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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책장 정리를 하다 <오토픽션>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의 뇌는 정말 훌륭해서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발견하고 알아채게끔 해준다고 한다. <오토픽션>을 한번 일독했지만 당시엔 조금의 충격과 기가막힘으로 웃음 한번으로 넘기고 책장에 넣었었다. 그 기억, 그 찰나, 당시의 느낌을 나의 뇌는 비교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말설임없이 책장에서 책을 꺼내 웃으며 읽기 시작했다. 나의 목적은 책장 정리였지 예전 책을 꺼내 읽는 건 아니였지만 나의 뇌님은 불쑥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아쭈...읽어보라는 건가?'
쓱쓱 전체적인 내용만 기억해보려 했지만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내용이 훌륭해서도 추억이 남아 있어서도,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도 아니었다. 단지, 작년에 읽었던 느낌과 전혀 달라서였다. 작년의 바쁘기만 했던 나와 지금의 감정기복이 심한 나와의 차이라 할까?
가네하라 히토미란 작가에 대해선 익히 들었지만 그의 작품들을 보진 않았다. 열아홉에 쓴 데뷔작 <뱀에게 피어싱>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던 그 아이. 나는 1982년생, 그녀는 1983년생이다. 흔히들 나이를 보면 난 그 나이에 뭘했나 후회 섞인 한탄을 하지만 히토미만은 내가 인정한다. 그의 삶은 한 편의 소설같았다. 화려하지도 환상적이지도 않았지만 자신만의 '미친' 세상을 만들었다. 학교 가기 싫으면 가지 않았고 술, 담배, 약은 기본이고 반항은 평범했다. 집을 나가고 동거를 하고 섹스를 하고. 그런 아이가 지금은 일본에선 작가로 활동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제법 훌륭한 상도 탔고 말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비교가 되려나 모르지만 하루키도 못 탄 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하루키상 열받지 마세요)
<오토픽션>은 히토미의 아름다운 청춘을 써냈다. 제목에서 말하듯 거진 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가공했을 것이다. 작가 스타일을 보면 거짓은 개코딱지만큼만 있을 듯. <오토픽션>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다. 그런데 자신의 '삶'이다. 학교에 가지 않은 것도 동거를 한 것도 술마시고 약을 한 것도 자신의 선택이고 인생이었다. 읽으면서 눈쌀이 지푸려졌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상상하는 학창시절과는 영딴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역시 학창시절 이상한 길로 빠질 기회는 얼마든지 많았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차이다. 그녀는 원하는 짓을 마음 껏 했고 나는 하지 않았다는 것일 뿐. 그런데 부러웠던 것은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데로 마음껏 살았다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세상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는 그럭저럭 이어갔다. 매일 술과 담배에 쩔고, 빠징코에 폭행당하는 건 예사, 기분에 따라 섹스를 하고...막나가는 인생일지도 모른다. 변함없이 막장의 길로 걷는가 하는데 조금씩 조금씩 성정하는 내적인 변화가 보였다. 임신했다고 버림받아도, 사랑하는 연인에게 상처를 받아도, 폭행을 당해도, 끊임없이 성찰하고 자신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토픽션>을 처음 읽었을 땐 작가에 호기심을 가졌지만 내용은 그저 웃기기만 했다. 단편적인 내용들만 이해를 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두 번째 읽을 때는 소설의 겉보습보단 안쓰러운 내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 모습도 얼핏 보았다. 어쩌면 난 아직도 성장통을 겪는지도 모른다. 지금, 잠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멋대로 살고 있는 내 모습과 오버랩되었는지도....혹은 그녀의 삶이 부러운 것일지도.....나에겐 그녀와 같은 깡따구는 단 1%도 없다는 것에 그저 한숨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만이 쓸 수 있는 소설 <오토픽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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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어온 가네하라 히토미. 화끈한 글이 정말 맘에 든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한점 부끄럼 없이 서술하는 용감한 태도! 용감한 녀석들보다 더 무섭다..ㅋㅋㅋ 자전적 소설을 이토록 훌륭하게 쓸 수 있다니, 역시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작가의 거침없는 어린시절을 서술하는데 있어 솔직했다. 사실 소설이기에 정확히 어떤 부분이 맞고 아닌지 모르겠지만 ~~~~
처음 작가는 22살, 18살, 16살, 15살로 거꾸로 얘기를 펼친다. 일맥상통하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당차고 자신있게 자신의 삶에 솔직한 부분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정도였다 자신의 인생을 마음데로 하는 그 자심감이 마음에 든다. 사랑하면 동거할 수 있고 사랑하면 인생을 바칠 수도 있고 사랑하면 목숨까지 바치는 그런 열정!
거침없는 글을 읽으면 작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리노 나쓰오도 이런 자신감, 박력에 박수를 보낸건 아닐까? 나 역시 팬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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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는 거꾸로 흘러간다. 지금의 나로부터 중딩시절의 나까지.
중딩시절 , 부모속 썩여 가면서 애를 배고, 남자와 엄마와 같이 병원에 가서 낙태를 하고. 고딩과 대학시절 , 자뮤분방하게 클럽에서 살다 시피 하고 갸루걸이 되어 문란한 생활을 하던 그녀. 지금의 나. 유망한 소설가가 되서 인정받고 귀여워 죽겠는 남자 신과 결혼 1년차 신혼의 알콩달콩 이야기.
예기는 현재 진행형... 1983년생 저자의 동시대인의 모습. 물 흐르는 듯 유연한 전개는 봣어도 이렇게 몰아 치는 것은 처음.
자기의 감정을 단어로 말로 문장으로 폭포수처럼 쏟아낸다... 정신못 차릴 정도.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인생. 아이을 낳고 부모가 되고 내밑에 사람때문에 괴로워 할때 원숙되고 경험은 쌓이고 인생은 완성되고...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
젊은 날의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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