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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부의 시작을 여는 문장이 좋았어요. 우리는 시끄럽고 앞뒤가 안 맞지 손까지 씻고 다시 잠드는 사람처럼 이렇게 긴 오늘은 처음입니다 별 뜻 없어요 습관이에요 저는 이 말이 모여서 그냥 시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뒤는 맞지 않지만 그런 맥락없음이 좋았다고 느꼈어요 삶 가까이에 붙어서 쓴 흔적들이 엿보일 때마다 나는 왜 이런 순간들을 놓쳤나 흘려버렸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조금 망연자실 했던 것도 같아요 * 낮게 시의 말들을 소리내서 읽기도 했어요 그게 나의 언어는 아니어서 호흡을 잃다가 혹은 어떤 단어를 계속해서 틀리게 발음하는 식으로 엉망이 되기도 했답니다 * 이대로도 괜찮은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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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계영 시인의 시는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에서 처음 읽었다 그때도 좋았다고 체크해두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시집은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
* 바람은 흰 종이로 시작했을 것이다 슬픔이라면 누구의 것이든 묻히겠다는 각오로 문구점에 진열된 노트의 첫 페이지처럼 많은 이가 만졌다 복잡한 냄새를 묻히고 왔다
* 어쩐지 서늘한 느낌이 든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감상인데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
| 제가 너무 사랑하는 유계영 시인님의 시집 입니다. 단어가 바닥나버리는 경험은 아무래도 두려운 일이겠지요. 서늘한 가운데서도 시인 님의 유머가 보이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손잡이가 떨어진 채로 들썩거리는 주전자들, 같은 표현들. 멋지고 아름다운 단어와 문장을 건지는 것도 분명 즐겁지만, 어떤 서정을 느끼는 것에도 큰 가치가 있다고 느껴져요. 이 시집도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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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고백할게요. 나 유계영 좋아한다고.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좋아서 소장하게 된 것. 에세이까지 읽었으니 유계영 전작함. 앞으로도 신간 나오면 살 거다. 에세이 제목이 뭐더라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 그 의미는 안다. 민음사 티비에 출연했을 때 말해 준 게 어떤 이미지로 내 머릿속에 남아 있음. 그 에세이 진짜 좋아하는데, 그래서 유계영을 생각할 때면 나는 나무가 우거진 숲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뒤로 바짝 꺾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시선의 행방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빛이 있고. 쓰다 보니까 생각났어 꼭대기의 수줍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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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계영 님의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시집의 리뷰입니다. 시집은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서 전체적인 감상을 적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날 때, 생각날 때마다 가끔씩 꺼내서 부분부분 조금씩 읽고 있어요. 글 자체가 엄청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은 아니고 다소 차갑고 먹먹한 느낌이 많은 시들이었어요. 가끔씩 펼쳐 읽을 때 차분해져서 좋아요. 격정적이거나 밝은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제 취향에는 딱 맞았어요.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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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 이미 한 번 후루룩 읽어버린 시집인데, 시간 여유가 생겨 여유롭게 읽어보고 싶어 생각이 난 김에 다시 펼쳐 본 시집입니다. 지나간 문장들을 다시 읽으니 페이지를 넘기고 싶지 않을만큼 가슴에 남는 문장들이 많았어요. 죽음을 얘기하면서도 생활감이 묻어나는 단어들이 시상을 연결해나가는게 좋았습니다. 너무 멀리 가지는 않고 적당해서 몇 개의 시를 제외하고는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공공 서울> 불쑥 떠오른 대낮에 한 약속 기꺼이 서로의 신이 돼주기로 한 언제 어디서나 꺼낼 수 있는 포켓치즈처럼 <개와 나의 위생적인 동거> 기분은 어제를 좋아하니까 헛짖는 것이다 냉장고에 붙여둔 포스트잇이 내일을 향해 킁킁거릴 때 너는 도대체가 관심이 없겠지만 국 데워먹어라 사랑한다 이 문을 열면 네가 좋아하는 신선한 바다 <가족사진> 한 사람이 아프면 너도나도 약을 먹었다 우리 모두의 것이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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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이 소설과 다르게 좋은 이유는 에세이와 마찬가지로 아무데나 펼쳐보아도 좋다는 것이다.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개인적으로 시인의 첫 시집을 구매하면 두번째, 세번째 시집은 언제 나오나 항상 궁금하다. 유계영 시인의 첫 시집 <온갖 것들의 낮>은 민음사, 두번째 시집은 현대문학 핀시리즈, 세번째 시집 <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는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문학동네시인선 시리즈가 제일 맘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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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금자를 0으로 맞추기 위해 : … 꽃은 나무의 무엇입니까/ 봄마다 날아오는 식상한 질문을 피하기 위해/ 창백한 휴가입니다/ 바늘 끝에 꿰어둔 떡밥입니다/ 흰 허벅지를 겨눈 모서리입니다/ 종일 기지개 켜는 몽상가들을 길러낸 것을 보아라/ 반바지 차림의 대머리가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가/ 나도 이발할 수 있나요? 물어보듯이/ 스스로를 얼마나 아껴 쓸 수 있는지/ 눈금자를 0으로 맞추기 위해/ 내가 나를 얼마나 가여워할 수 있는지 - 심야산책 : … 뿌리는 흙속에서 어떤 기억을 훔치길래/ 열매가 검게 물드는 것인지/ 포도알 속에 웅크린 검정을 알알이 발음해보며/ 밥은 지켜줘야 할 비밀을 많이 가졌다/ 더는 밤에 대해 떠들지 말아야 하는데/ 악몽 바깥으로 삐져나온 다리가/ 밤새 식었다 데워졌다/ 반복하겠구나 생각할수록/ 나는 풍부해져/ 수만 마리의 나비가 몰고 온/ 단 한 마리의 나비만 꽃 위에 앉듯이/ 슬프네, 말하고 누워버린 일도 /아프네, 말하고 벌떡 일어나 앉은 일도 - 잠을 뛰쳐나온 한 마리 양을 향해 : 그때 아침 태양은/ 당신의 얼굴을 얼마나 자세하게 깨무는지/ 오줌싸개 천사의 발밑에 고인 동전처럼/ 얼마나 자세하게 외로운지/ 양을 대신해 깨어나는지 … 태양이 가장 높이 떠오르도록 깨어나지 않는 나는/ 잠 속에서 애써 혼잣말중이다/ 난 살아 있지, 살아 있구나/ 외워놓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 있는지/ 이 또한 양을 대신해/ 심연이라는 장소가 있다고 들었다/ 당신의 가슴에 손을 뻗어도 손톱 끝인데/ 그 많은 양들은 어디서 모았지?/ 젖은 속눈썹같이 얌전히 자라는 슬픔도 있는지/ 그렇게 빛이 드는 골목도 있는지/ 하루종일 아침인 어린양을 대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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