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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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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지는 서술에 진이 빠진다. 성(城)으로 가는 길목에서의 기나긴 대화, 성과 마을 사람들의 연대, 성으로 이르는 얽히고 설킨 이해할 수 없는 관계들. 터무니없이 몰락해 가는 바르나바스가(家)를 보는 다양한 시각들, 프리다와 K.에 관해 쉴새없이 떠오르는 의견들, 교사와 면장과 비서들과의 기나긴 대화……. 생활이 이토록 힘든 과정이라면 일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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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밑도 끝도 없이 늘어지는 서술에 진이 빠진다. 성(城)으로 가는 길목에서의 기나긴 대화, 성과 마을 사람들의 연대, 성으로 이르는 얽히고 설킨 이해할 수 없는 관계들. 터무니없이 몰락해 가는 바르나바스가(家)를 보는 다양한 시각들, 프리다와 K.에 관해 쉴새없이 떠오르는 의견들, 교사와 면장과 비서들과의 기나긴 대화……. 생활이 이토록 힘든 과정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해 버리고 싶다. 공무원이나 관청의 비유라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신에 이르는 길이라면 그럭저럭 이해할 만도 하다. 카프카를 재미있게 읽는 사람은 행복하다. 밀란 쿤테라는 14살에 카프카를 읽고 감명 받았다고 한다. 프라하에선 당(黨) 청사(廳舍)를 성(城)에 비유하고 당(黨)의 2인자를 클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쿤테라에 기죽을 일 아니고 프라하 사람들을 부러워 할 것도 없다. 우리에게 춘원(春園)의 '흙'이 있듯 그들에겐 이웃 아저씨의 소설일 테니까. 카프카는 조개껍질 주우러 바다로 나아가는 아이들처럼 무심히 읽어야 한다. 측량기사 K.가 성(城) 밖 작은 마을에 들어와 성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한다는 시시한 이야기에 불과하니까. 카프카를 제대로 쓴 사람은 밀란 쿤테라일 것이다.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인용하여 부모의 신격화된 권력과 자식 사이의 관계에서 가족의 내면적 전체주의를 사회적 전체주의로 연결시켜 인간과 세계의 원초적인 가능성을 포착한 작가라고 그의 평론 - '저 뒤쪽 어디에'서 말한다. 성(城)은 종교로 읽히고 정치적(공산주의 나 민주주의 사회)으로 사회적으로 읽히며 관료적 조직화된 공동체 속의 인간으로 읽힌다. 관료사회는 복종과 기계와 추상의 세계이다. 명령과 규율, 복종이 지배하며, 개인은 거대한 행정활동의 작은 일부분만을 맡아 기계적으로 일하고, 익명의 사람들과 상대하는 추상의 세계로 환상적이다. 관청이란 그 환상적인 세계가 전체주의, 또는 민주주의 사회의 매카니즘이다. 권력의 최면적 시선, 자신의 죄를 스스로 찾아내려는 절망적인 노력, 추방과 추방당하는 고통, 절대복종에의 처단, 현실적인 것의 유령적 성격과 서류의 마술적 현실성, 사생활에 대한 끊임없는 침해……, 역사가 인간에게 엄청난 시련을 안겨준 실험들을 약속된 자기 자리를 얻지 못하는 한 사내 - K.의 이야기로 형상화한다. 독자는 소설의 주인공 K.가 현대를 사는 자신이 아니라고 부정하지 못하게 하는 끔찍한 소설이다. 따라서 카프카는 인간의 원초적인 내면을 발견한 작가이다. 수필가는 K.일수도 있다. 대작을 욕심내 쓰지만 언제나 낙심한다. 그러나 다시 쓰고 또 쓴다. 오르다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는 K.처럼. 혹자는 수필을 시장바닥만큼 떨어 뜨려야 한다지만, 독자들은 이미 시장 잡배가 아니다. 본대로 느낀 대로, 붓 가는 대로 써진 글은 읽지 않는다. 글 속에서 땀 냄새가 나야하고, 피가 튀어야 하며, 근육이 꿈틀거려야 한다. 플라톤, 니체, 헤겔이 비치기도하고,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과 포스트 모던과 양자역학, 나비 효과, 프랙탈 기하학이 공존해야 한다. 아무 것도 아닌 글 - 구태의연한 권선징악이나 선한 목자들의 재탕을 쓰고 칭찬을 기대해선 안 된다. '읽은 것만큼 알고, 아는 것만큼 읽는다.' 읽는 다는 것은 지평에 이르는 시선의 확장이며 사유의 끈질긴 탐색이다. 워싱턴 어빙은 '저작술'에서 글 조각들 모아 누더기 옷 한 벌 그럴 듯 하게 만드는 작업이라 했고 보르헤스는 "말은 이미 동어 반복적으로 쓰여졌다. 주석(註釋)으로써 글 쓰기, 요약하는 척할 뿐"이라고 쓰기를 멘트 정도로 절하시킨다. 창작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쓰기가 베끼기라면 몇 권의 책을 읽고 베끼느냐가 문제다. 우리는 각자 몇 권의 책을 베끼고 있을까. '철학을 읽지 않고 먼저 자연과 인생을 읽어낸 자의 유복함이 그대에게 있다.'란 임선희의 '당신은 수필을 쓴다'의 일 절을 액면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철학을 건너뛴 제자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선량한 눈으로 읽는다(잘 못 읽었다면 용서하시라). 혹자는 지식 지향적 수필을 질타한다. 지혜를 찾아 수필을 쓰라고 한다. 지혜는 무엇일까. 슬기, 이슬 한 방울 같은 것? 옹달샘 같은 것? 그러나 맹물은 아닐 것이다. 경험이나 직관도 학습이다. 인간이 이루어 놓은 잡다한 사유와 이론들의 총체가 수필 속에 녹아야 한다. 등단한 시인이 미당(未堂)을 모르고, 미당을 존경한다는 재미 교포는 '국화 옆에서' 한 편 달랑 외우지만, 서양에선 교양인이라면 100편의 시(詩)를 암송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의 만화가들은 베끼는 것은 잘하지만 시(詩)가 없어 창작은 글렀다고 한다. 