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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느꼈던 낯선 나라의 가까운 이야기..
"어린 시절에 느꼈던 낯선 나라의 가까운 이야기.." 내용보기
그리스의 파시즘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반체제 운동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그린 이 작품은, 비록 어린 시절에 제대로 그의미를 포착하면서 읽지는 않았지만, 대단한 수작으로 기억된다. 할아버지와 멜리아, 대고모와 멜리아의 언니로 나누어지는 반체제적인, 그리고 체제우호적인 2분법적 구도는 어린 소녀가 가장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가족이라는 가장 사적인 영역을 파시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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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파시즘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반체제 운동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그린 이 작품은, 비록 어린 시절에 제대로 그의미를 포착하면서 읽지는 않았지만, 대단한 수작으로 기억된다. 할아버지와 멜리아, 대고모와 멜리아의 언니로 나누어지는 반체제적인, 그리고 체제우호적인 2분법적 구도는 어린 소녀가 가장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가족이라는 가장 사적인 영역을 파시즘이라는 정치적 문제가 뚜렷하게 형상화되는 장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대단히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었던 당시는 80년대 후반으로, 아마 우리 나라의 상황 역시 군사적 파시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현실이었을 것이다. 멜리아가 고양이를 찾으며 외치는 '데모크라시!'의 소리는 당시 우리 나라의 곳곳에서 은밀하게 또는 터져 나오듯이 들렸던 소리임에도, 나는 멜리아 만큼의 인지력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멜리아의 학교만큼이나 내가 다닌 학교 역시 사회적 모순의 잡합체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도 멜리아에게는 반체제적 지성인인 할아버지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일까. 어쨌든,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험난한 여파를 거쳐 왔던 우리 나라임에도, 이 정도로 잘 쓰여진 동화 한 편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린 아이이기에, 더 간단하게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컨데, 동화라 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해서 보여주는 것도 의의가 있겠지만, 순진한 시선에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을 실어주기 위한, 보다 솔직한 작품들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작품이 더 많이 우리 땅에 태어날 수 있길 바란다.
YES마니아 : 골드 m****n 2002.08.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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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투사, 니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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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의 투사, 니코 오빠   우리 사촌 아가씨들에게. 나는 들고양이를 타고 스페인으로 간다. 내가 너희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하겠지. 거기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단다. 나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편에서 싸울 것이다. 내가 돌아오는 날 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라마가리에 다시 가자. 나는 들고양이와 내가 겪은 신기한 모험 이야기를 너희들에게 들려주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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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의 투사, 니코 오빠

 

우리 사촌 아가씨들에게.

나는 들고양이를 타고 스페인으로 간다. 내가 너희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하겠지. 거기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단다. 나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편에서 싸울 것이다. 내가 돌아오는 날 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라마가리에 다시 가자. 나는 들고양이와 내가 겪은 신기한 모험 이야기를 너희들에게 들려주게 되겠지.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이길 것이다. 우리는 우리 나라에도 민주주의가 오도록 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들고양이의 두 눈은 모두 밝고 푸른 하늘빛이 되겠지. 마놀리도 학교에 가게 되고 그래서 음악가가 되는 거다. 잊지 마아라! 라마가리의 친구들을 항상 사랑하는 일을! 그럼 잘 있거라, 안녕! 건강하게 지내기 바란다! (275쪽) 

 

니코는 아이들에게 작은 영웅입니다. 니코는 아테네 시에 살며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섬으로 와서 아이들과 함께 시골로 가곤 합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모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오매불망 니코를 기다립니다. 니코가 해준 이야기 중에 아이들을 사로잡은 것은 들고양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은 검은색이고 다른 한쪽 눈은 파란색인 들고양이. 어느 날은 검은 눈을 감고 파란 눈을 뜨고 있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파란 눈을 감고 검은 눈만 뜨는 들고양이.

그 들고양이가 파란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잘 길들여진 얌전하고 착한 고양이가 되어 사람들을 도와 주고 아이들이나 숲속의 작은 동물들과 즐겁게 놀아 줍니다. 그러나 검은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사람들의 일을 모조리 방해하고 부수어 버리는 난폭한 고양이가 되어 숲속의 작은 동물들은 무서워 모두 제 집으로 숨어 버리곤 한답니다.

 

니코와 들고양이는 이 책을 끌고 가는 중심인물입니다. 니코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며 이야기를 해주는 작은 영웅이지만 세상은 그를 아이들과 지내는 작은 영웅으로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때는 1936년. 작품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까지 파시즘의 세력이 미쳐 존 메탁사스 장군이 독재 정치를 시작합니다. 대학에 다니는 니코는 자유의 투사가 되어 싸우다가 수배자가 되어 도피 생활을 하게 됩니다. 착한 사람이 되어 사람들을 도와 주고 아이들이나 숲속의 작은 동물들과 즐겁게 놀아 줄 수가 없습니다. 대신에 파시스트가 하는 일을 모조리 방해하고 부수어 버리는 난폭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니코와 들고양이는 다른 인물이면서도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가족의 대립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할아버지는 제정신이 아니신 듯이 보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파시스트 잡지의 표지를 장식해서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꼴을 보고 앉아 있는 것밖에 없구나. 이건 굉장한 수치다.”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으면 내 직장을 잃어요!” 아버지가 소리치셨습니다. “어쨌든 머지않아 연맹 가입은 아이들 모두에게 의무가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단원이 될 거요.”

“적어도, 스스로 가입하는 최초의 아이들 중에 끼여드는 우스꽝스러운 꼴은 되지 말아야 한다.” 할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데스피나 대고모님은, 미르토 언니에게 모처럼 돌아온 행운의 기회를 막으면 언젠가 모두들 후회하게 될 거라는 말씀만 되풀이하셨습니다. (205 - 206쪽)

 

독재 정치가 시작되기 전에는 어른들끼리 소리치며 다투는 일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던 화목한 집안입니다. 그러던 것이 독재 정치가 시작되고 니코가 자유의 투사가 되어 싸우는 한편 미르토가 연맹에 최초로 가입하는 상황이 되며 집안은 점점 분열의 강도가 높아집니다. 게다가 미르토를 모든 잡지 표지 모델로 내세워 연맹 가입을 유도한다는 상황 아래서는 격렬하게 맞부딪칩니다. 할아버지와 엄마는 니코의 편이 되고 대고모와 아버지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멜리아는 니코의 심부름을 하는 등 니코의 편에서 일하게 되어 가장 가깝게 지내던 언니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을 갖게 됩니다.

 

니코가 사촌들에게 쓴 편지처럼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스페인으로 가면서 그리고 미르토가 연맹에 회의를 하면서 가족은 다시 화목의 싹을 틔웁니다. 그러나 독재정치가 계속되는 한 가족의 분열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독재는 그렇게 한 가족의 평화를 송두리째 뒤흔듭니다. 어쩌면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경우를 그리스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무수하게 보아 왔습니다. 그렇더라도 할아버지의 건강한 정신과 니코의 몸을 아끼지 않는 싸움, 그리고 설사 아버지가 직장을 잃더라도 당당하게 살고 싶다는 엄마의 소망, 아울러 멜리아의 희망이 살아 있는 한 민주주의는 끝내 살아날 것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9.07.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