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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허상 깨뜨리기 《가족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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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영화는 꼭 본다. '절대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극한 상황의 설정과 간담이 서늘해지는 '공포의 극대화'가 주는 묘한 긴장감 때문이다. 어렸을 때 즐겨 보았던 ‘전설의 고향’ 프로그램은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즐겨 보았던 것 같은데 시간에 맞춰 볼 때마다 무서워서 이불을 둘러싸고 손으로 가리고도 다 보았던 기억이 있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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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영화는 꼭 본다. '절대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극한 상황의 설정과 간담이 서늘해지는 '공포의 극대화'가 주는 묘한 긴장감 때문이다. 어렸을 때 즐겨 보았던 ‘전설의 고향’ 프로그램은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즐겨 보았던 것 같은데 시간에 맞춰 볼 때마다 무서워서 이불을 둘러싸고 손으로 가리고도 다 보았던 기억이 있다. 여름만 되면 특집으로 방영되는 전설의 고향 애청자이다보니 언제나 단골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외울 지경이 되었는데 전설의 고향 히로인은 당연히 구미호이다. 그 해 구미호 역을 한 여배우는 최고 여배우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전설의 고향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회자되고 사랑받는 캐릭터 또한 구미호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항상 우리 곁을 맴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삶을 성찰하기도 하고 이야기를 통해 감성을 자극받기도 하고, 이야기를 통해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경험하는 것처럼, 이야기는 간접경험을 하게 해주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책 《가족기담》은 그런 카타르시스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새겨보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냥 이야기책이 아니다. 동화 속 숨겨진 가족의 잔혹함에 대해서, 가부장적 사고에 대해서, 남성중심의 사회가 낳은 비극을 재현하고 있다.

 

<장화홍련전>에서 계모의 모함에 아무 의심 없이 장화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비정한 아버지 배 좌수. 그리고 장화를 따라 죽은 홍련. 장화와 홍련은 원통함에 밤마다 귀신으로 나타나 한을 풀어달라고 한다. 그러나, 죽는 것은 계모 허씨와 아들 장쇠일 뿐, 아버지 배 좌수는 새 장사를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자,

과년한 딸 둘을 시집보내지도 않고 데리고 있었던 아버지, 저자는 여기서 아버지의 학대가 있었을지도 모를 이야기와 죽은 전처의 재산이 많았다는 것에 기인하여 재산에 욕심을 내는 허씨의 속셈 뒤에 배좌수의 욕심도 읽어낸다. 따라서 허씨의 욕심을 이용하여 결국에는 자신의 실속을 차린 셈이 된 것이다. 결과론적으로는 배좌수의 뜻대로 된 셈이니까.

 

저자는 이렇게 우리가 익히 알고 이야기들을 뒤집고 뒤틀어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족의 위기를 돌아보게 한다. 애지중지 키운 막내딸이 사람이 아닌 구미호였다는 사실을 지나친 편애로 알아보지 못하고 가족을 풍비박산 낸 부모를 통해 편애로 자식을 키우면 모든 것을 파멸시킨다는 교훈과 동시에 과잉된 사랑의 위험성을 말하고, <홍길동전>을 통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를 적나라하게 확인시켜준다. 남성의 성욕배설의 도구로 삼았던 길동의 어머니 춘섬의 삶을 통해 당시 ‘아버지’ 중심의 가정이 얼마나 여성들에게 잔인한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춘향전>의 춘향이는 얼마나 현명하고 행운아였는지를..

 

