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쓸 당시 딸의 나이, 정확히 열살 때 리스본에서 1년간 살았던 어린 시절의 농축된 기억. 그때 만큼 아무런 유보 없이 행복하고 평온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고 되뇌이는 그곳, 리스본. 작가는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바로 그 공간으로 애닮은 상실의 슬픔을 안고 그녀의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앞으로의 날들을 살아가게 해줄 힘을 얻기 위하여.
'다정한 구원'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아련한 따스함과 잔잔한 감성 한 조각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왜인지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나 역시 '리스본'을 포함한 포루투갈을 여행했던 경험이 있다. 그 시절 내가 안고 있었던 삶의 무게라던가, 미래의 불투명함이 너무나 벅찼기에, 아스라한 희망이라도 얻어보고자 훌쩍 떠났던 여행지였다. '리스본'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미 알 수 없는 공감대를 가득 안고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흔한 여행 에세이의 감성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담담하고 솔직하게 개인의 기억과 슬픔을 공유하고, 기어이 치유해내고마는 과정을 함께 경험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나면, 가슴 한켠이 따스해진다.
소멸과 생성, 끝과 시작은 하나의 몸이고, 끝이 있기에 우리는 순간순간의 찬람함을 한껏 껴안을 수 있다. 혹은 나는 모종의 '의미'를 찾아 헤맸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부모 자식 관계로 만나게 된 의미, 죽음이라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는데도 삶을 한껏 껴안고 가야하는 의미, 상대와 나를 용서하는 일의 의미...... 그를 찾기 위해 나는 차분히 많은 것들을 응시하고, 소화시키고, 어떤 형식으로든 이야기를 천천히 시작해야만 했다. 지금의 나는 한결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이다. p.256
|
|
그녀의 소설도, 에세이도 항상 너무 어렵지 않게, 하지만 또 가볍지 않게 마음을 살살 건드리며 다독이는 면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최근에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를 읽고, 다시 추억어린 장소와 관련된 이 책, 다정한 구원이 출간되어 당연히 구입하였습니다. 여전히 그녀의 색깔, 온도... 따스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집필해주세요. 계속 애정하겠습니다. |
|
임경선 작가님의 책을 매우 좋아한다. 그녀의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내 취향이어서 출간기념 작가 사인본을 구입했었다. 딸 윤서와 함께 포루투갈 리스본 여행기를 담은 책인데 보통의 여행서를 생각하고 이 책을 고른다면 실망할 것이다. 여행서라면 당연히 적혀있을 맛있는 음식점, 꼭 가야할 명소의 오픈시간, 위치, 전화번호 같은 건 하나도 적혀있지 않으니까. 이 글에는 부모님과 함께 리스본에서 생활했던 작가의 어린 시절과 딸 윤서와 함께 하는 지금의 시간이 교차되어 그려진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는 애틋함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리스본을 갈 때 이 책을 들고 간다며 여행을 할 때 아무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리스본에 가기 전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일독을 권한다. 매력넘치는 리스본으로 당장 날아가고 싶게끔 만들어 줄 테니까. |
| 집에만 있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다정한 구원이 되어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우리의 마음에 조금은 여유와 안식을 그리고 구원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읽는 동안 앞으로 읽을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웠던 책이었다. 내 삶에 리스본을 포르투갈을 갈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 더 많은 확률을 차지하고 있지만 나의 삶에도 구원이 되어줄 어느 한 곳을 생각하게 했다. |
|
임경선 산문집 ‘다정한 구원’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의 1일차로 시작된다. 리스본은 작가가 10살 때 1년 동안 살았던 곳이다. 작가의 시선과 발걸음은 리스본 곳곳을 거닐다 문득문득 부모님과 함께 보낸 장소와 기억, 그때의 감정에 머무른다. 작가의 어머니는 이른 나이에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그리고 지난여름 아버지를 엄마 곁으로 보내드렸다고 한다. 이 특별한 리스본행에는 작가의 10살 먹은 딸 윤서가 동행했다. 그런 점에서 다른 여행기와 충분히 차별된다. 사랑하는 누구가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했던 그 시간과 장소를 추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누군가 이 책을 읽고 나누는 가운데 이런 소리를 했다. 너무 공감이 되는 말이다..자연스럽게 삶에 하나를 온전히 느끼면서 살아야겠다.
