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7.0
  • 50대 9.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의 시에 봄을 맡기다
"당신의 시에 봄을 맡기다" 내용보기
또 하루를 맞았다. 어제는 몰랐던 오늘이다. 아침에 밥을 챙겨 먹고 메일을 확인하니 생일 쿠폰이 많다.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기에 정확히는 생일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이런 시를 읽는다. 신해욱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오는 날을 생일이라 말한다. 생일 하루를 제외하면 나머지 날들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혹은 존재의 의미를 잃은 채 살아간다. 그렇게 셈을 하니 괜히 서글
"당신의 시에 봄을 맡기다" 내용보기

 또 하루를 맞았다. 어제는 몰랐던 오늘이다. 아침에 밥을 챙겨 먹고 메일을 확인하니 생일 쿠폰이 많다.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기에 정확히는 생일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이런 시를 읽는다. 신해욱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오는 날을 생일이라 말한다. 생일 하루를 제외하면 나머지 날들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혹은 존재의 의미를 잃은 채 살아간다. 그렇게 셈을 하니 괜히 서글프다. 잘못 날아온 쿠폰으로 나를 위한 하루가 늘어가는 우습고 황당한 삶이라니.

 

 

 이목구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멋대로 존재하다가

 오늘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중략)

 내 삶은 나보다 오래 지속될 것만 같다. (신해욱의 「축, 생일」의 일부)

 

 

 삶이 길어질수록 비루함은 높게 쌓이고 몸은 요동친다. 젊음이 사라진 육체에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차릴 만큼의 생을 살지 않았기에 조정권의 시를 읽으면서 거울을 찾고 투박해진 손등과 가는 주름의 골에 한숨이 터져 나온다. 누구나 산다는 건 같은데 삶의 모양새는 천지차이일까. 권혁웅이 읽고 감상을 담은 『당신을 읽는 시간』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이처럼 기발하고 재미있으면서 서러운 시를 몰랐을 것이다.

 

 

 몸이란 각 부위의 시끄러움이요 삐걱거림이니.

 두개골, 환기통 없는 흡연실

 목줄, 한숨 지나다니는 통로

 등, 석탄층 매장돼 있는 곳

 흉곽, 제방 공사가 소용없는 늪 (조정권의 「헐벗음」의 일부)

 

 

 권혁웅은 66편의 시를 사람, 사랑, 삶, 그리고 시로 나눠 들려준다. 황동규, 마종기, 최승자 시인부터 유희경, 신해욱, 오은, 이제니의 시까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가 고른 시라는 이유만으로 읽는 내내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 어떤 시는 내가 좋아하는 시라서, 어떤 시는 내가 전혀 몰랐던 시라서, 어떤 시는 시보다 권혁웅의 감상이 더 좋아서 그 문장에 젖어든다.  좋아하는 시인 유희경의 시를 권혁웅이 읽어주는 대로 가만히 듣는다.

 

 

 무를 사러 나왔는데 밑동 잘린 눈이 내린다. 당신, 무얼 상상했

기에 이라도 하얀 눈이 내리나 그렇게, 하얀 눈을 맞으며 걸어간

다 한 사내가 넘어진다 일어나 툭툭 털어내는, 그의 잠바다 흐리

다 익숙한 이미지를 더듬어 다시 눈이 내리고 나는 고요 그 중간

쯤을 올려다본다 내일은 무를 말릴 것이다 나는 오독오독한 그런

상황이 참 재밌어 또 슬프다 함께 사라져 버릴 것들 그리고 잊혀

가는 것들도 (유희경의 「무無」, 전문)

 

 

 ‘훌훌 털어내던 눈발 같은 추억이 누군들 없겠는가. 지나고 보면 무가 되어버릴 추억이. 내일이 되면 추억은 무말랭이처럼 말라 오그라들겠지. 그걸 “오독오독”씹으며 나는 울거나 웃겠지. 무를 사려 했다고? 잘만 하면 무를 덤으로 얹어주는 이를 만날 수도 있겠군. 일기장이나 앨범 같은 것이 바로 그런 것. 추억의 ‘무덤’인 것.’ (115쪽) 눈이 올 때마다 나는 누군가의 추억이나 비밀이 될 순간을 상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생했던 기억이 사라져 눈처럼 녹아버려, 오그라든 무말랭이처럼 생기를 잃어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무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네 생은 아닐까. 설령 그렇다 해도 우리의 생이 기필코 놓치지 말아야 할 기억이 있다. 황동규 시인이 어떤 슬픔을 말하려 했는지 나는 짐작할 수 없지만, 권혁웅은 어떤 마음으로 선택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봄을 맞고 곧 마주할 4월의 절망과 슬픔을 본다.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

 중력마저 놓치지 않으려 쓸쓸한 소리 내듯이,

 나도 죽고 나서 얼마 동안 숨죽이고

 이 세상에 그냥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대 불 꺼지고 연기 한번 뜬 후

 너무 더디게

 더디게 가는 봄. (황동규의 「더딘 슬픔 」전문)

 

 