또한 <흥부전>의 흥부를 현대의 시선으로 재조명해본다. 우스개소리로 요즘에는 자식이 많을수록 능력있다는 표현을 하는데, 자식 하나 키우기도 힘든 세상인지라 과거 줄줄이 낳아 키우던 시대와는 다르게 지금은 자식도 능력이 되지 않으면 키우기 힘든 세상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래서 자식이 많다는 것을 한편으로는 자식 키울 능력이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능력은 없이 자식을 줄줄이 낳는다는 것이  예전에는 미덕이었지만, 지금 시대에는  한심하고 죄악시되는 시선으로 받아들인다. 또, 흥부가 과거에는 착하고 욕심많은 형의 피해자로 비춰지던 모습이 이제는 능력없고 한심한 가장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전이 말하는 진실들은 조금은 불편하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모습과 아버지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 두 개를 자른 이야기라든지, 여자가 큰소리를 낸다면 호통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 부모를 잡아먹는 여우의 이야기라든지 하나같이 불편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는 더 비정하다. 며칠 전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에서도 세상의 비정함을 인정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오히려 한가닥의 희망이 차오른다고 하였던 말이 기억이 난다. 과거에는 우리를 위협하는 공포가 늘 도사리고 있었다. 전쟁이라든지, 국가의 폭력이라든지, 전염병이라든지 도처에 펼쳐지는 보이는 잔인함을 보며 긴장을 유지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긴장감으로 늘 안전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모든 외부의 위험이 사라진 지금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확연히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가족 기담》은 현대인이 가족이라는 맹신과도 같은 광기 앞에서 가족 앞에서 조금은 냉정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너무 잔인한 상상일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범죄의 대부분이 가족에서 비롯되는 사건들인데다가 , 유아와 배우자, 또는 가족이 죽는 경우 1차 용의자는 가족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비정함을 인정하고 나면,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졌던 무차별한 폭력과 폭행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쩌면  잔인할 지 모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비정함을 볼 줄 알아야 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간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2.09.18. 신고 공감 13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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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 고전이 감춰둔 은밀하고 오싹한 가족의 진실
"[가족 기담] 고전이 감춰둔 은밀하고 오싹한 가족의 진실" 내용보기
최근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 가족해체에 반인륜적 범죄 등의 말이다. 그만큼 현재의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것에 대해서 말하진 않겠다. 다만 현재에서 일어나는 부모 자식간의 범죄, 부부 사이의 범죄나 사건등과 같이 가족간의 사건 사고가 비단 현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에는 그 잔혹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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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 가족해체에 반인륜적 범죄 등의 말이다. 그만큼 현재의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것에 대해서 말하진 않겠다. 다만 현재에서 일어나는 부모 자식간의 범죄, 부부 사이의 범죄나 사건등과 같이 가족간의 사건 사고가 비단 현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에는 그 잔혹함이 현재에 비해 덜하지 않은 일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그런 일들이 과거 유교 사상에 입각한 충효와 정절, 가부장 제도의 당연함에서 오는 것들로 생각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사회문제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현재보다 더한 일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사례들만 골라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 발상이나 견해가 확실히 이전까지의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 느껴질 정도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마을에 들끓는 쥐들을 몰아내 줬음에도 마을 사람들이 그에 합당한 댓가를 주지 않아서 이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버렸다는 이야기를 그 시대 먹고 살기 힘들었던 부모들이 사라진 아이들에 대해서 슬퍼하기 보다는 오히려 속시원해 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면서도 억지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장화와 홍련의 이야기에서 왜 두 자매의 아버지는 자매를 시집 보내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둘의 생모가 죽으면서 유언으로 둘을 좋은 곳에 시집 보내 달라고 했음에도 아버지는 과년한 딸들을 끼고 산다. 그것에 대해서 일부 학자들은 배좌수(아버지)가 두 딸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을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있을 정도로 확실히 배좌수의 행동은 그 시대의 풍습(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시집을 보내야 함에도 배좌수는 상당한 나이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두 딸을 계속 데리고 있는 것이다.)에 비례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계모가 자신의 아들을 시켜서 둘을 죽이는데 그것을 명한 아버지 배좌수는 그 이후 사또가 장화와 홍련의 원한을 풀어 주는 과정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양반 남자 중심의 가부장제도가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으로서 그 모든 원인이 계모에게도 돌아간 것이다.

 

그외에도 해와 달 된 오누이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 부모들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과도한 자식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그것이 자식을 망치는 길임을 모르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 첩과 기생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놓인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들이 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모습이나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행한 일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그리고 첩의 자식이였던 홍길동의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사회에서 서얼차별과 함께 길동이 진짜 호부호형하고 싶었던 진짜 욕망을 거론한다. 첩의 자식은 관직에 나아갈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가능하다 할지라도 지극히 제한적이였다. 그것은 한정된 관직을 적자인 양반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서얼들에 대한 관직 진출을 제한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길동이 호부호형한다는 것은 적자로서의 진짜 양반과 똑같은 입신양명을 바랬음이다.

 

그밖에도 과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흔히 효자에 대해서 나랏님이 칭찬하고 그 기념비를 세웠던 것 처럼 과부가 열녀가 되면 열녀비를 세워졌는데 과연 그 과부는 진짜 스스로가 원해서 열녀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 주된 의문인 동시에 그속에는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만들어진 열녀가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열녀비를 하사받은 가문에서 들으면 천인공노할 노릇이지만 그 근거에 상당한 일리가 있음이 이 책의 매력이다.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지도 않으면 근거없이 섣불리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했던 충과 효, 그리고 정절에 대한 이야기에 가려진 모두가 숨기고자 했던 진실을 밝혀내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직설적인 표현과 논리적인 접근 역시도 행복해 보였던 가족과 가정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담이라는 말에서 뭔가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무섭다기 보다는 기이할 기(奇)의 이야기(담 : 談)이 아닐까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g*****s 2012.09.24.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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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기담까지는 아니고 걍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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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손순매아, 헨젤과 그레텔에서 친자식을 버리는 부모를, 장화홍련전에서 친아버지의 성폭력의 가능성을, 기타 수많은 고전 소설에 그려진 축첩과 처첩 갈등을 놓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고발한다. 심봉사와 흥부, 변강쇠의 캐릭터에서 가장의 무능함이 무기력하으로 변하는 순간을 꼬집는다. 손순매아나 열녀 설화가 사실은 추악한 현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은폐, 오히려 찬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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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손순매아, 헨젤과 그레텔에서 친자식을 버리는 부모를, 장화홍련전에서 친아버지의 성폭력의 가능성을, 기타 수많은 고전 소설에 그려진 축첩과 처첩 갈등을 놓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고발한다. 심봉사와 흥부, 변강쇠의 캐릭터에서 가장의 무능함이 무기력하으로 변하는 순간을 꼬집는다. 손순매아나 열녀 설화가 사실은 추악한 현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은폐, 오히려 찬양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옹고집전>에서 쥐뿔의 어원을 밝히며 <배따라기>의 쥐를 같이 거론하는 점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글쎄다. 나는 별로 기담스럽지 않고 걍 현실이구나, 싶은데 읽는 분에 따라 충격적이거나 경악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고전문학이나 민담, 중세 문화사 쪽으로 좀 읽으신 분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동화나 미담이 겉보기와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별로 이 책이 기담으로 읽히지 않을 것이다. 국문학 전공자라면 더더욱 거의 다 아는 이야기일테고.