|
|
임경선님의 신작. 믿고 읽는! 이번에는 산문집 다정한 구원 예약판매로 미리 주문하여 읽었다. 열살무렵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리스본에서 보냈던 시절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책을 읽으며 펼쳐지는 리스본의 풍경들을 상상하며 나 또한 리스본에 가보고 싶어졌다. 리스본에 살고 있던 지인을 몇십년만에 찾아간 내용도 뭔가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들은 거기 그렇게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
|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을 살아오면서 지나고 보니 "그때가 나의 눈부신 시절"이구나 하는 때가 있다. 한번도 멋지거나 이쁘거나 날씬하거나 부자인 적은 없었지만 심지어 그때조차도 내가 눈부신 시절을 살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도 못했지만 분명 그런 시절은 존재한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소중한 느낌이 드는데 그런만큼 누구에게 쉽게 내보일 수 없는 비밀이기도 하다. 임경선에게 리스본에서 보낸 1년이 바로 인생의 눈부신 시절이었다. 그때는 비록 어렸지만 온전히 부모님과 그녀 세 사람이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무엇보다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자유의 공간이었다. 이젠 그 나이가 된 딸과 함께 리스본으로 떠나 그때의 감정을 되살려내고 추억속의 장소를 찾아가고, 사람을 만나는 뜻깊은 여정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다정한 구원"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많은 나라에서 살았고 그래서 다양한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축복받은 어린시절을 보냈을 것이란 막연한 예상과는 달리 리스본에서의 아버지는 외교관이면서 유학생이었다고 했다. 그런 유학생 남편 곁으로 큰딸인 임경선만 데리고 날아온 엄마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나중에 '유학생의 아내'로 합류한 엄마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른 나라에 살 때는 항상 지나치게 예민하고 꼼꼼했고, 늘 뭔가에 쫓기며 사는 분위기를 풍겼다. 리스본에 있었을 때만큼 '풀어져 있던' 엄마의 모습은 전후로 본 적이 없다. 리스본의 한 시절은 어쩌면 부모님의 인생에서 허락받은 유일한 안식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당신들은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 이 순간만큼은 '현재'를 유유자적 즐기자는 마음이 있었겠지.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휴식같은 기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나에게 있어 그것은 여행이었다. 비록 며칠 되지 않은 짧은 여행이지만, 또 그렇게 며칠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고 모든 것에서 떠났다 다시 돌아오면 신기하게도 다시 씩씩하게 살아갈 힘이 생겼다. 작가의 부모님에게 리스본은 그런 도시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다른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리스본만의 따스한 햇살과 맑은 하늘이 있었고,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 식구끼리만 지내다 보니 그들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했던 기쁨도 있었다. 리스본에서의 부모님은 내가 살아 생전에 본 중, 가장 즐겁고 온화하고 아름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저절로 안심하고 행복해했던 것 같다. 훌쩍 떠나온 리스본은 많이 변했고, 어린시절의 기억과는 또 많이 달랐지만 차근차근 기억을 더듬어 추억의 장소를 하나둘 찾아나간다. 그 일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인간이 같은 상황을 두고도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것은 비단 줄리언 반스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나는 일이다. 리스본에 도착한 다음 날 일기에도 썼지만, 가장 최근의 착각은 리스본에 해변이 있다고 기억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다가 아니라 '바다처럼 보이는 강'임을 알았을 때는 무척 당황했다. 과거를 기억하는 인간의 뇌란 이토록 불확실하다. 어린시절 그 눈높이에서 본 기억들은 정확치 않다. 길게만 느껴졌던 길이, 너무 높게 느껴졌던 건물들이, 크게만 느껴졌던 어른들이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는 당황스런 기억들 다 하나씩 있듯이. 하지만 그녀가 찾아다녔던 것은 그런 장소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있었던 추억, 포르투갈어로 "사우다지"를 찾아나섰던 여행이었다. 미술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존 버거는 리스본을 두고 "망자들의 특별한 정거장"이자 "이곳에서 망자들은 다른 도시에서보다 더 과감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자꾸 이렇게 엄마에 대한 일들이 떠오르는 걸 보면, 그의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이젠 만날 수 없는 엄마와 아빠의 흔적을 찾아 떠났던 그녀는 리스본 곳곳에서 그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특히 함께 추억을 나눌 수 있는 노부부를 만나 여행은 더욱 풍성해졌다. '과거'의 아빠에 대한이야기를 하며 깔깔대다가도 '얼마 전'까지의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피할 수가 없었고, 그러다 보면 웃다가 또 갑작스레 눈물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미 함께 넘치는 웃음을 나누었기에 마음속 멍울의 크기가 줄어간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를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위로를 받고 있었다. 부모님의 흔적을 찾기 위해 딸과 함께 리스본으로 떠나간 그녀가 전해주는 가슴따뜻한 추억의 이야기들, <다정한 구원>이다. |
|
처음엔 임경선 작가님의 솔직한 모습이 너무 재밌어 눈물이 찔끔 하긴 했지만 ㅎㅎ '전반적으로 아련하고 따뜻한 리스본 여행기구나' 생각하며 방심한 채로 읽어가다 어머니와 온천 이야기에서 갑자기 한 방 얻어맞고 말았어요. 평범한 여행 에세이가 아닌 가장 빛나던 시절을 보낸 리스본으로 '돌아간' 작가님의 가장 깊고 깊은 곳에 있는 가족과 사랑에 대한 책입니다. 작가님과 비슷한 시기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점점 나이 들어가는 어머니를 마주하게 되는 저에게 이 책은 모든 문장이 남이 적은 문장 같지 않아 거리를 두는 것이 참 힘들 정도였습니다. 어떤 분들이 읽으셔도 때론 유쾌하게, 때론 절절하게 읽으실 수 있겠지만 이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비슷한 세대의 분들이 가장 이 책의 깊은 곳까지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
어린 시절의 임경선 작가와 부모님의 한없이 빛나고 찬란했던, 리스본에서의 시간들. 그리고 소중했던 감정들이 스며있는 그곳으로 가장 사랑하는 딸과 함께 온전히 누리고 온 시간들. 글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다 보니, 따뜻함이 배여있는 리스본의 모습들이 내 눈앞에도 펼쳐지는 듯했다. 물론 나는 아직 리스본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작가의 시선에 비친 그곳의 온도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
|
교토와 도쿄, 그리고 이번엔 리스본! 언제나 작가님이 사랑하는 딸과 함께하는 여행기였던 것 같지만 리스본은 조금 특별하다. 작가님의 어린날의 누군가의 딸이었던 시간과 지금은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 과거와 현재를 함께 돌아보는 장소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언제나처럼 무신경한 듯 보이지만 깊은 애정으로 리스본의 골목 구석구석 그리고 과거를 추억하는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기쁨이 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그 도시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기분- 완성본이 너무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