 ‘죽은 그대가 지금 내게 그러하듯. 내게 남은 것은 여생이지만 그대가 남긴 것은 잔생이다. 가장 아픈 슬픔은 가장 더딘 슬픔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다.’ (161쪽) 여전히 봄의 계절을 살고 1년 12달이 모두 4월인 삶을 생각한다. 주어진 생과 더불어 사랑하는 이의 잔생을 살아내야 하는 삶을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이미 그들의 삶은 어찌할 수 없는 통곡의 시가 되었을 터. 그럼에도 이런 시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한편의 시도 읽기 어려운 누군가에게 혹은 세상의 모든 시를 읽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지녔던 누군가에게 권혁웅이 읽어주는 시는 보약이 될 것이다. 매일매일 밥을 먹듯 시를 꼭꼭 씹어 먹을 시간이 없다면 쓰지도 않고 몸에 좋은 이런 보약을 지어주고 마셔도 좋겠다.

r*********s 2016.03.07.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책을 읽듯 당신을 읽을 수 있다면...
"책을 읽듯 당신을 읽을 수 있다면..." 내용보기
“당신을 읽는 시간”…참 예쁜 표현이다. 그러게…책을 읽듯 당신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사람이 책 같지 않으니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시를 꽤 자주 읽었더랬다. 감수성이 한창 예민해지기 시작하던 학창 시절에는 아예 노트를 따로 만들어 마음에 드는 싯귀들을 적어놓고 달달 외우기도 했고, 386말기인 대학 시절에는
"책을 읽듯 당신을 읽을 수 있다면..." 내용보기

“당신을 읽는 시간”…참 예쁜 표현이다. 그러게…책을 읽듯 당신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사람이 책 같지 않으니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시를 꽤 자주 읽었더랬다. 감수성이 한창 예민해지기 시작하던 학창 시절에는 아예 노트를 따로 만들어 마음에 드는 싯귀들을 적어놓고 달달 외우기도 했고, 386말기인 대학 시절에는 버릇인지 유행인지 특별한 날이면 친구들과 서로 시집 선물하는 게 다반사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였는지 시집은 차츰차츰 내 주변에서 옅은 노을처럼 사라져 갔던 것 같다. 그게 직장 생활을 시작할 즈음부터인지 혹은 훨씬 그 이전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어쩐지 시집이 자꾸 그리워지는 요즘. <당신을 읽는 시간>은 참 오랜만에 읽은 시집이다. 이 책은 시인이기도 한 저자가 ‘빛나는 별자리’같은 시들을 모아 엮어낸 책이다. 저자는 원시(原詩)한 편에 자신의 감상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문정희, 최정례, 오탁번, 허만하 등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오랜만에 읽는 시선(詩選)이어서 그런지 나로서는 생소한 이름도 많다. 하지만 그런 만큼 새로운 감성, 새로운 느낌의 시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기도 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대개 그 시를 읽는 동안 어느 구절이 스스로의 경험에 투영되어 공감되기 때문이다. 그런 싯귀를 읽을 때면 내 마음을 누군가가 대변해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것이다.

참 우습다

내가 57세라니

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

소녀처럼 포르르포르르 할 수 있는데

진짜 할머니 맹키로 흐르르흐르르 해야 한다니

<최승자, 참 우습다>

그동안은 늘 사십대였다는 시인은 57세라는 자신의 나이에 깜짝 놀라고, 늘 삼십대 같은 나는 정작 내가 사십대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또 최서림이나 문태준의 시처럼, 대부분의 사람이 무심코 지나치던 일상을 재치있게 잡아낸 시인의 감성에 미소가 지어지는 시도 있다.

내 몸 안에서 하늘과 땅이

드디어 서로 통하는 소리

꽉 막힌 구멍이 시원하게 뚫리는 소리

생명의 폭죽이 터지는 소리, 소리

<최서림, 방귀>

 

겨울 찬 하늘 한 켜 살껍질을 누가 벗겼나

어느 영혼이 지난밤 꽃살문 같은 꿈을 꾸었나

갓 바른 문풍지 같고 공기로만 빚은 동천산 첫물

사락사락 조리로 쌀을 이는 소리가 난다

<문태준, 서리>

시인이 아니면 누가 ‘방귀’를 저렇게 냄새나지 않고 깜찍하게 그려낼 것이며, 누가 매섭고 찬 ‘서리’를 저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것인지… 또 ‘느닷없이 삼각관계, 느닷없이 재벌2세, 느닷없이 이복형제’하다가 ‘16부작이 끝났습니다’라며 ‘꿈 깨시라’는 오은 시인의 <미니시리즈>를 읽는 동안에는 수많은 미니시리즈나 막장드라마들이 재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침 한번 삼키는 소리가

그리 클 줄이야!

설산(雪山) 무너진다, 도망쳐야겠다.

<윤제림, 사랑 그 눈사태>

윤제림의 시는 저자의 표현대로 “시가 너무 예뻐서 군침을 흘리고”말 것 같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찌르듯 와 닿는다.

오랜만에 시를 읽으니 잊고 있던 감성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듯하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각 시마다 말미에 해당 시인의 간단한 약력과 대표시집 소개 정도가 곁들여졌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점이다.

 

시는 사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예전 국어시간에 줄쳐가며 시어를 분석하고 해부해가며 읽을 일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그렇게 읽는 시는 ‘죽은 시’를 읽는 지름길이니까. 시란 그저 저마다의 느낌, 저마다의 감성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될 뿐이다.

