽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두려워 하는 공포의 존재는 '귀신' 인데 이 책은 '귀신'이라는 소재의 공포소설에 치우치지 않은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밤에 책 읽는 것이 집중도 잘되고 즐겨 보는 편인데 이 책을 보다가 마지막부분에 「향전」 이라는 이야기에서 책을 덮고야 말았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의 내용이 수록되어있었으므로.. (밤에 혼자 보는데 무서웠음..)
호러픽션의 책은 10개의 단편집으로 구성되어있는데, 하나하나 단편의 내용이 일상에서 일어 날 법한 일들로 되어있어 긴장감을 갖게 만들고 소설의 특성상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하느냐에 따라 공포심이 더욱 극에 달하므로 이 책을 읽을때만이라도 나의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길 바랬다.
「침입자들」이라는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되는 호러픽션. 좀비같은 느낌의 이야기였는데 좀비라는 소재에 익숙해 져 버려 그런가 아님 이런일은 현실에 있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그닥 두려움없이 읽었다. 「괴물이 있다」라는 이야기부터 점점 잔인해 지기 시작하면서 「묵도의 밤」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잔인한 영상을 보는 것도 아니고 글로 읽는데 묘사들 때문에 자꾸 상상이 되면서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자꾸 떠오르기도하고 내 주변에서 그런일이 일어날듯하고 .. 역시 공포물은 정신적으로 좋지않은 소재다.
내가 두려워하는 존재의 '귀신'의 이야기는 마지막 두편에 있는데 「향전」과 「유령의집에서」 라는 이야기. 위에도 말했지만 어제 밤에 읽다가 「향전」에서 책을 덮고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 오늘 아침에 나머지 「유령의집에서」를 읽었다.
'코앞까지 다가온 세 여인의 모습은 더욱 흉측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월화의 머리가죽이 벗겨지고, 월진의 목이 뱅뱅 돌아가고 있었으며, 월령의 붉은 눈동자가 파열되며 핏줄기를 내뿜었다. 자신들이 죽음을 당했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p288
근데 나는 '귀신'이라는 존재는 그 당시엔 무섭지만 금방 잊어버리곤 한다. 근데 잔인한건 그 당시엔 보거나 읽을때 괜찮지만 머리속에 자꾸 남는 것 같다. 자꾸 누가 날 노리는것 같고... 어쩌면 내가 두려워하는 존재는 '귀신' 이라기보단 '죽음'인것 같다.
아.. 공포소설은 정신건강에 좋지않아. 이젠 공포물에 손대지 말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