 

당시 고대, 중세 사회가 실제로 그랬고, 구린 현실 은폐와 이데올로기 미화 과정이란 예나 지금이나 늘 있었고,,,, 사실 지금도 현실은 여전히 그런데 왜 옛날 이야기라고, 고전 문학이라고 꼭 순수해야만 하나?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고전 속 가족의 모습을 현실 그대로 밝히면서 오히려 지금의 현실을 바로 보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고 하겠다.

 

책은 예상 밖으로 정보보다 저자의 해석이 더 많았다. 그런데 좀 원고 급히 쓰신듯.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는 느낌이다. 겹치는 내용인데 여러 꼭지에 걸쳐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말이 거칠다. 강연 현장이라면 웃어가며 재미있게 들을 수 있겠지만, 책이라면 좀 별로다. 한 번 읽고 안 읽게 만드니까 말이다.

 

<장화홍련전>과 처녀귀신에 대한 책을 찾다가 블로거 스미레님께서 알려 주셔서 읽은 책이다. 스미레님, 감솨~



m******n 2013.07.19.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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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이상과 환상 그리고 고전소설에 대한 보이지 않는 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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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 이 세상에는 딱 세 가지의 책만이 있을 뿐이다. 내가 읽은 책과 내가 안 읽은 책 그리고 내가 읽었다고 착각 하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내가 세상의 책은 분류하는 카테고리로 삼은 세 종류의 폴더 가운데 가장 빈약한 것은 ‘읽은 책’ 폴더이다. 노파심에 밝혀 두건대 나는 딱히 이 세상 모든 책들을 읽어주겠다는 다부진 야망을 가진 독서광은 아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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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 이 세상에는 딱 세 가지의 책만이 있을 뿐이다. 내가 읽은 책과 내가 안 읽은 책 그리고 내가 읽었다고 착각 하는 책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내가 세상의 책은 분류하는 카테고리로 삼은 세 종류의 폴더 가운데 가장 빈약한 것은 ‘읽은 책’ 폴더이다. 노파심에 밝혀 두건대 나는 딱히 이 세상 모든 책들을 읽어주겠다는 다부진 야망을 가진 독서광은 아니다. 그러므로 ‘읽은 책’ 폴더와 ‘안 읽은 책’ 폴더 사이의 엄청난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죄책감을 느낀다거나 자학 한다거나 하는 타입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나는 의외의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엄청난 쪽팔림을 경험하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얼마 전 모 퀴즈프로그램 문제에 ‘콩쥐의 성(姓)은 무엇일까요?’라는 문제가 출제됐었다. 아무생각 없이 티비를 보다가 목구멍에 찐 달걀이라도 걸린 듯 한 갑갑증이 일어서 켁켁댔었다. 그 유명한 콩쥐팥쥐 이야기, 누구나 아는 국민동화 콩쥐팥쥐가 아닌가. 근데 나는 소설 콩쥐팥쥐를 읽어본 일이 없다. 읽어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니까. 근데, 읽지도 않았는데 이미 읽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니 조금 웃긴다. 뭐 이런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가 ‘읽었다’고 착각하는 무수한 이야기들과 ‘읽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대충 알고 있는 그 많은 이야기들이 새삼 나를 쪽팔리게 만들더라.

 

 

이 책을 읽을 때 그 쪽팔림은 배가 되었다. 이 책에는 콩쥐팥쥐에 버금가는 국민동화, 국민고전소설로 꼽힐 만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한 9편의 개성강한 글이 실려 있다. <가족기담>은 익히 알려진 민담과 고전소설을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갖고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읽어 내려간 기록이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저자가 품은 주제의식을 투영하여 낯익은 이야기들을 낯설게 읽어보고 교훈과 감동으로 포장되어 가려진 충격적인 진실과 경악스러운 의도를 파헤쳐보자는 것이 아마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뭐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릴 적 배추도사 무도사가 들려주는 전래동화로 재미있게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이 알고 보면 엽기 호러영화보다 더 끔찍하고 포르노 잡지보다 더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니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심청이가 왜 눈먼 아비를 남겨두고 인당수에 몸을 던졌겠는가? 재색을 겸비한 장화와 홍련이는 노처녀가 되도록 왜 시집도 못가고 있었을까? 열부 함양박씨가 자살을 한 진짜 이유가 뭐겠나? 호부호형 못한 길동이가 불쌍할까? 어린나이에 주인마님 수발들다 난데없이 길동이를 가진 춘섬이가 불쌍할까? 2명의 부인과 6명의 첩을 거느린 양소유는 쾌남인가 강아지인가? 등등 7세 관람가, 12세 관람가를 19금으로 과감하게 등급조정해서 거침없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가족이라는 인간관계 속에서 의무와 채무로 엮여버린 혈육의 모순,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인격조차 무시되고 폭력적인 욕망의 대상이며 그저 소유물일 수밖에 없었던 여성의 삶, 효가 가장 큰 미덕이었던 극단적인 시대의 광기에 대해 실낱하게 비판하고 비웃는다. 우리가 알고 있던 가족에 대한 그 이야기들이 사실은 그렇게 아름답고 정겹고 훈훈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기이하고 괴상한 이야기였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남세스럽게 알려주는 책이랄까.