누구나 감성이 깊어지는 가을, 가벼운 마음으로 시집 한 권 읽어보면 참 좋을 계절이다.

d******n 2012.09.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 아직 끝내지 못한 진행형의 ‘당신’을 위하여 ”
"“ 아직 끝내지 못한 진행형의 ‘당신’을 위하여 ”" 내용보기
“ 아직 끝내지 못한 진행형의 ‘당신’을 위하여 ”   ‘ 당신을 읽는 시간 ’이란 말이 에스프레소의 진한 커피향이 되어 입가에 맴돈다. ‘ 당신 ’이란 아직 끝나지 않은 책. 앞으로 몇 계절의 이야기가, 어떤 색깔의 희노애락이, 굽이굽이 산자락을 이루어 나갈 지 관심도 없이, 한 장 넘긴 후 마치 끝까지 다 읽은 것처럼 하찮게 스쳐 보낸 ‘당신’이란 2인칭 앞에 미안함
"“ 아직 끝내지 못한 진행형의 ‘당신’을 위하여 ”" 내용보기

“ 아직 끝내지 못한 진행형의 ‘당신’을 위하여 ”

 

‘ 당신을 읽는 시간 ’이란 말이 에스프레소의 진한 커피향이 되어 입가에 맴돈다.

‘ 당신 ’이란 아직 끝나지 않은 책.

앞으로 몇 계절의 이야기가, 어떤 색깔의 희노애락이, 굽이굽이 산자락을 이루어 나갈 지 관심도 없이, 한 장 넘긴 후 마치 끝까지 다 읽은 것처럼 하찮게 스쳐 보낸 ‘당신’이란 2인칭 앞에 미안함과 아쉬움을 보냈다.

 

‘소름처럼 전신을 에워사는 삭풍의 감촉, 더 깊어질 수 없을만큼의 처연한 겨울 빗소리’, ‘멀리서 들으면 우리들 사는 소리가 결국 모두 신음소리인지도 모르지’,‘가두고 단속해봤자 팽팽히 와글대는 흉부의 소란들이어서 마음은 그 무엇하고도 무촌이지요’,‘나 지금 너무 멀리 와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라 그래도 며칠 더 서쪽으로 가보고 싶은 건 생의 어딘가가 아프기 때문이다’,‘오랜세월 그리 심하게 몸을 비틀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서 빠져 나왔다, 다 왔다, 싶은 모양이다. 이 고요한 얼굴’,‘비 그치자 저녁이다 내 가고자 하는 곳 있는 데, 못 가는 게 아닌 데, 안 가는 것도 아닌 데, 벌써 저녁이다 저녁엔 종일 일어서던 마음을 어떻게든 앉혀야 할 게다’,‘ 이 삽 한자루로 너를 파고자 했다’ 는 싯구들에 먼 길 돌아 온 내 맘들이 머문다.

같은 세상을 살고,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데 어쩜 이리도 시인들의 감수성은 천상을 노닐고, 심연을 헤메고, 무채색의 사물을 생명력이 가득한 동화속의 나라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는 지 책을 읽는 내내, 내 방은 깊은 바다가 되어 알수 없는 모스 부호의 시어들이 두둥실 떠다녔다.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는 내 감수성은 어느 단비에 눈부비며 세상밖으로 나오려는 지 흔들어 깨우고 싶었다. “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용트림을 시작해야 한다고”

이제라도 아직 끝내지 못한 진행형의 ‘당신’을 통하여 시인이 될 날을 꿈꾸련다.

 

손 뻗으면 잡힐 곳에 있는 당신이 아닌,

두 눈 크게 뜨고 자세히 바라 보아야 할 당신으로.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찾아 오는 당신이 아닌

두 손 모아 귀기울여야 살포시 이야기를 들려 주는 당신으로.

 

봄날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핀 담벼락의 개나리가 아닌

깊은 산 속 바위틈에 홀로 핀 금낭화같은 당신으로.

 

다시 보고,

더 들으며,

새롭게 두드리며,

나 ‘당신’과 함께 어깨춤 추며 시인이 될 날을 꿈꾸련다.

 

 

6***l 2012.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문예중앙]당신을 읽는 시간
"[문예중앙]당신을 읽는 시간" 내용보기
너무도 오랜만에 만난 시집 [당신을 읽는 시간]입니다. 제목처럼 고운 시집 한권이 마음에 평안을 찾게 해줍니다. 학창시절부터 시집을 좋아하고 늘 가까이 하고 살았는데 빡빡한 세상살이에 어느 순간부터 놓게 되어버렸네요. 사랑을 노래하고 사람을 이야기 하며 우리의 삶을 자연을 마음을 시는 이렇게 늘 우리에 가까운 곳에 있지요. 권혁웅 시인이 이렇게 태어난 아름다운 시들 가
"[문예중앙]당신을 읽는 시간" 내용보기

너무도 오랜만에 만난 시집 [당신을 읽는 시간]입니다. 제목처럼 고운 시집 한권이 마음에 평안을 찾게 해줍니다. 학창시절부터 시집을 좋아하고 늘 가까이 하고 살았는데 빡빡한 세상살이에 어느 순간부터 놓게 되어버렸네요.

