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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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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의 남자 (9회)     #. 정신과 상담받는 희진.   의사: 정리를 잘해 오셨네요. 희진: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기억나는 건 모두다 적어봤더니 정리가 좀 됐어요. 의사: 이제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랑 꿈에서 겪은 일들이 구분이 좀 돼요? 희진: 뭐 완전히 자세하게는 아니지만요.  의사: 희진씨가 헷갈리기 시작한 시점이 드라마 제작발표회 때부터란 말이죠? 희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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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왕후의 남자 (9회)

 

 

#. 정신과 상담받는 희진.

 

의사: 정리를 잘해 오셨네요.

희진: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기억나는 건 모두다 적어봤더니 정리가 좀 됐어요.

의사: 이제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랑 꿈에서 겪은 일들이 구분이 좀 돼요?

희진: 뭐 완전히 자세하게는 아니지만요. 

의사: 희진씨가 헷갈리기 시작한 시점이 드라마 제작발표회 때부터란 말이죠?

희진: 네. 전 분명히 제작발표회 때 그 사람을 만나고, 기절해서 행사에 펑크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날 전 멀쩡하게 제작발표회에 참석했고요, 그날 진짜로 한동민이 대놓고 저를 밀어줬어요. 촬영장에서 날마다 다시 시작하자며 귀찮게 굴었죠. 집요하게 그러니, 저도 모르게 서서히 용서를 하게 된 것 같아요. 드라마는 술술 잘 풀리고, 덕분에 CF도 하나 찍었어요. 내 돈으로 차도 샀어요. 김붕도한테 받은 선물이 아니라.. 한동민은 아직까지 나한테 잘하고 있고, 이전의 한 10배쯤 더? 그게 진짜 현실이라는 거잖아요. 

의사: 그것도 대한민국 여자들이 너무나 부러워하는 현실이죠.

희진: 잘 기억이 안 났는데.. 기억이 점점 많이 나요. 아직 되게 어색하긴 한데.. 근데요 선생님,

의사: 네.

희진: 왜 이게 현실인데 꿈이 더 생생하죠? 선생님이 꿈이라고 하셨던 그 기억은요.. 그 사람하고 했던 대화 하나하나가 생생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지금도 그대로고, 매일매일 날짜별로 기록할 수 있을 만큼 또렷한데.. 이럴 수 있나요?

의사: 극에 너무 몰입해서 그런 거라고 말씀드렸죠? 역할에 몰입을 하다보면 조선시대 인물들이 현실의 인물들보다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배우들한테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고요. 

희진: 제가 그 정도로 몰입을 했다고요? 인현왕후에? 그럼 제가 대단한 배우게요~

의사: 현실과 꿈을 구분할 수 있게 됐으니까 이제 걱정할 필요 없겠네요. 너무 일에만 매진하지 마시고, 좀 쉬시면서, 가족들이나 친구들 만나면서 역할과는 거리를 좀 두세요. 그러면 문제 없을 거예요.

희진: 네 뭐..

 

-상담실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노크하는 희진. 똑똑!

 

희진: 선생님,

의사: 아 네, 뭐 못하신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들어오세요.

희진: 저 사실은.. 제가 오늘 낮에 꿈 속에서 봤던 남자랑 데이트 약속을 했었거든요. 물론, 꿈에서요! 오늘 2시에 공원에서 만나기로 '꿈에서' 약속을 했었다고요.

의사: 그런데요?

희진: 그래도 한 번 나가서 기다려보고 싶은데.. 그럼 앞으로도 계속 상담 받아야 되는 거죠?

의사: 나가보세요.

희진: 나가보라고요?

의사: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는 게 현실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희진: 아, 그렇구나.. 네.. 그러니까 선생님은 그 남자가 안 나올 거라는 걸 확신을 하시고, 나가보라고 하시는 거네요.

의사: 꿈이라면서요?

희진: 네.. 근데 왜 저는 그 남자가 진짜 나타날 것 같죠?

의사: 나가보세요, 그러니까..