일본 만화가의 말이다. 생활 속의 철학을 고집하는 것은 임어당을 빙자한 지식 외면이며, 안일에 빠지기 위한 자가 당착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쓴다는 것은 본질 찾기이다. 카프카의 소설 또한 인간과 인간을 에워싼 세계의 본질로 읽어야 한다. 태초이래 인간이 추구해온 철학을 도외시한 면벽수도(面壁修道)만으로 본질 찾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밀란 쿤테라의 '저 뒤쪽 어디에'서 마지막 구절에서 시를 수필로 시인을 수필가로 바꾸어 쓴다면 다음과 같다. 숨겨져 있는 수필을 찾기보다 나타난 수필에 봉사하기 위해 쓴다면 수필 고유의 임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발견하는 진실 이외에 다른 진실에 복무하는 수필가는 가짜 수필가이다. 모방할 수 없는 것을 모방하는 것. 수필의 자율성의 모범을 보여주는 수필가가 카프카적일 것이다.
x*****k 2004.02.1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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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성에 들어가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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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성에 입성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K처럼 성 주위를 배회했을 뿐 좀처럼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읽었던 변신과 심판의 문을 찾을 때보다 더 힘겨운 여정이었다. 어쨌든 나는 일주일 정도 성의 첨탑을 보고 담벼락을 배회하다, 겨우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종이를 한 장씩 넘기니, 더 넘길 것이 없었고 그것은 나에게 다행한 일이기도 했다. 어쨌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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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성에 입성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K처럼 성 주위를 배회했을 뿐 좀처럼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읽었던 변신과 심판의 문을 찾을 때보다 더 힘겨운 여정이었다. 어쨌든 나는 일주일 정도 성의 첨탑을 보고 담벼락을 배회하다, 겨우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종이를 한 장씩 넘기니, 더 넘길 것이 없었고 그것은 나에게 다행한 일이기도 했다. 어쨌든 나의 여정은 끝났다. 그러나 K는 여전히 서류더미와 관료들 사이에서 성과 접촉하기를 고대할 것이다. 난공불락의 요새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접촉을 하려는 K의 안타까운 몸짓이 지금도 진행중일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끝에 K가 자신의 존재를, 삶의 터전을 인정받기를 바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다시 한번 K가 도전했던 그 '성'의 입구가 없는 문을 찾아볼 것이다.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반응이 없는 그 귀머거리 성의 문을 말이다.
c*******5 2001.12.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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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성(城)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줘봐~
"그 성(城)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줘봐~" 내용보기
작년 겨울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프라하는 너무 아름다웠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어설픈 실력으로 셔터를 누르기만 해도 기가 막힌 사진이 나오는 곳이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프란츠 카프카에 대한 것이었다. 카프카가 체코 태생인 것도 몰랐고 프라하성 근처에 그의 생가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리고 거리 곳곳 기념품 가게에 카프카가 새겨지고 그려진 상품들이 엄청나게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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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프라하는 너무 아름다웠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어설픈 실력으로 셔터를 누르기만 해도 기가 막힌 사진이 나오는 곳이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프란츠 카프카에 대한 것이었다. 카프카가 체코 태생인 것도 몰랐고 프라하성 근처에 그의 생가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리고 거리 곳곳 기념품 가게에 카프카가 새겨지고 그려진 상품들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이다.