사랑을 노래하고 사람을 이야기 하며 우리의 삶을 자연을 마음을 시는 이렇게 늘 우리에 가까운 곳에 있지요. 권혁웅 시인이 이렇게 태어난 아름다운 시들 가운데서도 특히 빛나는 66편의 시들을 골라 엮고, 또 저자는 한 편의 시에 자신의 감상같은 해설을 붙여 문정희, 최정례, 오탁번, 허만하등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소개합니다.

시 한 편과 그에 붙인 재치 있는 해설을 읽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시를 읽는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조금은 낯선 시인들의 이름도 보이지만 시를 읽는 제마음은 다시 여고 시절로 돌아간 듯 하기도 합니다. 권혁용 시인은 시를 쓰듯 해설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책에는 예순여섯 편의 엄마 시와 예순여섯 편의 꼬마 시가 들어 있다고 하네요. 시를 읽는 것도 좋지만 통통 튀기도 하고 웃습기도 하고 가슴을 적시기도 하는 저자만의 해설이 기분 좋게 합니다.

 

기차를 기다리며... 천양희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긴 길인지

얼마나 서러운 평생의 평행선인지

기라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차역은 또 얼마나 긴 기라를 밀었는지

      .

      .

      .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기차역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기차역을 지나난 기차인지

얼마나 많은 기차가 지나친 나였는지

한 번도 내 것인 적 없는 것들이여

내가 다 지나갈 때까지

 

KTX때문에라도 기차가 사라지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기차를 타본 적도 기억이 가물합니다. 저자는 시 한 편 읽었는데 무궁화호에 타고 내린 기분이라고 하네요. KTX라면 이런 여행은 꿈도 못 꾸었겠다고 합니다. 기차를 바라본 그 마음과 눈까지도 전해오지요.

 

당신을 읽는 시간 제겐 행복이었습니다.

s*****1 2012.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를 통해 나를 읽다
"시를 통해 나를 읽다" 내용보기
초대형 태풍이 몰려 올 것이라고 뉴스 특보가 쏟아지던 새벽이였다. 목이 말랐던 것인지 혹은 그 반대의 욕구가 있었던 것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불현듯 자다깬 그 새벽, 거실 창을 통해 바라본 하늘이 유난히도 밝고 푸르렀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도시하늘에서 그토록 많은 별을 본 것이 처음있는 일이였다. 태풍이 오려고 이다지도 하늘이 맑은 것인가 감탄하다가, 잠든
"시를 통해 나를 읽다" 내용보기

초대형 태풍이 몰려 올 것이라고 뉴스 특보가 쏟아지던 새벽이였다. 목이 말랐던 것인지 혹은 그 반대의 욕구가 있었던 것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불현듯 자다깬 그 새벽, 거실 창을 통해 바라본 하늘이 유난히도 밝고 푸르렀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도시하늘에서 그토록 많은 별을 본 것이 처음있는 일이였다. 태풍이 오려고 이다지도 하늘이 맑은 것인가 감탄하다가, 잠든 아이에게 보여주고싶은 생각에 휴대폰을 들었지만, 아무리해도 내가 보는 것처럼 맑은 하늘과 별이 사진에 박히지 않았다. 그래도 혼자 보는 것이 아까워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웠다.

"자기야, 별 좀 봐." 천둥처럼 코를 골고 자던 남편은 부스스 일어나 열린 베란다 창으로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툭 내뱉는 한마디.

"너, 장난할래!!!"

헉, 어렸던 날 마당에서 오줌을 누다 은하수를 보기도 했다던 남편은, 내가 느끼는 감동의 물결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쏟아지는 별이란 그런것이 아니라며, 그래도 많긴 많다고 한마디 더하고 들어가는 남편이 그처럼 야속하기도 참 오랫만이였다. 그러나 어쨌든 바람이 소소히 부는 새벽, 나는 분명 쏟아지는 별을 보았다. 그리고 그 푸른밤 파랗게 빛나던 별들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것은 은하수보다 더 푸르게 빛나는 별들의 무더기였다고.

 

시가 내게로 오는 요즘이다. 꼭 가을이기에 시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작년 가을에도, 재작년 가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시어들으 읽는 다는 것은 사실 지겨움이였으니까. 때문에 어느 계절, 어느 때에 특별히 시가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는 누군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 새벽, 남편은 느끼지 못한 별무더기를 나 혼자서만 느꼈듯이 시를 느끼는 것은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나 혼자서만 느껴야 하는 '완전한 고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은 <당신을 읽는 시간>이다. 시인이 풀어놓은 물감과 같은 시어들이 내 가슴을 지나 내 전체를 물들이고, 그 속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나'를 오롯이 느끼는 시간. 바로 시를 읽는 시간이다.

 

스타킹을 신는 동안/최정례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다는 듯이 / 본처들은 급습해 / 첩의 머리끄뎅이를 끌고 간다 / 상투적 수법이다 / 저승사자도 마찬가지다 / 퇴근해 돌아오는 사람을 / 집 앞 계단을 세 칸 남겨놓고 가바기 심장을 멈추게 해 끌고 가버린다 / 오빠가 그렇게 죽었다 / 전화를 받고 허둥대다가 / 스타킹을 신는 그동안만이라도 시간을 유예하자고 / 고작 그걸 아이디어라고 / 스타킹 위에 또 스타킹을 신고 / 끌려가고 있었다

 

같은 시를 읽어도 느낌은 서로가 모두 다르다. 작가 권혁웅이 내놓은 해설은 이렇다. '어떤 고통 앞에서는 더듬는 일밖에 못한다고, 그러니 고작 이런걸 해설이라고 내놓는다고.'

