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절대 한 번 읽어서는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읽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지말고 덮어두고 며칠 뒤 다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분명 같은 글인데 다르게 다가온다.
책 뒷부분에 이영주 시인이 적은 글을 보면서 시의 내용과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큰 소리로 자신의 웃음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지만, 수영을 할 때 자신에게 찔리는 물을 걱정하는 사람.
사람들이 비난해마지 않는 그것, 적당히 좀 넘기기를 바라는 그것이 그녀 안에 있다. 사소한 일에도 깊게 아파할 수밖에 없는 영혼 같은 것. 상처를 드러내면 그것을 보는 자도 상처받을까 봐 훼손된 영혼을 깊고 깊은 내부로 숨겨 버리는 것. 자신이 상처받는 것보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가 봐 더 아파하는 태도가 그녀의 많은 것을 쥐고 흔든다. - p.127
시인은 다른 존재의 고통을 헤아린다. 자신이 받는 상처를 걱정하기보다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주는 상처를 더 걱정한다. 그래서 이렇게 깊고 깊은 생각의 글이 나왔을 것이다.
책의 제목과 같은 시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의 첫 문장은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이다. 이 역시도 다른 이가 상처 받을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죽었는데, 사랑을 해도 될까. 꼭 그녀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죄책감과 부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죽음'이란 단어. 이 단어는 그녀의 생각 가장 끝에 자리한 것 같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의 끝은 죽음이란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각자 다르다. 시인에게 죽음이란 해방보다는 반복해서 돌아오는 굴레처럼 보인다.
시 '9번'에서 사슴은 매일 묻는다. '왜 안 끝나나요'. 왜 안 끝나냐고 묻던 사슴은 이미 아홉번이나 다시 태어난 사슴이었고,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왜' 안 끝나냐고 물었다. 아마 사슴의 죽음과 탄생은 아홉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사슴 아닌 사슴이 죽은 것처럼, 사슴은 사슴의 모습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어 죽기도 할 것이다. '여기 있는 게 진짜인지 한 번씩 저를 불러 보던 사슴' 처럼.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문장들이라 여러번 곱씹어봐야 한다. 가끔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머릿속으로 이상한 드라마를 그려보기도 한다. 나는 시인만큼 깊이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어쩌면 다른 사람들처럼 '적당히 좀 넘기기를' 바라는 것 같다. 하지만, '큰 소리로 자신의 웃음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 혼자서 오랫동안 아파하면서 쓴 이 시는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나 또한 시인의 생각을 따라가며 다른 존재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이 문장에 끌리고 의미를 부여한 이유는 제 오랜 고민과 같기 때문인데요 뭐.. 나 그냥 더이상 온전하게 사랑은 못해요 같은 문장으로 대강 메워버릴래요 어쨌든 시집의 문장 중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은 ‘케이크를 자를 때 여기가 맞나 칼을 대고 망설이는 곳에서 맥박이 뛰고 폭죽이 터지네’ 입니다 한해중 제일 싫어하는 날이 저는 생일인데 생일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어요 그동안 생일을 싫어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봐 항상 원하면 축하해줄게 말하곤 했는데 대체로 이상하다는 듯 웃더라고요 이 문장을 기억하는 사람이 또 있다면 꼭 물어보고싶어요 생일을 축하받고싶니? |
|
시는 시인의 언어를 읽는 것과 같아서 그들의 언어에 다가가는데 시간과 호흡이 늘 필요하다. 손미 시인의 언어도 그런 과정 속에서 고요하고 지나가는 시들과 반대로 떨리고 울리는 시들을 마주할 때면 그때서야 시를 읽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
|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제목부터 너무 좋은 것이다. 시 좋아하는 친구한테 추천 받고 벼르고 벼르다 이제서야 샀다. 친구가 추천해 주면서 수영하는데 내가 물을 찔러서 물이 아프대, 하는 말 듣고 읽기도 전에 빠져 버렸잖아. 이제 막 읽기 시작해서 아직 1부도 다 못 음미했는데 좋아… 세 번째 시, 물의 이름. 수영을 한다 내가 찔러서 물이 아프다, 두고두고 기억될 문장. 정형외과도. 매일 가로등이 켜져서 어둠은 깜짝 놀란다. 이런 시선 너무 좋아… |
|
배송이 빨라서 하루만에 도착했습니다! 시집이라서 간편하게 읽기 좋은 책입니다. 책 중간에 큐알 코드가 있는데 책에 큐알이 있는 것은 처음 봐서 신박하다고 느꼈습니다. 책에 쓰여진 시들이 심오하기도 한 시들도 있고 간단간단한 시들도 있어 읽는데 읽기 쉬운 책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딱 좋았습니다. 아직 한 번밖에 읽지 않아 더 읽어보면서 책을 이해해 나가야 할 거 같습니다. |
|
손미 저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후기입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이 시집에 실린 전람회라는 시를 보게 됐는데 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게 됐습니다. ?만나요 / 매일 멸망하고 있으니까 라는 행으로 시작하는데 멸망속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화자가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어요. 우리가 단순히 "보고싶어요"라고 표현하는걸 시에서는 저렇게 표현할수 있다는게.. 언어란 참 신기해요. 시집에서 특이했던 점은 요즘 시집답게 ㅋㅋ 큐알코드로 찍어서 감상하는 시가 있다는 거였어요. 좋은 시인을 알게 되어 기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