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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무나리 글, 그림/이상희 역 | 비룡소 | 250g | 188*254mm | 2012년 05월 30일 | 정가 : 30,000원
호기심으로 받아든 책은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너무 얇고 뭐랄까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뭔가 비어보이는 듯 했다. 한번 읽고 머리 속에 물음표를 100개쯤 그린 후에야 내가 뭘 잘 못 보고 있는지 알았다. 나는 이미 어른이고 호기심으로 보기보다 책을 평가하고 싶어하는 사람 쪽에 서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아팠다. 브루노 무나리 선생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졌다.
길쭉한 판형.
이야기는 까만색의 공간 속에 노란 빛이 떠 있고 그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상세하지도 연결되어지지도 그렇다고 뭔가 대단한 이야기도 없게 뜨문뜨문 그려져 있다. 뭔가 막 느끼고 공감하고 박수치고 싶어 죽겠는데, 뭐가 너무 없어서 당황하게되는 그런 느낌. 그 느낌은 책을 다시 펼쳐 보며 사라지게 된다.
쬐끔 유치해 보이긴 하나, 까만 밤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그림도 없고, 하얀 생쥐 막 좋아지는 그런 그림이다. 무엇보다 까만 밤의 느낌을 살려 실루엣으로 표현된 그림은 여백과 어울려 예쁘다.
까만 밤을 지나, 까만밤의 비밀이 밝혀지고 날은 밝아온다. 밝아오면서 펼쳐지는 어슴프레한 새벽은 트레이싱지로 표현되어 각기 다른 그림이 비쳐 나와 새벽의 풀밭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그 풀밭 속에 곤충을 구경하고 개미를 따라가다보면, ![]()
또 다른 세계를 만난다. 그냥 까만 것만이 아니고 그 안에 그 뒤에 그 주변 어디에도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어둠에서 새벽 그리고 개미굴까지 들어가게 만들고서야 느끼게하는 브루노 무나리 선생의 솜씨에 감탄했다.
처음 책을 보면, 가격에 비해서 너무 얇아서 깜짝놀란다. 그러나, 책이 꼭 페이지와 글밥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차곡차곡 넘겨보면 그 색다름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넘기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종이와 그림들을 보며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과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게 만든다. 책 상태는 좋다. 사은품으로 따라오는 드로잉 북도 왠지 뭔가 한번 그려보고 싶은 느낌이 들어 좋다. 책은 구입해서 보는 것이기에 사진은 조금만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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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미는 팝업북 수집이다. 그리 흔하지는 않은 취미이다. 한 권을 사고 두 권을 사다 보니 어느새 가지고 있는 팝업북은 30여권. 팝업북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특이한 아동 서적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더란다. 아무래도 팝업북은 대체로 아동서적이고, 그림책 중에서도 토이북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렇게 살펴보게 된 그림책 중에서는 정말로 예술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책들이 많았다. 어릴 때는 대수롭게 보고 넘겼던 일러스트라는 게, 다시 보니 이런 거였구나. 그림책이란 알고 보면 가장 종합적인 예술 아닐까. 그런데 이번에 비룡소에서 Zebra라는 그림책 시리즈를 만들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디자인의 그림책을 선보이는 시리즈이다. 브루노 무나리의 『까만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는 zebra의 시작을 알리는 책이다.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는 편견을 넘어,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성인들마저 매혹시키는 그런 책.
책이랑 책갈피랑 드로잉북이랑 포스터까지. 뭔가 전체적으로 어린이 책만이 아니라 디자이너 책이기도 하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다.
저자인 브루노 무나리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분이다. 그쪽 세계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브루노 무나리가 어떤 분인지는 피카소가 '20세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격찬했다는 말에 약간 감이 잡힐까 말까 한다. 무지 유명하겠지. 작년에는 한국에서 전시회도 열었다고 한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거야? 책을 펼쳐보자, 그 센스에 감탄. 또 감탄.
나는 이걸 글로 표현할 자신이 없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보여줄 수 밖에. 사진 대 방출.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밤과, 풀숲과, 동굴. 한밤 중에 집을 나서 책 속으로 들어가면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어둠이다. 검은 종이.
그 어둠 속에서는 불빛 하나가 빛나고 있다. 작은 불빛 하나가.
저 멀리. 밤에는 고양이가 짝을 찾아 나서고,
박쥐가 날아들고, 사람들이 불빛을 따러 사다리를 세우기도 한다. 불빛의 정체는 뭘까. 별일까?
반딧불이. 밤이 가자 새벽이 다가 왔고, 반딧불이는 풀숲으로 날아간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의 풀숲.
검은 종이 다음으로는 하얀 트레이싱지가 나온다. 겹겹이 겹치는 종이 아래. 반투명한 종이는 아래의 그림을 비춘다. 숨어있는 동시에 드러난다. 풀숲에는 많은 생명이 있다. 트레이싱지로 원근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개미들도 있다.
개미들은 굴로 들어간다. 개미굴은 땅에 있다.
그 땅에는 숨겨진 동굴이 있고. 동굴이 있으면 들어가는 게 예의렸다.
동굴 속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화석, 그림.... 보물까지!
회색 종이로 표현된
종이는 석회굴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다르게 잘린 굴의 모양과 크기는 진짜 동굴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곳에는 강물도 있다. 긴 동굴 탐험을 마치고
나온 나를 반겨주는 것은
어느새 돌아온 밤과, 그 속의 별빛들이다. 아니, 반딧불이일까? 잘 모르겠네. 놀라지 마시라. 이 세련된 그림책이 1956년에 나왔다는 사실! 유명세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이거 조카 주려고 했더니. 내가 가져야겠다. 팝업북이랑 같이 고이 모셔놔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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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아이를 위하여 동화책을 선정할때 항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본다. 색감 디자인 화려함, 기발함 독창성 아직은 글을 읽지 못하는 4살이기기 때문에 보는 것이 중요하기에 그런 측면에서 특이한 디자인의 책을 선택해 보았다.
그리고 한국작가만의 그림이 아닌 외국 작가의 그림책을 찾아보기도 한다.
파랑 고양이 나비 그리고 구멍 조금은 우울해 보이기도 하는 색감 하지만 색다른 맛이 있기도 하다. 그것이 어둠을 표현하는 듯 하다.
그리고 투명한 종이 밧딧불이가 풀밭으로 잠자러 가네 날이 밝았거든 풀밭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건 대낮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개미와 동굴속으로 그리고 책에 이쁜 구멍들이 나 있다.
그리고 물고기 강물이 땅속을 흐르네
기발하면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책이다.
종잡을 수 없는 책 파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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