느닷없이 닥친 오빠의 죽음 앞에 시인은 스타킹을 두겹으로 겹쳐신을 만큼 당황한다. 거기에 더해 언제가 느닷없이 닥칠 자신의 죽음 또한 미리 황망해 한다. 해설을 적은 작가 권혁웅은 죽음의 어이없음을 '어쩔수 없는 일'로 치부한다. 그리고 시와 해설을 동시에 읽는 나는 코끝이 붉어온다. 그것은 실제 내 오빠의 불행을 무릎 앞으로 느낀 것처럼, 그리고 연이어 닥칠 나의 불행을 직감하는 것처럼, 슬프다.

아는만큼 느낀다라는 말은 '시'에도 어김이 없다. 여기서는 '아는만큼' 대신 '여는만큼'으로 치환해야 하리라. '나를 여는 만큼 느낀다' 바로 당신을 읽을 시간이다.

a*****0 2012.09.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시 [당신을 읽는 시간] 권혁웅 엮고 지은이, 문예중앙, 2012
"한국시 [당신을 읽는 시간] 권혁웅 엮고 지은이, 문예중앙, 2012" 내용보기
한국시 [당신을 읽는 시간] 권혁웅 엮고 지은이, 문예중앙, 2012   우리는 꿈을 꾼다. 사람들은 꿈을 희망이라고도 부르고 이상이라고도 부르고 소원이라고도 부른다. 무엇이라고 불리던 어떻게 생겼던 소중하고, 어떨 때는 손에 닿을 듯 말 듯하고 어떨 땐 넘을 수 없는 벽 저편에 있기에 간절하다. 소중하고 간절한 꿈이지만 그 꿈을 현실로 당겨오는 사람도 있고 미래에 맡겨두는
"한국시 [당신을 읽는 시간] 권혁웅 엮고 지은이, 문예중앙, 2012" 내용보기

한국시 [당신을 읽는 시간] 권혁웅 엮고 지은이, 문예중앙, 2012

 

우리는 꿈을 꾼다. 사람들은 꿈을 희망이라고도 부르고 이상이라고도 부르고 소원이라고도 부른다. 무엇이라고 불리던 어떻게 생겼던 소중하고, 어떨 때는 손에 닿을 듯 말 듯하고 어떨 땐 넘을 수 없는 벽 저편에 있기에 간절하다. 소중하고 간절한 꿈이지만 그 꿈을 현실로 당겨오는 사람도 있고 미래에 맡겨두는 사람도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시인 윤동주는 이런 꿈을 꾸었다. 그는 “주어진 길을” 걸어갔고 그 꿈에 다 닿았다. 그는 별이 되었고, 우리에겐 시가 남았다. 단 한 권의 시집에 한국어로 쓰인 가장 아름다운 시를 남긴 윤동주는 꿈을 이루었고, 우리에게 꿈을 꾸게 한다. 시인의 꿈은 詩다. 어쩌면 영원히 남겨질 한 편의 시다. 그 한 편의 시를 위해서 별이 바람에 스치듯 시인은 끊임없이 시를 토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문학전문기자는 이런 기사를 썼는가 보다. “출판 시장에서는 요즘 베스트셀러 시집을 찾기 어렵다. 지명도 있는 시인은 초판 3000부, 신인급은 1000~1500부를 찍지만, 2쇄를 들어가는 작품이 드물 정도. 시장이 침체되면서 시적 경향을 둘러싼 날 선 비판도, 관심도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시를 둘러싼 논쟁들이 좀 더 생산적인 담론으로 이어져 시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기자의 말처럼 시장이 침체되었을까? 호메로스의 서사시 이래로 시는 항상 독자의 관심 밖에 있었다. 대기업 사원의 한 달 월급에도 못 미치는 시집 한 권의 인세가 오늘날만의 문제였겠는가. 물론 내가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녔던 시절만 해도 시를 접하기가 쉬웠다. 라디오 DJ가 낭송하는 시를 들으면 갱지 연습장 표지에 있던 연애시를 연애편지에 옮겨 적으며 그렇게 시를 만났다. 그 당시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라는 시를 썼던 베스트셀러 시인은 이제 국회의원이 되었다. “내가 그 나이였을 때 / 시가 날 찾아 왔다” 라고 쓴 네루다도 정치를 했으니 그의 선택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시대가 변했고 시인이 변했듯이 독자도 시도 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시도 좋다. 가려진 현실을 고발하는 시도 좋다. 미래파의 시도 좋고 신서정시도 좋다. 베스트셀러 시도 좋고 무명의 습작시도 좋다. 그렇지만 가장 좋은 시는 내 삶에서 나오는 나를 위로하는 내가 쓴 시가 아닐까. 시를 쓰기 위해서는 시를 읽어야 한다. 소리 내서 읽기도 하고 장소를 바꿔 가며 읽기도 하고, 누군가와 함께 읽기도 해야 한다. 이 책에는 66편의 함께 읽을 시가 있다. 권혁웅 시인과 함께 읽는 시가 있다. 한쪽에 66편의 시가 있고, 한쪽에는 권 시인의 해석이 있다. 권 시인은 이병률 시인의 ‘마음의 내과’에 대한 해석의 끝머리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마음은 센티미터와 인치를 동시에 기록한 자. 그와 나는 애초에 기준이 달랐다.” 해석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한 편의 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다른 시인들의 시를 묶어놓은 책은 많다. 시만 묶어 놓은 책도 있고, 엮은이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책도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읽으면 된다. 소개된 시를 읽고, 내 느낌을 맘 속으로 정리하고, 권 시인의 느낌을 읽으면 된다. 어차피 정답은 없지 않은가. 이렇게도 읽어 낼 수 있구나! 아니면 너무 오바하는 것 같아요, 권 시인. 아니면 이건 못 읽어냈군요. 어떤 답을 선택하든 상관없다. 엮은이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보다 시를 더 많이 읽어 꿈을 현실로 당겨왔을 뿐이다. 2012.09.04