 

 

뭐 그렇다. 그런 얘기다. 그러니 참 재미지다. 원래 칭찬보다는 뒷담화가 더 흥미롭고 미담보다는 자극적인 뉴스가 더욱 이슈가 되는 법이 아니겠나. 이 책은 정말 노골적이고 딱 불량스러울 정도로 시선이 삐딱한데 고것이 매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모르고 있었어’라고 하는 환청이 사방에서 들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도 참 재미난 점이다. 앞서 나는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마치 그 책을 ‘읽었다고 착각 하는’ 경우 다시없을 쪽팔림을 느낀다고 고백한바 있다. 이 책은 그 쪽팔림을 한없이 자극하는 책이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의 알지 못했던 점들을 여기저기 늘어놓는 식이라서 아주 정신없이 얼굴이 벌게진다.(물론 다른 의미로 얼굴이 벌게지기도 했다. 더러 더러.) 나의 어설픈 오만함과 무성의함을 재발견하는 재미도 재미라면 재미이겠다. 그리고 또 이 책의 훌륭한 점은, 저자의 아주 집요하리만치 뚜렷한 문제의식이다. 장화홍련전을 이야기하며 이런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이, 뭐 고전소설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있었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으나, 있었나 싶다. 상당히 자극적이고 과감한 접근인데, 저자의 말대로라면 장화홍련전은 19금 딱지를 박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야기 속에서는 조연으로 초반에 잠깐 등장하고 마는 춘섬의 입장을 주목해 본 부분도 흥미로웠다. 홍길동전은 적서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으면서 축첩의 폐단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무릎을 탁 쳤다. 이 밖에도 내가 고전소설을 ‘남성의 시각’으로 읽고(혹은 알고) 있었구나 깨닫게 한 기가 막힌 부분들이 많다. 이런 부분이 참 괜찮더라.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것이다’가 너무 남발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역사학자가 아니고 국문학을 전공하고 고전소설을 연구한 분이기 때문에 한계가 보이기는 한다. 이렇게 고전소설의 행간을 읽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 전개가 대게가 ‘~일 것이다’ ‘~이지 않을까’ 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확실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이 글들은 당시 시대상을 연구하고, 그 당시 여성의 지위가 어떻고, 처첩간의 갈등이 실제로는 어땠고, 사료에 따르면 실제로 어떻고 하며 학술적으로 쓰인 글은 아니다. 새삼 몰랐던 이야기의 실체에 대해 폭로하며 뜻밖의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해 주고 있는 글이기는 하다만 연구서는 아니란 소리다. 그러므로 그렇게 학술적일 이유도 없다. 하지만, 고전소설의 행간을 읽는 과정에서 저자가 추측한 여러 이야기들의 근거는 어느 정도 제시되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다. 적절한 근거 없이 ‘이 부분은 조금 이상하지 않나?’ ‘당시는 축첩이 일반적이었으니 이렇지 않았을까?’하는 식이라면 아무래도 부족하다. 독자로서 저자의 글에 반발심이 생기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느냐고 한다면 저자의 문체가 뭐랄까, 좀 강하다. 직설적이고 노골적이고 조금 비아냥거리는 듯 하기도 하고 따지는 듯 하기도 하고 여하튼 좀 열정적이다. 문체가 강하다 보니 그만큼 이런 부분들이 도드라져 보이더라.

 

 

뭐 재미도 있고, 훌륭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좀 억지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구나, 이런 부분도 있었구나 새록새록 발견하는 맛이 있어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빠져들어 읽다보면 반쯤 흥분한 상태가 되어버리지만 오랜만에 재미나게 읽은 책이다. 가족에 대한 이상과 환상을 깨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고전소설에 대한 보이지 않는 금줄까지 끊어놓은 유쾌한 책이었다.

 

 

덧, 책 디자인 정말 이쁘게 나왔다. <청춘의 독서>이후 참 오랜만이다. 내지랑 본문까지 일러스트 화려하게 들어간 책..으~ 화려할 수록 책값은 올라가겠지만 뭐..이쁜건 어쩔수가 없다.