희진: 네네 알겠어요. 안 가요. 시간도 없고.. 안녕히 계세요.

 

 

 

 

 

 

 

c*******y 2014.02.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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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현왕후의 남자 대본집(1)
"- 인현왕후의 남자 대본집(1)" 내용보기
본방사수하며 보던 드라마 [w]의 송재정 작가가 어느날 종영을 앞둔 드라마의 방송대본을 무료로 공개했다.  금새 닫혀 버릴까봐 얼른 가서 다운 받았는데, 바로 읽어보리라 했던 마음과 달리 아직 1부만 잠깐 열어본 상태다. 대신 그 전부터 읽고 싶었던 작가의 전작인 <인현왕후의 남자 대본집>을 친구에게 빌려 읽고 있다.  비가 소록소록 내리던 날, 카페에 들고 나와 읽기 시작한
"- 인현왕후의 남자 대본집(1)" 내용보기

본방사수하며 보던 드라마 [w]의 송재정 작가가 어느날 종영을 앞둔 드라마의 방송대본을 무료로 공개했다.  금새 닫혀 버릴까봐 얼른 가서 다운 받았는데, 바로 읽어보리라 했던 마음과 달리 아직 1부만 잠깐 열어본 상태다. 대신 그 전부터 읽고 싶었던 작가의 전작인 <인현왕후의 남자 대본집>을 친구에게 빌려 읽고 있다.

 

비가 소록소록 내리던 날, 카페에 들고 나와 읽기 시작한 <인현왕후의 남자>.  처음에는 드라마포토에세이인줄 알았다. 컬러풀한 사진들하며 드라마 장면,장면들의 사진들 하며...! 기존의 대본집은 보통 사진 한 장 실리지 않은 흰 바탕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자인 그냥 말 그대로의 대본집이 태반인 것을........

 내용은 <나인>처럼 시간을 오가는 이야기다. 다만 자신의 과거나 어느 시점이 아닌 역사 속을 오간다는 설정이 다를 뿐. 드라마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은 배우 희진의 앞에 어느날 나타난 남자 붕도. 27세에 홍문관 교리를 재수받았으며 무려 열 아홉에 장원급제를한 재원 중의 재원인 그는 남인들의 세상에서 홀로 꼿꼿이 선 글방 샌님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던 서인이었다. 그런 그가 300년 후의 미래로 그것도 인현왕후가 등장하는 사극 촬영장에 뚝 떨어진 것도 모잘라 어느 못생긴 여인이 왕후를 사칭(?)하는 것까지 목도해버렸다. 첫만남부터 사단이났다.

 

2012년과 1694년을 오가는 이 드라마를 소문으로만 들었지 화면으로 본 적이 없어 대본을 보는 내내 내 머릿 속엔 드라마 영상이 아닌 상상의 영상이 돌고 있었다. 대본도 책과 같다. 쉽게 술술 읽히고 장면이 바로바로 그려지는 글이 있는가 하면 기대했던 것과 달리 대본으로 읽으면 자꾸 막혀 버리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대본도 있다. 언젠가 한번은 대체 이런 대본으로 어떻게 영상을 찍어냈지? 싶어질만큼 딱딱하고 어려웠던 대본도 있었다. 대본이 훌륭한지, 연출이 훌륭한지는 둘 다 봐야 알 수 있는 법.

 정말 쉽게 읽히는 대본을 집필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개인적인 취향이 더해졌겠지만 김은숙 작가, 김영현작가 그리고 송재정 작가를 꼽아본다. 재미있어서 한 번 집어들면 도무지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예전에 비해 드라마 대본 구하기도 쉬워진 요즘, 그 읽기는 더 신날 수 밖에 없다. 드라마를 먼저 보았건 대본을 먼저 읽게 되었건 상관없이....활자중독증을 앓고 있는 내겐 어느쪽이든 즐거운 시간일 수 밖에 없다.

비오는 창 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손에 쥐어진 대본 한 권. 더할나위 없이 좋다.

 

 

i*****i 2016.09.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