 



s****r 2012.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봄여름가을겨울의 악보를 넘기며 다시 생의 봄날을 그려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악보를 넘기며 다시 생의 봄날을 그려보다" 내용보기
살면서 시집 선물을 한 적은 많아도 막상 남에게서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데서 일말의 비애감을 느끼게 된다. 나만큼 시집을 좋아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발견할 수 없다는 비극. 어느덧 어릴 때부터 읽은 해외 명시 선집에 먼지가 쌓이고 누렇게 종이가 변하게 되었다. 영어를 제외한 독일어, 프랑스어의 원어 시는 더 이상 내 눈길을 잡아 이끌지 못한다. 중국의 시인들과 선조들
"봄여름가을겨울의 악보를 넘기며 다시 생의 봄날을 그려보다" 내용보기

살면서 시집 선물을 한 적은 많아도 막상 남에게서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데서 일말의 비애감을 느끼게 된다. 나만큼 시집을 좋아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발견할 수 없다는 비극. 어느덧 어릴 때부터 읽은 해외 명시 선집에 먼지가 쌓이고 누렇게 종이가 변하게 되었다. 영어를 제외한 독일어, 프랑스어의 원어 시는 더 이상 내 눈길을 잡아 이끌지 못한다. 중국의 시인들과 선조들의 한시는 꾸준하게 읽어오고 있다는 데서 일말의 위안과 자부를 찾아본다. 고작 사과 박스 하나를 채울 정도의 얼마 되지 않는 시집들을 거실 서재 중앙에 화려하게 전시했다면 좋으련만 시집의 자리는 어느새 베란다 구석으로 쏠려 있다. '시인공화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시인이 진정한 국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고, 한때 대단한 총애를 받았던 시집들이 내 서재에서 구박을 당하고 있다. 


버터 바른 혀를 굴려야 하는 잉글리쉬가 아닌 받침 달린 가갸거겨를 써야 하고, 표준어가 아닌 비릿한 '날말'을 사용해야 하는 '이등 국민'이 다름아닌 시인이라는 묵은 설움과 바랜 잡념을 뇌리에서 괜스레 끄집어 내본다.  


권혁웅 시인이 편집한《당신을 읽는 시간》은 내가 올해들어 읽은 세 번째 시집이다. 제목만 보면 사랑 노래나 연서의 느낌이 난다. 시집은 아직도 기억나는 '사람'과 어느 날 문득 찾아올 '사랑'과 우리의 남겨진 '삶'을 노래한 66편의 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신해욱의 <축, 생일>로 시 세계를 열고, 허만하의 <횟집 어항 앞에서>로 시의 순례를 마쳤다. 


유년 시절의 신화적 상상력을 선보인 최동호의 <지구 뒤꼍의 거인>이 인생의 봄을 노래했다면, 박영근의 <사랑>은 한여름밤의 꿈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낙엽이 내린 거리를 거닐며 고개를 쳐드는 고독과 처연의 심사를 묘사하고 있는 문정희의 <쓸쓸>은 생의 늦가을을 그리고 있고, 이상국의 <줄포에서>는 생의 겨울을 찍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우주에 거인이 살고 있다고 상상했다// 지구를 공깃돌처럼 가지고 놀거나/ 태양을 한 점 불쏘시개로 여기는 거인이// 지구의 뒤꼍 우리 집/ 장독 감나무 옆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구 뒤꼍의 거인>


"어느 날 너에게도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 미친 꽃들처럼/ 봄을 온통 들어올리는 그 웃음소리처럼// 그리고 너는 자궁에 물이 마르고 고름이 흐를 때까지 오래 여자를 헤매일 것이다" <사랑>


"…손글씨로 써 보네 산이 두 개나 위로 겹쳐 있고/ 그 아래 구불구불 강물이 흐르는/ 수많은 쓸쓸을 만나네/사람들의 옷깃에 검불처럼 얹혀 있는 쓸쓸을/ 손으로 살며시 떼어 주기도 하네." <쓸쓸>