 

YES마니아 : 로얄 m*****2 2012.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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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속에 숨겨진 추악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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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참으로 공주동화에 빠져서 살곤 했다..공주와 왕자는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그때는 모든 공주들이 다 그렇게 평생 행복하게 사는구나..나도 공주처럼 살았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나의 생각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순수했단 단면적인 면을 보는게 아닌 비판의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흥부와 놀부를 보면은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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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참으로 공주동화에 빠져서 살곤 했다..공주와 왕자는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그때는 모든 공주들이 다 그렇게 평생 행복하게 사는구나..나도 공주처럼 살았음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나의 생각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순수했단 단면적인 면을 보는게 아닌 비판의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흥부와 놀부를 보면은 느꼈던 생각들이 착한동생 나쁜형이었다면은 어른이 된 지금은 가장으로 무능력하면서 책임지지도 못하는 자식은 왜그리 많이 놓고 형에게 치대기만 하는지에 생각하고 되었다..그림동화처럼 원작에 감쳐져 있는 악적인 내용을 드러내 놓았을때 처음엔 충격이었다..동화에 이런 추악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줄이야..

 

가족기담을 접했을때도 그림동화처럼 동화책 속에 있는 순수한 이면뒤에 사악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을 했지만..가족기담은 동화라는 관점이 아닌 내가 놓친 이야기를 지적하고 있었다..

 

가족이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감추어져 있는 추악한 이야기..감추어져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 새로운 이야기를 편집하지 않았지만 순수 그 내용 자체만으로 내가 놓친점이 무엇인지..그리고 당연시 한 것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꼬집어 주었다고 해야 하나..어렸기에 순수했기에 그런 무서운 이야기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구나 하는...

 

사람이 참 단순하구나 싶다 결코 내가 본것이 정답이 아닐수 있는데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가족기담은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어릴 때 한번쯤은 읽어 본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고 해야 하겠다. 총9장의 단락으로 구분되어 있다. 1장에서는 우리 이 애를 묻어버립시다에서 효성으로 감추어 버린 자식에 대한 패륜적 이야기. 장화홍련전에선 아버지 배좌수가 여식에 대해 혹시 마수를 뻗친게 아닐까 하는 의심들을  2장에서는 무조건적인 애정이 자식을 그리고 자신을 망치게 되는 이야기를 "여우누이" 편애를 3장,4장,5장에서는 첩이라는 여인네의 운명과 그 자식들에 폐해 그리고 여자에게 요구되는 정절을 7장에선  가장의 무능함등을 꼬집어 말해주고 있다.

 

가정안에 벌어지는 범죄가 얼마나 잔인하고 추악할수 있는지..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미화되고 숨길수 있는지 의심해 본적이 없는 것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가족을 불신에 찬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을것 같다..단지 이번 기담을 읽으면서 내가 가족에겐 상처 준게 없는지..그리고 내가 본것이 정답이 아닐수 잇는 것에 대해 편협한 생각으로 편견을 가질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m******9 2012.09.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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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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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    어렸을때부터 기담을 좋아했었다. 옛날이야기라하면 기담을 먼저 떠올렸을테니까..   어린시절 할머님으로부터 전해듣던, 일명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이런 친숙한 이야기들이 모두 들어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책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았는데, 기담이 아니고 가족기담이라??   왜 그런가했는데..음... 기담의 중심을 가족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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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 

 

어렸을때부터 기담을 좋아했었다.

옛날이야기라하면 기담을 먼저 떠올렸을테니까..

 

어린시절 할머님으로부터 전해듣던, 일명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이런 친숙한 이야기들이 모두 들어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책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았는데, 기담이 아니고 가족기담이라??

 

왜 그런가했는데..음... 기담의 중심을 가족에 두었다.

 

예전에 효심으로 극찬하던 이야기들이,

 알고보면 무서운 가족잔혹극으로 해석된다던가, 가족치정극으로 치부되는...

 

알고보면 무서운 이야기들. 

더더욱이 그게 가족에 관한것이라면 여태까지의 이야기들은 모두 거짓이 된다.

 

정이 알고보면 정이 아니고, 사랑이 알고보면 사랑이 아니다.

 

어릴적 읽던 이야기들이 이렇게 변해버릴때, 이를 이해하고있는 나를 보면,

어느샌가 동심보다는 현실에 더 가까이 있는 사실에 소름이 끼치기도한다.

 

기담을 좋아해서, 어릴때나 어른이 되어서나 읽고싶다면 추천할만하다.

다만, 그 후의 전율과 충격은 본인 몫에 맡긴다..

 

 

m****s 2012.09.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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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속의 오싹한 진실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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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무심코 들어넘겼던 여러가지 고전 이야기들 중에 나 역시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게 있다. 특히 흥부와 놀부,그리고 심청전에 대한 예가 그러한데...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 흥부가 왜 그렇게나 많은 자식을 낳았는지..그러고서도 특별하게 일을 했다는 이야기는 없고 그저 놀부의 선처를 바라는 부분에서 엄청 찌질한 남편이요 아버지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심봉사...앞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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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무심코 들어넘겼던 여러가지 고전 이야기들 중에 나 역시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게 있다.

