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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에 대한 오해라… 그런 오해가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을 것이다. 다윈보다 먼저 사회진화론을 발표한 스펜서를 추종하는 부류의 적자생존이라든가, 식민주의에 대한 옹호 같은 것이다. 혹은 (처음부터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성차별주의자라는 오해도 있다.
사실 다윈의 진화론은 창조론과의 싸움도 상당히 중요하고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왔지만, 다윈의 주장을 단편적으로 주해하거나, 내지는 제대로 읽지 않고 단순히 인상적으로 받아들이고 비판하고, 혹은 이용하는 이들을 극복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았다. 식민주의라든가, 인종주의, 약육강식의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다윈이 그런 것을 증명해냈다고 하면서 진리인 것처럼 호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파트리크 토르는 이와 같은 다윈에 관한 끈질긴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물론 이 책 말고도 다윈에 대한 오해를 적극적으로 비판해온 책들은 많았다(특히 굴드가 그랬다). 파트리크 토르가 다윈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 주된 텍스트로 삼은 것은 『종의 기원』이 아니라 다윈이 말기에 쓴 『인간의 유래』라는 책이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쓰면서 인간에 관해서는 쓰기를 무척 꺼려했다. 자연선택의 논리에 따르면 인간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관해서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겠지만, 만약에 그것을 명시적으로 썼을 때 쏟아질 비난을 두려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종의 기원』은 요약본에 지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자신의 이론에 대한 오해와 자신의 논리에 최종적인 귀결인 인간에 대해서 쓰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종의 기원』과 거의 같은 비중을 갖는 책인 『인간의 유래』를 썼다.
사실 『종의 기원』과 『인간의 유래』 사이에도 적지 않은 논문과 책들이 있다. 다윈은 천상 연구자였으며, 꾸준히 자신의 연구를 발표했다. 그러나 『종의 기원』만큼 종합적인 책은 없으며, 『인간의 유래』만큼 철학적인 책은 없다(파트리크 토르는 『인간의 유래』를 통해 다윈의 철학을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유래』 등으로 본 다윈은 어떤 생각을 가진 이였을까? 그는 노예제를 적극적으로 반대한 이였다. 또한 사람 사이의 차이(더 무가치적인 말로 바꾸자면, 다양성)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지배의 원리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건 자연선택의 논리에 의해서도 그런 것이었다. 인간의 경우, 협동이라든가, 자비라든가 등등의 가치가, 인간을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건 인간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다윈은 분명하게 적고 있다. 그냥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을 인간이나 사회에 적용하는 것을 꺼림칙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윈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다윈은 문명의 옹호자였으며, 평화의 사상가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 그런데, 책은 참 읽기 힘들다. 그게 이 저자, 파트리크 토르의 배경(철학) 때문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분간이 쉽지 않다. 아마 50대 50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인류학자와 인종학자가 정반대로 서술된 부분(67쪽)에서는 내가 잘못 읽은 것인지, 이 책에서는 쓰임새가 다른 것인지 한참 고민할 정도였다(뒷부분 가서는 내 상식대로 적힌 걸로 봐서는 저자, 혹은 번역가의 실수다. 그런 것뿐만 아니라 너무 현학적이고, 문장 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운 말이 정말 많다. 요즘도 이렇게 쓰고, 번역하나 싶을 정도로.
아, 그리고… 책 표지도 문제다. 다윈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킨다고 한 책인데 책 표지의 그림은 다윈 이론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를 그려놓았다. 많은 일러스트나 애니메이션에서 인류의 진화를 나타내는 그림으로 나오는 것이지만, 이것은 인류 진화가 단선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오해를 가지게 한다. 인류의 진화는 이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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