"이게 아니라고/ 여기가 아니라고 추운 날/ 기러기 같은 생애를 떠메고 날아온/ 부안 대숲 마을에서/…지는 해를 바라보고 섰는데/ 변산반도 겨울 바람이/ 병신같이 울지 말라고/ 물 묻은 손으로 뺨을 후려친다" <줄포에서>


여러 시인들이 삶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다채롭게 노래해도 지금 내 처지에 딱 맞아떨어지는 시는 역시 마흔의 심사를 토로한 이문재의 <소금창고>다. 권혁웅의 설명이 묘하다. "불혹은 미혹되지 않은 나이가 아니다. 차라리 불혹을 추억을 받아먹는 나이라 부르자." 나도 지금 시인처럼 "늦가을 평상에 앉아"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나는 마흔 살/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소금창고>

z***a 2012.09.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당신을 읽는 시간
"[서평]당신을 읽는 시간" 내용보기
시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어른들이 쓴 시는 더그렇다. 함축된 언어,비유적인 표현,그들의 속내를 다 읽어 내기에는 내 이해의 폭이 너무 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학창시절 시를 해석하는 방법을 배워서 그럴지도 모른다. 시를 쓴는 동안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려한다는 것이 어쩌면 무리수인지도 모르겠다. 그런의미에서 '당신을 읽는 시간'은 어느정도
"[서평]당신을 읽는 시간" 내용보기

시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어른들이 쓴 시는 더그렇다.

함축된 언어,비유적인 표현,그들의 속내를 다 읽어 내기에는

내 이해의 폭이 너무 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학창시절

시를 해석하는 방법을 배워서 그럴지도 모른다.

시를 쓴는 동안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려한다는 것이 어쩌면

무리수인지도 모르겠다. 그런의미에서 '당신을 읽는 시간'은

어느정도 시(詩)라는 아름다운 구절에 조금은 다가간듯하다.

저자 권혁웅은 66편의 시를 읽고 약간의 해석과 또다른 그의 시로 답하고 있다.

66편의 시를 읽는 동안 삶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표현도

있었고,편안하지만 어려운 표현도 있었다. 그 모든것을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사람, 사랑, 삶 그리고 시라는 4단원으로 나위어져

그에 맞는 시를 적가 적혀있다.

책한권을 읽고 나면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본 느낌이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것은 인터넷에 떠돌던 글이 '오탁번'님의 시라는

것을 알았을 때다. '해피버스데이'. 시골할머니의 위트있는 표현이

재미있었고 작가의 해석이 웃음을 더해주었다.

신달자님의 '끈을 읽으며 나의 손등도 한번 들여다보고 급기야

이장욱님의 '동사무소에서'를 읽으며 인생이란 이런거구나를 느꼈다.

서로 자기의 말을 하려고 남의 말까지 가로채면 떠들어 대는 사람에게

시란 어떤 의미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함축된 언어도 수 많은 내용을

담아내는 시는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답답할지 모른다.

시란 역시 내가 느끼는 그래도 받아 들이는 것인가 보다.

다른 어떤 해석보다 나의 느낌 그대로 받아들이면 시인과의

공감이 형성되는 것 같다.

시 한편 한편 읽으며 시를 해석한 또다른 시을 읽으며 새삼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어렵지만 이해 하기쉽게 설명한 권혁웅님의

작품을 읽으며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마음이 산란할때 한편의 시를 찾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s*****g 2012.09.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을 읽는 시간
"당신을 읽는 시간" 내용보기
66편의 詩를 통해 우리네 사람과 사랑과 삶을 노래하다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집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그리고 산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당신에게서 사람을 알았고, 당신에게서 사랑을 배웠으며, 당신에게서 삶이 주는 기쁨이 달콤하면서도 쓸쓸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네 말로 술술 엮는 당신의 그 묘한 마술이 절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취해도 흠뻑 취했습
"당신을 읽는 시간" 내용보기

66편의 詩를 통해 우리네 사람과 사랑과 삶을 노래하다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집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그리고 산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당신에게서 사람을 알았고, 당신에게서 사랑을 배웠으며, 당신에게서 삶이 주는 기쁨이 달콤하면서도 쓸쓸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네 말로 술술 엮는 당신의 그 묘한 마술이 절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취해도 흠뻑 취했습니다.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마음 한 쪽이 짠해지는 그런 아픔도 느꼈습니다.

그 아픔이 내가 살아가는 동안 피가 되고 살이 되어줄 거라고 믿습니다. 그 아픔이 내 삶의 동반자가 되어줄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두려운 건 아마도 당신을 만나서일 겁니다. 당신에게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웠기에 혼자서 하기엔 너무나도 두려워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믿음이 두려워서 전 당신에게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습니다.

 

 

<사랑 그 눈사태>            

 

침 한번 삼키는 소리가

그리 클 줄이야!

 

설산雪山 무너진다, 도망쳐야겠다. (본문 102쪽, 윤제림의 ‘사랑 그 눈사태’ 中)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사랑에 대한 표현을 이렇게 섬세하고 예쁘게 표현하다니!

정말 재밌습니다. 그 유머, 그 재치는 도대체 어디서 배울 수 있습니까?

배울 수만 있다면 집이라도 팔고 싶습니다.