특히 흥부와 놀부,그리고 심청전에 대한 예가 그러한데...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 흥부가 왜 그렇게나 많은 자식을 낳았는지..그러고서도 특별하게 일을 했다는 이야기는 없고 그저 놀부의 선처를 바라는 부분에서 엄청 찌질한 남편이요 아버지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심봉사...앞이 안보이는 덕분에 별다른 일을 할수 없는 처지라 어린 심청이 벌어오는 돈으로 입에 겨우 풀칠이나 하는 양반이 눈 좀 떠 보겠다는 일념으로 대책도 없이 공양미 300석을 덜컥 약조햇다는 이야기는 어처구니 없어 기가 막힐따름이었다.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에 그 많은 공양미를 도대체 어디서 구할것이라고 그런 약조를 했다는 말인가?

물론 이건 어릴때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아니라 좀 커서 사물의 이치 판단을 하고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떤 이치와 원리로 돌아가는건지 깨달았음 즈음이니...이른 바 현실에 눈떴을 때의 이야기이다.뭐..흥부는 무능한데다 무기력하기가지 하지만 심봉사는 무능할지는 몰라도 무기력하지않다는 저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이의 손을 빌려 겨우 살아갔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보인다.못나고 그저 한없이 착하다는 특성만 가지고 있는...

저자는 어릴때 우리가 재미있게 혹은 무서워하며 들었던 고전속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다른 잣대를 드리워 그 속에 숨겨져있을지도 모르는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모르고 들었을때는 그저 재미난 이야기에 불과했던 고전이 의외로 잔인한 현실이나 진실을 숨기거나 혹은 숨길려는 노력조차 하지않고 드러내면서 단지 그 포커스를 잔인한 행위가 아닌 다른곳으로 돌려 그 잔임함을 보고서도 흘려보리게 하려는 시도가 많은것 같다.예를 들면 `장화,홍련`에 대한 이야기는 좀 충격적이었다.후처가 들어와 전처 소생의 어여쁜 딸들을 자신의 아들과 공모해서 죽이고 그 원혼들이 사또에게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한다는..그저 납량특집에나 흔히 쓰이는 소재의 이면에 근친상간과의 관계에 대한 비침은 놀랍고도 쇼킹했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저자의 근거를 들어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심이 간다는것이다.왜 다 큰 딸을 시집보내지않았을까?

후처와 사이가 나쁜 장성한 딸은 결혼으로 치워버리면 간단했을것을 집안에 두고 밤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전처 소생의 딸들을 끌어안고 울면서 전처를 그리워하는 행위를 하며 후처의 비위를 상하게 하고 집안의 긴장감을 높여 결국에는 이런 살인까지 하도록 놔뒀을까?아무리 봐도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다.저자가 지적한 대로 집안에 그런 일이 생겼을때 이 모든 책임은 그저 악독하고 욕심많은 후처의 소행이고 그녀를 벌함으로써 모든게 해결된다는 식에는 불쾌감이 든다.진정  그 아버지는 죄가 없을까?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남자의 묵인이 없으면 가능하지않은 일이기에 그에게 도덕적인 책임을 묻고 싶다.

가만보면 유교사상탓이어서 그런지 아님 기득권의 보신을 위해서인지 여자에 대한 처우가 형편없음은 여러고전을 통해 알수 있는데..대부분 모든일의 잘못에는 여자가 것도 악독하고 잔인한 여자가 있다는 설정은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억울하고 입맛이 쓰게 느껴지는 부분이다.그래서 그 모든 사단의 원흉은 여자가 짊어지고 가는 구조...여자들은 맘대로 결혼은 커녕 아무것도 할수없고 그저 아비가,지아비가,나중에는 아들이 시키는 대로의 처사에 따라야한다는 규율인 삼종지도를 지키도록 강요하고 마치 자신의 재물과도 같은 취급을 했다는걸 알수있는데 비해 남자들은 양반이면 누구나 처,첩을 둘수있고 그런 그녀들에게 복종과 정숙함을 욕했던 사회...그리고 잘못을 뒤집어 씌우기에 딱 좋은 희생양이 바로 여자들이 차지하는 지위인것 같다.

남자들은 능력에 따라 무수한 첩을 둘수도 있지만 여자는 그저 과부라는 이유로 천대받고 멸시당했던 사회..여기에 가장 천대를 받고 집안의 원흉으로 전락한 예가`환향녀`이다.전쟁이 잦았던 시대였던만큼 끌려갔다 구사일생으로 고향에 돌아온 그녀들에게 돌아온건 천대와 멸시 그리고 집안을 위해 죽어주길 바라는 차가운 시선들이었으니..그녀들은 기존 세력을 흔드는 혼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져 그저 없애야할 증거로 간주될 뿐 이었단다...참으로 잔혹한 시대라 할수있겠다.

들으면 그저 재미있거나 감동스러웟던 고전속의 효자,효부이야기부터 재미있던 이야기까지 무심코 흘려들으면 몰랐을 이야깃속의 무서운 진실들...그저 그 시대에 태어나지않은것을 고마워해야할것 같다.