귀국하자마자 이 책을 구입해 수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다.

이전부터 카프카의 책에 대해 '어렵다', '복잡하다', '난해하다' 등의 정보를 들어왔지만 카프카의 도시에 다녀왔고 카프카의 기념품도 사온 터라 반갑고 익숙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처음 만난 카프카의 '글은 처절하고 생소했다.'

책은 노래가 처음부터 끝까지 코드 변화 없이 하나의 코드로 되어 있는 것처럼 분명 사건이 전개되고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런 감정의 변화를 가질 수 없었다.
그만큼 무미건조하고 답답했다.
말라버린 카스테라를 입 안 가득 머금고 물 한잔 마시지 않은 텁텁함 같았다.
거기다 전체적인 내용은 마치 노래 한곡을 수십 번 돌림 노래로 부른 것처럼 같은 내용을 계속 읽고 있는 듯 한 착각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글은 '처절했다'

 


"K는 자칭 성 마을에 초빙되어 어느 날 저녁에 도착한다. 그는 성 안으로 맞아들여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를 초빙했다는 성의 관리들은 그의 초빙에 대하여 알고 있는 바가 없다. 그리하여 그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또 당장 내쫓기지도 않는다. 그의 전체적인 삶은 이제 몇 번이고 되풀이된, 받아들여지려는 시도와 노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즉 그의 전체적인 삶은, 하나의 지속적인 탄생인 것이다." (p.488)

 


분명 성(城)으로부터 초빙되었지만 성(城)으로부터 차단되어 성(城)의 주위를 맴도는 주인공 K는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탄하지 못한 이방인의 삶을 산 카프카 자신에 대한 메타포가 아닐까?

 


"그는 유태인으로 태어나긴 했으나, 유럽화한 소위 서방 유태인이었다. 민족의 강인한 존재를 굳세게 이어 온 동방 유태인, 즉 정통 유태인에 속하지는 않았다. 그는 독일어를 사용했지만 체코인은 아니었고, 보헤미아 독일인도 아니었다." (p. 8)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속할 수 없는 존재론적 고민에 기인한 성(城)에 대한 집착, 카프카에게 그렇게 도달하고 들어가고자 했던 '성(城)'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갈망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는 주인공 K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성(城)의 측량사를 담당하는 직책을 가진 클람과의 담판을 위해 프리다라는 여인과의 사랑을 이용하는 것을 통해 그 갈망과 집착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연히 받아들여질 줄로만 알았던 것이 거듭 실패하고 계속 제자리에 머무는 존재의 무의미함. 그래서 K는 처절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작품에서는 K에 대해서도 성(城)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부연 설명이 없다. 분명 존재하는 것들인데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희뿌옇다.


미완으로 끝난 작품이기에 결말이 더욱 궁금하지만 그것도 알 수 없다.

K가 결국 성에 들어갔는지 아닌지도... 카프카가 결국 성에 들어갔는지 아닌지도...

 


이런 재미없고 유쾌하지 않은 내용임에도 카프카가 대문호로 인정받는 이유는 글쓰기의 독특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문장이 독특하고 생소했다.

수십 번 반복하는 돌림 노래를 부르는 듯 한 지루함이 있었지만 문체는 날카로웠다.

요즘 작가들처럼 어려운 표현이나 구체적인 감정과 정황의 묘사를 덧붙이지 않았다.
또한 불필요한 부연 설명이 전혀 없어 언뜻 보면 초보 작가의 습작 정도의 문장이라 착각할 정도다.

 


결론적으로는 참 매력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렵고 난해하기도 했지만 예상만큼은 아니었던 터라 카프카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볼 생각이다.

 


그래서 카프카 자신이 정말 들어가고자 했던 성(城)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고 싶다.



l****h 2011.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내용보기
이 책을 선택한 계기는 범우사의 세계문학의 책들을 골라 읽던 중 선택하게 되었다... 프란츠 카프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책은 참 난해했다.. 글 자체에서 부터 어렵게 느껴졌고 또, 다루는 내용이 전체주의의 사회에서 그 사회속에 속하지 못하는 한 개인이 그 사회와의 갈등을 나타내는 그런 내용이기에 참 어렵지 않았나 생각합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내용보기
이 책을 선택한 계기는 범우사의 세계문학의 책들을 골라 읽던 중 선택하게 되었다... 프란츠 카프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책은 참 난해했다.. 글 자체에서 부터 어렵게 느껴졌고 또, 다루는 내용이 전체주의의 사회에서 그 사회속에 속하지 못하는 한 개인이 그 사회와의 갈등을 나타내는 그런 내용이기에 참 어렵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언제나 쉬운 내용만 읽고 대하기 보다는 가끔은 이런 책도 읽어 보는 것이 좋지않나 생각한다. 1920년에 사귀게 된 밀레나 예센스카 포라크와의 연예관계가 작품에 반영된 것으로 1953년 막스 브로트에 의해 극화 되었었던 작품입니다.주인공 k는 측량기사로서 고향과 머리 떨어진 어느 성의 일을 하기 위해 성 기슭의 마을에 도착했으나 성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복잡하고 기괴한 관료기구에 둘러싸인 성은 그가 들어가는 것을 허용치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그를 마을에 머물러 있게도 하지 않는다. 성과 마을과의 정당한 유대를 원하는 그의 노력도 헛되이 끝나고 그는 영원한 타향사람으로 남는다. 이 작품의 주제는 카프카 문학의 기본적인 주제의 하나로, 개체의 전체에 대한 관계를 문제삼은 것이다. 아무튼 한 번 정도는 읽어 봄직한 책인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r****s 2001.08.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