 

 

<더딘 슬픔>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

중력重力마저 놓치지 않으려 쓸쓸한 소리 내듯이,

나도 죽고 나서 얼마 동안 숨죽이고

이 세상에 그냥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대 불  꺼지고 연기 한번 뜬 후

너무 더디게

더디게 가는 봄. (본문 160쪽, 황동규의 ‘더딘 슬픔’ 中)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요즘 들어서 이런 비유가 참! 좋습니다.

추억이 허물어지고, 나뭇가지 쓸쓸한 소리 내는 그런 비유 말입니다.

가장 아픈 슬픔이 가장 더딘 슬픔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너무 더디게 가는 봄이 우리들을 힘들게 하나 봅니다.

그래도 봄이 기다려지는 건 눈이 녹고,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꽁꽁 얼었던 우리네 마음이 녹아서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듯 기쁠 때나, 힘들 때나, 웃거나, 울거나, 전 당신을 만날 겁니다.

당신을 만나 사람을 알고, 사랑을 배우고, 삶을 깨우치고...인생을 배울 겁니다.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줄 당신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을 만나, 당신을 만나,

전 정말 행복합니다.



n*******o 2012.09.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을 읽는 시간 - 권혁웅
"당신을 읽는 시간 - 권혁웅" 내용보기
시는 멀고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곁 가장 가까운 사람을 닮은 것이 아닐까.'사람'과 '사랑'과 '삶'으로부터 언어의 몸을 입고 한 편 한 편의 '시'들이 태어나기 때문에.이렇게 태어난 아름다운 시들 가운데서도 특히 빛나는 66편의 시들을 골라 엮고, 또 한 편의 시와 같은 해설을 붙인 '당신을 읽는 시간'.     시선이 와닿는다는 것은 마음이 간다는 것이고, 마음이 간다
"당신을 읽는 시간 - 권혁웅" 내용보기

시는 멀고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곁 가장 가까운 사람을 닮은 것이 아닐까.
'사람'과 '사랑'과 '삶'으로부터 언어의 몸을 입고 한 편 한 편의 '시'들이 태어나기 때문에.
이렇게 태어난 아름다운 시들 가운데서도 특히 빛나는 66편의 시들을 골라 엮고,
또 한 편의 시와 같은 해설을 붙인 '당신을 읽는 시간'.

 

 


시선이 와닿는다는 것은 마음이 간다는 것이고,
마음이 간다는 것은 그 시에 내가 담겨있는게 아닐까.
내가 담긴 시 한 편 만나보고 또보면, 거울을 보는 것마냥 그렇게 비춰보여서
화난 마음 내려놓고, 서운한 마음 풀어보고, 쓸쓸한 마음도 한결 가시는 듯 하다.
이 책에서 만나는 나의 모습은 어떨까.


 

이목구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멋대로 존재하다가
오늘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나는 정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나는 내가 되어가고
나는 나를
좋아하고 싶어지지만
이런 어색한 시간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는 점점 갓 지은 밥 냄새에 미쳐간다.

내 삶은 나보다 오래 지속될 것만 같다.

- 축, 생일  : 신해욱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축하합니다~♬'
오늘 친구의 생일을 맞아 노래를 부르며 축하했고,
지난 다이어리 정리를 하다 달력에 적힌 지인들의 생일날짜가 눈에 유독 띄었다.
케이크에 꽂힌 초를 불며 소원을 빌고, 다른 보통날보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그 특별한 날.
그 날 만큼은 '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날이 아니던가.
나를 위해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자신과 마주 하는게 어색한,
내 삶은 나보다 오래 지속될 것만 같다는 마지막 싯구에 계속 눈길이 간다.

 

나로 시작되어 사람, 사랑, 삶으로 이어지는 목차에
작가는 오래전부터 '사람'과 '사랑'과 '삶'이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왔다 했다.
자음 하나 잘못 쓰면 '사람'이 '사랑'이 되고, 모음 하나 빠뜨리면 '사람'이 '삶'이 되니까.
한 길이 다른 길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삶이고 사랑이듯.

 

내 몸 안에서 하늘과 땅이
드디어 서로 통하는 소리
꽉 막힌 구멍이 시원하게 뚫리는 소리
생명의 폭죽이 터지는 소리, 소리
- 방귀 : 최서림

 

방귀를 이렇게 비유하는 놀라움도.

 

당신이 나를 스쳐보던 그 시선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거기 나 영원히 있고 싶어
물끄러미

끄러미
당신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것인
물 한 꾸러미
- 당신의 눈물 中 : 김혜순

 

'물끄러미'라는 단어를 가지고 '눈물 꾸러미'로 연관진 시인의 섬세함도,

 

침 한번 삼키는 소리가
그리 클 줄이야!
설산雪山 무너진다, 도망쳐야겠다.
- 사랑 그 눈사태 : 윤제림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는 그 동질감과 예쁜 표현력도,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 더딘 슬픔 中: 황동규

 

읽고도 페이지 쉬 넘기지 못하고

눈길과 마음이 남아있듯이,

곱씹을수록 나는 깊은 맛도.

 

참으로 좋다.

천천히 구 한 구 읊어가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 그 속에 담긴 마음들.

한 번 두 번 읽을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깊이감.

사람과 사랑 그리고 삶으로 이어진 예순여섯 편의 시들은

그렇게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d******2 2012.09.09. 신고 공감 0 댓글 0