고전의 재해석...그 속에 담겨진 이야깃속 진실찾기..색다른 재미를 준 책이었다. 

y******0 2012.09.11.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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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가족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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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사극의 대표적인 모양새가 [전설의 고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고전을 읽고 찜찜한 느낌이 들때마다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곤 했다.  '내 다리 내놔라'에서 보인 효성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했던지-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의 다리를 잘라다 끓여먹일 생각을 하다니-, 부모 부양하자고 자식을 생매장할 생각을 하는 손순매아 같은 이야기에서는 그 이미지를 덧씌우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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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사극의 대표적인 모양새가 [전설의 고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고전을 읽고 찜찜한 느낌이 들때마다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곤 했다.  '내 다리 내놔라'에서 보인 효성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했던지-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의 다리를 잘라다 끓여먹일 생각을 하다니-, 부모 부양하자고 자식을 생매장할 생각을 하는 손순매아 같은 이야기에서는 그 이미지를 덧씌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효를 실천하려고 타인 또는 자식을 해하다니, 그리고 그걸 칭찬받는 사회라니 내 눈높이에는 영 맞지 않는다.

 

뉴스만 보더라도 한 사건을 두고 매체마다 다름을 보며, 이야기는 어떤 의도로 쓰여지고 어떤 식으로 풀이되고 강요되는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읽은 후라 그런지, 이 책에 나온 가족 관련 이야기도 그런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기담이라고 부르기에는 이상야릇하지 않고 너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과 동화들의 이본이 현대의 시선으로 볼 때 얼마나 끔찍한지 알고 있는지라, 이 책에 언급된 이야기들에 크게 충격받지는 않았다. 물론 장화홍련 이야기에서 배좌수가 두 딸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은 몰랐던 부분이라 섬뜩했다. 친부가 성적 학대를 하다니. 일부 고전의 끔찍함을 모르는 독자가 읽는다면 기담 정도가 아닌 가족 잔혹극으로 읽히지 않을까 싶다. 

 

책 상태는 예쁘게 편집되어 있어 내용이 쎄고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잘 읽힌다. 그러나, 같은 내용의 문장이 반복된다. 되돌이표가 여기저기 붙은 것 같은 글은 읽기에 피곤하다.

k******m 2015.11.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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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삐딱하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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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꽤 재미있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이 책이 평론서로서 가지는 의의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꽤 재미있는 것 하나는 분명하다. 조금 비약이 심하지 않나 생각되는 부분도 적지 않게 있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상상 자체가 꽤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어느 신문의 소개 기사였다. 아마, 장화홍련전을 다룬 부분을 소개했던 것 같다. 장화홍련전은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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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꽤 재미있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이 책이 평론서로서 가지는 의의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꽤 재미있는 것 하나는 분명하다. 조금 비약이 심하지 않나 생각되는 부분도 적지 않게 있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상상 자체가 꽤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어느 신문의 소개 기사였다. 아마, 장화홍련전을 다룬 부분을 소개했던 것 같다. 장화홍련전은 다들 알다시피, 계모의 핍박을 받던 장화와 홍련이 연이어 죽고 귀신이 되어 사또에게 사연을 고하고 한을 푼다는 이야기다. 어릴 적에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콩쥐팥쥐 나 헨젤과 그레텔처럼 못된 계모를 벌하는 권선징악적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계모가 장화를 그토록 핍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집안의 안살림은 이미 계모가 장악하고 있으며, 집안의 대를 이을 아들마저 낳았으므로 그 지위는 굳건하다. 장화와 홍련은 출가외인으로 떠나보내면 그만이다.

 

 물론, 이 집안에는 나름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 배좌수의 재산이 장화와 홍련의 친모에게서 온 것이라는 사정이다. 그래서, 배좌수는 계모에게 장화와 홍련을 각별히 대할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고려해도 계모의 히스테리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수준이다.

 

 저자는, 이 시점에서 상상력을 발휘한다. 사실, 계모가 장화와 홍련을 그토록 미워한 것은 배좌수에게 그 자매가 단순한 딸 이상이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말하자면 근친상간에 대한 질투다. 갑자기, 어엿한 고전이 막장극으로 치닫는듯 하다. 이러한 상상은 왜 전처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배좌수가 결혼적령기가 한참 지난 장화를 시집보내지 않는가라는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또, 장화가 낙태를 했다는 계모의 음모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장화를 죽이려는 계모의 말에 동의하는 점도 그렇다. 배좌수가 그렇게 당황하고, 서둘러 일을 덮으려고 했던 것에는 딸 장화와의 밝힐 수 없는 관계 때문이 아닐까?

 

 물론,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사실이라 보기에는, 단서가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이 장화홍련전의 미심쩍은 부분을 어느정도 설명해 주는 것도 사실이다. 몇년전 장화홍련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 장화홍련에서도 아버지와 딸간의 근친상간에 대한 코드가 은유적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한 상상이 현대인에게 주는 상상의 쾌감이 꽤나 강렬한가 보다.

 

 또, 장화홍련전에서 과연 제대로 권선징악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라는 질문도 재미있다. 어찌보면, 집안의 가장으로써 모든 사태를 초래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배좌수는 전혀 처벌없이 사건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부장 중심의 유교문화라 하더라도, 과연 배좌수를 선하다라고 할 수 있는 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런 식으로 여러 고전들이 저자의 상상력에 의해 이리저리 비틀린다. 비약같은 부분도 있지만, 가능한 근거를 제시하여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모습이 전공자답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거나, 재미있는 책이다. 꽤 대중적으로 잘 쓰여진 책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a**l 2012.09.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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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기담-유광수(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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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 발행 2012년 7월 25일   부제: 고전이 감춰 둔 은밀하고 오싹한 가족의 진실   1장. 손순이든 헨젤과 그레텔의 부도든 모두 다 옛날이니까 그랬던거지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일을 그렇게 쉽게 말할 것이 아니다. 모른다고 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어두운 곳을 잘 살펴보면 예나 지금이나 한 치도 다른 게 없다.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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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 발행 2012년 7월 25일

 

부제: 고전이 감춰 둔 은밀하고 오싹한 가족의 진실

 

1장. 손순이든 헨젤과 그레텔의 부도든 모두 다 옛날이니까 그랬던거지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일을 그렇게 쉽게 말할 것이 아니다. 모른다고 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어두운 곳을 잘 살펴보면 예나 지금이나 한 치도 다른 게 없다.

오히려 지금은 더 복잡하고 난감하기까지 하다.

고뇌가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2장. 편애는 사랑이 아니다. 과잉된 사랑은 광기일 뿐이다.

광기는 자신을 파멸시키고 결국 그렇게도 소중하게 지키고 싶어 했던 것까지 파멸시키고 만다.

부모는 자식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하지만 그 '행복'이란 단어는 보는 사람 백이면 백, 다 다르게 설명하고 느끼고 정의한다.

 

3장. 지금은 공식적으로 없지만 옛날에는 공식적으로 있었던 것이 있다. 바로 첩이다.

계모가 약자라면 첩은 약자중에 약자다.

악독하고 사악한 첩들을 생각하기 이전에 여자가 첩이 되어 사악해지는 과정을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 사악함의 근원이 어쩌면 엉뚱한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처는 양반 여인이 된다.

하지만 첩은 남자의 성욕에 의해 무작위로 결정된다.

시작도 과정도 끝도 모두 남편인 가장에게 달려있다.

첩이 언제든 사악해질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홍길동전>에서 율도국 정벌하고 왕이 된다. 그리고 처와 첩을 거느리고 행복하게 산다.

길동이 벗어나고자 한 것은 '적서차별의 문제'이지 '처 첩의 문제'는 아니었다.

다시말해 길동은 적자와 서자를 차별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을 뿐, 근본적으로 첩을 반대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4장.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 사회가 정말 두렵다.

지금 여기도 양창곡의 후손들이 저지르는 일들이 주위에 원래 있는대로 그것을 이상하게 보지 못하는 우리의 어두운 눈이 정말 무섭다.

 

5장. 무능이 무기력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리고 일단 무기력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타성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

<흥부, 변강쇠>엄밀하게 말해서 흥부도 변강쇠도 버림받지 않았다.

그들이 버림 받는다면 그건 무능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버림받는 이유는 그들의 무기력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해보려 하지 않는 게으름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나라에 가면 종종 그런 경우를 본다.

무기력이 무기력을 낳아 자자손손 이어지는 것 말이다.

말로는 겉으로 보이는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가 더 심각하다고 온갖 호들갑을 떨어도 현실은 냉정하다.

흥부와 변강쇠는 마음에 심각한 장애를 지닌 자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아무도 심봉사보다 더 문제적이라고 보질 않는다.

 

8장. <손톱먹은 쥐가 선비된 설화 즉, 쥐 변신 설화> 뒷편에 지방마다 다르지만 쫒아내고 죽이고 가르는 가학적인 모습을 얘기하며 도대체 이렇게까지 한 여인을 향한 노골적인 발가벗김, 업신여김, 조롱, 살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비겁한 떠넘김이 있다.

 

9장. <아기장수설화: 죽는 것으로 끝난다> 기존 질서가 자리 잡힌 때에 새로운 질서가 어떻게 등장할 것이냐, 또는 과연 등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를 보여준다.

<야래자설화> <지하국대적퇴치설화> <최고운전> 우리와 꼭 같지 않은, 어디선가 뚝 떨어져 나타난 것 같은 자들의 엉뚱함이 우리 사회를,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한다.

아이들의 다름이, 아이들의 배반이 우리의 희망이다.

<과속스캔들> 서로가 자기를 알아달라고 말한다. 아니 자기만 알아달라고 언성을 높인다.

영화는 다시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고 인정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작가의 흥분이 많이 들어 갔지만 동화의 무서운 면을 보여주는 책들처럼 옛 우리의 모습이던 현재의 우리 모습이던 숨어있는 사악함을 보여주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한 때 무서운 그림동화가 유행했던 것은 아름답게 포장된 그러나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속 이야기에 사람들이 귀 기울인 책들이었고 이 책도 그런류라서 무서운 면을 들춰내 보여준다.

 

 

c****h 2012.12.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